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홍구 대타 만루홈런,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야.

2015. 4. 30. 06:30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같은 듯 다른 기아와 한화

 

우천으로 세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아와 한화의 경기가 집중 조명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김성근 김기태라는 사제지간이 승부보다 올 시즌 KT와 더불어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팀 간의 대결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전까지 한화는 12승 10패로 3위를 달리고 있었고 기아는 11승 12패로 8위를 달리고 있어 전문가들의 예상은 일단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무려 두 시즌 이상을 최하위권에서 논 두 팀은 올 시즌 감독을 바꾸고 새롭게 팀을 리빌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난해 이용규와 정근우를 FA로 영입하고 조인성을 데려오더니 올해도 배영수, 권혁, 송은범을 영입하고 최근 넥센의 이성열까지 트레이드해 중량감 넘치는 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혹독한 겨울 훈련을 통해 팀워크도 끈끈하게 만들어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었는데요, SK에 싹쓸이 승을 거두고 초반부터 한화극장이라는 타이틀로 연일 흥행대박을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기아는 개막 6연승으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하게 하더니 이후 5연패로 전문가들의 화색을 돋게 하며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김원섭, 신종길, 김주찬 등의 부상으로 선수가 부족해 1할대 4번 타자인 나지완을 20경기 이상 쓸 정도로 선수 구성이 힘들며 선발이 무너지면 불펜이 잘 던지고 선발이 잘 던지면 불펜이 무너지는 등 투수력의 불균형과 중심타선의 동반슬럼프 등으로 전력가동률이 절반에 그쳤지만 8위는 유지해 그나마 다행일 정도입니다.

 

이렇게 출발은 비슷했지만 24경기 정도를 소화한 현재 3위와 8위라는 성적에서 보듯이 극명하게 갈리는 두 팀의 대결에서 기아가 위닝시리즈 이상을 거둔다면 하위권 탈출의 교두보를 만들 것이고 한화가 위닝시리즈 이상을 거둔다면 올 시즌 한화의 가을야구는 그만큼 밝아질 것입니다.

승부를 가른 4회, 소탐대실 수비

 

지난 화요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 SK와의 총력전에서 싹쓸이 승을 거두고 광주로 내려온 한화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달콤한 선물이었습니다. 기아도 마찬가지였죠.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 푹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고 한화와의 첫 경기부터 원투펀치를 가동할 여력을 만들어 주었으니 신의 선물은 공평했습니다.

 

 

하지만 등판을 하루 연기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기아 험버는 1회부터 힘에 부치는 모습으로 제구 난조에 빠져 볼넷 2개 등을 묶어 선취점을 허용하고 3회에도 홈런 등으로 2점을 더 허용해 초반부터 승부는 한화로 기우는 듯했습니다.

조금만 더 한화가 집중력을 갖고 험버를 대했다면 4회 정도에 강판당할 수 있었지만, 운명의 4회 ‘소탐대실’ 수비 하나로 정 반대양상으로 경기 흐름을 바꿔버려 오늘 승부의 갈림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3회까지 3점 차 리드에 기아는 한화 선발 탈보트를 3회까지 볼넷 하나만 얻었을 뿐 전혀 공략하지 못했죠.

탈보트도 집중력을 발휘해 기아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는데요, 4회 무사 1, 3루에서 나지완의 3루 땅볼을 병살로 처리하지 않고 홈에서 실점을 막은 수비 하나가 오늘 경기 승부를 갈랐습니다.

 

대개 이런 경우 1점을 실점하더라도 병살로 아웃카운트를 빠르게 두 개 잡는 것이 수비의 원칙인데요, 아마도 한화 벤치에서 내야 땅볼이 나오면 홈에 승부하라는 사인이 나온 듯합니다. 3루수가 베이스 앞에서 수비하는 등 내야수들이 반 전진 수비를 한 것에서 1점도 안 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죠.

