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배냇향이 나는 왕의 녹차, 그 천년 차나무를 찾아서

2013. 4. 16. 07:05대한민국 견문록/경상도 견문록

 

쌍계사에서 차운하다

 

                   초의선사

 

발길이 산사에 까지 닿아서

흥겨움에 즐겁게 놀았느니라

시내는 계곡사이로 굽이쳐 흐르고

산세는 하늘을 둥글게 감쌌다.

 

솔바람 소리는 빈집에 어리었고

대나무 그늘은 여울을 덮었다.

다시 여기와서 자고 간다고

그런 언약이야 어찌 또 하겠느냐 마는

깊은 산사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저녁에야 비로소 맑게 개었구나

 

어느새 으슬으슬 찬기운 도는데

노송앞 텅빈 산사에는

용처럼 얽힌 뿌리 옛빛 머금고

수압은 재연각에 놓여 있구나

 

슬프도다

황매로 가는 길목에서

오조의 법을 어찌 얻을 것인가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십리벚꽃길과 하동포구.

이렇게 산길과 물길, 그리고 꽃길과 바닷길이 만나는 하동은 해발 20m정도의 지형으로 산의 골이 깊고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고 안개가 자주 끼어 일조량이 적절히 조절돼 차의 맛과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다.

7세기 전반인 선덕여왕(632~647)때부터 이미 음다풍속(飮茶風俗)이 있었고, 흥덕왕(826~836)3년인 828년에는 '당나라에 갔다 돌아온 사신 김대렴이 차종자를 가져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하였다. 차는 이미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으나 이 때에 이르러 성행하였다'는 최초의 기록에 의해 많은 학자들의 고증으로 화개동 쌍계사입구의 차밭이 우리나라 차시배지임이 밝혀졌다고 하며, 신라시대 때부터 구한말까지 조정에 차를 진상하였고 고려의 대문호 백운거사 이규보(1168~1241)는 '화개다소의 차는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차이자 하사품으로 그 맛이 일품'이라 노래하였으며, '향기는 코를 찌르고 색과 맛이 뛰어나며 , 특히 그 향기는 갓나아이의 배냇향과 같은 젖냄새가 난다'고 하여 유차(孺茶)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이렇게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하동사람들은 추운겨울인 2월까지 차를 따기위해 고초를 겪었으며, 이규보는 화개차밭에 불을 지르라고도 했다 한다.

그럼 오늘은 그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동차의 시조로 임금께 진상했던 천년 차나무를 찾아 하동 화개면 정금리로 떠나본다.

 

 

 

 

차는 따는 시기에 따라

1. 첫물차(양력 4월 중순(곡우)에서 5월 상순 사이에 채엽한 것으로 차 맛이 부드럽고 감칠맛과 향이 뛰어남),

2. 두물차(양력 6월 중순에서 6월 하순 사이에 채엽한 것으로 차 맛이 강함),

3. 세물차(8월 상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채엽한 것으로 차의 떫은맛이 강하고 아린 맛이 약간 있음),

4. 네물차(9월 하순에서 10월 상순사이에 채엽한 것으로 차의 떫은맛이 강하고 형상이 거칠고 맛이 떨어짐)로 구분된다.

 

 

'차의 아버지' 한재 이목(1471~1498)은 차에는 삼품(三品)·칠효(七效)·오공(五功)·육덕(六德)이 있다고 했다.

차의 등급으로서의 삼품(三品)은

상품 -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상품(上品),

중품 - 지병을 없애주는 것이 중품(中品), 

차품 - 고민을 달래주는 것이 그 다음 차품(次品) 이라 했으며,

 

차의 7가지 효능((七段階 修身求道))은

1. 한 잔을 마시니 메마른 창자가 눈 녹인 물로 씻어낸 듯 깨끗이 씻겨 내리고

2. 두 잔을 마시니 마음과 혼이 상쾌하여 신선이 된 듯 하고

3. 석 잔을 마시니 병골에서 깨어나 두통이 없어지며 호연지기가 생겨나고

4. 넉 잔을 마시니 가슴에 웅혼한 기운이 생기며 근심고 울분이 없어지고

5. 다섯 잔을 마시니 색마가 도망가고 탐욕이 사라지며

6. 여섯 잔을 마시니 세상의 모든 것이 거적떼기에 불과하며 해와 달이 방촌에 들어 신기함이 하늘나라에 오르는 듯 하고

7. 일곱 잔은 채 반도 마시기 전에 맑은 바람이 울울이 옷깃에 일어난다.

 

 

 

차의 5가지 공로(五功效)는

1. 마른 갈증을 풀어주고

2. 마른창자와 가슴의 울적함을 풀어주고

3. 주객의 정을 서로 즐기게 하고

4. 뱃속의 중독에 대한 해독으로 소화가 잘되게 하고

5. 숙취에 대한 정주 즉, 술을 깨서 해독해 준다.

 

 

차의 6가지 덕성(德性)은 사람으로 하여금

1. 오래살게 하고 덕을 닦게 한다.

2. 병을 그치게 하고

3. 기를 맑게 하고

4. 마음을 편케하고

5. 신령스럽게 하고

6. 예의롭게 한다.

