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바다를 끼고 도는 변산마실길을 걸어보자.

2017. 8. 7. 06:00전라북도 견문록/부안 견문록



전라북도 부안은 누구나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을 수 있다는 부래만복(扶來滿福)의 고장으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 아름다운 자전거여행길, 2017~2018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 20171월에 걷기 좋은 여행길 10선 등에 잇따라 선정된 최고의 명품 관광도시로 서해로 불룩 튀어나온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주로 변산면을 중심으로 서해안을 따라 관광 명소가 집중되어 있는데, 아름다운 변산 해변을 거닐면서 오복을 가득 담을 수 있는 명품길이 바로 부안마실길인 것이다.


 



부안마실길은 총 13개 코스로 총 거리는 167km에 이르지만, 그중 백미인 해안길은 8코스까지 66km로 변산마실길이라고도 한다. 나머지 코스는 내륙코스로 전체 코스를 모두 걷는다면 4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마음 단단히 먹지 않으면 도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변산마길길 1코스부터 8코스까지 해안길을 걸으면서 각 코스의 특징과 볼거리, 먹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 1코스
  • 조개미 패총길 
  • 5km(1시간 30분)
  • 난이도(쉬움)




변산마실길 출발점은 새만금 방조제가 시작되는 새만금홍보관 입구.

1코스부터 3코스까지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 해안누리길로 선정된 길로 변산마실길 중 으뜸인 곳인데, 마실길 입구에 설치된 돌로 만든 검정고무신 조형물에 이런 문구가 있다.

7080세대는 검정고무신을 신고 마실 나갔던 추억들을 아마 대부분 가지고 있을 건데, 엿 바꿔 먹고 엄마한테 혼나는 아이생각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난다.


둥실둥실 냇가에서 꿈을 담은 조각배도 되어주고

울퉁불퉁 자갈밭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게 해주며

꼬르륵꼬르륵 내 배고픈 배 엿 바꿔 채워주던 검정고무신

다시 신고 걸어보고 싶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





덕분에 기분좋은 출발이다. 동네 이웃집 가듯 편한 마음으로 해안길을 걸으면서 행복을 가득 담아 보기로 한다.

1코스는 6월이면 찔레꽃과 데이지꽃이 만개해 6월 중순까지는 환상적인 꽃밭이 되는데, 철석거리는 파도소리와 겹쳐

눈과 귀가 힐링되는 구간이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금세라도 하늘 가득 담은 캔버스에서 파란색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 밀물 때는 해안을 따라 난 마실길을 걷지만

썰물 때는 바닷가로 난 길을 걷는 색다른 묘미도 있다.


변산마실길이 시작되는 곳은 서두(西斗)터였다는데,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인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기 전 이곳은 약 15여 호의 작은 어촌이었다고 한다. 물소가 바다를 건넜다는 전설이 있는 곳으로, 썰물 때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서 힘들게 일하는 어부들의 삶이 그려진다.






1코스 명칭이 조개미 패총길이다.

군산대학교 수련원 앞에 도착하면 바닷가에 네모난 조개 무덤이 있는데, 전라북도 기념물 제50호인 대항리 패총이다.

패총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류 껍질이 쌓인 무더기로 대항리 패총에서는 조개껍데기 외에도 빗살무늬토기 파편과 각종 석기가 발견되었다는데, 패총이 있는 마을은 합구미(蛤九味)로 순 우리말 이름으로 '조개미'라고 한다.

합구미에서 변산해수욕장까지 이르는 갯벌이 대항리 갯벌로 부안의 갯벌 중 백합 양식 성공률이 가장 높다고 하니 선사시대 사람들이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사랑의 낙조공원이 있는 팔각정.

서해로 떨어지는 낙조를 조망하는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듬뿍 담긴 곳으로, 누에가 생산한 명주의 전설이 있는 누에섬, 고슴도치 섬으로 불리는 위도, 새벽이면 중국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상황등도, 기러기가 날아가는 비안도 등 고군산 열도와 새만금 방조제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낙조공원에는 갖가지 조형물이 연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 '트리톤'의 '진실의 입' 조형물이 인기다.  


