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2.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위기의 두 남자, 선동열과 양상문
20일 경기에서 양 팀 모두 불펜 방화 등으로 경기내용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이범호의 만루 홈런 등 4개의 홈런을 몰아친 KIA가 정성훈의 재역전 홈런 등으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LG를 누르고 선승을 올렸으며 21일 경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워 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려 했지만, 양현종 등판경기 트라우마와 같은 불가사의한 타선 침묵으로 영봉 패를 당하며 시즌 전적 2승2패로 최하위 LG에게 마저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계속 주춤거리고 있다.
4연패 위기에 몰린 6위 KIA의 선동열 감독과 최하위 LG의 양상문 감독 등 두 팀 감독은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너를 반드시 꺾어야 내가 사는 외나무다리’의 진검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상대 에이스들을 모두 침몰시키며 1승씩을 나눠가진 결과를 가져왔다.
4차전은 서로의 약점인 불펜이 방화범으로 둔갑하며 KIA 김진우의 첫 승이 날아갔고, LG는 결정적인 역전홈런으로 흐름을 바꿨지만 역시 불펜 방화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5차전은 양 팀 모두 양현종, 우규민 등 선발이 기가막히게 잘 던졌으나 KIA 불펜이 또 방화를 저지르며 6회까지 1점 차 박빙의 경기를 일방적으로 진 경기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오늘 승리로 LG는 우규민의 놀라운 호투와 이동현, 정찬헌,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특급 계투진이 KIA 타선을 잠재우고 양삼문 감독 부임 이후 3승2패로 점점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KIA는 삼성전 싹쓸이 패 이후 최하위 LG를 상대로 김진우, 양현종, 홀튼 등 1,2,3선발을 모두 출격시켜 내심 3연승을 노렸지만 양현종 등판경기마저 영봉 패를 당하며 이제 홀튼이 등반하는 22일 경기까지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LG에 마저 위닝 시리즈를 거두지 못한다면 롯데, 두산, NC, 삼성과 만나는 운명의 12연전에서 최하위 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기의 두 남자 중 최후에 웃을 수 있는 남자는 누굴까?
양현종 클래스가 다른 에이스
오늘 양현종은 평균 2개 정도에 그치던 사사구가 5개에 이를 정도였으며 탈삼진도 3개에 그치는 등 그다지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7회 1사까지 127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었다.
8경기에서 평균1.5점대라는 불가사의한 득점지원을 받고도(1경기는 20득점을 지원해 아예 뺐음)4승을 올렸던 양현종이 오늘 비록 단 1점도 득점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5경기 연속 QS를 달성해 주어 허약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었으며 승리를 위한 마운드에서의 놀라울 정도로 집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했다. 127개째 공을 던지고도 한 타자(또는 7회까지)만 더 상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그 하나로 왜 양현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이스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 주었으며, 4회 2사후 1루 주자 박용택에게 7연속 견제와 3번의 견제모션 등 모두를 놀라게 한 배짱으로 2루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오함도 보여주었다.
클래스가 다른 에이스 양현종. 이제 그를 향해 국내 탑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아래표에서 보면 지금까지 등판한 9경기에서 양현종의 성적은 입이 떡 벌어져 다물 수가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매 경기 평균 투구 수가 108개에 이르며, 단 6피안타를 맞고 경기당 7개가 넘는 탈삼진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평균 투구 이닝이 7이닝에 이르고 61.2이닝 동안 단 1개의 피홈런도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9경기에서 7경기가 QS이며 미친 방망이였던 5월 1일 경기를 제외하고 8경기에서 경기당 1.5점밖에 득점지원을 받지 못했음에도 무려 4승을 올렸다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힘으로 따 낸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에이스의 증표이지 무엇이겠는가?
양현종 경기 성적표 | ||||||||||||||
날짜 | 상대 | 승 | 패 | 이닝 | 투구수 | 피안타 | 피홈런 | 탈삼진 | 사사구 | 실점 | 자책 | WHIP | 득점지원 | QS |
5.21 | LG | 0 | 1 | 6 1/3 | 127 | 6 | 0 | 6 | 5 | 3 | 3 | 1.74 | 0 | 1 |
5.15 | NC | 1 | 0 | 7 1/3 | 117 | 7 | 0 | 10 | 3 | 3 | 3 | 1.36 | 6 | 1 |
5.09 | 한화 | 0 | 0 | 8 | 94 | 5 | 0 | 10 | 1 | 1 | 1 | 0.75 | 0 | 1 |
5.01 | SK | 1 | 0 | 7 | 103 | 8 | 0 | 8 | 1 | 2 | 2 | 1.29 | 20 | 1 |
4.25 | LG | 0 | 0 | 6 2/3 | 103 | 7 | 0 | 4 | 4 | 2 | 2 | 1.65 | 2 | 1 |
4.18 | SK | 0 | 1 | 6 1/3 | 104 | 8 | 0 | 6 | 2 | 7 | 7 | 1.58 | 0 | |
4.12 | 롯데 | 1 | 0 | 7 | 106 | 2 | 0 | 8 | 4 | 0 | 0 | 0.86 | 3 | 1 |
4.06 | 두산 | 0 | 1 | 5 | 99 | 6 | 0 | 4 | 3 | 2 | 1 | 1.8 | 0 | |
4.01 | NC | 1 | 0 | 8 | 122 | 5 | 0 | 9 | 0 | 0 | 0 | 0.63 | 1 | 1 |
9경기 | 평균 | 4 | 3 | 7 | 108 | 6 | 0 | 7.2 | 2.5 | 2.2 | 2.77 | 1.25 | 3.5(1.5) | 7 |
양현종의 성적은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든 다른 팀 에이스 들과의 비교에서도 두드러진다.
