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비경(秘景)을 찾아서. 무등산 의상봉

2014. 7. 29. 07:05한국의 산 견문록/무등산

 

무등산이 국립공원이 된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2013년 3월 4일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뒤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은 국립공원이 된 4월 이후 약 397만 명으로

북한산의 715만 명, 한려해상의 670만 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제1호 국립공원 지리산(280만 명)이나 설악산(336만 명), 경주(315만 명)을 제친 것으로 이 수치는 무등산국립공원관리공단이

무등산 증심사 지구와 원효사 지구에서 각각 6곳의 계수기를 설치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는 직원들이 일일이 탐방객 수를 세는

인력계수시스템과 9월부터 12월까지는 탐방객 수를 자동 인식하는 자동계수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탐방객 수를 계산한 숫자로

공단이 관리하기 전인 1월부터 3월까지는 그 숫자가 빠져있고, 4월부터 8월까지도 자동계수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으며 계수기가

설치되지 않은 등산로를 이용하는 등산객도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무등산 탐방객 수는 500만∼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확한 숫자를 측정하기 위해 무등산관리사무소는 증심사와 원효사지구, 전남 담양·화순지구 등 모두 25곳에 계수기를 설치

했으며 그 외 13곳에 더 설치해 올해는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럼 왜 이렇게 많은 탐방객들이 광주 무등산을 찾을까요?

그것은 인구 100만 이상이 사는 대도시 10km이내에 1,000m가 넘는 산은 전 세계적으로 무등산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무등산은 광주도심에서 5∼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광주 담양 화순 등 아무 곳에서나 무등산에 쉽게 오를 수

있으며, 8,000만 년 전 폭발한 화산으로 곳곳에 그 흔적이 많이 남아있고, 천연기념물인 입석대 서석대 등 세계적으로 존재가치가

높은 1000m급 고산지대 주상절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점과 51.8km에 이르는 무등산자락 마을 둘레길인 무돌길이 개발돼

걷기 마니아들이 사계절 내내 많이 찾는다는 것 입니다.

 

 

(겨울 원효사 회암루 지붕위로 살짝 보이는 의상봉)

 

오늘은 무등산의 수많은 볼거리 중 무등산 원효8경 중 6경인 의상봉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의상봉은 무등산원효사지구에서 바로 보이는 봉우리로 원효사지구 버스 종점에서 50분 정도면 오를 수 있고

화산활동에 의한 기암괴석과 무등산 정상과 좌우로 펼쳐진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무등산 최고의 조망처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무등산 원효8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1경 무등명월(無等明月)원효사에서 무등산 정상에 솟아오른 달을 바라보는 운치

2경 서석귀운(瑞石歸雲)서석대에 감겨드는 뭉게구름

3경 삼전열적(蔘田烈蹟)중봉 삼밭실에 서려있는 충장공 김덕령의 충절

4경 원효폭포(元曉瀑布)장쾌하게 쏟아지는 원효폭포의 물줄기

5경 원효모종(元曉暮鐘)저녁 어스름 사이로 들려오는 원효사의 종소리

6경 의상모우(義湘暮雨)해 저물녘 의상봉에 내리는 비의 너울

7경 안양노불(安養老佛)투구봉 안양사의 오래된 부처님

8경 만치초적(晩峙草笛)늦재에서 들려오는 나무꾼들의 풀피리 소리

 

 

그럼 원효8경 중 제6경인 의상봉을 찾아 출발해 보겠습니다.

원효사 버스종점에서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와 상가지구를 지나 규봉암 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숲 문화학교 (옛 무등산 산장)을 지나 규봉암 쪽으로 가는 길 바위에 둥근 원 2개가 그려진 그림이 나오면

왼쪽 길로 접어들어 산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 길은 경사가 심하므로 오늘은 꼬막재 방향으로 올라가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올라 이 방향으로

내려오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의상봉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다보니 비교적 등로도 뚜렷하고 길도 잘 단장되어 의상봉까지는 길 잃어버릴 걱정은

없습니다만 이정표가 없기에 탐방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의상봉에 오르기 전 만난 노각나무와 연리지나무입니다.

노각나무는 무등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인데 두 그루가 부부처럼 멋진모습으로 서 있군요.