만약 사랑의 낙조공원에서 연인이 '사랑해'를 고백하면 꼭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고백하라고 하길.

손이 무사하지 못하면 거짓이요, 무사하면 진실일 것이다.







변산에서 가장 유명한 변산해수욕장이다.

400여 그루의 편백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 향이 가득한다. 바닷물이 따뜻하고 경사가 완만해 여름이면 피서객이 넘쳐나고 사계절 캠핑 족이 찾는 곳이다.


드디어 1코스 종점인 송포항에 도착했다.

송포항은 인근 영광 칠산바다가 조기 어장으로 성시를 누리던 1960년대 말까지 활기가 넘쳤던 포구로 비안도가 군산에 속하지만 비안도 사람들은 송포를 통해 육지로 나설 정도였다고 한다.

인근에 변산해수욕장이 있어 관광객이 몰리다보니 지금은 바다낚시로도 유명하다.






  • 2코스
  • 노루목 상사화길 
  • 6km(1시간 30분)
  • 난이도(쉬움) 





변산마실길 2코스는 송포항에서 성천항까지 6km로 노루목 상사화길이라고 한다.

송포항에서 해안을 따라 군철책이 계속 이어지는데, 상사화 군락지가 있어 해마다 8월 말에서 9월 초면 상사화를 보기위한 사람이 몰리는 곳이다.

조선왕조 세도정치에 왕권이 쇠퇴해 정사가 문란해져 이곳에 유배온 한 선비가 때를 기다리며 임금님 계신 곳을 바라봤다는 사망암이 있는데, 이름도 없는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면 한양으로 복귀보다 그냥 눌러 앉아 신선이 되고 싶지 않았을까?


 



솔향기 가득한 송림 사이로 난 변산마시길.

길은 완만해 걷기에 편하고 하염없이 펼쳐진 푸른 서해를 바라보니 머릿속까지 정갈해진다.


걷는 듯 마는 듯 어느새 고사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변산 마실길을 걸으면 경치에 반해 길인지 선계인지 헷갈리 정도인데, 보이는 해변마다 모두 아름답고 물도 맑아

아무 곳이나 풍덩 바닷물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고 싶었진다.  






원불교 하섬훈련원 분원 근처에는 식당이 즐비하다.

이곳에서는 변산 특미인 반지락 요리를 만날 수 있다.

반지락죽, 반지락회무침, 반지락비빔밥 등 반지락을 주재료로 한 요리는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 마실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최고 인기다.




 


고사포 해수욕장의 송림은 인근 변산해수욕장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야영이나 오토캠퍼에게는 최고 명소다.

송림 사잇길은 거의 900m에 이르고 폭도 최대200m나 되는 울창한 숲이 하루종일 태양빛을 가려주기 때문이다.


2코스 종점인 성천항에 도착했다.

성천항도 송포항과 더불어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의 고깃배가 다 모였던 곳인데, 지금은 한적한 시골 포구지만 옛날 조기 파시 철이면 배에서 바로 염장 처리한 생선을 담을 옹기나 소금, 그리고 어부들에 필요한 곡식과 땔감 등이 성천항으로 집결했다고 하니 옛 영화가 그립기만 하다.







  • 3코스
  • 적벽강 노을길 
  • 7km(2시간)
  • 난이도(쉬움) 





변산마실길 3코스는 성천항에서 격포항까지 7km로 적벽강 노을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붙었다.

해안길 8개 코스 중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변산마실길을 걷는 사람 대부분이 3코스를 걷는데, 7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생성된 적벽강, 채석강 등 지질명소를 차례로 만날 수 있으며 닭이봉 전망대에서는 부안 최대 항구인 격포항과 격포 해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봄이면 유채꽃이 만개한 마실길도 아름답다.

이곳에는 전국 유일의 바다 신을 모시는 수성당이 있어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흘이면 어민들의 무사태평과 풍어를 비는 수성당제를 구경할 수 있다.


