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둘레길, 무돌길을 걷다/ 담양 구간

2013. 10. 21. 07:00한국의 산 견문록/무등산

 

 

 

무등산자락 32개 마을을 지나는 무등산 둘레길

무돌길

 

지리산에는 ‘지리산 둘레길’이 있고, 제주도에는 ‘제주도 올레길’이 있다. 모두 지리산과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길로 광주 무등산에도 무등산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인 ‘무등산 무돌길’이 있다.

무돌 길은 무등산의 옛 이름인 ‘무돌뫼’를 한 바퀴 도는 옛길이다. 광주와 담양, 화순에 걸쳐 있는 무등산 자락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마실 길을 1910년대 제작된 ‘5만분의 1 조선지형도’와 1872년에 제작된 광주목(牧) 지도를 기본 자료로 전남대학교 박승필 지리학과 교수와 ‘무등산 보호단체 협의회’가 무등산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둘레 길로 발굴, 복구한 길로 최소 100년 된 길도 있으며 멀리는 500년의 역사를 가진 길도 있다.

 

‘무돌길’은 증심사 지구와 원효사 지구로 편중된 무등산 등산로를 무등산 너머 담양과 화순으로 분산시키고 무등산의 자연문화가치와 조망가치를 증대하고, 무등산 자락의 자연생태, 역사유적, 인물,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무등산 자락 마을들의 지역특산품을 개발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총길이 52km 15개 구간으로 광주 북구와 담양, 화순, 광주 동구로 이어지는 4개 지방자치단체 32개 마을을 지나는 길로, 옛 선조들이 소달구지나 지게, 머리에 짐을 이고지고 장에 내다팔기 위해 넘나들던 길로 무등산 자락 마을들의 소통의 길이자 삶과 생존의 길이였다.

 

‘무돌길’을 걷다보면 도시의 아파트 숲을 지나 한적한 산길을 걷기도 하고 매미울음소리 진동하는 시골길을 걷기도 하며, 논두렁에 기어 다니는 우렁을 만나기도 한다. 때론 가파른 고갯길과 비탈진 너덜 길도 만나지만 그럴 때 마다 집을 지었던 오래된 석축들의 흔적을 볼 수 있어 옛 선조들의 집터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을마다 있는 정자에서 다리쉼하며 그곳 주민들과 정겨운 대화도 나눌 수 있고, 물이 필요하면 마을 샘터에서 조달할 수 있다. 무등산을 한 바퀴 빙 돌며 평소에 보이던 무등산의 전혀 다른 뒷모습을 볼 수 있고, 교통이 불편하여 찾지 못했던 무등산 자락의 오지 마을들을 2011년부터 운행하고 있는 무등산 순환버스를 타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이러한 ‘무돌길’은 광주 북구 구간(4길), 광주 담양 구간(2길), 전남 화순 구간(5길), 광주 동구 구간(4길) 등 4개 구간 15길로 총연장거리 52km에 해발 200m~400m높이의 무등산 자락을 돌기에 1박2일이나 2박3일에 다 도는 것 보다 광주 북구 구간과 광주 담양 구간은 봄, 전남 화순 구간은 늦여름에서 가을, 광주 동구 구간은 겨울 등 4계절에 나누어 걷는 것이 좋다. 

 

 

 

무돌길 구간 안내

광주광역시 북구구간

제1길 싸릿길/3km,  약50분

시화문화의 집 - 각화저수지 - 들산재 - 신촌마을 - 등촌마을정자

제2길 조릿대길(지릿재)/2km, 약40분

등촌마을 정자 - 지릿재 - 배재마을 정자

제3기 덕령숲길/2.5km, 약40분

배재마을 정자 - 금정이주촌 - 덕령숲길 - 금곡마을 정자

제4길 원효계곡길/4km, 약50

금곡마을 정자 - 원효계곡입구 - 금산교 - 담안마을 정자 - 우성마을 노거수 - 반석마을 회관 - 독수정(산음교)  


전라남도 담양구간

제5길 독수정길/3km, 약50분

독수정(산음교) - 함충이재 - 정곡마을 정자 - 경상마을 정자(경상리 노거수)

제6길 백남정재길/3.5km, 약60분

경상마을 정자 - 경상저수지 - 옥녀탕 - 백남정재 - 무동마을 정자(무동저수지) 


전라남도 화순구간

제7길 이서길/4km, 약60분

무동마을 정자(무동저수지) - 송계마을 회관 - 용강마을 회관 - 화순초등학교(이서분교)

제8길 영평길/4km, 약60분

화순초등학교(이서분교) - 도원마을 - OK목장 - 안심마을 정자

제9길 안심길/4km, 약50분

안심마을 정자 - 안심저수지 - 안양산휴양림

제10길 수만리길/3km, 약50분

안양산휴양림 - 둔병재삼거리 - 수만리분교 - 큰재쉼터

제11길 화순산림길/3km, 약50분

큰재쉼터 - 도로갈림길 - 중지마을 승강장 - 만연재(너와나 목장) 


광주광역시 동구구간

제12길 만연길/3.5km, 약50분

만연재(너와나 목장)  곰적골계곡 - 용연마을 정자(제2수원지)

제13길 용추길/3km, 약40분

용연마을 정자(제2수원지) - 선교마을 정자 - 육판리입구 - 주남마을 버스정류장입구

제14길 광주천길/4.8km, ,약60분

주남마을 버스정류장입구 - 원지교 - 남광교

제15길 폐선푸른길/4.5km, 약60분

남광교 - 농장다리 - 중흥삼거리 - 광주역 

 

 

지난 봄 무돌길 광주 북구 구간 탐사에 이어 오늘은 두번 째 코스인 무돌길 담양구간에 대한 탐사에 나섰다.

