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여행)강진 신교육의 요람, 금서당

2014. 8. 15. 07:05전라남도 견문록/강진 견문록

 

광복절입니다. 남도답사 1번지 강진에 왔으니 어디를 가 볼까요?

강진 청자축제장에 가면서 들른 곳이 꽤 많습니다만, 이제 강진여행도 마지막 여정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영랑생가와 시문학파기념관, 그리고 금서당과 사의재 등 강진 읍내에 있는 주요 볼거리를 본 다음 청자축제장에 가면서

다산초당과 백련사, 다산기념관, 가우도 출렁다리 등을 봤는데 먼저 본 것을 맨 나중에 올리는 이유는 강진의 시인 영랑 김윤식과

광주의 시인 용아 박용철의 우정어린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지금 보는 곳은 금서당(琴書堂)입니다.

금서당은 원래 서당(書堂)이었으며 개화기 이후 강진의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이었으니 여기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강진 3.1 독립 만세 운동을 주도 했습니다. 

1905년에 사립 금릉 학교가 되었다가 1909년 강진 공립 보통학교로 바뀌었으며 1926년 평동으로 이전 현재 중앙초등학교가

되었으니 강진중앙초의 모태가 바로 금서당인 것입니다.

광복절이다보니 더 의미있는 장소가 되겠습니다.

 

 

영랑생가를 보러 왔다가 여기서 200m정도 떨어진 금서당을 안 보고 간 분들이 상당하더군요.

담쟁이 넝쿨 우거진 오른쪽 담장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강진 읍내가 훤히 보이는 건물이 보이는데요, 그곳이 바로 금서당입니다.

 

 

조금만 올라가도 시야가 넓어지군요.

 

 

금서당을 거쳐 가는 길은 '영랑과 다산의 예던 길'로 다산초당에서 사의재까지 골목길을 말합니다.

오늘은 차량회수 때문에 걸어보지 못하지만 훗날 맘 편하게 왔을 때는 영랑생가에서 사의재까지 골목길도 걸어보고

다산이 강진에 유배되어 왔을 때 사의재에 이어 9개월을 지낸 보은산 고성사의 보은산방과 흑산도에 유배된 형 약전을

그리워한 보은산 우도봉도 가 볼 참입니다. 

 

주변 주택에 포도와 키위가 주렁주렁 열렸군요.

 

 

 

 

금서당입구엔 익살스럽지만 포근한 미소를 띈 장승간판이 서 있군요.

대문은 없어 다행입니다.

 

 

 

‘금서당(琴書堂)’은 학문을 하려거든 거문고처럼 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키다리 소나무가 울창한 나즈막한 언덕에 아담하지만 이색적인 모습의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이 집을 처음 본 순간 마치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가 생각났습니다.

왼 쪽은 팔작지붕의 한옥으로 목재로 만든 원형이고 오른쪽은 반파된 것을 허물고 벽돌로 새롭게 지은 것입니다.

 

 

영랑의 시 '어덕에 누어 바다를 보면'이 쓰여 있군요.

 

어덕에 누어 바다를 보면

                                  영랑 김윤식

 

어덕에 누어 바다를 보면

빛나는 잔물결 헤일 수 없지만

눈만 감으면 떠오는 얼골

뵈올 적마다 꼭 한 분이구려

 

어덕에 바로누어

                      영랑 김윤식

어덕에 바로누어

아슬한 푸른하날 뜻업시 바래다가

나는 이젓습네 눈물도는 노래를

그하날 아슬하야 너무도 아슬하야

이몸이 서러운줄 어덕이야 아시련만

마음의 가는 우슴 한때라도 업드라냐

아슬한 하날아래 귀여운맘 질기운맘

내눈은 감기엿대 감기엿대 

영랑은 자신이 창작한 독특한 시어를 많이 사용했는데요.

'어덕'은 '언덕'의 사투리며, '아슬'은 '아찔할 정도로 높은', '바래다가'는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가', '이젓습네'는 '잊었습니다',

'업드라냐'는 '없었겠느냐' 같은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보입니다. 이것들은 모두 시인이 창작한 시어라고 하니 시를 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금서당 뜨락에서 바라본 강진읍내입니다.