각 팀별로 전체 일정의 약 30%를 치른 현재 양현종은 좌완, 우완, 외국인 투수를 가리지 않고 국내 최정상급에 위치해 있다.
전체 이닝과 평균 투구 이닝이 제일 많으며, 투구수도 압도적이다. 유창식과 더불어 유일한 무피홈런이지만, 유창식이 39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다.
경기당 3점 이상만 득점지원을 받았어도 2승은 더 올릴 수 있었기에 그렇게 된다면 6승으로 다승 단독선두에 올라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등 올 시즌 가장 유력한 투수3관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지만, 거짓말처럼 양현종만 등판하면 침묵하는 KIA의 방망이는 단 1점 내기도 버거울 정도여서 양현종의 다승1위는 현재까지만 본다면 기적적으로 방망이가 터져주지 않는 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리그에서 머물기에 이제 너무 커버린 양현종.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관록으로 버텨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힘으로 밀어붙이는 카리스마에 완급조절만 가미해 준다면 류현진을 넘어서는 것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양현종만 등판하면 묘하게 식어버린 KIA의 방망이들로 마운드를 힘겹게 홀로 지배하고 있는 팀의 에이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타석에서 좀더 집중하고 수비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제발 희망해 본다.
또한, 선동열 감독 등 KIA 벤치도 평소와 다른 경기운영으로 에이스의 어깨에 진 부담을 같이 나눠갖는 책임의식을 가져주길 희망해 본다. 양현종 등판경기 승리를 학수고대하고 보지만, 정말 보기에 미안하고 안타깝고 짠하고 슬프기만 하다. 어쩌다가 양현종이 이리 슬픈 에이스가 되었나?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평균자책 10위 이내 투수 성적 | |||||||||||||||||
순위 |
선수 | 팀 | 경기 | 승 | 패 | 이닝 | 평균이닝 | 투구수 | 피안타 | 피홈런 | 탈삼진 | 사사구 | 실점 | 자책 | 평균자책 | WHIP | QS |
1 | 티포드 | LG | 7 | 2 | 1 | 39 | 5.2 | 707 | 35 | 3 | 31 | 19 | 17 | 12 | 2.77 | 1.38 | 3 |
1 | 양현종 | KIA | 9 | 4 | 3 | 61 2/3 | 7.0 | 975 | 54 | 0 | 65 | 23 | 20 | 19 | 2.77 | 1.25 | 7 |
3 | 홀튼 | KIA | 8 | 4 | 3 | 50 1/3 | 6.1 | 812 | 37 | 4 | 31 | 27 | 17 | 16 | 2.86 | 1.27 | 7 |
4 | 유희관 | 두산 | 8 | 5 | 1 | 55 2/3 | 7.0 | 850 | 46 | 8 | 33 | 14 | 18 | 18 | 2.91 | 1.08 | 6 |
5 | 유창식 | 한화 | 7 | 2 | 1 | 39 | 5.2 | 716 | 32 | 0 | 23 | 33 | 16 | 13 | 3.00 | 1.67 | 3 |
6 | 밴헤켄 | 넥센 | 9 | 3 | 3 | 53 2/3 | 6.0 | 912 | 55 | 1 | 49 | 17 | 20 | 18 | 3.02 | 1.34 | 6 |
7 | 에릭 | NC | 9 | 4 | 0 | 57 2/3 | 6.1 | 930 | 58 | 4 | 41 | 23 | 22 | 22 | 3.43 | 1.40 | 7 |
8 | 찰리 | NC | 8 | 2 | 2 | 50 2/3 | 6.1 | 809 | 56 | 3 | 23 | 18 | 29 | 20 | 3.55 | 1.46 | 6 |
9 | 옥스프링 | 롯데 | 10 | 4 | 2 | 59 1/3 | 6.0 | 954 | 45 | 9 | 44 | 22 | 24 | 24 | 3.64 | 1.13 | 5 |
10 | 우규민 | LG | 9 | 3 | 2 | 48 | 5.1 | 795 | 40 | 3 | 31 | 14 | 20 | 20 | 3.75 | 1.13 | 4 |
10 | 이재학 | NC | 10 | 4 | 4 | 60 | 6.0 | 939 | 54 | 7 | 44 | 24 | 25 | 25 | 3.75 | 1.30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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