광주역 광장에서 무등산 순환버스를 타고 담양 남면 소재지에서 하차한 뒤 담양구간과 화순 일부 구간을 걷는 일정이다.

무돌길 중 가장 힘들다는 백남정재를 넘어야 하는 관계로 탐방대원들에게 따로 문자는 보내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구간이기에 혹시라도 낙오로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돌길 전 구간 취재라는 당초 계획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폭염경보가 전국을 강타했음에도 배낭에 물만 가득 담고

길을 나선다.

 

 

이 아이들과 어머니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무등산 순환버스를 타고 무등산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서일까? 행선지가 어디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남면에서 내릴때까지 있었기에 아마도 화순 안양산 휴양림으로 간 것 같다.

 

 

무등산 순환버스 정거장은 모두 21개이며 담양구간에는 소쇄원, 남면 면사무소, 정곡마을 등 세곳이다.

남면 정거장에서 내리면 이곳이 바로 연천마을로 반대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좌측으로 독수정 가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전남 담양 구간(제5~제6길) 8km 3시간 30분

‘무돌길’ 담양구간은 16세기 호남 사림의 중심지인 환벽당과 소쇄원을 벗어난 고려시대말의 독수정 원림이 있는 산음마을과 친환경 농법과 예술적인 기운이 가득 차 지역 화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정곡마을을 울창한 소나무, 편백, 대나무 숲이 우거진 함충이재가 연결한다. 또한 1,000년 넘게 마을을 지키는 경상리 천년 느티나무와 아이가 춤을 추는 형상의 무동마을이 있으며, 무등산 자락의 담양, 화순지역 주민들이 왕래한 마실 길로 문화와 역사가 배어있는 구간이다.

산음에서 출발하여 정곡, 경상, 무동마을까지 3개 마을을 지난다.

 

 

5길(독수정 길) : 산음마을 독수정~경상마을 정자 4km 1시간 30분

 

독수정(獨守亭)을 지은 서은 전신민(瑞隱 全新民)은 고려 공민왕 때 북도안무사 겸 병마원수를 거쳐 병부상서를 지낸 인물로 고려가 멸망하자 두문동72현과 함께 두 나라를 섬기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벼슬을 버리고 1390년 이곳으로 내려와 그 뜻을 혼자라도 지키겠다는 뜻으로 독수정이라 이름 짓고 은거하였다.

 

그는 물이 흐르는 남쪽 언덕 위에 정자를 짓고 뒤쪽 정원에는 소나무를 심고 앞의 계단에는 대나무를 심어 수절을 다짐하였으며, 또한 다른 정자에 비하여 정자의 방향이 북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수도인 송도를 향하여 아침마다 조복을 입고 곡배하며 충절을 지켰으며, 독수정이라는 이름은 이백(李伯)의 시구 중 '백이숙제'는 누구인가. 홀로 서산에서 절개를 지키다 굶어 죽었네. 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독수정을 중심으로 주위 일대의 노거수원림은 고려시대 산수원림기법을 적용한 정원이라는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 사 1982년 전남기념물 제61호로 지정되었으나 정자는 1972년에 허물고 새로 건립하였기 때문에 지정을 받지 못하였지만 모두 합해 독수정 원림이라 부fms다. 독수정 이후에 세워진 정원이나 누정 등은 모두 독수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독수정 원림을 남도정원문화의 시조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독수정 원림에서 나와 편백이 우거진 함충이재(285m)로 넘어가는 숲길에는 곳곳에 전신민의 후손인 천안전씨 문중의 묘들이 있으며 지금도 산음마을에는 후손들이 살고 있다.

 

 

함충이재는 꾀꼬리가 벌레를 물고 있는 형국이어 함충재(含蟲峙)라 부르고, 재 너머는 정곡리로 안골 또는 솥골이라 불러 솥정(鼎)자를 쓴다. 마을 초입의 커다란 기와집은 화가 윤애근 선생의 정산원이며 경상마을로 가는 절골길 느티나무 앞에는 정행원한옥이 있다.

이곳 담양은 친환경 농법으로 벼를 재배한다. 논에는 우렁이 기어 다니며 논두렁에는 콩을 심어 무당벌레로 하여금 벼의 해충을 잡아먹게 한다.

 

 

 

무돌길 담양과 화순 모든 구간의 마을들은 이렇게 돌담길 정겨운 골목이 있다.

