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떠난 인권여행 2편/서울시청 광장의 민주주의

2013. 12. 24. 07:05대한민국 견문록/서울 견문록

 

시청앞 광장에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고려대 밀양의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추모문이 붙었다.

밀양 송전탑 저지 투쟁에서 음독으로 저항하다 유명을 달리한 고 유한숙 어르신의 추모분향소 옆이다.

학생들은 추모문에서 고 유한숙 어르신의 추모와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의 당위성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서울 시민청사 탐방에 이어 서울 광장을 한 바퀴 빙 둘러보는 과정에서 본 밀양 송전탑 공사 저지 투쟁의 한 단면.

인권감수성 함양을 위해 서울로 1박2일간 인권여행을 왔지만, 이제는 인권을 넘어 내 나라 내 땅의 안녕을 기원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 비참하다.

세계는 소리없는 총성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무역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70~80년대나 걱정했던 민주주의 실종사태를

아직도 걱정하고 있다니 무역규모 3년 연속 1조달러로 7위면 뭐하고 OECD국가면 뭐하겠는가? 정치가 개발도상국도 아닌 후진국인데..

 

 

1박2일간의 서울 인권여행의 마지막날 마지막 일정이 서울 시민청사 방문이었다.

신청사가 구청사를 집어 삼킬듯한 흉칙스런 모습에서 우린 위압적인 건축의 문화적 테러를 체험했다.

멀리서 본 모습 또한 마찬가지였다.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거대한 몸뚱아리를 일으켜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드는 무서운 파도... 그것은 바로 오늘날 민주주의 실종사태를 미리 예견했음이다.

 

 

청년단체 님크(NIMC: Not In My Country)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분향소 퍼포먼스'를 벌였다.

바로 앞은 고 유한숙 어르신의 추모분향소이다.

 

 

'故민주주의' 조문을 받습니다.

지난 10일 고려대학교 주현우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으로 들불처럼 대자보가 붙여지고 있다.

제목은 한결같이 안녕의 여부다. 심지어는 고등학교까지 붙었으며, 요즘은 교수 등 지식인과 정치인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 시발점이 바로 철도민영화에 대한 철도 노조의 투쟁과 이에 맞서 철도청의 투쟁참여 노조원들의 대량 직위해제가 불씨가 되었다.

수서발 KTX자회사를 놓고 민영화다 아니다를 겨루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민영화가 아니다고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국토부와 철도청이 이미 민영화를 놓고 협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대통령의 민영화가 아니다는 말이

신뢰가 안가게 되었다.

 

 

밀양송전탑 희생자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에 붙은 추모문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밀양 송전탑이 왜 중단되어야 하는지를 간략하게 써 내려갔다.

밀양송전탑은 결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짓기 위함이고 수도권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중단과 함께 안정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판에 우리나라는 수명이 지난 것도 고쳐 다시 가동하고

또 새롭게 짓고자 하며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남의 국가 만의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내 나라 내 땅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좁은 땅덩어리에서 그러한 사고가 난다면 전쟁에 버금가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철도노조투쟁과 밀양송전탑투쟁간의 함수관계는 무엇일까?

그 모든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안녕으로 귀결된다.

다수의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철도노조 간부를 연행하기위해 공권력이 동원되고 주변은 전쟁터처럼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의 눈과 귀는 70~80년대 공권력의 모습을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여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또한 인권과도 관계가 있다.

인권을 무시하고 유린하는 나라는 독재국가이다.

북한이 재판과 동시에 4일만에 장성택을 총살한 것은 반인권이고 불법파업이라고 단정하고 쟁의에 참가한 철도노조원 수천명을

대화없이 즉각 직위해제한 강경대응과 국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짓 밟은 밀양송전탑 사건은 과연 인권이 지켜졌을까?

1975년 인혁당 사건으로 투옥된 민청학련의 도예종씨 등 8명은 대법에서 사형이 확정된 뒤 불과 18시간만에 사형이 집행되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인권이 철저히 유린된 고문에 의한 조작과 공포의 경찰국가로 지금의 북한과 별반 다름이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현시국도 공권력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과거 박정희 정권과 다르지 않다.

아직도 사드라들지 않고 까면 깔수록 더 나오는 댓글공작과 그것을 책임지는 몸통은 없고 깃털만 남아 시끄럽기만 하다.

보수가 보수다우려면, 진보가 진보다우려면 꼭 대치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좁디 좁은 땅덩어리에서 나라가 남북으로 갈린 것도 모자라

이제 동서로 갈리고,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으로 갈리고, 안녕한 사람과 안녕하지 못한 사람으로 또 갈리고,  국회도 여야로 갈리고,

모든 것이 흑과 백으로 갈린다면 먼 미래 사분오열된 우리나라는 결국 세계 일류강국의 문턱도 못 넘고 다시 정치, 경제 후진국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보수와 진보는 이제 서로의 가슴에 겨눈 적대감을 풀고 진실로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서로를 인정하는 따스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고용증대를 위해 기업에게 일자리 창출을 호소했다.

그 결과 수십만 명의 새로운 시간제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주인공들은 경력의 단절없이 경험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철도 노조원의 대량 직위해제 사태가 일어난 것은 대통령의 그러한 노력이 헛된 구호였음을 알게 해 준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조와 국민들에게 철도 민영화가 절대 아님을 인식시키려는 노력도 없이 무조건적인 직위해제는 사태를 더욱 더

악화시킬 뿐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철도청은 노조와 대화에 나서 국민을 불안케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노조도 코레일의 적자에 일정부분 책임을

통감해 고통분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인권감수성을 위해 서울까지 인권여행을 온 아이들..

오늘 서울시청광장에서 벌어진 '근조 민주주의' 퍼포먼스와 밀양송전탑 희생자 고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 대학에 진학할 아이들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신기하고 남의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을까?

 

 

마침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하루 3번 열리는 이 행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다.

민주주의도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곳으로 눈이오나 비가오나 도도하게 흘러가야 한다.

 

나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다. 남들은 글쓴이를 합리적 진보라고 한다.

어찌보면 칭찬이고 어찌보면 중심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난 이게 편하다.

보수도 잘 하면 칭찬하고 진보도 못하면 꾸짖는 것이 바로 내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은 보수가 너무 못하고 있다. 칭찬할 구석은 단 하나도 없다. 진보 역시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지 말고

국민이 이 나라 주인임을 잊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힘없는 국민은 단지 내일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 진보와 보수의 싸움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불쌍한 서민들 새우등 터져도 진보를 응원하고 있다.

 

 

멀리 숭례문이 보인다.

최근 여러가지 일로 안녕하지 못하다.

거리는 수 많은 차량들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신호에 의해 자기 갈 길을 충실하게 간다.

대다수 국민은 나라가 안녕하길 바란다. 그래야 내 삶이 안녕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권력에 의해 실종된다면, 대다수 합리주의자들도 분명히 가야할 길을 알게 될 것이다.

그 길은 무슨 길이겠는가. 바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찾고자 하는 분노의 표출일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이다.

제1조 1항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1조 2항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연재순서-

 

1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서울시청 신청사. 그 특별한 전시회     

2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서울시청 광장의 민주주의

3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인간과 짐승은 문 하나 차이, 남영동 대공분실

4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서대문형무소 역사교육관

5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독립과 민주의 현장 서대문형무소 

6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선진 마을공동체 '삼각산 재미난 마을'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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