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6. 08:50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아 2 : 1 SK) 승리투수 : 윤석민(6승)
(야구란 이런 것이다.)
오늘 경기는 야구란 야구란 이런것 이다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살얼음판 2대1승리, 윤석민8이닝 124개 투구로 1실점, 선발투수 로페즈의 자원등판 세이브, 9회말 아웃카운트 3개
연속삼진처리, 이종범의 2게임 연속홈런이자 극적인 동점홈런, 이용규의 기가 막힌 번트안타, 박재홍의 필살의 쓰리
번트, 파격적인 SK라인업, 9회말 역전패 위기 등 이렇게 야구에서 9회말 쓰리아웃 될때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만든 용쟁호투의 경기...
SK는 기아에게 3연패를 안당하고자 박정권을 1번타자로 정근우를 6번타자로 세우는 파격적인 선발라인업을 세우고도
2회 박재홍으로 하여금 쓰리번트까지 대게끔 하며 오늘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절망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야구와 가장 비슷한 야구를 하면서도 또 다른 야구를 하는 조범현 감독에게 팀이 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한다면
팀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오늘 기아의 선발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인
윤석민이기에 더 더욱 1점이 절실했던 것이다.
(오늘 경기의 터닝포인트)
그의 그런 소망은 2회 이루어졌다.
선두타자 정근우의 볼넷에 이은 도루로 무사2루가 되자 박재홍에게 쓰리번트까지 시키는 김성근감독 다운 공격을 감행
하고 결국 김연훈의 적시타로 윤석민을 상대로 선취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유리한 방면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의 그런 소망도 거기까지 였다.
1실점을 한 다음 3회에서 윤석민은 SK타자들을 세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SK로 흐르는 경기운을 차단하는데
성공한다.
오늘 경기의 최고의 터닝포인트였다. 2회까지 제구가 흔들리며 42개의 투구를 기록중이던 윤석민은 3회 수비에서
한 타자만 이라도 볼넷이나 안타로 출루했으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인데 윤석민 스스로도 이야기 했듯이 팀의
5연승과 SK전 스윕이 걸린 최고의 빅매치이기에 혼신을 다한 정신력을 앞세운 역투로 세타자를 연속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만다.
이 운명의 3회가 SK로 흐르는 경기의 흐름을 차단하는데 성공하고 기아 선수들 에게는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1실점후 이어진 3회 공격에서 번트미스에 이은 병살타로 찬스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나온 세타자 연속삼진이였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이종범의 2게임 연속홈런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다.)
2회이후 6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며 1대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SK가 그때까지 호투하던 매그레인을 78개의 투구에서 내린 것은
매그레인을 믿지 못하였다기 보다 강력한 불펜야구를 즐기는 김성근감독의
승부욕이 더 강했을 것이다.
결국 그것이 매그레인에게 2연속 삼진을 당한 이종범을 놓친 결과를
가져오고 오늘 패전을 당한 SK의 뼈아픈 실책이다.
김상현도 매그레인에게 삼진 한 개와 외야 뜬공으로 당해 두 선수 모두가
매그레인에게 오늘 철저히 막혔다면 아직 투구수가 78개 밖에 안되었기에
7회까지 던지게 하는게 맞다.
하지만 김성근식 야구는 선발투수는 불펜으로 이어가는 징검다리 밖에 안된다. 그래서 더 일찍 불펜을 가동했는지도 모른다.
바뀐 투수 고효준이 이종범에게 홈런을 얻어맞고 드라마틱한 동점을 결국 허용하고 만다.
고효준의 역할은 거기까지가 맞다.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했으면 바로 바꿔주는게 맞으나 SK는 여기서 또 중대한 실수를 한다.
(이용규의 꿈에 그리던 기가 막힌 번트안타)
이종범의 홈런이후 갑작스런 페이스 난조를 보인 고효준이
결국 2사 만루를 만들어 놓고 정우람으로 교체되는데
그 교체타이밍이 한박자 늦었다는 것을 김성근 감독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3이닝을 불펜으로 막아야 하다보니 한 투수당 투구수를
계산했을 수도 있다.
필자는 그동안 항상 야구를 보면서 번트타구를 뛰어들어오는
3루수나 1루수 또는 투수 머리위로 날리는 상상을 하였었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계속된 번트타구를 대비하는
수비포메이션에서 읽었었다.
물론 그것을 코치들이나 타자들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런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뛰어 들어오는 야수뒤로 타구를 보낼 수 있냐 없냐라는 것인데
그만큼 타자의 능력이 중요하므로 섣불리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이용규는 투스트라익이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꿈에 그리던 기습번트를
투수뒤로 넘기고 결승타점을 기록하고 만다.
타자가 움직이면서 공을 맞추어야 하기에 파울이 되면 그 후의 모습은 안봐도 알 정도로 끔찍한 결과가 나왔을 것인데
진기 명기에서나 나올 2스트라익 이후의 기습번트 결승타점은 그 때까지도 톱니바퀴처럼 잘 잘돌아가던 SK내야진을
상대로 나온 것이기에 그 의의가 더 커진다.
