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4. 07:05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지난번 귀농을 앞둔 친구 매실과수원에서 매실수확체험이 있다고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과연 몇 명의 친구들이 왔는지 알아도 보고 매실도 딸겸 중전을 대동하고 전남 영암에 있는 친구 과수원으로 갔습니다.
광주에서 영암까지는 약 50km정도, 걸리는 시간은 광주에서 나주혁신도시로 연결되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몇년 전 개통되어 1시간이
채 안됩니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 친구 둘이 연락이 와서 차례로 태워가려고 했더니 한 친구는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고, 한 친구는 등산갔다
만나는 장소로 내려오는 시간이 늦어 자기 차량을 가져갈 것이니 먼저가라고 해서 집에서 순환도로를 타고 바로 영암으로 달렸죠.
쭉쭉 뻗은 시원한 도로를 상쾌하게 달려 영암 월출산자락 아래 영보마을에 10시경 도착했습니다.
체험시작은 오전 11시부터였으나 각종 문화재가 즐비한 영보마을을 한바퀴 빙 둘러볼겸 1시간 빨리 왔습니다.
월출산을 앞산으로 오봉산을 뒷산으로 넓은 평야를 바라보고 죽림밭을 뒤로 하여 육백년 넘게 월출산의 기를 받아온 영암군 덕진면 영보마을.
농촌진흥원으로 부터 2009년 살고 싶고, 가보고 싶은 농촌마을로 지정된 영보마을은 이 마을 토박이로 광주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며 1년후
완전 귀농을 준비중인 친구가 매실 과수원을 2년 전에 만든 곳입니다.
그 친구는 귀농을 하기위한 준비과정으로 2년전 부터 주말이면 부모님이 계시는 영보마을에 내려와 집앞 논과 밭에 매실과 감나무 등을 심고
또 형제봉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옆에도 감나무를 심으며 귀농준비를 차분히 하고 있었습니다.
영보마을은 전주최씨 집성촌으로 600여년의 마을역사를 자랑하며, 지어진지 400년이 다되는 전남기념물 제104호인 영보정과 19세기말에
지어진 전통가옥들 그리고 보물 제594호인 최덕지영정이 있는 영당과 최덕지 고택, 중요민속자료인 최성호가옥 등 다양한 민속자료가 있고,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형제봉 밑의 약3만 평에 이르는 대나무숲을 끼고 도는 산책로는 각 계절마다 다양하고 신비로운 모습을 즐기고자 영보마을을 찾는 가족단위 도시민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릇만들기 등의 체험학습으로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겐 재미있는 즐길거리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에서 직접생산된 먹을거리가 있어 한 곳에 머물며 세가지 즐거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거삼락(一居三樂)과 과거와 현재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오봉산 형제봉의 아픈 우리민족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영암 영보마을은 보통의 마을과 달리 격이 있는 팜스테이가 오감으로 느껴옵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면 우람한 몸체에 비해 가지가 앙상한 슬픈 모습의 소나무 한 그루와 정자가 눈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 소나무는 약400년 전에 영보정을 중건하기 이전부터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로 수령은 430살, 높이는 7m, 둘레2.8m입니다.
온 몸에 상처를 입고 1987년에 당시 김옥현 영암군수와 동향인 최윤호의 노력으로 말끔히 치료가 된 소나무로 소나무 시술기가 앞에
세워져 있지만, 2년 전 그 아름답던 소나무는 지금 괴사일보 직전이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영보정은 조선초기의 학자이자 예문관직제학(藝文館直提學)을 지낸 연촌 최덕지(崔德之1384~1455)가 남원부사를 마지막으로 정계에서
물러나 고향인 전주로 가지않고 처가고을인 영보촌에 거주하면서 그의 사위이자 통례원좌통례(通禮院左通禮)를 지낸 신후경(愼後庚)가 함께
지었으며 후에 최덕지의 7세후인 최정(崔挺)이 신천익(愼天翊1592~1661))과 함께 재건한 것으로 보아 1630년 경에 이미 현재의 모습을
갖춘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제시대에는 이곳에 영보학원(1921년)이 설립되어 청소년들에게 항일구국정신을 배양하기도 했으며 1931년 영암청년들의 항일투쟁으로
손꼽히는 '형제봉 만세운동'도 영보학원을 중심으로 졸업생및 영암청년회원들이 주축이 되었다고 합니다.
영보정의 편액은 최덕지의 사위인 신후경의 3세후인 강원감사 신희남의 문하생 석봉(石峰)한호가 영보정에서 학문에 정진을 하며 썼습니다.
영보정은 이와 같이 신식교육과 구국정신을 함양한 학사(學舍)로써 매년 5월5일에 풍향제(豊鄕祭)라는 마을축제가 열리며 2010년에 32회째가 열렸습니다.
