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학생가의 살인-둘째아이의 독후감

2015. 1. 14. 06:30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고등학교 1학년인 둘째아들의 독후감입니다.

한 달에 한번 주는 기본 용돈 외에 부족한 것은 이렇게 독후감을 쓰면 한편에 1만원을 주는데요, 그간 모아놓은 독후감이 꽤 됩니다.

고전부터 신작까지 십 수편이 있는데 요즘 인기 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학생가 살인>에 대한 리뷰를 겸한 독후감이라 여기에 게재합니다.

덕분에 저도 책 한 권을 읽게 되어 1만원의 지출이 기쁩니다.

둘째아이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중편소설을 한편 썼는데요, 띄어쓰기와 맞춤법 등 교정을 보지 않아 아직 세상에 발표하기 전입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공부는 끝에서 놀지만 책 읽기를 좋아해 그간 습작으로 쓴 소설이 단편, 중편 합해서 몇 편 됩니다. 공부로 좋은 대학가기는 어려울 듯해서 열심히 글쓰기를 가르치는데요,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아직 받지 않고 혼자서 터득한 것이니 졸작이라도 흉은 보지 말아주세요^^

 

학생가의 살인

이것은 일본의 유명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책이다. 제목부터 무엇인가가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약 500페이지나 되는 장편 소설이다. 작가가 유명하고 상도 많이 탔다 길래 검색을 해봤는데 쓰는 소설 장르가 주로 공포소설, 추리소설이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쓰는 소설 인 줄 알았지만 학생가라는 전남대학교 거리 같은 일본 어느 대학교 거리의 일을 쓴 것이었다. 이 책을 처음 볼 때는 페이지 수가 너무 길어서 부담이 되었지만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읽으니 뒤로 갈수록 재미가 있었다. 박진감 있고 반전 있는 추리소설이지만 다른 추리소설과는 무엇인가가 다른 느낌이었다.

솔직히 책 내용은 조금 어려웠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여자친구, 손님, 친구들 등등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의 학생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소설로 쓴 것이다. 그 거리는 예전에는 번창했지만 지금은 대학의 정문이 바뀌면서 몰락한 학생가다.

주인공 고헤이는 모라토리움 프리터(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채 일정한 직업이 없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로 이를 좋게 말하면 자유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백수이다.

고헤이는 구 대학가의 한 당구장에서 일하는 인물이고, 두 번째 인물은 고헤이의 여자친구이자 동거를 하는 히로미이다. 처음에는 라디오를 듣는 두 인물의 관계와 상황을 말해주다가 후에 주인공이 일하는 당구장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희생자는 주인공과 같이 일하는 마쓰키 모토하루였다.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첫 번째 희생자 마쓰키 모토하루는 사건의 결말과 관계가 없는 인물인데 왜 살해당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주인공을 싫어하는 범인의 계략인 것 같다. 그렇게 첫 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그것을 목격한 고헤이는 곧장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경찰은 이 사건이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계획한 치밀한 살인임을 추정하는데, 어릴 때부터 추리하는 것을 좋아하던 고헤이도 자기 나름의 추리를 하게 된다.

내가 추리를 하는 만화를 많이 봐서인지 추리하는 것은 자신과 관계가 있던가, 피해자의 주위에 원망을 살만한 동기가 있던가, 그 살해현장에서 증거품을 습득해 그것을 토대로 하나하나 맞춰가며 추리를 하는 그런 것이었다.

특별히 주인공과 깊은 관계나 원망을 살만한 행동이 없던 고헤이는 그 일이 자신과 관련된 것임을 모르고(책 후반부를 읽었을 때) 추리를 한다.

나는 추리 소설은 처음 읽어봤는데, 주로 추리 애니만 봐 왔던지라 책의 전개가 길긴 했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페이지 수만큼 사건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이 책이 끝났다 할 때 쯤 새로운 반전을 보여주는 부분은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과는 조금 다른 소설이었다.

추리소설을 처음 읽어봐서일 것이다. 우선 첫 번째 희생자는 주인공과 같은 곳에서 일하나 항상 이 거리가 싫어서 ‘이 거리를 벗어 날거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던 인물이며 전직 전자회사 연구원이다. 추리를 하던 고헤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바로 두 번째 살인 사건이었다. 지금까지 자신과 관계없다고 생각하던 고헤이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애인 히로미가 시체로 발견된 것을 보고 경악하게 된다. 솔직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눈앞에 싸늘하게 죽어 있다면 그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고헤이는 담담하게 경찰에 신고를 하고 밀실살인이나 살인이 분명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히로미의 상태와 자세가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고헤이가 범인이 아닌가?’ 또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책이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경찰이 다시 출동하게 되고 두 번의 살인을 신고한 고헤이가 의심을 받게 된다. 첫 번째는 그렇다 쳐도 두 개의 사건 모두 자신과 관련이 있고 이번사건은 자신의 애인이 죽은 사건이기 때문에 고헤이가 의심을 받은 것이었다.

