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구8경, 홍시같은 서창들녘 낙조

2014. 11. 17. 06:3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광주광역시 서구는 광역시청이 있는 계획도시 상무지구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황금물결 넘실거리는 시골풍경의 서창들녘이 최고의 앙상불을 이루는 곳으로  자연풍광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멋있는 곳 여덟곳을 선별해 8경을 삼았으니 바로 광주광역시 서구 8경(八景)이다.

제1경 만귀정, 제2경 금당산, 제3경 풍암호수, 제4경 서창들녘낙조, 제5경 용두동 지석묘, 제6경 양동시장, 제7경 운천사 마애여래좌상

제8경 5·18기념공원 등인데, 오늘은 서구 서창에 들러 영산강 자전거도로와 함께 서구 제4경 서창들녘 낙조(落照)를 감상해 본다.

 

 

영산강은 담양 가마골 용추봉에서 발원해 담양호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가 죽녹원 앞을 지나면서 강으로서 생을 시작한다. 오례강, 증암강과 합류하면서 점점 강의 모습을 갖춰가는데, 여기까지는 아직 거대한 강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아주 오래전 광주사람들은 광주를 지나는 영산강을 극락강이라고 불렀다.

영산강이 강으로서 면모를 갖춰나가는 것은 무등산에서 발원한 광주천과 만나면서부터인데, 장성서 발원한 황룡강과 화순서 발원한 지석천(드들강)을 흡수한 다음, 드넓은 나주평야와 호남평야를 촉촉이 적셔주고 오천년 굴곡진 역사를 보듬은 주변의 수많은 마을들을 품에 아우르며, 수십만 년을 흘러왔을 영산강은 전라도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끌어안은 채 무안에 이르러서는 그 몸집을 5백 미터까지 늘려 한강이나 낙동강에 못지않은 모습을 보이다가 서해바다에서 138.75km에 이르는 거대한 강으로서의 생을 마감한다.

 

 

 

그 강을 따라 담양에서 영산강하구언까지 정겨운 남도의 풍경과 풍성한 개미진 맛을 느끼며 두 바퀴로 달릴 수 있는 길이 있으니 그 길이 바로 영산강 자전거 길이다.

영산강 자전거 길은 목포 옥암 수변생태공원에서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는 1구간, 무안 몽탄 대교에서 죽산보까지의 2구간, 승촌보를 지나 담양습지까지의 3구간, 담양 관방제림과 대나무 숲을 지나는 구간 등 모두 4구간으로 되어있으며, 그 4구간도 다시 몇 개의 코스로 나누어진다.

 

 

 

 

영산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이다.

왼쪽으로 백마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송학산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의 평화로운 모습이다.

영산강 자전거 길 옆으로는 문화생태탐방로가 있어 자전거와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조선 중기의 문신 유사가 지은 호가정이 나오고 호가정 다음이 영산강 8경인 승천보이다.

 

 

생태탐방로는 지금 가을꽃 천지이다.

미국쑥부쟁이가 반겨주고...

 

 

 

붉은 토끼풀이 영롱한 이슬을 머금고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이름도 진귀한 수크령..

 

 

 

 

부케를 닮았다는 고마리가 아름다운 영산강변.

 

 

 

극락대교에서 서창교 방향으로 가다보면 보이는 좌측들녘은 광주에서 가장 너른 들판이다.

서창(西倉)은 ‘서쪽의 곡창’이라는 땅 이름처럼 서창향토마을에서 바라보는 황금들녘과 석양노을은 매우 아름다워 광주 서구 8경 중 으뜸이다. 해마다 7월이면 ‘서창 만드리풍년제’가 열리고 주변에는 만귀 장창우(174~1774)선생의 후학들이 1934년 건립한 만귀정이 있으며, 선사시대 유적인 용두동지석묘, 임진왜란 때 순절한 삽봉 김세근 장군을 모신 학산사, 전통 민속과 농촌문화의 불씨를 키우는 한옥문화체험관 등이 있어 자전거 족을 유혹한다. 

 

 

 

 

서창들녘 너머는 광주공항이다.

하루에도 수 십 차례 민간항공기와 전투기가 이착륙을 하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강변에는 나루가 몇 군데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서창나루로 이곳은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모아들인 세곡을 영산포조창이나 법성창으로 보냈던 곳으로 '서창'은 바로 광주 서쪽의 창고라는 뜻이며, 반대로 지금의 월계동인 천곡에는 동창(東倉)이 있었다.

 

 

 

영산강의 폭이 지금보다 훨씬 넓고 수심마저 깊었던 시절에는 풍영정 정자 아래에 나루터까지 멀리 영산포에서 소금을 실은 배가 들어왔다고 한다.

강원도에서 온 소금장수가 영산포를 따라 풍영정 인근 서창나루를 오가며 마을처녀 장 씨와의 영원한 사랑을 꿈꿨으나 거센 물길 탓에 이들 사랑은 길고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고, 끝내 이뤄지지 못한 채 전설이 돼 떠돌고 있다는데 그 나루터를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곳 일대를 '창등'이라고 하는데 50 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강변에는 배를 매두던 계선주돌이 남아 있었으며, 이곳에 있던 농선비(農船碑)는 1974년 서창지서(파출소) 곁으로 옮겨 놓았다. 세곡선들이 정박했던 서창은 강 건너 송정으로 건너다니던 나루터로 쓰였는데, 세곡을 거둬들일 때면 광주 읍내 쪽 사람들이 세곡을 싣고 와 북새통을 이루다보니 극락장이라는 임시 장과 극락원이라는 주막이 서기도 했다.

 

 

 

여기서 담양댐까지는 48km, 영산강 하구둑까지는 81.5km, 딱 3분의 1지점.

 

 

 

 

억새와 코스모스가 반겨주는 자전거길...

나도 무작정 두 바퀴로 이 길을 달리고 싶다.

 

 

드디어 홍시같다는 서구8경 서창들녘낙조가 시작되었다.

 

 

 

금빛 물결 출렁거리는 영산강 서창의 가을노을.

황홀을 넘어 장엄하기만 하다.

 

 

그저 숨 죽이고 서창의 노을을 바라만 본다.

 

 

빛고을 광주에 50년 넘는 세월 살면서 서창들녘낙조를 수없이 봐왔지만,

그 장엄한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아무것도 아니것 처럼 그동안 서창들녘낙조를 봐 왔지만, 이렇게 무엇인가 의미를 부여하고 보니 

서구8경 서창들녘낙조가 새삼스럽게 나만의 절경으로 다가온다.

1년이면 365일 해가 뜨고 해가 지지만,  그중 새해 첫날의 일출과 섯달 그믐날의 일몰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쩌다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는 길이었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 누구엔가에는 가슴뭉쿨한 노을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서창들녘낙조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서창들녘낙조 동영상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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