수성당은 칠산 바다의 풍어를 관장하고 어부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수성당 계양 할머니의 마을 공동 신앙소인데, 수성당 앞 임수도는 효녀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백석에 팔려가 바다에 뛰어든 임당수가 있다는 곳이다.

하지만 전설과 달리 임수도 부근에서는 1993년 292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해 훼리호가 좌초돼 가슴 아픈 곳이기도 하다.






수성당에서 마실길을 벗어나 북쪽 군부대 통제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해안으로 가본다.

높이가 30여 m에 이르는 검붉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절벽이 솟아있는데, 그 밑에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있는 굴이 용굴이라고 한다. 가파른 내리막을 통해야 갈 수 있는데, 바닷길이 열리는 썰물 때는 절벽 밑으로 난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수성당 근처에는 천연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된 후박나무 군락지도 있는데, 해안절벽에 자라는 특이한 군락지로 200m거리에 10여 그루의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다. 격포 부근이 후박나무 북방한계선으로 식물분포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는데, 인근에 바다 신을 모시는 수성당이 있어 잘 관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제 변산마실길의 명품 적벽강과 채석강을 차례로 만나본다.

변산마실길 1코스부터 3코스까지는 썰물 때 바다로 난 길을 걸으면 적벽강과 채석강의 절경을 실컷 감상할 수 있는데,

바다 물때를 잘 맞춰 오는 것이 중요하다.

물때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매일 틀리므로 변산반도 물때표를 참고하면 된다. 


적벽강과 채석강은 국가명승 제13호로 지정될 정도로 경치가 뛰어난 곳이다.

적벽강은 중국의 소동파가 시를 지었던 적벽강과 흡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검붉은 바위가 차곡차곡 쌓인 해안은 기묘한 절벽과 어우러진 절경은 채석강 못지않다.


채석강은 바닷물에 침식돼 퇴적층이 쌓인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절경인데, 중국 당나라 이태백이 강에서 술 마시며 뱃놀이하다 강물에 빠진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흡사해 채석강이란 이름이 붙었다.

어릴 때는 적벽강과 채석강이 강(江) 이름인줄알고 지리부도를 열심히 찾아봤던 기억이 있는데, 적벽강과 채석강은 강(江)이 아니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격포 앞바다를 총칭한 이름이라는 것쯤은 이제 다 아는 사실이다.






마실길을 잠시 벗어나 닭이봉 전망대에 올랐다. 격포해수욕장과 격포항을 한눈에 보기 위함위다.

좌측으로 멀리 적벽강 사자바위가 보이고 닭이봉 아래는 채석강이다.

우측으로 격포항과 봉화산이 보이는데, 전망대에 빨간 우체통이 하나 있는 것이 특이했다.


안도현 시인의 시 '바닷가 우체국'에서는 아름다운 변산반도를 이렇게 그렸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


이 시가 발표되자 한동안 정보통신부 장관 이하 전 직원들은 아침 회의 때마다 안도현 시인의 '바닷가 우체국'을 낭송했다는데,

시에 나오는 바닷가 우체국이 어딘지 찾아다니는 수고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변산 그 어디에도 바닷가 우체국은 없는데, 닭이봉 전망대에 오르니 딱 안도현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마침 부안마실 축제기간 중 해양경찰 경비정을 공개한다기에 방파제로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잠시 걸어본다.

격포항은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아름다운 어촌 100개소' 중 한곳인데, 위도, 고군산군도, 홍도 등 서해안 도서와 연계된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각종 싱싱한 수산물이 집하되다보니 사계절 내내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전국 각지의 미식가와 관광객이 넘쳐난다.

특히 채석강에서 바라본 노을이 백미로 3코스 이름을 적벽강 노을길이라 칭한 것도 마실길 중 가장 절경이 뛰어난 이유이다.





  • 4코스
  • 해넘이 솔섬길 
  • 5km(1시간 30분)
  • 난이도(보통)  






4코스는 해넘이 솔섬길로 격포항에서 솔섬까지 5km이다.