 

 

 

천년 차나무를 찾아가기전에 쌍계사 입구에 있는 하동 차문화센터를 들러본다.

이곳은 하동 야생차의 홍보를 활성화하고 하동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차 시배지와 쌍계사와 인접한 곳에 2005년 개관하였다.

차문화센터는 전시관과 체험관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시관에서는 한국차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천년차를 비롯한 다양한 차와 관련유물 및 차 도구가 전시되어 있어, 우리나라 차의 역사와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체험관은 찻잎을 이용한 전통 수제 덖음차를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우리 차 다례 체험을 하면서 하동녹차의 색.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실을 갖추고 있어, 한국 차 천년의 역사와 천년의 향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다실에서의 다례 체험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상주하는 자원 봉사자들에게 다례 예절을 배울 수도 있다.

덖음차 만들기 체험은 항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해야 체험이 가능하고, 매년 5월 초에는 본격적인 차 수확기로, 참가자들이 실제로 찻잎을 따고 덖고 말리는 과정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부대시설인 차문화 광장에는 하동차의 역사를 시대별로 이해할 수 있는 '어차(御茶)동천비"와 '다촌 정상구 시비'가 있으며, 하동야생차

문화 축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하동야생차문화 축제는 5월17일 ~ 19일까지이다. ☞ 홈페이지 바로가기

자료출처 : 디지털하동문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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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전시관은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

 

 

어차동천비

 

 

 

 

차문화전시관에서 하동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 다음, 천년 차나무를 찾아 정금리로 향했다.

차 시배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정금리 천년 차나무 있는 곳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승용차를 가지고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길이 비좁고 급커브가 많기에 초보운전자나 여성운전자는 위험할 수 있으니 마을입구에 차를 주차해 놓고 걸어올라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위에서 내려오는 차가 있다면 피할 만한 공간도 없고 매우 가파르기에...

 

 

내가 간 날은 천년 차나무가 겨우내 어는 것을 막기위해 보온막으로 덮어 놓아 볼 수가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천년 차나무를 못보고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워 발걸음이 돌려지지가 않지만, 앞으로 천년을 더 살아야 하기에

차문화전시관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금리 천년 차나무 사진(차문화전시관)

 

 

금리 천년 차나무는 화개면 정금리 두심다원내에 있으며 경상남도 지정기념물 제264호이다.

높이 420cm, 지표의 나무둘레는 52cm, 수관폭은 560cm로 2008년 한국기록원에 의해 한국 최고차나무로 공인된바 있다.

천년 차나무의 성분은 황산화, 함암, 해독작용 등 차의 대표적 효능성분인 카테킨(EGCG)이 6mg/g으로 일반차의 1~2mg/g을 서너배

웃돌고 있으며, 차의 감칠맛(단맛)을 내는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차보다 월등히 많다고 한다. 이렇게 천년 차나무에서도 매년 극소량이지만 차를 수확하고 있으며 2006년 제11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이벤트로 1통의 차 만을 생산해 경매에 붙였는데 명원문화재단 김의정 이사장이 100g에 1,300만원에 낙찰받아 하동군에 기증하였고 하동야생차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그러나 당시 천년 차나무의 수령에 대해서는 한국차문화연구회에서 공인해준바 없다라고 밝혀졌기에 천년이 되었는지 아니면 그 보다 적거나 많은지에 대한 확증은 없다고 한다. 자료출처 ☞ 언론뉴스

다만 1985년부터 2003년까지 전국에 걸쳐 야생차나무의 현황을 조사하던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차나무가 정금리 도심다원의 차나무임을 밝혀냈지만 천살이라는 수령에 대해서는 확인해준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에 의해 하동지역이 이미 천년전부터 차를 재배하였다는 것은 사실이기에 천년차나무의 고장이라는 표현이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는 것이다.

 

 

천년 차나무가 있는 곳의 차밭 풍경을 보니, 보성다원이나 월출산 다원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월출산 다원은 태평양 녹차 농장이고 보성에는 대한다원으로 거대한 기업의 소유이지만,

하동은 2100가구 정도가 차를 재배하고 있으며, 하동을 중심으로 경남지역은 전국 차 생산의 32%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차와 하동은 뗄레야 뗄수가 없는 관계이다.

 

 

대개 차를 재배하는 농가는 매실도 같이 재배하며, 화개장터에서 만난 산곡다원도 차밭 일만오천평과 매실밭 7천여평이 있다고 한다.

 

 

 

 

 

 

 

 

다성 초의선사는 하동 화개의 야생차를 한국최고라고 했으며, 차를 즐겨마시는 매니아층에서도 하동차를 최고로 친다고 한다.

오늘 그 하동차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천년 차나무를 찾아 화개면 정금리까지 왔지만 만나지 못하고 가는 것이 전혀 서운치가 않다.

바로 이렇게 차 향 가득하고 정갈한 그 맛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기쁨을 누렸으니, 애써 찾아온 보람은 있는 것이다.

훗날 다시 찾아올 계기도 마련되었으니...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관광탐험대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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