(넥센-KIA 5차전)브렛필, 기적이란 바로 이런 것.

2014. 5. 5. 07:05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적이란 바로 이런 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Yogi Berra1925~)의 야구명언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오늘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넥센의 4차전에서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KIA는 8회까지 지고 있는 경기에서 9회 극적인 끝내기가 나와 8회 초 4대0 상황에서 ‘오늘 야구는 끝났다’고 관중석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으며 타이거즈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의 명승부를 보지 못해 억울해 하는 사람들의 장탄식이 광주시내 곳곳에서 넘쳐났다.

 

넥센 밴헤켄에게 7회까지 3대0으로 끌려가던 KIA는 8회 초에도 넥센에 한 점을 더 실점해 4대0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공격에서도 2번의 병살타 등으로 추격의 흐름도 끊겼으며 5회 이후 리드한 경기에서 불패신화를 보여주고 있는 넥센 필승조의 구위를 본다면 타이거즈의 역전은 꿈도 꾸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내주는 듯 했다.

8회 말 공격 1사 2,3루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나지완이 모처럼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따라붙어 팬들을 희망고문 시킬 때도 역전승은 기대하지도 않았으며, 곧바로 9회 초 넥센 강정호와 유한준에게 서재응이 2개의 홈런을 맞으며 3점을 더 실점해 7대2로 점수 차가 더 벌어져 마지막 이닝에서 역전시킨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그것도 아주 자그마한 실책 하나가 이 기적을 만든 것이다.

넥센으로서는 ‘설마 5점 차가 9회 말 뒤집어질까?’란 긍정적 만약이 현실이 되었으며, KIA는 우리가 설마 5점을 뒤집을 수 있을까?란 부정의 만약이 현실이 되었다.

 

뒤 돌아 보지 마라. 누가 따라올지도 모르니까

 

1948년 42세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1953년 47세에 메이저리그를 떠난 사첼 페이지(Satchel Paige1906~1982)는 1965년 한국나이로 61세에 나이로 캔자스시티 어슬레틱스 소속(현 오클랜드 어슬렉틱스)으로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보스턴 전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마지막 투구를 장식했다.

그나 남긴 명언이 바로 ‘뒤 돌아 보지 마라. 누가 따라올지도 모르니까’이다.

오늘 넥센의 심정이 바로 이 명언에 함축되어있다.

넥센은 9회말 KIA의 마지막 공격 무사1루에서 마무리로 나선 송신영이 김원섭의 타구를 잡고 병살을 위해 2루로 몸을 트는 순간까지 이겼었다.

송구만 정확했다면 순식간에 투아웃이 되고 사기가 꺾인 KIA는 승리를 넥센에 내주고 2연패로 궁지에 몰렸을 것이며 어린이날 시리즈 스윕패라는 참사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 것인가. 절대 뒤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뛰어야 산다는 것을...

 

브렛 필 활용법

 

현재 KIA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브렛필이다.

3번 타순에 고정된 브렛필은 오늘까지 27경기 중 24경기에 출전해 0.352타율로 타격 6위에 랭크됐으며 그 뒤를 이어 신종길이 0.302의 타율로 팀 내 2위를 점하고 있다. 최다안타로 32개로 이대형과 같이 공동10위에 올랐으며, 홈런은 6개로 공동4위, 19타점으로 나지완과 공동8위, 장타율 0.648로 4위, 출루율 0.412로 기아의 유일한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분에서 톱클래스에 랭크되었으며 현재 KIA에서 브렛필을 능가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발군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브렛필은 홀튼 등판경기에서는 KBO규정에 의해 마무리 어센시오 등판을 염두에 두고 선발출장을 못하고 있어 KIA 전체 공격력의 흐름이 유지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거 보통문제가 아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불 놓는다’는 격으로 홀튼이 승리할 가능성을 높여야 어센시오 등판도 있을 것인데 타이거즈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렛필을 올라올 가능성이 9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어센시오를 위해 썩히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홀튼 선발경기는 브렛필을 그대로 뛰게 하고 어센시오를 쉬게 하는 것이 공격력의 극대화를 가져와 홀튼의 승리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드라마의 시작은 4차전부터 시작됐다.

 

넥센은 오늘 경기 전까지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철벽불펜을 보유해 0.286의 팀타율과 더불어 넥센 1위 질주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기아는 5회까지 지고 있는 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최약체 불펜과 방망이로 7위라는 성적표가 이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이 모든 기록이 깨졌다. 그것은 이미 지난 4차전부터 징조를 보였다.

넥센은 4차전에서 비록 승리를 거두었으나 철벽불펜이 살벌한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이미 심각한 내상을 입었었고 KIA는 난공불락 넥센 불펜을 상대로 끈질긴 추격전을 벌여 염경업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으며, 다음 경기에서도 넥센 불펜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희망을 안겨주었다.

 

5차전에서 비록 선발 밴헤켄에게 7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해 20이닝 무득점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이어주었지만, 철벽불펜을 상대로 8회 나지완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고 비록 상대 실책에 편승했지만, 9회 2점을 더 추격해 마무리 손승락을 불러내는데 성공했으며 브렛필의 극적인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어 패전경기를 연장까지 몰고 가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마무리 어센시오의 조기투입은 잘 한 일이며 10회 말 2사 후 야선으로 살아나간 이대형의 필사적 2루 도루는 감동이었다. 사실 선두타자 신종길이 안타로 살아나간 뒤 백용환 타석에서 초구부터 과감하게 2루 도루를 감행하거나 런 앤 번트 등으로 내야를 압박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기운영일 것이지만, 2사까지 이르러 이대형에게 ‘생즉사 사즉생’ 도루를 시킨 것은 좀 의외였다. 그것은 아마도 혹시 실패하더라도 다음 공격이 김주찬부터 시작되기에 10회 보다 11회를 염두에 둔 도루로 보이지만 결과가 좋아서 그렇지 시도하려면 신종길때부터 적극적인 작전을 펼쳤어야 했다.

 

단상(斷想)

 

오늘 모처럼 직관한 경기 타이거즈 역사상 손에 꼽을 만한 짜릿한 끝내기 승을 거두었지만, 실상 simpro도 오늘 경기는 졌다하고 8회 초에 나와 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혹시 하고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면서 동점상황은 차 안에서 보고 끝내기 상황은 집에서 TV로 지켜보며 감동을 같이 했지만 정말 억울했다.

장모님 생신을 맞아 무려 18명에 이르는 처가 식구와 같이 야구장을 갔건만 중도에 나오게 된 것은 8회까지 4대0 점수에 질 것이 뻔했으며 머나먼 해남까지 가야하는 장인장모님 배웅을 위해 끝까지 경기를 지켜보지 못하고 나온 것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평범하지만 진리인 명언을 왜 그동안 잊고 있었을까? 프로야구 관전 33년 역사상 가장 흥분된 오늘 경기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사진 : KIA타이거즈, www.osen.co.kr)

(영상 : http://sportstv.afreeca.com/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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