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5. 00:00ㆍ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고교동창 산악회의 5월 산행은 지리산 바래봉이다.
작년 이맘때쯤 전국 제일의 철쭉군락지인 지리산 바래봉으로의 단독 산행때 받았던 감흥과 흥분을 친구들과 고스란히
나누고 싶어 작년 12월 정기총회때 2012년 5월 정기산행으로 지리산 바래봉을 강력 추천했었다.
작년에는 바래봉 철쭉 끝무렵에서야 올라와 서운한 감이 없잖았지만 허브랜드에서 부운치까지 갔다 되돌아 오면서
'내년에 꼭 다시 널 찾고 말테야'를 수십번 되뇌이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지만
올해는 최고 최상의 철쭉 만개 타이밍에 맞추어 바래봉을 찾아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한 값을 했다고 생각된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동창들의 산악회 산행으로는 무리일 정도로 먼거리^^에 산행시간도 6시간이 다 되어
한 친구는 발가락이 붓고 몇몇 친구는 가다 쉬다를 수십번 하며 오른 고생스런 산행끝에 '고생끝 행복시작'이라고
지리산 최대의 철쭉 군락지인 부운치에서 팔랑치까지의 철쭉 터널 숲에 파묻혀 온 몸을 비비고 끌어안고 향기에 취한
모두의 오감을 제대로 만족시킨 행복한 산행이 되었다.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광주에서 8시 40분에 출발하여 전북 학생교육원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10시경.
평소보다 30분 앞당겨 출발한 것은 그동안 약8km정도의 산행에 익숙한 친구들이 12km에 달하는 철쭉 능선길을
거닐며 향기에 취하다 보면 보통때의 산행보다 배 이상의 시간과 체력이 소모될 것으로 여겨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오늘 74차 지리산 바래봉 산행에는 모두 25명의 친구들이 참석하였고 모처럼 대형버스를 대절하여 옴서감서 편안한 여정을
만끽했던 관계로 75차 이후에도 25명 이상의 친구들이 매월 참석하여 항상 대형버스로 움직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산행은 애시당초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고리봉 - 세걸산 - 세동치 - 부운치 - 바래봉삼거리 - 바래봉 - 바래봉삼거리 -
허브랜드 - 용산마을 주차장으로 예정했으나 능선길이 아무리 걷기에 힘들지 않다고 해도 약15km에 이르는 원거리 산행은
무리일 듯 싶어 계획을 수정하였다.
전북 학생교육원에서 출발하여 세동치로 올라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삼거리 - 바래봉 - 바래봉삼거리 - 용산마을 주차장
으로 이어지는 12.3km에 5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도 친구들에게는 무리일 듯 싶지만 교육원에서 세동치까지 빡센 1.8km
를 1시간만 올라가면 나머지는 오르 내리는 능선길을 따라 바래봉까지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코스를 선택했다.
(10:08)
우리 팀이 1착으로 교육원에 도착하여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기분 전환하는 사이 대여섯대의 산악회차량이 밀려들어 온다.
가급적 지체없이 한적하게 오르기 위해 30분 빨리 광주에서 출발했지만 대부분 충청도 경상도 지역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했을
산악회 차량들에서 우르르 솟아져 나온 산님들이 차에서 내려서기 무섭게 앞으로 내 달리다 보니 우리 일행은 멀찌감치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산행이라고는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포도시 8km내외에 3시간 정도 산행에 익숙한 친구들과 매주 원거리 산행.
으로 다져진 전문산악회 산님들하고 애시당초 게임자체가 되지를 않는다.
전북학생교육원의 위치가 참으로 좋다.
깊은 숲속에 깊은 계곡물이 시원한 산 중턱에 자리잡아 휴양지로는 최고 최적의 환경이다.
공부하기에 딱이다 싶을 정도의 멋진 환경..그러니 산에 오르는 님들은 이곳을 지날때는 쉿~~조용히 지나가야 한다.