이름은 사슴뿔(녹각)처럼 황금빛 수피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백로다리(노각)처럼 매끈하게 생겼다해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7종의 노각나무가 있는데 우리나라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네요.

연리지도 보입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의상봉 올라가는 길은 조그마한 수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의상봉은 이름이 붙여진 기암괴석과 명품 바위절벽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금 보는 바위는 연화바위입니다.

마치 연꽃이 피기 전 봉우리를 오므리고 있는 형상입니다.

이 바위를 지나가면 수행암과 은선대가 나옵니다.

 

 

첫 번째 암반이 은선대로 꼬막재 조망처이며, 조금 더 가면 나오는 대슬랩이 바로 수행암으로 투구봉과 윤필봉 조망처입니다.

무등산은 약 8,700만 년 전 화산폭발에 의해 생긴 산으로 지금도 산 곳곳에 화산활동의 흔적들이 산재한 곳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서석대, 입석대이며 오늘 오른 의상봉도 화산활동 흔적이 많은 곳입니다.

울릉도가 500만 년 전에 화산폭발이 있었고 최근 조사에 의하면 제주도 한라산은 5,000년 전 마지막 화산폭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무등산이 한반도 다른 화산과 비교해 얼마나 오래된 화산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바위들은 이 마그마가 땅속에 있다가 위로 솟구치며 물에 잘 녹는 부분은 없어졌지만 단단한 화강암만 살아남았죠.

그 바위들도 비바람에 깎이는 등 풍화작용에 의해 결국 단단한 부분만 남게 된 것입니다.

그것들이 바로 나마(gnamma)와 토루(tor)입니다.

나마는 암석이 물리적, 화학적 풍화작용을 받아 암석의 상부에 형성된 구멍이고, 토루는 암석이 풍화작용을 받을 때 독립성이 강한

둥그스런 돌을 말합니다.

 

 

최근 잦은 비로 의상봉 은선대 음푹 파인 곳은 모두 물구덩이가 되었는데 한 곳에 맹꽁이 올챙이가 열심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이 근처 어디에 맹꽁이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맹꽁이가 짝짓기 철에 암컷을 꼬드기려고 '맹꽁맹꽁'하고 우는데 그것은 한 마리가 '맹꽁'하고 우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가 '맹'하고

울면 옆에 있던 맹꽁이가 더 큰 소리로 '꽁'하고 울어서 맹꽁이가 때로 울면 맹꽁맹꽁하고 들린다고 합니다.

혹시 주변에서 맹꽁이가 울면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은선대를 나와 이제 설법대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 만난 한국형 블루베리인 청미래덩굴입니다.

백합과에 속하는 덩굴성 관목으로 열매는 명감 또는 망개라 하여 따먹기도 합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잎은 찹쌀떡을 만들 때 떡을 싸는 데 쓰기도 하며 뿌리는 토복령이라 하며 약재로 이용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따 먹으니 열매가 아주 씁니다.

 

 

설법대에 있는 병풍신선바위로 토르(tor)입니다.

이 바위는 독립된 바위가 아니라 몸체가 바닥에 붙어있다는 것이 특색입니다.

그것은 곧 마그마가 식은 뒤 오랜 세월 풍화작용에 의해 제일 단단한 부분만 남은 것입니다.

이렇게 암석이 풍화작용을 받을 때 독립성이 강한 둥굴둥굴한 돌을 토르라고 합니다. 

 

 

의상봉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

구름에 가린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원효 8경 중 2경인 서석귀운(瑞石歸雲 서석대에 감겨드는 뭉게구름)이 생각납니다.

 

 

 

이 바위는 해탈암으로 '토르(tor)'입니다.

동글동글한 것이 특색이지요.

 

 

이 바위 전체가 위 병풍신선바위와 한 몸으로 의상봉은 봉우리 전체가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것 입니다.

 

 

 

마치 용암이 그대로 식어버린 모습인 의상봉.

 

 

의상봉의 명물입니다.

바로 벼루바위인데 나마(왼쪽 움푹 빠진 구덩이)와 토르(오른쪽 네모난 바위)가 같이 있습니다.

거기에 가지 하나는 죽고 다른 가지는 살아있는 소나무가 무등산 상봉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의상봉 원추리.

넘나물이라고도 하며 주로 산지에서 자랍니다.