해넘이 공원에서 출발해 봉화봉을 지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촬영한 전라좌수영세트장과 사진가들에게 일몰사진으로 유명한 솔섬을 지난다.


봉화산에는 봉수대가 있는데, 격포는 조선시대 수군 전라우수영 관할의 요새인 격포진으로 수군의 별장이나 첨사가 주둔했던 곳으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그래서 남쪽과 북쪽에서 일어난 상황을 봉수대로 연결해 서로 교신했는데, 전남 영광에서 신호를 받아 고창 봉백산 소응포~격포 봉화산 봉수대-변산 대항리 점방산-계화도 계화산-김제 심포(갈곳)로 연결돼 서남해안 방어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한다.


전라좌수영세트장은 2005년 방송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세트장인데, 10년도 넘는 세월 관리가 잘돼 지금도 각종 사극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한다고 한다. 마실길을 잠시 벗어나 세트장 망해루(望海樓)에 올라 이순신 장군의 기개를 체험하는 것도 괜찮을 일이다.



 


궁항은 활시위를 끝까지 잡아당긴 모양의 작고 아담한 산에 둘러싸여 있는데, 마치 활과 화촉 형상을 하고 있으며 개섬과 마을 사이에 100m 길이의 목이 있다고 해 활궁(弓)에 목항(亢)을 써서 궁항이라고 부른다. 

마을을 거닐면 각종 조형물과 포토존이 있는데, 상록해수욕장으로 가는 언덕 전망대에서 보면 활모양 항구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두포해변의 갯벌체험장이다.

마실길을 걸으면서도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데, 체험장 이용요금은 5세 이상 5,000원이다.

1인당 1kg까지 시간제한 없이 채취할 수 있으며 더 많이 채취했다면 kg당 5,000원이 추가된다.

주의사항은 멀리 들어가지 않고 작은 조개는 채취하면 안 되는데, 잡다보면 잊어버린 다는 것이 함정이다.


두포해변을 지나면 상록해수욕장이 나온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하계휴양소로 선정돼 공무원 가족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민간이 인수한 사설해수욕장이다.

선정(善政) 공무원의 표상이 상록수이기에 해수욕장 이름도 상록수인데, 해수욕장 외에도 담수풀장, 배구장, 야영장, 취사장 등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무료입장인 것에 비해 상록수 해수욕장은 입장료가 있는데, 그러다보니 휴가철 변산이나 고사포, 격포해수욕장 등은 피서객으로 북적거려도 이곳은 조금 한산하다고 한다. 








4코스 종착점인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솔섬이라는 무인도가 있는데, 황홀한 노을과 섬의 소나무에 걸치는 석양을 담기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썰물 때는 바닷길이 열려 섬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솔섬의 매력은 바로 소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용의 여의주를 숨 막히게 지켜보는 것이다. 물론 카메라에 담는 것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 5코스
  • 모항갯벌 체험길 
  • 9km(2시간 30분)
  • 난이도(쉬움)  





이제 딱 절반 왔다.

변산마실길은 어느 코스를 걷든 바다와 대화를 하면서 걷는 것이 특색으로 반대로 돌아도 문제는 없다. 5코스는 솔섬에서 모항 갯벌체험장까지 약 9km인데, 주변에 천연기념물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어 자연생태 공부도 겸한다.


솔섬을 지나니 샹그릴라펜션 단지에도 자그마한 해수욕장이 있다.

펜션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독립해변인데, 피서철 절정기에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황토풀장도 있으며 모터보트 체험도 한다는데, 휴가철 오로지 펜션 고객만을 위한 전용해수욕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쩜 이용객에게는 최고의 특권이겠다.




 


서부지방산림청 변산 산림수련관 해변이다.

산림공무원을 비롯한 산림관계자들의 수련, 교육 및 휴양시설인데, 역시 자그마한 해변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마실길을 걷다보면 해안 어디서든 갯벌에는 항상 무엇인가 채취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연이 준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 것도 힐링일 것이다.

 






모항해수욕장과 해나루 가족호텔이다.

