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9. 06:30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13. 회장님과의 운명적인 첫 만남
나는 궁금증이 폭발하여 얼른 그곳에 가 귀를 대었다. 회의장에서는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었다. “회장님. 대회출전을 한 참가자들의 학부형들이 항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대회 때문에 성적이 잘 안 나오면 가만 안 놔두겠다는. 특히 해수 군의 부모님은 더 심합니다.” 교장 선생님이 말을 하는 도중에 회장이라는 분은 “물론 학부형들의 의견도 타당하긴 하나 나는 옛날 돈 보스코 성인의 말을 학부형들이 조금만 더 믿어줬으면 하오. 교장, 질문하나 하겠소.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이오?” 회장이라는 분이 입을 열었다. “당연히 비행기가 아니겠습니까?” 교장 선생님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그러나 잠시 뒤 회장이라는 분이 입을 열었다. “아니.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거라도 친구와 함께라면 어려운 게 아니죠. 저는 이와 같은 돈 보스코 성인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이곳 어린이들에게 이 대회를 연 겁니다. 이 대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전국적으로 실시 될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제 뜻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저는 이만 나가겠습니다.” 그 순간 선생님들은 모두다 초스피드로 자신의 자리로 가 일하는 척하였고 회장이라는 할아버지는 모두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를 떴다. ‘돈 보스코님의 말씀이라. 음.’ 옳은 말이기는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로 올라갔고 곧이어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첫날부터 내가 제일 못하는 과학과 수학시험이었다. ‘첫날부터 어려운 과목이라니?’ 내겐 너무 잔인한 하루였다. 자신이 없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하지만 미션을 수행하느라 책도 보지 못해 자신감마저 없어지고 말았다. 나는 그걸 알기 때문에 문제를 더 관찰하며 풀어나갔다. 수학은 대부분이 어려운 문제였다. 예전에는 공부를 그나마 지금보다는 조금 열심히 해서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대회가 시험과 겹쳐 평소에 공부하던 것과 달리 소홀히 한 탓이라 결과는 뻔해 보였다. 그러나 나는 굴하지 않고 첫날을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시험성적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윽고 둘째 날이 되었고, 내가 잘하는 국어와 역사시험이 있었다. 국사와 국어만큼은 내가 자신하는 과목이었다. 예상대로 어제 풀었던 수학과 과학보다는 쉬웠으나 그래도 크게 쉽지는 않았다. ‘아. 이번 시험도 또 망쳤구나. 나는 언제나 전교 50등 안에 들어볼까? 그래도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3학년 이내에 좋은 성적을 많이 내야 하는데,’ 나는 이를 악물고 그날 밤에 내일 있을 한문과 도덕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 결과 다음 날 시험에서는 지난 이틀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시험을 치렀다. 그래도 시험은 쉽지 않았다. 시험이 끝나고 팀원들과 오랜만에 교실청소를 하기로 하였다. 오랜만의 청소라 조금 땀을 흘렸으나 여럿이 하니 쉽게 끝났다. 나는 친구들에게 먼저 숙소로 들어가라 했다. 좀 더 있다가 문단속을 하고 가겠다고 하였다. 텅 빈 교실 안으로 이른 오후의 햇살이 들어왔고 나는 따스한 햇볕에 몸을 쪼이면서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나는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까? 또 형처럼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이런 고민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이번 시험에도 결국 나쁜 성적을 얻고 말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이번에도 역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지만 스스로 잘못하고 있음을 알았다는 것과 예전 나약했던 나의 모습에 비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봤다는 것이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거 생각해 보니까 편하고 좋은걸? 앞으로도 종종해 봐야지. 폼도 나고 좋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간이 지나있었고 나는 얼른 문단속하고 집에 가기 위해 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어느 한 할아버지가 가슴을 어루만지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할아버지는 놀랍게도 회장님이라는 분이었고 나는 고통스러워하는 회장님을 부축해 학교 보건실로 돌아와 침대에 바로 눕혔다. 보건 선생님은 119를 부르겠다며 나보고 간호하고 있으라 하고 보건실을 나갔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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