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민우 연장 끝내기 3점 홈런, 김기태 시프트와 윤석민 패전을 지우다.

2015. 5. 14. 06:30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아가 연장 10회 말 터진 김민우의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으로 난적 KT에 5연승을 거두었습니다. 오늘 승리로 기아는 17승 18패로 5할 승률에 -1까지 따라붙었지만, 아직도 7위에 랭크되어 갈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김민우가 동점 적시타, 역전 득점, 끝내기 홈런 등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듯이 매 경기 히어로가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집니다.

 

윤석민 에이스라면 자신에게 냉정해야...

 

지난 12일 KT와의 경기에서 윤석민은 팀이 3대2로 리드한 9회 마운드에 올라 KT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틀어막고 시즌 7세이브를 올렸습니다. 투구 수 15개에 스트라이크가 11개 볼이 4개였는데요, 마무리투수다운 투구로 그동안의 불안감을 상당부분 잠재웠습니다.

오늘도 5대5 동점인 9회 2사 만루에서 심동섭을 구원 등판해 박경수를 공 3개로 삼진 아웃시켜 철벽마무리로 연착륙하나 싶었지만 연장 10회 들어 1사 후 볼넷에 이은 도루 허용으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이대형과의 승부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내야안타를 맞고 재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유격수 강한울이 최선을 다해 잡아 던졌지만 1루에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늦은 타구였는데요, 마치 강한울이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를 살려준 것처럼 못마땅한 표정이더군요. 이어 2사 1,2루에서 신명철의 타구를 우익수 오준혁이 슬라이딩캐치하려다 뒤로 빠뜨려 2점을 더 헌납할 때는 더더욱 어이없는 표정이었습니다.

 

오준혁은 투아웃이었기에 더 이상의 실점을 막기 위해 슬라이딩포구를 시도한 것은 잘 한 것입니다. 만약 잡았더라면 1실점으로 이닝이 종료되어 말 공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거든요.

에이스라면 안 맞을 안타를 내준 것에 수비만 탓하지 말고 본인이 타자를 실력으로 누르지 못한 것에 불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김기태 감독 세계 유일의 장면을 선사하다.

 

오늘 김기태 감독은 역전에 재역전을 하는 등 시종일관 시소게임으로 인해 무엇엔가 홀렸는지 이상한 수비위치 조정으로 프로야구 34년 역사에 커다란 금자탑을 쌓았는데요, 9회와 10회 연속으로 외야수 수비 위치를 맞바꾸더니 9회에는 사상 초유의 실험을 강행해 야구인과 관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LG다저스가 가끔 포백수비시프트를 선보여 화제가 되곤 했는데요, 지난해 샌디에이고전에서 좌타자 세스 스미스를 상대로 1루와 2루 사이에 수비수를 4명을 두는 포백수비시프트를 펼쳐 2루 땅볼을 유도해 성공한 적이 있었죠.

그 후로도 몇 번 시도했지만 매번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프트는 관중들에게 야구의 묘미를 한껏 선사한 특별한 경험이 되었는데요, 오늘 김기태 감독은 마치 LG다저스의 매팅리 감독이 된 듯 새롭게 수비시프트를 하나 선보였습니다.

바로 포수 뒤에 내야수 한 명을 배치한 것인데요, 심판의 제지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이 시프트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 듯합니다.

 

그런데 야구 규칙 4.03에 명시돼 있는 '경기 시작 또는 경기 중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 지역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초등학교 때부터 수십 년간 야구한 전문가들이 왜 몰랐을까요? 이순철 해설위원도 이런 상황이 당혹스러운지 웃기만 했는데요, 김기태 감독보다 더 오랫동안 프로야구를 본 글쓴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고의사구를 던질 때 공이 뒤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 같은데요, 세계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오늘 보여주었습니다.