마치 하와이 어느 해변을 보는듯한 착각이 드는데, 6코스 쌍계재에서 모항 해변에 늘어선 송림사이로 넘어가는 석양을 담는 것도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이다.


안도현 시인은 시 '모항으로 가는 길'에서 모항을 '변산의 똥구멍'이라고 표현했는데, '문득 떠나고 싶어질 때나,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싶을 때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으로 가라'고 했다.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라고 했는데, '모항에 도착하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으며',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걱정하지 마, 모항이 보이는 길 위에 서기만 하면 이미 모항이 네 몸속에 들어와 있을 테니까'라며 아름다운 모항을 노래했다.


모항을 지나면 모항 갯벌체험장이 있다.

이곳도 도포마을 갯벌체험장처럼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인데, 체험비는 성인 10,000원(초등학생까지 8,000원)으로 도포마을보다는 비싸다. 체험장 내부에 깔끔한 샤워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 달랐는데, 역시 채취량은 1인당 kg이며 도시에서는 절대로 접할 수 없는 갯벌을 마음껏 체험하는 즐거움 가득한 곳이다.







  • 6코스
  • 쌍계재 아홉구비길 
  • 11km(2시간 30분)
  • 난이도(쉬움)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이다.

이곳은 바닷길에 접한 무성한 숲길인데, 인근에 천연기념물 제122호인 호랑가시나무군락지가 있다.

잎에 광택이 흐르고 모서리에 가시가 달려 성탄절 트리 장식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가시가 매우 억세 호랑이 등을 긁는데 쓸 만하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금강 가족타운이라는 펜션을 지나 국립 변산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자연휴양림은 대개  산과 숲이 조화를 이룬 내륙의 산이나 계곡에 조성되었지만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휴양림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품은 해안형 자연휴양림으로 바다를 품고 있는 국립 변산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 휴양관과 습지생태 관찰원이 있으며 모든 창이 바다를 향해 자연스럽게 바다를 품고 있는 곳이다.



 




휴양림이 있는 쌍계재는 꽤나 높은 재이지만, 변산마실길은 해안을 따라 걷기에 어렵지 않게 아홉구비길을 걸을 수 있는데, 구비구비 해안길을 따라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조릿대 터널을 지나며 가을이면 억새와 야생화가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장면을 볼 수 있다.








6코스 종착점인 왕포마을로 이어지는 마동방조제를 지난다.

길이가 748m에 이르는데, 한 여름 땡볕에 걷기는 부담스럽지만 눈 내리는 겨울에 걸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마을 안길을 거쳐 작당마을로 접어든다.


자그마한 포구와 오래된 담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농부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슨 수를 꾸미기위한 작당(作黨)이 아니라 하늘에서 보면 지형이 마치 까치집을 닮았다고 해서 작당(鵲黨)이라고 부른다.








  • 7코스
  • 곰소 소금밭길 
  • 12km(3시간)
  • 난이도(보통)  





7코스 시작점인 왕포마을이다.

왕포마을에서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과 곰소염전까지 약 12km구간으로 곰소 소금밭길이라고 부른다.

왕포는 1970년대까지 영광굴비가 잡히는 칠산어장에서 가장 번성했던 포구였는데, 수백 척의 어선이 옹기종기 모여든 풍어성시를 이루었으며 칠산어장 중에서도 고기가 제일 많이 잡히는 곳이어 이름도 왕포(王逋)이다.





호남 최대 젓갈 시장이 있는 곰소항이다.

변산 8경 웅연조대의 한 장면이 있는 곳인데, 강촌의 어부들이 낚싯대를 둘러메고 노래 부른 경치를 말한다.


곰소항에 있는 곰소젓갈시장은 호남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젓갈 냄새가 365일 진동하는 곰소항은 하루 종일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으로 경치에 반해 머물고 젓갈 맛에 반해 들르고 싱싱한 횟감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황동규 시인는 시 '풍장'에서 자신이 죽으면 '가죽가방에 넣어 전세택시에 싣고 군산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항에서 통통배를 태워 선유도 근처에서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라고 노래했는데, 황 시인은 왜 선유도로 가기 위한 뱃길을 군산이 아닌 곰소항을 택했을까?