(10:16)교육원을 지나 세동치로 올라서는 들머리입구에도 철쭉이 지천에 널려있어 친구들의 바짓가랑이를 잡아 당긴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올라 세동치까지 바람을 등에 업고 날아가고 싶었을까?
(10:24)약15분정도 가파른 오르막 경사길을 걸어 종아리 뒷 근육이 묵직해질 무렵 첫 이정표가 나오고..
거리를 보니 세동치까지 1.8km이다. 여러 안내도에는 주차장부터 세동치까지 약 1시간이 걸린다고 되어 있다.
친구들의 체력은 거기에 훨씬 못 미치니 항상 걸리는 시간에 15%정도를 업해야 하거늘..
미처 가중치를 계산하지 못한 통에 시간이 많이 초과하여 산행후 다음 일정인 사우나를 가지 못한 결과가 오고 말았다.
항상 선두조였던 친구들이 후미에 쳐진 친구들 리딩조로 남는다는 컨셉이다.
먼저 가려는 친구를 체포하는 순간..ㅋ
그렇게 힘들어도 힘든표정을 숨기고 거친 호흡으로 산을 오르는 친구들과
그들을 옆에서 응원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산행이 즐거울수 밖에 없었다.
교육원을 출발한지 약20여분만에 중간 임도에 도착하였다.
이 임도는 2년전 동창회 산악회에서 5월 바래봉 철쭉 산행중
우천으로 인하여 세동치를 거쳐 바래봉으로 더 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기념사진 한장 달랑 남겨놓고 후퇴해 버린 슬픈 기억이 있는 임도이다.
이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도 있지만
우린 2년전 후퇴당시의 슬픔을 친구삼아 정규 산행코스로
세동치에 올랐다.
여기까지 아이들과 같이 올라와서 임도를 따라 하산하는 가족들도 있다.
가끔 이런 깊은 산속에서 만나는 임도는 우선 걷기에 편하고 길이 넓어 햇살만 비치지 않는다면
최고의 산책길임은 분명하다..더구다나 그 아래 편백숲이라도 있는 곳이면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피톤치드 향을 마음껏 마시며 걷는 생명과 치유의 숲길이기도 하다.
임도에서 잠시 다리쉼하여 전열을 가다듬는 친구들..
빨랑빨랑 내놔봥..머시여 금새 다 먹어부렀나? 카메라가 무거워 낑낑대며 오르다 보니 나도 많이 지친다.
지난달 월출산 산행후 처음 나서는 산행이라 체력도 많이 부실해 졌다. 더군다나 가져온 스틱도 힘들어 하는 여친들에게
나눠져 버리고 없다보니 힘이 두배로 더 든다.
오르막이 있으면 이런 평지도 있어야 산행이 즐거운법.
빡세게 오르다 만난 솔잎파리로 양탄자 처럼 푹신거린 소나무 숲길은 풋풋한 더덕향과 더불어 최고의 기쁨조이다.
홀로 군계일학으로 피어난 철쭉은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산꾼들을 유혹한다.
홀로 있으니 빛이 나지 팔랑치에 같이 있었다면 찬밥이었겠지?^^
(11:22)주차장을 출발한지 1시간 14분만에, 들머리를 출발한지는 58분만에 세동치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서 들머리까지 경사도 심한 언덕길 16분과 이후 들머리에서 세동치까지 빡센 58분등 1시간14분정도 걸렸지만
보통체력 이상이면 큰 무리없이 올라갈 수 있다. 하물며 아이들도 올라 다니는데...ㅋ
여기서 정령치까지는 4.3km..처음계획대로 정령치에서 출발했다면 1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지만 교육원에서 출발한 관계로
1시간과 2.5km를 줄였다. 바래봉까지 남은 거리는 5.1km..부지런히 걸으면 2시간이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물론 점심은 먹어야 하니..그 시간만 더 하면 되겠다.
멀리 부운마을도 보이고...
그 너머로는 실루엣으로 하늘금을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도 보이고..