담장위로는 능소화, 호박, 담쟁이 넝쿨 등이 심어져 있어 전원풍경을 보여준다.

 

 

 

 

 

무돌길은 마을의 정자와 정자를 잇는 길이다.

각 마을마다 마을의 당산나무격인 느티나무가 있으며 그 아래엔 아담한 정자가 있어 남도의 멋을 보여주고 있다.

 

 

 

정곡리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곡리 당산나무이다.

우측 담장 너머의 큰 기와집은 화가 윤애근의 정산원이다.

 

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담양의 들녁은 고약한 농약냄새가 나지 않아 청정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가 있다.

 

 

논 마다 이렇게 커다란 우렁이가 기어다니고, 논두렁에 콩을 심어 벼해충의 천적 무당벌레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경상마을로 가는 절골길에는 정행원이라는 고풍스러운 한옥이 있다.

무돌길은 여기서 우측 담장을 끼고 돌아간다.

 

 

 

 

 6길(백남정 길) : 경상마을 정자~무동마을 정자 4km 1시간 30분

 

백남정재는 호남정맥이 지나는 길이다.

경상마을 정자에서 백남정재로 가다 좌측으로 500미터 들어가면 1992년 전남 기념물 제141호로 지정된 경상리 천 년 느티나무가 있다.

이 느티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당산제를 지내고 있으며, 둘레 7.89m에 수관이 40m에 이른다.

당산나무는 마을 앞에 있는 것이 보통이나 특이하게도 이 당산나무는 마을 뒤에 있다. 사연인즉, 원래 경상마을은 환암마을로 불렸으며 당산나무 뒤쪽에 있었지만 6.25동란 때 빨치산 토벌로 소개되어 마을이 지금의 경상마을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경상저수지를 지나면 ‘무돌길’ 전 구간 중 가장 힘든 백남정재(432m)가 나온다.

백남정재를 넘어가면 ‘무동마을’이 나오는데 예로부터 숲이 험하고 비탈이 심해 산적들이 들끓었기에 백 명의 남정네가 모여야 재를 넘을 수 있다고 해서 백남정재라 부른 구전이 있지만 이는 틀린 말로 백남정재 너머의 마을은 구한말 의병들이 활동했던 무동마을로 동학농민운동 때 수백 명의 의병과 애국지사들이 넘나들던 길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백남정재를 넘어서면 좁다란 길이 땅의 모양이 아이가 춤을 추는 모양이라는 무동마을 정자까지 이어진다.

 

 

무동마을에서는 신선대가 있는 무등산 북산이 보인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무동마을은 이끼 낀 돌담길이 정겨우며 마을 샘이 있어 ‘무돌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식수제공원이 된다.

현대식 전원주택과 오래된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은 도시와 달리 담장들이 낮아 이웃과 소통에 부족함이 없으며 돌담위에는 호박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능소화가 활짝 피어있다.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어 나무에, 돌담에 몸 기대어 등을 내거는 꽃’이라 고 박남준 시인은 노래했다.

 

 

 

무동마을 앞길은 지금 도로 공사중이다. 아마 내년 봄 무등산 순환버스가 다시 출발할때는 이곳 무동마을앞을 지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길이 좁아 멀리 돌아가지만, 점점 실제 무돌길과 비슷한 코스로 무등산 순환버스가 다닐 예정이기에 무들길을 찾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이다.

 

무동마을 입구 정자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김태원 의병장 전적비가 있다.

김태원은 나주 출신 의병장으로 아우 김율과 함께 형제 의병장으로 유명했으며 1908년 설날을 앞둔 그믐날 설을 편히 쉬게 하기 위해 담양 무동촌으로 들어갔으나 동이 틀 무렵 그를 추적해 온 요시다 광주수비대를 만나게 된다. 김태원은 마을의 돌담을 방패삼아 골목마다 저격수를 두고 말을 타고 전진해온 요시다 부대를 격파하여 호남의병사의 빛나는 승전보를 올렸다. 또한 이곳은 1909년 의병장 양진여가 체포된 곳으로 백남정재는 구한말 의병들이 넘나들던 애국의 길이었던 것이다.

내일은 무돌길 화순구간을 걸어보기로 한다.

 

 

무돌길 포스팅 보기

1.무등산 둘레길 무돌길을 걷다 / 광주 북구 구간 

 

교통

 

무돌길 탐방은 광주역 광장에서 출발하는 무등산 순환버스를 타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토, 일요일에만 운행하고 그 외 계절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평일엔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광주 등촌마을 정자 : 시내버스 석곡87번, 충효187번 (광주종합관광안내소 233-9370)

담양 경상마을 : 담양225번 (1시간 간격)

화순 수만리 : 화순교통 (062)373-5666시간표 참고

화순 중지마을 : 화순교통 (062)373-5666시간표 참고

 

 

맛집

 

광주 신촌마을 : 청풍막걸리(266-5087)

광주 평촌마을 : 무돌길 쉼터(266-5287)

광주 선교마을 : 너릿재 옛날 국수(234-4536)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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