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4. 06:30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11. 마지막 피난처는 한새봉
그렇게 편의점에 도착할 때까지는 쫓고 쫓기는 모습을 보지 못 했다. 잠잠해진 것이다. 나는 주변을 살피며 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 지금 어디야? 나 조금 전까지 쫓기느라 답장을 못 보냈네? 지금 xx 편의점으로 와> 곧바로 온 답장은 <알았어. 나 지금 무서우니까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야 돼!>란 답장이 왔다. 나는 일단 xx 편의점에 가 상황을 살피며 5분 정도 기다렸는데, 멀리서 준영이가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준영은 편의점에 오자마자 흥분을 하며 나한테 말했다. “지금 지호랑 세훈이랑 한성이가 경찰에게 잡히고 말았어! 일단 우리라도 살아서 9시까지 버티자! 그리고 또 경찰들이 지금 어느 정도 우리를 잡았다 생각이 들었는지 단체로 피시방에 갔나 봐! 이 틈에 우리는 자연마을로 피해있자!” 역시 우리가 몰랐던 경찰의 장점이 생각났다. 경찰은 굳이 도둑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므로 시간 보내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알았어. 그럼 컵라면을 먹는 건 위험하니까 일단 과자를 사 가도록 하자” 우리는 과자를 5개 사서 둘이 손을 잡고 주위를 살피며 자연마을로 갔다.
자연마을로 가는 길에는 경찰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공포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덧 자연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주변 놀이터에서 과자를 먹으며 배를 채웠다. “하. 경찰과 도둑이 이렇게 살벌한 게임인지는 몰랐어.” 준영이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일단 지금은 1시 30분이니까 나머지 7시 30분을 재주껏 잘 버텨내야만 해”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준영이가 말한 잡힌 애들을 빼고 모두에게 문자를 보냈다. <야! 일단 합류해서 생각하도록 하자. 어디야?> 이렇게 문자를 보내봤으나 답장은 없었다. “아무래도 모두 추격당하고 있는가 봐” 나는 팔을 휙휙 저으며 말했다. “일단 개들은 상관없고, 우리라도 잘하자!” 준영이 과자 봉지를 쓰레기통에 던지며 말했다. ‘적어도 5시까지 버티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 놀이터에서 평화롭게 한 2시간을 심심하게 보낸 우리는 핸드폰의 음악을 틀어 심심함을 달랬다. “그런데 아무리 시간을 보낸다 해도 경찰도 5시쯤이면 활발히 움직이지 않을까?” 준영은 슬슬 음악에 리듬을 타며 말했다. 나는 심각하게 생각을 하다가 “일단 경찰이 이렇게 시간을 무의미하게 써버리면서까지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것은 아마 대다수 도둑을 잡았거나 아니면 경찰이 진짜 바보라든가. 둘 중 하나일 거야”고 준영에게 말해 주었다.
경찰이 만약 도둑 대다수를 잡았다면 남아있는 도둑들을 찾기 위해 경찰들은 최소 5시부터 움직일 것이다. 우리는 이 복잡한 자연마을 지리를 이용해 4시간 동안 경찰들을 피해야 했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 준영이가 갑자기 뜬금없이 나에게 질문을 했다. “어. 해봐” 나는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내가 아이스토리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는 20명의 경찰을 봤는데 거기서 잡힐까 봐 바로 나오고 말았어. 그런데 모든 경찰이 전부 다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거라면 왜 애들한테는 답장이 없는 거야?” 준영이가 심각하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음. 일단 그건 우리 팀 애들이 우리 빼고 전부 다 잡혔거나 아니면 아직도 쫓기고 있는 거야”라고 나는 성심껏 말해주었다. “음. 이제 곧 있으면 5시고 곧 모든 경찰이 남은 도둑을 찾기 위해 움직일 거야. 일단 숨을 곳이라도 찾아놔야 하지 않겠어?” 준영이가 핸드폰을 가리키며 말을 하였다. 그렇게 자리를 뜨려던 순간 갑자기 문자음이 들렸다.
나와 준영은 얼른 문자를 봤다. 문자 내용은 <너희 어디야? 너무 쫓기다 보니 지쳐서 글자가 잘 안 써진다. 일단 너희 어디야? 아! 참고로 나는 하진이랑 같이 있어> 호진이었다. 나는 곧바로 <나는 지금 자연마을 00 공원이야. 빨리 이쪽으로 와> 하고 답장을 보냈는데, 10분이 지나자 곧바로 호진이와 하진이가 왔다. 둘은 금방이라도 죽을 듯이 헐떡이며 우리를 잡고 축 늘어졌다. “아. 너희랑 아까 흩어지고 난 뒤에 청솔아파트가 무슨 전쟁터도 아닌 전쟁터가 되어버렸어. 우리는 겨우 탈출했고. 너희도 무사하니까 다행이다.” 하진이가 말했다. 그렇게 4명이 된 우리는 자연마을을 돌며 동태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둘러봐도 경찰이 없자 우리는 한새봉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 들고 나왔다. “우리 여기서 먹고 갈까? 좀 지치는데?” 나는 편의점 의자에 앉아 친구들에게 말했다.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근데 그 순간 호진이가 외쳤다. “야! 저기 좀 봐봐. 근린공원 쪽에 푸. 푸. 푸른 깃발을 든 참가자들이 여기로 오고 있어!” 우리는 그 소리를 들은 동시에 과자를 싸안고 한새봉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발행인 :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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