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22명과 떠난 좌충우돌 하동여행기.

2013. 4. 30. 09:05대한민국 견문록/경상도 견문록

 

매월 둘째주 일요일은 동창산악회의 정기산행일이다.

산악대장임에도 먹고 살기 바쁜 난, 1월달 부터 3월달까지 3번의 정기산행을 모두 건너 뛰었으니 이번까지 참석을 못한다면,

분기 1회 참석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명사유 커트라인에 걸릴뻔 했으며, 산악대장 자리도 사임할 뻔 했지만, 다행히 4월 달은

둘째 주 일정을 몽땅 비워놓는 배수진때문에 건사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산악회 회장친구가 시제에 참석하는 바람에 산악대장으로서 회장직무대행도 해야 하는 다소 무거운 책임감이 요구되는

산행이었지만 다행 중 불행이라고 산행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했으니..

 

원래 4월 산행은 하동 황장산(942m)으로 하동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가는 십리 벚꽃길 좌측에 있는 산이었다.

해발고도 950m급으로 처음부터 빡세게 치고 올라가야 하는 코스지만 우측으로 벚꽃터널을 보며 가는 조망좋은 산행지였기에

하동 쌍계사벚꽃피는 시기에 맞추어 산행지를 잡았으나, 올해 봄꽃들이 모두 일찍 피는 바람에 정작 가는 날은 벚꽃이 모두 낙화하고

앙상한 가지에 푸른 잎만 돋아난다는 정보를 듣고 부랴부랴 산행 일주일전에 진달래꽃이 한창인 여수 영취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했다.

 

 

그러나 온통 붉게 물들었어야 할 여수 영취산도 진달래꽃이 모두 져버렸다는 블친 돌팍님의 토요일 댓글을 보고

영취산 산행 하루전날 저녁에 다시 코스를 강진 만덕산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진달래축제가 낀 날 여수 영취산을 간다고 하니 무려 27명에 달하는 친구들이 산행을 신청해서 28인승 리무진이 꽉차게 되었는데

꽃구경 가고자 신청한 친구들을 실망시킬 수가 없어, 적당한 산행과 적당한 문화산책을 겸한 6월달 정기 산행지인 강진 만덕산을 

미리 가불해서 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산행 당일아침 버스안에서 긴급회의를 거쳐 산행지를 강진 만덕산에서 다시 하동 황장산으로 변경했으니..ㅎㅎ

밤새 만덕산 산행코스와 문화산책코스에 대해 공부하고 기억해 놓은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았으며, 정작 산행도중에는

옷이 살짝 젖을 정도의 비가 내리다 그쳤지만 오르던 길을 멈추고 중간에 뒤 돌아 하산하고 말았으니...ㅋㅋ

결과적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버려 결국 이곳저곳 마구마구 들이대는 문화산책코스를 겻들이고 말아 동창 산악회 사상 초유의 사태인

좌충우돌 산행이 되고 만 것이다.  

 

 

하여튼, 친구들을 태운 28인승 리무진 버스는 꼬불꼬불한 88고속도로를 달려 남원으로, 그리고 전주에서 광양 가는 고속도로로

갈아타는 질주끝에 광주를 떠난지 1시간 20분만에 화개장터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황장산 산행들머리는 화개삼거리 태봉식당 뒤편 주차장으로 대숲사이로 하늘을 찌르는 나무계단이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오늘 산행에는 동창회 회장친구와 동창회 소모임인 골프회 회장친구, 그리고 여상동창회 총무 등 3명의 신입회원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오늘 산행지가 여수 영취산으로 오르기에 부담없은 산책수준이라고 누가 말했는지, 950m급 황장산 산행코스를 설명하니

깜박 속아부렀다고 투덜반 포기반으로 우릴 한참이나 웃게 만들어 준다.

 

결과적으로 황장산 출발점인 화개삼거리 태봉식당에서 올라 촛대봉에서 온천모텔사우나 방향으로 하산하려 했던 것이

중간에 황장산 정상에 많은 비가 쏟아진다고 하여 318고지에 올라 막 능선을 탈 무렵 지레 겁먹고 다시 뒤돌아 하산하고 말았다.

갈 길 보다 돌아내려가는 길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었고, 대부분 산행에 서툰 친구들과 빗속을 뚫고 가야할 만큼 용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날씨는 정오무렵 1mm정도 비가 예보돼었었다.