추리 만화를 보다보면 가끔씩 자신의 애인과의 다툼이나 이별 뒤에 원망에 살인을 하는 그런 만화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고헤이는 담담하게 자신은 범인이 아님을 밝힌다. 나는 이때는 추리소설이고 아무리 반전이 있다고 해도 고헤이가 싸이코패스 아니면 정말 범인으로 생각했다.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끝나고 히로미의 친동생 아리무 라스코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말을 토대로 사건의 미스터리를 직접 풀어나간다. 500페이지의 장편소설답게 사건을 하나하나 정리해가는 고헤이의 모습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천재성과 근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죽은 히로미의 여동생 에쓰코와 함께 추리를 해 나가고, 경찰은 경찰대로 추리해 나가는데, 책을 읽으면서 에쓰코와 고헤이가 잘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었다. 그만큼 조금은 로맨스 소설 같았다. 두 번째 희생자 고헤이의 애인 히로미가 죽은 시점부터 고헤이는 에쓰코와 같이 히로미가 왜 죽어야 했는지 와 히로미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기 위해 추리를 계속했다.

그 후에 고헤이가 봉사활동을 하던 장애 봉사 활동원의 원장이 끔찍하게도 한 겨울에 광장 한복판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에 걸려 처참하게 죽음을 당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고 조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추리소설은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역시 그냥 어디 쓰러져서 죽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특이하게 사람을 살인해서 독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유발해 추리소설의 부족한 재미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앞에서 언급했던 첫 번째 사건은 그저 주인공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범인이 계획적으로 벌인 사건인줄 알았지만 주인공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사건이 히로미와 관련된 사건이었던 것임이 후반부에 알려진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사람이 얼마나 유혹에 약한 동물임을 알 수 있었다. 사건을 조사하던 고헤이는 이 하나도 연관성 없는 세 가지 사건에 모두 공통점이 있음을 집요한 추리 끝에 알아낸다. 이 책의 범인은 고헤이의 여자친구 히로미의 절친한 친구 마담 준코이다.

마담 준코는 히로미의 옛 남자친구 사이토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히로미와 사이토는 봉사활동을 하던 봉사원이었다. 그곳의 원장님은 그 연인과 친한 사이였다. 그러다가 히로미와 사이토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지게 되고 울분에 전철에 뛰어들려고 하는 히로미를 고헤이가 구해주었고 그것이 인연으로 연인관계가 된 것이었다.

그렇게 마담 준코는 사이토와 연인관계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마쓰키 모토하루는 사이토가 일하는 회사의 기밀자료를 빼내 잠적하기 위해 고헤이가 일하는 곳에 취직을 하였으며 그렇게 숨어 지내다가 사이토가 이 일을 알게 되고 마담 준코는 그것을 막기 위해 마쓰키 모토하루를 찾아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모토하루를 죽이게 된 것이었다.

그게 첫 번째 사건이었고 두 번째 사건인 히로미의 살인사건은 다시 사이토와 잘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히로미의 입막음을 하기 위해 죽인 것이었고 자신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진 사이토의 관심을 끌기위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봉사원의 원장님을 죽여 사이토의 관심을 사게 된 것이다.

결국에는 둘은 연인관계가 되고 결혼까지 가지만 모든 일의 실마리를 푼 고헤이와 에쓰코는 준코의 결혼식 날 모든 진실을 밝히게 되고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후회를 하는 마담준코는 그렇게 경찰서로 가 재판을 받게 된다. 마지막은 에쓰코와 고헤이의 로맨스를 암시하는 내용의 글이 나오면서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은 간단하게 소감을 말한다면 내가 처음으로 읽어보는 진지한 추리소설로 페이지 수는 길었지만 초반에는 좀 끄는 반면에 후반에는 흐름이 원활하면서도 정확하게 내용을 풀어나가 결국 이 책이 길다는 것을 전혀 안 느끼고 재미있고 스릴 넘치게 읽은 것 같다.

한 사건이 정리될듯하면 그 사건을 이어서 또 다른 반전에 반전을 낳고 주인공과 경찰이 서로 각기 다르게 추리해 나가며 머리싸움을 하는 것과 인간이 사랑하는 것을 얻으려고 비정상적인 방법을 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재밌고 더 빠르게 읽어지는 그런 책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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