이틀 연속 SK를 울려버린 이용규의 발로 만든 타점..그 한 방에 SK는 올 시즌 첫 3연패이자 특정팀에게 시리즈를 모두 패한
스윕을 당한 결과로 이어지고 말며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지고 마는 결과를 가져온다.
(로페즈의 몸에는 타이거즈의 피가 흐른다.)
2009시즌 투수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로페즈가 비록 2010시즌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패전을 거듭하면서 불펜 난동사건 등 수많은 구설수에
오르며 로페즈 퇴진론까지 나왔으나 그의 특출난 이닝 이터의 능력과
경기외적인 면에서의 순둥이 로페즈의 진면목을 꿰뚫고 올 시즌 까지
로페즈와 운명을 같이 하게 만든 기아 프런트와 코치진의 안목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로페즈는 입버릇처럼 타이거즈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어 한다.
그만큼 타이거즈를 사랑하고 광주를 사랑하는 로페즈의 몸엔 지금
타이거즈의 피가 흐르고 있다.
6월 2일 LG전에서 7이닝을 97개의 투구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던
오늘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의 불펜을 자청했다 한다.
SK전 첫날 양현종이 3일만에 자원 선발등판하며 승리투수가 되더니
오늘은 로페즈가 3일만에 자원 구원등판하더니 세이브를 올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로페즈도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안다.
오늘 승리하면 SK와 1게임차가 된다.
그리고 리그 최강 SK의 독주 또한 여기서 끝내야 한다.
그래야 SK를 끌어내리고 기아가 선두로 치고 달릴 수 있는 최고로 중요한 기회다.
그래서 자원등판을 요청했고 또 윤석민을 믿었고 팀이 결국 이기리라는 것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요즘 기아 팀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아울러 타격까지 제대로 이루어지고 코치진의 움직임도 아주 세밀하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 시즌 우승은 자연히 보너스로 따라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페즈의 오늘 구원 자원등판은 신선한 충격이다.
2사1,2루까지 가는 위기가 있었으나 아웃카운트 세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자기 가슴을 치며 표효가는 로페즈
그에게 타이거즈의 피가 흐르는 이유다.
(윤석민 124개의 투혼으로 이룬 6승)
결국 오늘 경기는 2대1로 승리하였다.
그 기반에는 윤석민의 촌철살인의 3회 세타자 연속삼진이라는
터닝포인트가 키포인트다.
8회까지 무려 124개의 투구를 기록하며 2피안타 5볼넷 6삼진으로
1실점을 당하며 6승을 기록하였다.
고비때마다 나온 무려 142K에 이르는 슬라이더로 삼진처리하며
SK로 흐르는 경기운을 되찾아 오고 이후 그의 투혼으로 팀의 5연승을
견인하였다.
팀의 에이스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윤석민은 오늘 경기로서
보여주었다.
(이제 SK를 끌어내리고 선두로 나설 일만 남았다.)
오늘 단독2위였던 LG가 롯데에게 잡히면서 공동2위가 되면서 SK에게는
1게임차로 다가섰다.
삼성 역시 승리하면서 선두와 2.5게임차로 바짝 따라 붙어 선두권 4팀이
그룹으로 뭉쳤다.
한화가 넥센에 2연승하면서 서서히 중위그룹으로 다가오고 있어
4강 3중 1약으로 분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7위팀 한화도 선두 SK와 8게임차로 다가서며 6위 두산에게도 1게임차가
된 것이다.
2011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는 최고의 팀..기아, LG와 한화 이 세팀이 프로야구 흥행을 최고조로 몰고 가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엔 최고의 투수진과 타자들 그리고 최고의 팀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아가 핵심에 있다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만년 강자인 SK와 두산의 침체와 기아 LG 한화의 선전으로 2011 프로야구는 갈수록 한 치 앞도 분간 못할 정도의 안개속
상황을 맞고 있다. 아마 이번 주에는 자고 일어나면 선두권 4팀의 순위가 매일 바뀌어 있으리라.
각 팀이 사생결단을 각오할 정도로 배수진을 치며 경기를 하는 통에 그러한 순위다툼은 올 시즌 끝날 때 까지 이어지리라 본다.
야구를 하는 팀이나 선수는 죽을 맛이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바라보는 수백만명의 팬들은 쾌감과 희열을 느낀다.
6월중순경이면 1위 기아를 선두로 LG 삼성 SK 롯데 한화 두산 넥센으로 순위가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와 LG, 한화의 상승세와 SK 두산의 하향세 그리고 삼성 롯데의 정체성 넥센의 꼴찌 못박기 등으로 분명하게 선이 그어질
것으로 보여 갈수록 흥미진진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대단한 6월이다.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며~~simpro의 프로야구 이야기
(사진출처)스포츠조선,일간스포츠,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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