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불붙은 방망이로 21안타 20득점.
KIA가 무려 21안타로 20득점을 올린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고비마다 실책 8개로 자멸한 SK를 20대2, 18점 차 대승을 거두었다.
두산과의 첫 시리즈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위닝 시리즈를 거둔 KIA는 5할 -3승으로 5월 첫 문을 기분 좋게 열었다.
김진우, 김주찬, 이범호 등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힘든 4월을 보낸 KIA는 이제 김진우부터 차례대로 복귀하는 5월이 반갑기만 하다.
첫 단추를 잘 꿰었지만, 오늘 대승은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한 경기 최다실책을 기록한 SK의 자멸로 거둔 승리였기에 아직 타격감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SK의 실점 20점 중 자책점은 8점밖에 되지를 않기 때문에 에이스 양현종의 절치부심 투와 고비마다 줄줄이 사탕처럼 엮어 나오는 SK의 실책이 없었다면 오늘도 편하게 이기는 경기는 아니었다.
양현종은 지난 4월 18일 SK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6.1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 7자책으로 탈탈 털린 적이 있다. 김광현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한 팀타선은 무득점에 그쳤었고, 오늘 경기 전까지도 KIA 타선은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6득점으로 경기당 1.2점 밖에 공격지원을 해주지 못했지만 오늘 만큼은 예외였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킨 7회까지 KIA의 득점은 무려 20득점으로 김민우의 마수걸이 홈런과 나지완이 6타점, 김주형이 4타점을 올리는 불쇼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최소 16경기에서 지원할 득점을 오늘 하루에 모두 지원해 버린 셈으로 우스갯소리로 앞으로 양현종 선발등판경기는 최소 16경기에서 극심한 빈타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양현종이나 홀튼처럼 팀 승리를 담보할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를 잡지 못한다면 KIA의 상승탄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오늘까지 포함 양현종 등판경기의 득점지원은 6경기 40이닝동안 26득점으로 경기당 8점 이상을 올렸으므로 앞으로 조그만 소망이 있다면 한 경기에 오늘처럼 왕창 몰아치지 말고 매 경기 적절하게 나눠 득점지원을 해준다면 더 이상 원이 없겠다.
불붙은 야구장, 안전의식 제로
최근 심판들의 오심퍼레이드로 심판의 판정에 대해 팬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선수와 심판은 상호 신뢰의 원칙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오심 의혹으로 인해 심판의 권위가 서질 않고 있으며 결국 어제 KIA챔피언스 필드에서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그라운드에 흥분한 팬이 난입해 오심의혹이 있는 1루심을 폭행하는 사건이 생기고 만 것이다.
홈과 루에서의 세이프와 아웃 판정은 해당 심판이 절대적 권한을 갖는다. 명백한 오심은 당연히 제재를 받아야겠지만, 접전상황에서의 판정은 심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동열 감독의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는 부적절했으며 결국 오심스트레스로 흥분한 팬이 야구장으로 난입한 초유의 사태도 결국은 오심 같지도 않은 오심에 대한 항의에서 비롯되었음을 선동열 감독은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1회 SK공격에서 오심이 나왔다. 선두타자가 안타로 살아나가자 양팀 에이스끼리의 맞대결에서 점수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만수 감독은 조동화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조동화는 기습번트로 1루주자를 2루에 보내고 1루에서 아웃되었다. 그러나 느린 화면으로 돌려본 장면은 간발의 차도 아닌 명백한 세이프였다.
이 판정에 이의를 단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고 애석해 할 이만수 감독은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루에서의 세이프와 아웃 선언은 심판의 절대권한이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어제 경기 오심의혹 상황과 비교하면 SK가 더 억울할 일이지만 조용히 넘어갔다.