하지만 3회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참으로 아쉬운 수비로 1점을 막자고 한 것이 무려 5실점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버려 한화로서는 승리할 수도 있던 경기를 놓친 4회가 되고 말았네요. 누상에 주자가 없는 것 하고 주자가 2명이나 있는 것 하고는 하늘과 땅 사이입니다. 거기에 기아는 이범호, 최희섭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중심타선 앞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한화는 보이지 않은 실책 등을 많이 기록했는데요, 특히 좌익수 수비로 나선 송광민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아쉬웠으며 한때 괴물이라 불리었던 유창식의 몰락도 눈여겨 볼 상황입니다. 전반적으로 수비의 짜임새에서 기아에 뒤졌으며 6회 나온 대타 이홍구의 만루 홈런 한 방이 오늘 승부를 갈랐습니다.

 

대타 만루홈런 이홍구, 오늘은 내가 주인공.

 

5대4로 아슬아슬한 리드에서 나온 6회 대타 이홍구의 만루홈런은 기아에게는 승리의 마침표를 한화에게는 영혼의 털림을 선사했는데요, 5대3에서 1점 차로 추격당한 5회 김회성의 1점짜리 홈런은 기아로 흐르던 경기 분위기를 얼음으로 변화시키고 경기 분위기를 다시 한화로 틀었으니까요.

 

무사 만루에서 이성우의 외야 얕은 플라이로 1사 만루가 되자 김기태 감독은 이호신을 빼고 이홍구를 대타로 썼는데요, 여기서 왜 이홍구를 대타로 썼는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투수가 유창식으로 바뀌자 3루 주자를 최희섭에서 고영우로 바꾼 것은 이호신보다 펀치력이 있는 이홍구가 외야 플라이를 쳐 주면 1점이라도 더 도망가기를 바라고 바꾼 것 같은데요, 1점을 보고 바꾼 것이 결국 이홍구의 만루 홈런으로 4점을 한 방에 추가해 비교적 편한 경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요즘 기아의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인 이홍구. 지난 잠실 두산 전의 끝내기 포구 실수를 방망이 하나로 만회해 정말 뜨거운 선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나지완 어떡해, 한승혁 든든해

 

오늘 기아 4번 타자 나지완은 4회 무사 1, 3루에서 4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3타수 무안타로 체면을 아직도 구기고 있는데요, 과연 김기태 감독의 인내심과 고집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깊은 뜻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100타석까지는 인내심으로 지켜봤지만, 자신의 호언대로 100타석까지 헤매고 있으니 아무리 선수 구성이 어렵더라도 이제는 2군으로 보내 자신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야구는 이름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주전 선수라고 해도 100타석 정도까지 헤맨다면 과감하게 머릿속에서 잠시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만큼 팀 리빌딩에서 2군의 다른 선수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나지완에게는 지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휴식이 절실해 보입니다.

 

반면 불펜의 버팀목 한승혁은 오늘도 1점 차 리드에서 선발 험버를 구원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졌는데요, 시원시원하게 뿌리는 직구에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느리게만 보였습니다.

4월 18일 넥센전부터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은 오늘까지 5경기 중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 1실점 한 것이 유일합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넘어가는 첫 투수로 나오거나 마지막 불펜으로 나오는 등 경기 상황에 따라 전천후로 등판하는데요, 그만큼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증거로 현재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임은 분명합니다.

한마디로 믿고 쓰는 불펜이라는 뜻입니다.

 

기아는 오늘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는데요, 12승 12패로 5할 승률로 복귀했으며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 한화와의 첫 경기를 잡아 시리즈 전체를 유리하게 끌고 갔기 때문입니다.

내일 선발은 양현종 대 안영명인데요, 스피드가 좋은 두 선수의 대결에서 좀처럼 점수나기가 힘들 것 같지만, 오늘 좋은 분위기를 가져간 기아 선수들은 에이스 양현종의 등판으로 좀 더 힘을 낼 것 같습니다. 반면 초반 좋았던 분위기를 한순간에 날려버린 한화는 내일 경기까지 진다면 싹쓸이 패를 당할 확률도 있기에 배수의 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양현종 대 안영명. 기아와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을 책임질 두 에이스 빅뱅의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어떤 선수가 먼저 웃을지...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사진 :http://osen.mt.co.kr/article/G1110139638)

(영상 : http://sportstv.afreeca.com/kbo/highlight.php?board=vod&c_id=kbo_highlight&b_no=85825&control=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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