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3. 06:30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10.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고
나는 그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포라는 것을 느꼈다. 엄청난 발소리는 또 났다. 무려 10명이 1명을 추격하는 것이다. 잡히면 끝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2층에 올라간 나는 뒤따라오는 참가자들보다 더 빨리 맞은편 계단으로 가 1층으로 탈출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맞은편에서도 다른 경찰 팀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순간 창문을 열고 2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렸고, 내가 풀숲에 몇 바퀴 구르고 일어서자 경찰 팀은 닭 쫓던 개처럼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경찰 팀은 계단을 뛰어 1층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워 옆 학교인 일곡초등학교로 도망갔다. 일곡초등학교에 헐떡거리며 도착해 개수대 물을 마시며 핸드폰을 켜니 어느새 문자가 3통 더 왔었다. <너 지금 어디야?> <미안한데 한성이가 또 잡히고 말았어. 녀석들이 도무지 포기를 안 해서> <일단 합류해서 같이 다니도록 하자> 나는 그 문자들을 읽고 차분히 답장을 써줬다. 그리고 창문으로 운동장을 보며 동태를 살폈다.
어느덧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슬슬 배가 고파왔다. 평소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그다지 배가 안 고팠으나 오늘은 아침부터 뛰어다녔기 때문에 배가 더 일찍 고팠다. 일단은 물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이런 단순한 경찰과 도둑게임이 한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질긴 게임이 될 줄이야! 나는 오늘 새로운 걸 깨달았다. 게임은 하기 나름이란 것을. 일곡초등학교에 와서 초등학생들 공부하는 걸 지켜보며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을 1학년부터 차례로 보니 참으로 우리의 성장 과정과 너무 비슷했다. 뒤돌아보면 나도 저렇게 키 작고 감정 표현이 서툰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어릴 때 우리 가족도 화목했던가? 너무 어렸을 때라 잘 기억이 안 난다. 평소에 그때그때 일만 생각하며 살아온 나는 최근 1년 전의 일이 아니면 거의 다 까먹기 때문에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게 쉽지가 않았다. 교실을 다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힘든 것은 지나가고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운동장을 보니 초등학생들이 축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모여서 피구를 하고 있었다. 야구도 하고 제각각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운동장에서 노는 학생들을 보고 있는 도중에 정문과 중간문 쪽에서 하나둘씩 파란 깃발을 든 참가자들과 붉은 깃발을 든 참가자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뻔하다.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은 쫓기고 있어 숨기 좋은 이 초등학교로 숨어든 것이고, 푸른 깃발을 든 참가자들은 그들을 잡기 위해 들어온 것이었다. 참가자 전원이 학교로 들어오는 동시에 사방에서 뛰는 소리가 나고 동시에 점심시간 종이 치자 교실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동시에 복도로 쏟아져 나와 급식소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 순간 학교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쫓고 쫓기는 참가자들 사이와 급식소로 뛰어가는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잡느라고 난투극이 일어났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는 6학년 학생들 사이에 몰래 끼어서 급식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그러나 급식소에 도착했을 때 내 뒤로 붉은 깃발을 든 참가자 2명이 뛰어가고 그 뒤로 파란 깃발을 가진 참가자 4명이 우르르 몰려가고, 초등학생들이 그 뒤에서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6학년 인척 해 그들의 눈을 피했지만, 급식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결국, 경찰 팀은 그곳에 있는 도둑을 모두 잡았지만, 소란을 듣고 달려온 교장 선생님께 걸려 엄청나게 꾸지람을 당했다. 나는 이 학교에 더 머물러 있다가는 곧 잡힐 것 같아 일단 이곳을 탈출해 배고픈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발행인 :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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