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대신 첫 눈을 만난 청량산 문수사/고창 1박2일 여행

2013. 12. 7. 07:05전라북도 견문록/고창 견문록

 

광주에서 고창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다.

창평-고창간 고속도로에서 남고창IC가 생기면서 고창IC까지 멀리 안 돌아도 돼 고창읍까지 광주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 

또한, 고창은 전라북도 도청 소재지 전주보다 광주가 더 가깝다. 장성과 이웃하여 대도시 생활권은 장성과 마찬가지로 광주라고 해도 될

정도로 광주와 친하다.

 

고창 1박2일 팸투어 첫 도착지는 바로 청량산 문수사이다. 

청량산이라 하면 생경스럽지만 장성 축령산을 고창에서는 문수산이라 부른다.

산 능선을 좌우로 갈라 한 쪽은 축령산이고 한쪽은 문수산인 것이다.

 

대동여지도에는 취령산(鷲靈山)이라고 표기되어 있다는데, 어떤 연유에서 취령산이 축령산으로 바뀌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으나

고창에서 축령산을 문수산이라 부르는 것은 문수사 창건(644년)당시 신라의 고승 자장이 이곳에서 석굴을 파고 7일간 기도를 드리다

문수보살이 나오는 꿈을 꾸고 그곳을 파보니 문수보살 입상이 나와 문수사라는 절을 세웠다는 창건설화에서 보듯이 그 때 부터 축령산을 문수산이라 부른듯 하다.

그러나 문수사 일주문 현판은 청량산 문수사라 되어 있어 또 궁금증이 도진다. 

문수사는 문수산 깊숙한 곳에 숨어있어 고창 읍내 단풍보다 단풍 물드는 시기가 일주일에서 보름가량 늦다. 

2년에 걸쳐 4번을 다녀왔지만, 그때마다 단풍시기를 못 잡곤 했었는데 지난해 출사 때는 정확히 시기를 맞춰 좋은 장면들을 많이 찍었던 곳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청량산 문수사는 올해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고창까지는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깊은 산 중이라고 눈으로 변한 것이다. 

함박눈은 아니지만, 늦단풍 보러 왔다가 횡재한 느낌이었다. 빨간 단풍에 하얗게 쌓인 눈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좋은 색감인가.

 

 

그러나 문수사 단풍은 물이 들기도 전에 이미 다 떨어지고 없었다. 

고창군 페이스북에서는 선운사 단풍의 절정을 11월9일 경이라고 했기에 문수사 단풍은 일주일 정도 지난 11월 16일경으로 봤는데,

지난 11월 9일과 10일 사이 고창을 강타한 강력한 비바람에 다 떨어져 버렸나 보다.

 

 

아직 물도 안 든 단풍나무를 보니...

 

 

지난해 11월 4일 문수사 출사 때 찍은 사진에서는 이렇게 화사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나무임을 알 수 있는데,

황량하기 그지없다.

 

 

불이문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황량하기만 하다. 

대낮에도 단풍 그늘이 질 만큼 우거졌건만...

 

 

일주문에 이어 범종각에도 청량산문수사라고 쓰여있다. 

문수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이다. 

644년(백제 의자왕4년)에 신라의 자장이 문수사를 창건했다고 하는데 자장이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이곳을 지날 때 

당나라에서 수행하였던 청량산과 같은 느낌을 받아 이곳 석굴에서 7일간 정성껏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아마 그런 연유에서 사찰 이름을 문수산 문수사 대신 청량산 문수사라고 부른는가 보다.

 

 

문수사 대웅전은 참 독특하다. 

대개의 사찰 대웅전은 팔작지붕으로 양 눈꼬리를 치켜 떠 한 껏 멋을 내고 있는데 반해, 문수사의 대웅전은 아주 단순하지만 힘이 넘쳐

보이는 맞배지붕이다. 

문수사에서의 모든 당우들은 맞배지붕양식인데 반해 범종각만 팔작지붕이어 왠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대웅전에는 석가여래와 좌우 협시불, 문수사 창건주인 자장율사의 진영이 봉안되어 있다.

 

 

 

문수사는 특이한 금륜전이 있다. 

하나의 전각에 응향각, 금륜전, 산신각이 같이 있어 삼성각이라고도 한다. 

출입문도 세 군데 있고 모시는 탱화도 다 틀리다.

 

 

문수사 금륜전 내부 모습

 

 

대웅전 바로 뒤로 문수전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이 있어 올라가 본다. 

보통 사찰에서는 대웅전 바로 뒤편에 그 어떤 당우도 세워 놓지 않는다. 

가끔 적멸보궁이라 해서 부처님의 사리를 중요시 여기는 사찰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탑을 바로 대웅전 뒤에 위치하게 하는

것을 보았지만(지리산 법계사), 고창 문수사는 문수전을 대웅전 바로 뒤에 있게 하여 문수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 불상이 문수보살로 신라의 고승 자장이 당에서 귀국하여 신라로 돌아가다 중국에서 수행하던 청량산과 비슷한 문수산을 지나면서

이곳에서 석굴을 파고 7일간 기도를 드리는데 문수보살이 나오는 꿈을 꾸고 꿈에 나타난 곳을 파보니 문수보살입상이 나와 문수사라는

절을 세웠다는 창건설화에 나오는 문수보살이다.