 

 

 

멀리 강진만의 가우도 출렁다리까지 보이군요.

 

 

금서당의 독특한 건물 못지않게 집 뒤의 소나무도 아주 특이한 모습입니다.

 

 

금서당에는 두개의 안내판이 있습니다.

왼쪽은 완향(玩香)김영렬 화백의 약력이고 오른쪽은 금서당 옛터에 대한 안내입니다. 

 

 

금서당은 강진중앙초등학교의 모태로 1923년 학교가 옮겨갈 때까지 공립보통학교로 이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한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으나, 1950년 이후 김영렬 화가가 매입해 보수하여 오늘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화가로 가난했던 완향은 강진읍 목리에 사는 노부부의 초상화를 60호로 그려주고 논 한 마지기 값을 받아 그 돈으로 이 집을

장만했다고 합니다.

5칸 중 3칸은 이미 헐리고 2칸만 남았지만 선생은 헐지 않고 집을 그대로 살려 벽돌조의 건물을 이어 붙였습니다. 

금서당 뜨락은 매우 넓습니다.

이 마당에서 뛰어놀던 영랑의 모습이 떠오르군요.

영랑은 5세 때인 1906년 이곳에서 한문공부를 시작했으며, 4년제이던 이 학교에 1911년 입학하여 1915년 졸업했습니다.

 

 

 

영랑은 서울 휘문의숙 재학시절인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자신의 구두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강진에 내려와 1919년 4월 4일 금서당에서 200여 명과 함께 독립만세를 외쳤으며, 강진 장에서 오승남 선생을 비롯한 26명의 의사와 4천여 명의 강진군민과 함께 전남지역 최초이자 최대만세운동인 4.4강진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 6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강진 금서당은 강진 신학문의 요람이었던 것입니다.

금서당의 자그마한 연못에 홍련이 피었군요.

연못위에 놓인 앙증맞은 다리를 하나 건너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금서당 옛 건물에 마늘이 바람을 쐬고 있습니다.

이곳에 걸터앉아 따스한 봄볕을 쬐고 있었을 영랑이 생각나군요.

 

 

금서당내부는 완향선생의 전시관과 찻집, 살림집을 겸하고 있습니다.

 

 

 

빈틈없이 빼곡히 들어선 완향선생의 작품들...

 

 

 

금서당내부를 흥미로운 듯 둘러보고 있는 중전.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은 전시실이지만 찻집과 살림집도 겸하고 있더군요.

차 한 잔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맞는데 먼저 온 손님과 깊은 대화가 오고 가 잊고 나왔습니다.

 

 

 

금서당 뒤쪽의 건물도 전시실인듯합니다.

 

 

 

오른쪽은 옛 건물에 이어붙인 조금은 현대적인 건물입니다.

뒤편 실내정원이 멋있어 한 참을 들여다 봤네요.

 

 

천장에도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한쪽에는 완향선생과 부인의 전통혼례식 그림이 걸려있군요.

 

 

 

집 앞에서 바라본 강진읍내입니다.

잔디도 깔끔하게 깍여있고 정원도 잘 다듬어진 것으로 보아 강진군청에서 지원을 받는가 봅니다.

부인 혼자 이 넓은 대지와 정원을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겠죠.

 

 

 

먼저 온 손님이 미망인을 카메라에 담아주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정겹군요. 마치 아주 잘 아는 사이같았습니다.

 

 

 

장독대도 정겹구요.

 

 

 

햇살 가득 담은 좁은 창문도 정겹습니다.

 

 

 

금서당은 완향(玩香) 김영렬 화백이 그림을 그리던 곳으로 지금은 완향의 미망인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대문은 없어 항상 개방되어있으나 전시실과 찻집, 살림집을 겸한 곳이니 부담없이 관람해도 되는 곳입니다.

 

 

 

강진 신교육의 발장지이자 학문의 요람 금서당.

영랑생가를 보러 근처까지 왔다면 영랑이 5년간 다닌 서당이자 학교인 금서당까지 올라가 한눈에 보이는 강진을

바라보며 영랑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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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포토뉴스코리아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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