simpro도 아나운서가 야구규칙을 보며 설명하기 전까지도 한참동안 웃고 옆지기에게 김기태 감독이 무엇인가 착각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는데요, 순간 LG다저스의 매팅리 감독이 딱 머릿속에 그려졌답니다. 김기태 감독은 야구규칙보다 매팅리 감독의 포백수비를 보고 즉흥적으로 포수 뒤에 야수를 세워도 된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팬들의 반응도 아주 뜨거웠는데요, ‘세계 야구사에 어처구니없는 수비플레이로 기록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동영상으로 방영될 듯’, ‘이슈메이커 런동님... 감독계의 악동 ㅋㅋㅋ’, ‘방송 중에 순페이가 얼마나 어이가 없으면 저리 웃겠냐. 돌기태’, ‘저게 뭐하는 짓거리지? 내 눈을 의심했다’, ‘김기태, 순간 자기가 참 똑똑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심판이 규칙에 어긋난다고 제지하니까. 아니, 왜 ? 내가 창조한건데 안 된다는 거야?'

 

아무튼 정열 넘치는 감독임은 분명합니다. 지난 4월 15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김기태 감독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우면서까지 쓰리피트라인을 온 몸으로 표현했죠. 결국 퇴장 당했지만 팀은 그날 경기에서 승리해 퇴장당할 각오로 팀 분위기를 잡고자 노력한 것은 사실이니 우매하다고 하기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김민우, 윤석민의 패전을 지운 끝내기 홈런.

 

사실 5대5로 연장전에 돌입되었어도 질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KT에서는 마지막 보루 장시환이 8회 말부터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랐고요, 투구 수도 9회까지 2이닝 동안 30여개 가까이 던졌거든요. 반면 윤석민은 9회 2사후 마운드에 올라 공3개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 힘이 아직 넘쳤거든요.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연장 10회 초 무려 3실점을 하게 되었고 윤석민도 결국 강판돼 홍건희로 바뀌면서 사실상 오늘 승부는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거기다 연장 10회 말 KT는 첫 타자를 쉽게 잡아 승리가 목전이었죠. 1사 후 강한울의 3루타에 이어 필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였지만 여전히 승리까지 필요한 점수는 3점으로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최희섭까지 삼진으로 물러나며 2사 1루가 되자 대부분의 팬들도 야구장을 떠났으며 채널을 돌리는 팬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범호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끈질기게 장시환을 물고 늘어져 결국 볼넷을 만들어 냈고 2사 1,2루에서 김민우의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이 나오고 만 것입니다. 딱 필요한 점수를 2사 후에 극적으로 만들었으니 야구란 참으로 묘한 경기임은 확실합니다.

이 한 방으로 팀은 3연승을 달렸고 블론이 하도 많아 몇개인지 기억도 안 나는 윤석민의 패전을 지웠으며 김기태 감독의 황당시프트까지 말끔하게 지웠네요, 그리고 승률도 어느덧 5할 승률 -1로 5위권에 1.5경기 차로 다가서 절반의 전력이지만 용케 버티고 있는 것이 앞으로를 기대하게 합니다.

 

KT가 한화와 LG에 연속으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등 최근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중위권 판도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데요, 기아에 당한 두 경기 연속 1점 차 패배는 참으로 아쉬운 결과일 것 같습니다. 상위권으로 점프하려는 한화의 야심을 물거품 만들어 버리고 하위권을 탈출하려는 LG에게는 비수를 꽂은 KT야 말로 올 시즌 다크호스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 점점 전력도 안정되어가고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은 각오까지 더해져 2015프로야구계 전체 판도를 흔들고 있기에, KT에 루징시리즈를 내주면 한동안 헤어 나오기 힘든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스윕이나 위닝시리즈를 거둔다면 부진의 늪을 빠져나올 가능성도 높아 프로야구계는 kt발 성적으로 인해 한동안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아가 초반 6연승으로 잠시 선두를 달릴 때 KT에 3연승을 거둔 것이 특효였는데요, 과연 이번 주중시리즈에서 또다시 3연승을 거둔다면 주말 두산전이 좀 홀가분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반면 KT는 4연승으로 잘 나가다가 기아라는 암초를 만나 잠시 좌초했지만, 예전의 KT가 아님은 분명하게 할 것으로 보여 주말 롯데전이 또 기대됩니다.

아무튼 오늘 야구는 정말 드라마틱한 장면이 많이 나와 모처럼 웃으며 재미있게 본 경기가 되었습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사진 : http://osen.mt.co.kr/article/G111015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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