아침나절 맑은 하늘빛이 화개장터에 도착했을 무렵엔 금새 비라도 내릴듯 몰려오는 먹구름과

하동포구의 습한 바람이 봄 옷일망정 한꺼플씩 벗게 만들었으며, 모처럼 빡센 오름길에 한 바가지씩 땀방울도 흘려야만 했다.

이곳 하동은 6.25전쟁시 이름없는 학도병들이 첫 전투를 치른 화개전투의 현장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 산기슭이 화개다리를

지키는 학도병들이 자리했던 곳은 아닌지..훗날 만든 예비군 참호에서 당시 현장을 생각나게 만든다.

 

 

화개면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화개장터를 바라본다.

왼쪽도로는 구례에서 하동으로 가는 도로이며 가운데 다리가 남도대교로 구례간전과 하동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구례간전은 광양다압면과 또 마주하며 해마다 3월 말부터 4월초순까지 약 2주일간은 광양매화축제, 구례산수유축제, 하동벚꽃축제와

구례 섬진강벚꽃축제가 서로 맞물려 밀려드는 상춘객으로 몸살을 앓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곳 화개장터이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와는 비교가 안돼지만, 황장산도 가뭄에 콩나듯 진달래가 피어나 있다.

하기사 이맘때 대한민국에 있는 산치고 진달래 없는 산이 어디 있겠는가.

 

 

 

영취산 진달래 산행에 대한 아쉬움을 황장산 진달래로 달래본다.

 

 

진달래꽃 아래서 보석처럼 빛나는 청초한 보라빛 꽃의 정체는?

 

 

 

 

 

 

318고지에 올라 막 능선을 탈 무렵 선두에게서 날라온 전화는 하산길의 등산객이 황장산 정상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올라가기가 힘들기에 다시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일기예보는 1mm밖에 안 온다고 했는데 왠 폭우? 의아했지만, 지리산 자락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하산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왠걸 무덤군에 내려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먹구름이 걷히고 하늘은 금새 메롱하고 있었다.

허탈해 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황장산을 도전해부러? 말아부러...ㅋ

 

 

결국 다시 오르지 못하고 집에서 바리바리 쌓아온 도시락을 먹기위해 쌍계사 부근 하동차문화센터로 갔다.

근처 공원에서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맛있는 점심을 해결한 후 하동차문화센터를 구경해 본다.

 

 

이곳은 하동 야생차의 홍보를 활성화하고 하동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차 시배지와 쌍계사와 인접한 곳에 2005년 개관하였다.

차문화센터는 전시관과 체험관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시관에서는 한국차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천년차를 비롯한 다양한 차와 관련유물 및 차 도구가 전시되어 있어, 우리나라 차의 역사와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체험관은 찻잎을 이용한 전통 수제 덖음차를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우리 차 다례 체험을 하면서 하동녹차의 색.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실을 갖추고 있어, 한국 차 천년의 역사와 천년의 향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다실에서의 다례 체험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상주하는 자원 봉사자들에게 다례 예절을 배울 수도 있다.

덖음차 만들기 체험은 항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해야 체험이 가능하고, 매년 5월 초에는 본격적인 차 수확기로, 참가자들이 실제로 찻잎을 따고 덖고 말리는 과정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부대시설인 차문화 광장에는 하동차의 역사를 시대별로 이해할 수 있는 '어차(御茶)동천비"와 '다촌 정상구 시비'가 있으며, 하동야생차

문화 축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하동야생차문화 축제는 5월17일 ~ 19일까지이다. ☞ 홈페이지 바로가기

자료출처 : 디지털하동문화대전

 

 

전시관의 해설사에게 하동차의 역사와 우수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오르지 못한 황장산을 바라본다.

하동차문화센터를 나와 우리가 간 곳은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슬로시티 악양의 볼거리는 상당히 많다.

그 중 평사리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주무대로 박경리 선생이 26년에 걸쳐 5부 21권으로 집필한 소설 '토지'는 시간적 배경은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약 50여년이며, 시대적 배경은 하동 평사리에서 만주와 일본 동경까지 아우렀으며 등장인물만도 700여 명에 이를 정도의 대작으로 평사리를 중심으로 무려 4세대에 걸친 인물적 배경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보자면 만석꾼 최씨 집안의 주인인 최치수가 마을 건달들에게 교살되면서 최씨 집안이 몰락하게 되고, 마침내 일제의 눈을 피해 용정으로 야반도주하여 그곳에서 다시 재기하여 옛땅과 옛집을 사들여 귀향한다는 내용이다.