 

아주 서민적이고 후덕한 모습의 문수보살상을 보면서 그 어떤 치장이나 금색도 입히지 않는 것이 놀랍다. 

그리고 대웅전 부처님 뒤에서 대웅전을 바라보지 않고 옆으로 돌아서 있는 모습도 상당히 특이하다. 

그것은 문수보살이 쏫아나온 모습 그대로 그곳에 문수전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문수사는 여기저기 못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등 대웅전의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더 많이 균열이 간 대웅전 기둥

신속한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저 틈이 더 벌어지고 계속 빗물, 바람 등이 들어가면 계속 틈은 더 벌어질 것이다.

 

 

벽화 등도 채색된 부분이 모두 벗겨졌다.

최근 숭례문 복원공사를 끝냈건만 단청이 모두 벗겨졌다고 하던데, 현대기술로도 막지못한 단청의 부실공사..

옛 선조들은 어떻게 수백년 벗겨지지 않은 단청을 칠했을까?

 

 

문수사를 나서려니 다시 눈발이 휘날린다.

우박이 되었다가 눈이 되었다가, 맑았다가 구름이 깔렸다가

몇 분 사이에도 기상이 요동친다.

 

 

 

 

 

문수사 온 기념으로 Hoony를 세워놓고 한 장 찍어보고..

 

 

범종각이지만 범음각이라고 쓰여있다.

문수사 모든 당우가 맞배지붕이건만 범음각만 팔작지붕이다.

 

 

 

 

요사채와 금륜전 사이에는 한산전이 있었는데 2008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한산전 불사가 한창인데 어느새 기와불사가 수북히 쌓였다.

 

 

 

다시 요동치는 날씨

 

 

부도와 자장대사가 참선했다는 자장굴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단풍숲 안에 있어 찾아가 보지는 못했다.

부도전과 자장굴을 보려면 개인은 어렵고 단체명으로 된 공문을 사찰로 보내 주지스님의 허락을 받고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문사사 가을 단풍여행의 백미는 바로 일주문에서 문수사까지 가는 약250m 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좌우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단풍나무 숲이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수령100년 부터 400년까지 추정되는 단풍나무  

500여 그루가 고로쇠나무, 졸참나무, 개서어나무, 상수리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다른 노거수들과 혼재하고 있으며, 아교목층과  

관목층에는 사람주나무, 산딸나무, 물푸레나무, 쪽동백, 쇠물푸레나무, 박쥐나무, 작살나무, 초피나무, 고추나무, 쥐똥나무 등이 나타 

나고, 아울러 조릿대 군락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 제주도의 곳자왈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 숲의 단풍나무 크기는 직경 30~80㎝, 수고 10~15m정도이며, 특히 흉고둘레 2m 이상 2.96m에 이르는 단풍나무 노거수를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으로 문화재 구역 120,065㎡ 에 퍼져있는 이 곳 단풍나무숲은 백제 의자왕 4년(644년)에 지은

문수사의 사찰림으로 보호되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단풍나무 숲으로 천연기념물로써 가치가 있으며,

문수산의 산세와 잘 어우러져 가을철 많은 단풍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경관적인 가치 또한 뛰어나다고 한다.

가을의 끝무렵에는 단풍이 떨어져버린 무성한 낙엽길로 또 다시 유명한 문수사가 된다고 하니.. 

이 가을 단풍과 낙엽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풍명소라 할 것이다.

 

 

 

이 길이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를 상상해 보면, 내장산 단풍터널이 부럽지 않을 것이며 백양사 단풍 역시 부럽지 않을 것이다. 

이곳은 짧지만, 굵게 들어선 단풍숲으로 굳이 머나먼 길을 걷지 않아도 반경 300m범위내에서 단풍의 진면목을 한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단풍숲으로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1년 만에 들른 청량산 문수사, 선운산 단풍이 화려하다면, 문수사 단풍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맛이 있다.

아쉽게도 늦가을 삭풍에 다 떨어지고 말았지만, 일년 후 또 다시 여기를 걷고 있을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

그만큼 문수사 애기단풍은 한 번 본 사람이라면 못 잊어 또 오게 만드는 마법의 단풍이다.

그 모습 보려 일부러 들렀지만, 단풍 대신 올해 첫 눈을 만나 지한 아쉬움을 달래본다.

우리 일행은 헛헛한 마음 문수사에 일년 간 놔두고 차를 돌려 고창읍성으로 간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웠을 때의 문수사 바로가기(출사여행)고창문수사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1편 : 감성으로 떠난 고창 1박2일 여행.

2편 : 단풍대신 첫눈을 만난 청량산 문수사

3편 : 대숲에 구렁이 소나무가 있어요/ 고창읍성

4편 : 한국의 세익스피어 신재효를 만나다/신재효고택, 

5편 : 눈보라 몰아친 고창 선운산 늦단풍

6편 : '운곡습지' 지킴이 마을 독곡마을/마을공동체 사업

7편 : 남도의 비무장지대 고창운곡습지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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