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윤석민(5.4기아vs넥센)

2011. 5. 4. 22:42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아 6:1 넥센) 승리투수 윤석민

왕의 귀환..윤석민

이말이 딱 들어 맞는 경기였다.

윤석민은 팀의 에이스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또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된 날이었다.

1회수비 때 김주형의 실책으로 인한 1실점의 부담을 안고도 이후 특별한 위기 없이 2,3,4회를 삼자 범퇴시키고

7,8회도 삼자범퇴로 최근 물오른 방망이를 자랑하는 넥센타자들을 확실하게 제압하였다.

특히 7회까지 100개의 투구로 한계투구에 다달았음에도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8회의 자원등판은

에이스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최근 불펜투수들의 잦은 등판으로 피로도가 높아 자신이 1이닝을 더 던져 직접 마무리로 연결시키는 것이

팀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자기 희생정신은 다른 선발투수들 에게도 생생하게 전달 되었으리라 본다.

8회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운 왕의 위엄은 그래서 더더욱 빛이 난다.

마지막 투구까지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진 윤석민에게 왕의 귀환이라는 멋진 단어로 승리를 격려한다.

그의 오늘 기록은 8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에 1실점(비자책점)이다.

 

오늘의 경기는 어찌보면 완승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공격에서 아직 여러곳에서 삐딱한 모습이 보인다.

1회공격에서 1,2번 테이블세터가 볼넷으로 출루하여 무사1,2루의 선취득점 찬스를 만들어 줬는데

이범호, 김상현, 차일목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중심타선에서 숟가락을 들어 맛나게 먹으면 되는데

그 숟가락을 쥐어줘도 못 먹는다.

 

1실점후 3회공격에서 다시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려주자 이번엔 두번의 실수는 없다는 식으로 전 타석에서 삼진으로

허망하게 돌아선 이범호와 김상현의 시원한 타격으로 맛나게 선수들을 불러들인다.

이범호는 치기 어려운 공을 안타로 연결해 동점타점을 올리는 가공할 만한 타격솜씨를 보여주는데

그가 현재 기아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맵씨있게 쳐낸 득점타다..

 

김상현은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나 한번 제대로 걸리면

넘어간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홈런이었다.

이 홈런이 가지는 의미는 여러가지이다.

현재 아직 타격 컨디션을 못찾고 있는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상대 벤치에게는 김상현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도 공략하기 쉬운 타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김상현의 역전3점 홈런으로 순식간에 4대1로 달아나자

윤석민의 투구는 더욱 안정되고 힘이 붙는다.

슬라이더의 완급 조절로 연신 헛방망이를 돌리는 넥센타자들을

보며 윤석민은 제왕의 위용을 마운드에서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

기아의 4회 공격 1사 1,2루에서 다음타자들 공격무산,, 5회 무사1루에서 병살타

6회 1사 1,3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1득점후 계속된 1사만루에서 병살타.

7회 1득점후 2사 2,3루 등 넥센으로 하여금 경기를 완전히 포기시킬 수 있는 기회에서 2득점으로 득점력 빈곤을

여실히 들어냈다.

아직 점수를 더 낼 수 있는 상황에서 득점력 부재는 기아 벤치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6대1로 앞선 9회 공격에서 선두 이범호의 좌전안타와 김상현의 사구로 무사1,2루가 되자 차일목대신

김상훈을 대타로  내세운 것은 쉽게 납득이 안된다.

어제 경기에서도 마지막 찬스가 차일목에 걸렸는데 김상훈으로 교체해서 낭패를 보더니 오늘도 더 달아 날 수 있는

찬스에서 차일목대신 김상훈을 대타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감각을 유지시키기 위해서일까?

 

그렇다면 김상훈으로 하여금 보내기 번트를 시켰어야 한다.

아마도 김상훈은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오는 것을 훨씬 더 반겼을 것이다.

번트를 대서 주자를 한 베이스씩 진루시키는 것이 확율도 높고 팀이나 자기를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이지

친다해서 안타날 확율이 25%도 안되는 상황에서 선수에게 강공을 시키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기회도 잃고

선수에게도 좀 오르려는 컨디션을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보내기 번트를 대서 성공시킬 확율이 80%에 이르면 번트를 하게 하는것이 모두에게 좋다.

기아 벤치에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중요한 찬스에서 차일목대신 김상훈을 대타로 내세우는 작전은 실패로 끝났고

앞으로도 그런 찬스에서는 강공대신 안전하게 모두에게 부담이 안되는 보내기 번트작전을 지시해야 할 것이다.

 

결국 오늘 경기는 에이스 윤석민의 자기를 희생하는 혼신의 역투로 6대1로 승리하였다.

하지만 그 승리의 뒤끝이 개운치 않는 것은 아직도 초반 득점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도망갈때 확실히 상대팀을 배려하지 말고 아주 확실하게 도망가야 하는데 아직 기아 벤치가 인정이 많다는 것이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지 않는가?

상대팀을 배려한다고 그 상대팀이 8,9회 대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면 그것도 상대팀에 대한 배려라고 할까?

9회 마지막 타석 마지막 투구까지 인정사정없이 상대를 몰아 붙여야 하는 것이 프로며 또 그렇게 하여야 한다.

5점정도는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기에...

 

내일 선발은 서재응이다.

원래 트래비스가 나올 경기이나 다음 상대가 선두를 질주하는 최강 SK와의 3연전이기에 트레비스를 1선발로

내세우고 양현종, 로페즈로 정면승부를 걸기 위해 내세운 포석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내일 경기에서 서재응이 과연 몇회까지 던져주는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만약 초반에 서재응이 무너져도 불펜을 쉽게 가동 못하는 것이 SK와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서재응은 그러한 팀의 차기 경기까지도 헤아려 질 좋은 승부로 6이닝 정도를 책임질 수 있는 투구를

하여야 하며 반드시 방망이로 넥센을 상대한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에는 이,,,,눈에는 눈...방망이에는 방망이로....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며~~

(사진출처)기아타이거즈,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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