 

 

황장산을 오르지 않고 산행도 접어 기분이 꿀꿀할 것인데 친구들 얼굴 그어디서도 꿀꿀함을 찾을 수 없다.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왔지만 넉넉히 남은 시간을 하동차문화센터 관람과 토지의 배경 평사리 최참판댁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니

여자들은 윤씨부인, 별당아씨, 월선네, 귀녀, 서희가 되고 싶고 남자들은 김개주, 구천이, 용이, 강포수, 길상이가 되어 볼 생각들을

하고 있음이다.

최참판댁의 입장료는 성인1000원, 20인 이상 단체할인은 800원이지만, 고소산성에서 내려온다면 매표소 반대편임도 알려드린다.

 

 

 

지난 3월23일 들렀을 때 보이지 않던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 달사이에 이렇게 키가 커 버렸으니 또 한 달 후에는 무엇이 우리를 놀래킬까?

 

 

 

 

 

최참판댁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2시부터 마당놀이 '최참판댁 경사났네'가 공연된다.

우리가 30분 정도만 빨리 갔어도 마당놀이 후반부라도 보 것인데, 막 도착하자마나 공연이 끝나버려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최참판댁을 보는 1차원적인 관람보다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공연이 있다면 최참판댁으로의 여행은 돈 버는 여행이 되는 셈이다.

 

 

마당놀이 배우들과 단체 기념촬영도 하고..

 

 

 

최참판댁 담장에 기대어 멀리 평사리의 부부송을 바라다 본다.

부부송 사이에 아기송도 있다고 하니, 눈여겨 보시도록..

 

 

2명의 친구는 뒷풀이 준비차 22명의 친구들이 들어갈 만한 자리를 알아보러 내려갔고.

나머지 친구들이 4월 정기산행지가 최참판댁으로의 트래킹이었음을 인증해 본다..ㅎ

 

 

동동주에 파전, 메밀묵 이렇게 1주2찬만 있어도 든든한 뒷풀이가 된다.

 

 

4월 정기산행지로 지난 정기총회때 십리 벚꽃길 하동 황장산을 선택했건만, 출발 일주일전 벚꽃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긴급히 진달래축제가 벌어지는 여수영취산으로 변경했다가 그곳도 진달래꽃이 다 떨어지고 없다는 소식에 또 다시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한 강진 만덕산으로 변경하고, 출발 당일날 아침에는 벚꽃 다 떨어진 화개장터옆 황장산으로 다시 변경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또 황장산을 오름길에서 4분의 1도 못가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옷깃을 적시는 둥 마는 둥 하였지만 정상에서 내려오는 산님들의 하산권유

로 22명의 친구들 모두 뒤로 돌아 후다닥 내려오고 말았다.

너무 이르게 내려오는 바람에 점심을 먹을 장소부터 혼란이 오기 시작해 좌충우돌, 우왕좌앙할 뻔도 했지만 신속하게 후속 결정을 내려

하동차문화센터에서 점심 - 하동차문화센터 관람 - 평사리 최참판댁 관람 등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다녔다.

산 잘타는 친구들은 산행을 못해 좀 허탈할 것이고, 산을 잘 못타는 친구들은 후반 일정이 조금 약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즐거운 산행과 여행이 되었다고 하니 다음 산행부터 이렇게 적당한 산행에 적당한 여행을 하면 어떨까?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관광탐험대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공지사항)

    1.본문 내용과 관련없는 복사댓글은 답글과 방문댓글은 물론 추천도 하지 않습니다.(블로거 예절입니다)

    2.광고성 댓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3.제 글을 추천해 주시는 분들의 글은 모두 직접 읽고 추천합니다.(문밖추천은 블로거를 욕되게 하는 것 입니다.)

    4.스크랩은 자유롭게 하되, 꼭 퍼감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스크랩글의 추천은 당연한 예의겠죠?^^)

    5.상업성, 광고성 블로그의 친구신청은 받지 않습니다. (구독하면 맞구독 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