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람 불어오는 가을 무등산으로의 산책.

2014. 11. 14. 06:3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무등산의 가을풍경.

지난밤에 무등산에 첫 눈이 내렸다고 한다.

약 0.5cm의 눈이 쌓여 이른 아침 바라본 무등산은 하얀 눈꽃으로 뒤덮혔다고 하지만, 출근하는 방향이 무등산을 등지고

하기에 눈이 온지도 까맣게 몰랐다.

수능한파에다 간간히 빗방울까지 하루종일 떨어지다보니 시계도 안 좋아 무등산의 첫 눈을 조망할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 회사에서 무등산 산행이 있었다.

12시까지 업무를 종료하고 각자 집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오후 2시30분 증심사지구 버스 종점에서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증심교에서 토끼등으로 올라 바람재~늦재를 잇는 임도를 따라 원효사지구로 내려오는 간단한 산책이지만, 아직 무릎이 완치되지않은

관계로 토끼등까지 겨우 1.3km오르막에 진이 다 빠져버렸다.

한때는 산다람쥐마냥 제집 드나들듯이 산을 지치지도 않고 자유롭게 올라다녔지만, 이제 무릎이 고장나 산을 타는 것 자체가 두렵다.

아직도 여물지 않은 무릎부상의 고통을 참아내고 겨우 토끼등에 올라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걷는다.

토끼등에서 원효사지구까지는 이렇게 낙엽으로 수북히 쌓인 길을 걷기에 바스락거리는 푹신함이 바로 뇌에 전달된다. 

 

 

 

원효사에도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원효사 회암루 너머로 보이는 무등산에는 붉은 바람이 불어온다.

그동안 원효사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웅전 뜨락앞에 있던 지장보살상과 나한상이 절 뒤편으로 옮겨졌으며, 회암루 아래에는 홍살문으로 사방을 막고 금강역사를 앉혀 사찰을 지키게 하고 있다.

보통의 절이라면 일주문~사천왕문~회암루~본전으로 이어졌겠지만, 원효사에는 일주문과 회암루는 있어도 사천왕문이 없었기에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래도 별도의 전각이 아닌 회암루 아래 금강역사는 좀 거시기 했다.

 

 

무등산에 있는 사찰 중 가장 큰 증심사에 이어 원효사가 두번째로 큰 절이다.

그 외 약사사, 관음암, 규봉암 등이 있지만 절 집다운 규모는 증심사가 유일하다.

원효사도 바깥 주차장에서 안쪽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사천왕문을 만들었으면 훨씬 나았을 것 같은데

위치 선정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회사는 봄, 가을에 한 번씩 무등산 산행을 한다.

지난 봄에는 원효사에서 출발해 임도를 따라 토끼등까지 와서 중봉~새인봉을 거쳐 증심사지구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반대로 짧은 오르막에 긴 평지를 걷는 산행이다보니 무릎이 안 좋은 나로서는 최고의 산책길이 된셈이다.

하지만, 무등산에 발목이 빠질 정도로 호복한 눈이 내리기 전에 무릎이 완치되어야 할 것인데 너무 오래가서 그것이 고민이다.

이제 나이도 오십 중반에 접어드니 무릎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고쳐달라고 소리치고 아우성이다.

떨어진 근력을 다시 일으켜 접어둔 배낭 짊어지고 무등산 서석대에 오를 날만 손꼽아 기다려 본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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