전주최씨와 거창신씨 사이의 500년에 걸친 우의(友誼)의 상징이기도 한 영보정은 거창신씨 집성촌에 있는 이우당과 함께 영암을 대표하는 정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 우의는 지금까지도 전통행사를 공유하면서 돈독하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의 정자가 정면3칸에 측면2칸으로 되어있으나 영보정은 정면5칸에 측면3칸, 방은 정면3칸에 측면1칸으로 마루는 방을 중심으로
ㄷ 자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방에는 별도의 다락방도 설치하여 보통의 정자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네 기둥에 활주까지 세운 영보정에는 전주최씨 집안과 거창신씨 집안의 500년에 걸친 우의를 대변이라도 하듯이 영보정 입구에는
신씨가문의 비가 세워져있으며 교보생명의 창업자인 대산(大山)신용호의 생가터도 영보마을에 있습니다.
최덕지 영당에 있는 영정입니다.
영당안에 모셔져 있는 보물제594호인 최덕지영정과 유지초본으로 원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초안도 있어 역사적으로도
귀중한 자료이며 가장오래된 조선시대 사대부의 초상화로 그시대의 초상화표현방식및 기법과 복색등을 알수있다고 합니다.(사진출처:문화재청)
최덕지고택입니다.
전주최씨집안의 종갓집으로 솟을대문안으로 들어가면 입구 우측으로 영보정에서 본 자그만한 직사각형 연못이 있습니다.
백치아다다, 봄봄, 낫 이라는 영화촬영지과 6.25특집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최성호가옥은 중요민속자료 16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금은 최성호씨 2세,3세,4세손이 살고 있습니다.
안채, 사랑채, 헛간채, 문간채와 사랑마당까지 옛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초가지붕을 새로이 얹어 비닐로 잘 덮어서 꾹꾹 눌러놨습니다..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문간채와 헛간채를 마당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나눠져있으며, 랑채 뒷쪽으로는 방문이 앞뒤로 달려있고
삼성당이라 쓰여있습니다.
안채의 모습.
실제 주인이 거주하는 관계로 부억칸에는 방충망을 달아놓고 샷시유리문을 나무창살로 가려놨습니다.
내부엔 각종 현대식 살림살이가 있어 고택을 지키면서 현대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장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헛간채의 둘둘말아진 멍석과 지붕안쪽으로 건너가는 전깃줄..
이런 전깃줄을 참으로 오랫만에 봅니다. 지금은 모두 매립형이라 해서 건물내부에 꽁꽁 숨어있지만
옛날 한옥은 저렇게 건물외벽을 따라 전깃줄이 지나다녔습니다.
영보마을 마실을 마치고 이제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친구의 과수원은 약 1,200평이라고 합니다.
감나무, 매실나무, 헛개나무 등이 심어져 있으며 자투리 땅에는 고추, 상추 등을 심었습니다.
정자 하나가 있는데 영암군에서 마을 주민들 사용하라고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물론 땅은 기부했지요.
오늘 매실수확체험에 나선 친구들은 부부3쌍에 홀로지기 2명 등 8명의 친구들이 참석했고,
과수원 친구의 지인 등 약 20명이 매실수확체험에 나섰습니다.
모두들 기다리는 사이 닭백숙이 잘 삶아지고 있습니다.
머니머니해도 매실수확이후 먹을 것이 최고지요.
오늘은 기름진 삼겹살보다 헛개나무 등을 넣어 삶은 닭백숙이 점심입니다.
화력좋은 불쏘시개에 푹푹 삶아지는 닭백숙
군침 돌죠?
이제 본격적으로 매실수확에 나서봅니다.
매실나무 한 그루에 많은 양이 달여있기에 잘 익은 나무 하나만 집중공략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완전 매실따기 선수들인데, 친구들은 진짜 초짜 아마추어입니다.
한 자루 따는데도 낑낑거리고 땀방울을 비오듯 솟아 냅니다..ㅋ
이렇게 자루를 앞에 놓고 손으로 쭉 흝으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ㅋ
아니면 뱃살 보이게 앉아 옷 앞자락에 담아도 됩니다.
이렇게 말이죠..
매실나무를 흔들었더니 머리위로 매실들이 통통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ㅋ
겨우 한 자루 꽉 채우고 이제 두 개째 도전인데, 이것이 마지막이 되었군요.
모두 다 쓸고 지나가 버려 더 딸것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복장부터 틀립니다.
우리는 놀러온 복장인데, 저 분들은 장화에 앞치마까지, 완전 중무장입니다..ㅎㅎ
그저 흔들어 떨어뜨리고 바닥에 떨어진 것을 싹싹 쓸어담으면 끝...
우리 한 자루 담을 때, 다섯 자루를 담습니다..
오늘 남아있는 매실을 완전 초토화시켜 버렸습니다.
조금 늦게 온 친구들은 절반밖에 못 담았네요..
마음씨 좋은 과수원 친구 각시가 늦게 온 친구들에게 매실 한 자루씩을 나눠줍니다.
주차하기도 좋고...
싱그러운 초록빛도 좋고..
닭백숙에 상추쌈에 낮잠까지 아주 행복했답니다.
11시부터 오후3시까지 매실수확체험 겸 조촐한 파티는 도시삶에 찌들은 우리들에게 자그마한 힐링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올 농사보다 두 배는 더 열린다고 하니, 놀러온 복장보다 일하는 복장으로 다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훨씬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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