아마도 황 시인은 군산에서 해안을 따라 변산반도 마지막 항구인 곰소항까지 오늘 멋진 길을 길벗으로 삼았을지도 모르겠다.







변산마실길 7코스는 해안길보다 내륙길이 더 많은데,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 앞 돌고래 조형물이 길을 안내하는 것 같다.

해안을 매립한 대단지 곰소 다용도 부지를 거쳐 부안군 진서하수처리장을 빙돌아 곰소염전으로 길은 이어진다.

앞으로 대형 수산물센터를 건립하고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서는 등 간척지 활성화가 기대되는데, 마실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7코스의 백미는 바로 곰소염전이다.

일제 강점기 말에 연동마을에서 범성과 웅연도, 작도를 연결하는 제방을 축조하면서 염전을 만들었다는데, 이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화염(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을 생산해 남포리 사창에 보관했다가 7코스 종착점인 구진포에서 쌀과 함께 노량진으로 보낼 정도로 염전이 발달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에 새롭게 조성된 45ha에 이르는 염전에서는 다른 곳에 비해 10배나 많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생산해 곰소를 호남 최대의 젓갈시장으로 바꿔 놓았는데, 바닥이 타일판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현장체험도 가능한데, 염전에서 영글어 가는 소금의 결정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도 있다.






  • 8코스
  • 청자골 자연생태길 
  • 11km(2시간 30분)
  • 난이도(쉬움)  




이제 변산마실길 마지막 코스인 8코스를 출발해 본다.

곰소염전을 거쳐 소금을 실어낸 구진포와 광활한 간척지를 지나는데, 해안길이지만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내륙의 논과 밭길을 걷기에 땡볕을 피할 숲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거리도 만만치 않은 11km인데, 줄포만 해안체험탐방도로 공사로 인해 길이 끊겨 돌아 가야할 곳이 몇 군데 있었다.






하지만 신활마을, 호암마을 등 예전의 바닷가 마을과 영전저수지에서 줄포만으로 이어진 하천의 갈대가 아름답기때문에

마실길이 하천으로 이어져 청자박물관에서 끝났으며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끝이 어딘지 모른 곰소갯벌 건너편은 고창인데, 끝자락의 소요산 마루금이 살며시 보인다.

곰소만은 격포 채석강에서 고창까지 이어진 연안을 따라 잘 발달된 갯벌 중 최고인데, 2010년 1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정도로 보존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갯벌의 면적만 106.2㎢로 곰소만 대부분은 갯벌인데, 수심이 낮아 썰물 때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는 곳으로 간척을 하지 않아 대부분의 갯벌이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 생태학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변산마실길 마지막 코스인 8코스 종착점도 부안자연생태공원인데, 이곳은 저지대 침수를 대비해 제방을 쌓아 놓은 곳에 갈대와 띠풀이 무성해지고 담수 습지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생태늪지로 발전해 지금은 시민의 쉼터가 되었다.

공원의 면적만도 20여만 평이나 되며 갈대숲 10리길, 야생화단지, 은행나무 숲길 등 다양한 산책로를 만들었으며 2005년 방영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세트장도 있다.








바닷물 범람으로 줄포를 지키기 위해 방조제를 축조하고 버려졌던 땅에서 우연히 얻은 보물 같은 습지.

줄포만 개발 와중에도 갯벌 생태계와 자연 습지를 지켜낸 것은 바로 지역민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10만평에 달하는 갈대숲과 해국, 찔레꽃, 함초 등 20여 종의 자생화와 염생식물이 자라는 곳.

봄이면 각종 야생화가 꽃밭을 이루고, 여름이면 해바라기, 가을이면 코스모스와 갈대숲, 겨울이면 하얀 설원이 펼쳐지는 부안자연생태공원. 변산마실길의 종착점을 이곳으로 삼은 이유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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