심판을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선수가 야구를 직업으로 하지만 매일 안타 하나 때리는 것도 힘들고, 투수가 스트라이크 하나 제대로 못 던지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같은 인간인 심판은 판정에 대해 오히려 선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것은 찰라의 순간 본능적으로 판단이 나와야 하고 몸이 움직여야 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1회 같은 상황은 분명 세이프였다고 말해주고 싶다. 만약 세이프 선언이 나왔더라면 무사 1,2루가 되고 오늘 경기 결과는 KIA의 20대 2 대승이 아니라 반대로 뒤바뀔 수도 있었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이기때문이다.
또한 오늘은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진 팬의 그라운드 난입사태 못지않은 사고가 생겨 가뜩이나 안전 불감증시대에 살고 있는 팬들을 놀라게 했다.
1루 쪽 관중석에서 의자가 불에 타는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야구팬이 야구장에 인화물질을 가져와 술안주를 위해 오징어를 불에 굽다 발생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챔피언스필드에는 바비큐석이 따로 있다. 야외석도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는 있으나 내야석은 그러한 시설이 없기에 기본적으로 가스렌지 등 인화물질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특히 관람석은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져서 열과 화기에 약하기에 화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불이 다른 의자에 옮겨 붙어 잘못하면 대형 화재로 발전할 수도 있다.
안전에 대해서는 이제 입과 귀와 눈이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고 강조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여객선 세월호가 3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생긴 것은 선장과 선원들의 안전의식 결여와 자기만 살겠다고 먼저 탈출하면서 생긴 인재로 평소 승객에게 안전 및 대피훈련을 지속적으로 했다면 발생할 수 없던 사고였다.
‘지금까지 아무런 사고가 없었는데 설마 배가 넘어가랴’ 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매뉴얼을 반복적으로 훈련하지 않은 책임은 일차적으로 선장과 선원에게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일단 갑판이나 밖으로 대피하지 않고 선내에 머문 것도 어찌 보면 평소 안전 의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마 이 큰 배가 넘어가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평소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안전 훈련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소중한 어린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야구장도 마찬가지다. 철망이 있고 펜스가 있기에 누가 넘어가랴 했겠지만, 실제로 넘어간 팬이 있었으며 경기에 집중한 심판과 선수는 봉변을 당했다.
관중석도 예외가 아니어서 나 혼자만 한다면 괜찮겠지 하다 여러 사람이 이번 사태처럼 인화물질로 고기를 굽거나 안주를 굽는다면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발전할 것이다.
경기장의 모든 사람들이 경비원이 되어 경기방해요인을 적발하고 제재한다면 경기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점점 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번 시리즈는 오심, 폭행, 화재 등 프로야구의 악재란 악재는 다 나온 시리즈였으며, 78안타에 54득점이 쏟아졌고 12개의 실책과 25개의 사사구가 쏟아진 엉망 시리즈였다. 한 경기에 무려 8개의 실책이 한 팀에서 나왔으며 그로 인한 실점도 12점에 달했다.
투수들은 사사구 내주기에 바빴고, 수비에서는 귀신에 홀린 듯 실책이 나왔으며, 때리는 족족 안타가 쏟아졌다.
프로야구 경기라는 것이 창피할 정도로 멋진 야구장에서 고교 야구보다 못한 내용들이 양산돼 프로야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만 하다.
총평
오늘 승리로 KIA는 올 시즌 두 번째 위닝 시리즈를 거두었다.
승률도 0.440으로 5할 승률에 -3승이다.
차포가 빠진 상태에서도 이만한 성적이라면 잘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말하듯이 KIA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비슷하기에 부상선수가 돌아오면 반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 보다 현재 남아있는 전력을 잘 추슬러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5월5일 어린이날 경기를 위해 5월2일 경기는 모든 구단이 하루 휴식을 갖는다.
그리고 9연전이 펼쳐지지만 KIA는 천운인지 넥센과의 3연전 후 3일 휴식기가 있고 한화와의 3연전이 끝나면 월요일 휴식일이 있다.
이러한 최적의 경기일정을 참고하여 단기전에 최고의 전력을 쏟아 부어 5할 이상 승률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확실한 팬서비스가 될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오늘 같이 한 경기에 몽땅 화력을 집중시키지 말고 평소에 적절하게 공격력을 나눠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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