꽃은 7∼8월에 피며 꽃줄기는 잎 사이에서 나와서 자라고, 끝에서 가지가 갈라져서 6∼8개의 꽃이 핍니다. 관상용으로 쓰이지만, 꽃이 필 때 줄기에 진딧물 해충이 생기기에 미관상 좋지 않아 실내보다 화단에서 키우는 것이 좋으며,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이용합니다.

 

 

의상봉의 의자바위입니다.

두 사람 정도는 넉넉히 앉을 수 있는 바위입니다.

 

 

바위틈에 두꺼비 한 마리가 숨도 안 쉬고 숨어 있습니다.

이제 설법대를 나와 의상봉의 또 다른 명물바위인 비마족(飛馬足) 바위로 가 봅니다.

 

의상봉 비마족 바위는 찾기가 매우 어렵기에 흔히들 지나쳐버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8개의 팔을 가진 신기한 소나무를 보면 그 뒤에 비마족 바위가 있으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소나무 오른쪽 바위가 바로 비마족 바위인데 소나무 왼쪽으로 돌아야 바위 위로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바위 위에 서면 말발굽 모양의 구멍이 몇 개 보이는데요, 무등산 지왕봉 뜀바위에서 김덕령장군이 말을 타고 한걸음에

여기까지 뛰어내려 생긴 말발자국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바위가 바로 지질학적으로 나마(gnamm)라고 부릅니다.

 

 

의상봉 정상은 사방이 나무에 가려 시원스런 조망은 없습니다.

다만 괴기한 모습의 소나무가 한 그루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의상봉 정상에서 산장방향으로 하산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바위 하나가 보이는데,

이 바위가 바로 의상대입니다. 의상대사가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앉아 도를 닦았다고 해서 의상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의상대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도 의상대사는 한 걸음에 뛰어 올라갔겠죠?

 

 

의상대를 돌아가면 이렇게 세 조각으로 쪼개진 바위가 보입니다.

 

 

의상대 조망바위에 앉으면 아침에 출발한 원효사지구 상가와, 주차장, 원효사가 보이고 원효사 아래 관음전까지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그 위 원효봉도 말끔하게 보입니다.

원효사지구를 보니 국립공원이 된 무등산의 고민이 보입니다.

바로 상가지구를 모두 국립공원 바깥으로 이전시켜야 할 것인데, 부지가 마땅치가 않아 고민스러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3km떨어져 있는 충장사 부근에 집단 상가를 마련해 놓고 이곳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증심사 주변의 상가들이 지금의 증심사 상가지구로 내려오는데 까지만도 30년이 걸렸으니 원효사 지구의 상가가 모두 이전하여

자연이 원상 복구될 때까지 앞으로도 최하 10년은 걸리겠죠.

 

 

의상대를 내려서면 봉분이 두개 보이는데 그 오른쪽으로는 바위들이 무너져 생긴 굴이 있습니다.

내부는 박쥐도 살고 있지만, 누군가 기도를 드리는 장소로도 사용하는 듯 합니다.

무등산을 백제시대 때 까지만 해도 무돌산, 무당산이라 불렀으며 통일신라시대 들어 무진악, 무악이라 불렀고,

고려시대 들어서야 비로소 서석산과 더불어 무등산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무당산이란 이름이 괜히 나온 이름은 아닙니다.

 

 

 

 

 

 

지금 바위가 갈라진 것은 풍화작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뿌리의 힘입니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나무가 커가면서 바위를 쪼갰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위대합니다. 의상봉은 모든 것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등로를 부러진 나무가 막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에서는 이렇게 부러진 나무를 치우지는 않습니다. 자연 그대로 놔두죠.

하지만 산림청이 관리하는 산에서는 쓰러진 나무는 바로 치운다고 합니다.

 

 

의상봉에서 원효사 지구로 내려섰습니다. 원효계곡의 물이 많이 불었군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고 의상봉에서 8,7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긴 기묘한 바위들과 만나

정겨운 대화를 나누다 보니 1시간이면 탐험할 것을 3시간이 훌쩍 지나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무등산은 우리 모두가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국립공원으로 광주 사람들의 안식처입니다.

원효계곡을 따라 무등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원효8경 의상봉에 올라보면 무등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산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비오는 날 해질무렵 어느 날 구름에 갇힌 의상봉에 다시 올라 원효 8경을 만나 보고 싶습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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