뒤 돌아보면 멀리 노고단과 만복대..가까이로는 세걸산(1218m)이 보이고.
갈길을 바라보면 멀리 바래봉과 1140고지가 보이고.
세동치에서 부운치까지는 철쭉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부운치에서 바래봉까지는 널린게 철쭉이라 제대로 대접을 못 받지만 이곳 세동치에서 만큼은 귀하신 몸이다.
(12:20)부운치(1115m)에 도착
세동치에서 부운치까지는 2.1km에 걸린 시간은 약1시간.
비좁은 능선길 곳곳에 경사도 심한 내리막이 있고 역으로 정령치로 올라가는 산님들을 만나다 보니
가다 서다를 수십여차례 반복하며 걸린 시간이어 시간 체크는 큰 의미가 없다.
이곳에서 선두조가 식사를 하는가 찾아 보았지만 아무도 없어서 통과..
하지만 도착무렵 버스안에서 점심 식사 시간으로 팔랑치 못가 철쭉군락지에서 한다는 말을 깜박 잊고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어디서 점심을 함께 먹는다는 약속이 안 되어 있어 끼니 때가 다 되었음에도 무작정 앞만 보고
걷는 꼴이 되고 말았다.
급하게 선두조로 생각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날려보았지만 불통지역.
부운치를 한참 지나 가는데 후미조의 산악회장이 전화를 날려 어디서 식사를 하느냐 묻길레..팔랑치 근처까지 간다고 하니
투덜투덜..ㅋㅋ 배가 고프다는 신호다..
부운치에서 팔랑치 못가 식사장소인 철쭉 군락지까지는 약20여분거리..
좀만 배고픔을 참고 가면 이 세상 제일 멋진 곳에서 식사할 수 있으니 얼릉오게나..
팔랑치 800m전. 철쭉 군락지.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작년 나홀로 찾은 바래봉 산행때도 이곳에서 식사를 한 적 있다.
당시엔 뙤약볕이 쨍쨍 내려쬐는 날 시원한 소나무그늘아래서 먹었지만 오늘은 햇빛이 없어
아무데서나 자리 펴고 앉으면 그곳이 바로 식탁이 된다.
멀리 작은 구릉을 너머가 팔랑치..
이곳부터 팔랑치까지는 온통 철쭉 세상이다.
사방을 둘러보면 산과 철쭉밖에 안 보이는 곳. 산님들의 형형색색의 등산복도 철쭉앞에 서면 초라해 진다.
잠시 철쭉 구경모드.^^
다행이 부운치의 후미가 그곳을 통과하여 이곳까지 왔다.
선두역시 이곳이 천혜의 식사장소임을 알고 미리 이렇게 자리를 잡아 놓고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고 사전에 공지를 못했음에도 인간의 눈에는 이곳이 최적의 식사장소임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다.
식사후 미스 팔랑치를 뽑는 시간을 가져보고...
심사위원은 나와 전국의 수 많은 독자들이다..
그러니께 열심히 치장들 하고 철쭉 앞에 서도록..알간? ㅋㅋ
그려 다 가지소잉...
철쭉 군락지의 아름다운 모습과는 안 어울리는 생뚱맞은 고목이 이상스레 비교되는 곳..
이제 본격적인 미스 팔랑치 선발대회의 시작은 다음편에 계속된다.
(글 : 포토뉴스 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한국의 산 견문록 > 한국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아들과 떠난 제주여행2편(한라산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0) | 2012.06.06 |
---|---|
지리산 바래봉 철쭉 향기에 취해.2편 (미스 팔랑치 선발대회) (0) | 2012.05.16 |
이승기도 포기한 영암 월출산 고행의 암릉길 2편(천황봉~구름다리~천황사) (0) | 2012.04.11 |
1박2일 이승기도 포기한 영암 월출산 고행의 암릉길1편(경포대~바람재~천황봉) (0) | 2012.04.10 |
유은3018산악회 73차 월출산 경포대코스 (0) | 2012.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