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3. 06:30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15. 마지막 경기 1라운드가 시작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오후 7시가 되었고 부모님과 형이 같이 집에 들어왔다. 엄마 손에는 피자 2판이 들려있었고 모처럼 함께 모인 가족은 피자를 나눠 먹으며 화목한 저녁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는 배낭에 여행용품들을 담고 집을 나서는데 부모님과 형은 언제나 그랬듯이 나보다 더 일찍 집을 비웠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미리 와 있던 친구들과 차에 탔다. 출발할 때는 왁자지껄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30분도 안되어 모두 곯아 떨어졌다. 아무래도 모두 일찍 나오느라 잠이 부족했나 보다. 나도 더 자기 위해 눈을 감았고 잠깐 잠든 사이에 차는 살레시오 공원 앞에 도착했다.
내려 보니 공원은 넓디넓었다. 우선 넓은 푸른 평원이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었으며 평원의 끝에는 야트막한 산이 있었다. “우와 멋지다!” 지호가 입을 떡 벌리며 감탄했다. 뒤이어 다른 참가자들이 왔고 그곳에서 모두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집행위원이 “여러분은 지금부터 2시간 뒤 호수에 미리 준비된 보트를 타고 낚시경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낚시시간은 총 2시간이며 그 안에 가장 많은 물고기를 잡는 팀이 승리합니다.” ‘아니 낚시라니? 중학교 1학년 때 패밀리랜드 옆에서 낚시 한번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낚시로 승리하란 말인가?’ 우리는 곧바로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호수 쪽을 보니 낚싯대가 많아 낚싯대 걱정은 없었지만, 문제는 누가 물고기를 많이 낚느냐인데 낚시를 잘하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 우리는 일단 보트부터 타 보기로 했다. 보트는 보통 보트보다 조금 더 커서 8명이 낚시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우린 각각의 의견을 내 보기로 했다. 의견을 정리해보니 낚시는 일단 4명이 하기로 하고 정말 급하면 8명이 한꺼번에 하기로 했다. 배에 타기 전에 낚싯대를 한 팀당 8개를 준다는 팻말을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4명이 하는 이유는 8명이 한꺼번에 낚시하면 낚싯줄이 엉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트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고 회의를 마치니 2시간이 지났고 집행위원은 우리에게 각자 준비된 보트에 타라고 지시했다. 보트는 예상했듯이 8명이 타기에 적합하였지만, 어느 순간 황당함을 느꼈다. 보트에는 모터가 없고 대신에 페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친구들 입에서 불평이 쏟아져 나왔고 그것을 보던 영진이가 긍정적인 말을 뱉었다. “머 그래도 노로 젓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그 말에 친구들 불평은 순식간에 그치고 우리는 보트의 페달을 밟을 사람을 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간마다 교대하기로 했다. 나는 낚시를 잘 못 하기 때문에 나와 민수가 첫 번째로 페달을 밟기로 하였고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나와 민수는 미친 듯이 페달을 밟기 시작했고 호수 중간쯤에 배가 도착하자 페달을 멈추고 4명이 낚시를 시작했다. 4명은 낚싯대에 미끼를 끼우기 시작했는데, 경험이 없다는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친구들은 모두 수준급 낚시꾼처럼 미끼를 능숙하게 잘 꼈다. ‘역시 어느 팀이나 낚시 경험자가 있으면 유리해’고 생각이 들 무렵 4명은 동시에 낚싯대를 호수에 담갔고 우리는 그 장면이 마냥 신기하듯이 쳐다보았다. 그때 지호가 “오 느낌이 왔다! 으라차차!” 지호가 낚싯대를 잡아당기니 물고기 한 마리가 걸려 나왔다.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를 손에 들고서 우리는 사기가 갑자기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30분 동안 우리는 모두 10마리의 물고기를 건졌다. “오! 뜻밖에 잘 잡히네?” 영진이가 신나서 말을 했다. 나는 슬슬 다른 팀들을 보았다. 팀들 중에는 낚싯줄이 엉켜서 아옹다옹 다투는 팀도 있었고 호흡이 안 맞아 다투는 팀들, 경험자가 없어 미끼를 못 끼우는 팀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경험자는 좋은 것이었다. 한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우리는 물고기가 잘 안 잡히자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나와 민수는 또 땀을 흘리며 페달을 밟아 보트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달이 자전거처럼 그렇게 팍팍 잘 밟히는 것이 아니라 느릿느릿 밟혀서 우리는 땀과 함께 앓는 소리를 쏟아내며 페달을 밟아 나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지쳐버려 “어우! 더는 못 밟겠네. 야! 너희가 이제 밟아라.” 나는 호진이와 하진과 페달 밟기를 교체하고 땀을 닦으며 친구들이 낚시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 심심해진 나는 친구들 낚싯줄에 미끼 끼우는 것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자 친구들의 낚는 속도는 빨라졌고 물고기를 낚은 숫자는 어느덧 20마리가 되었다. 준비해온 통에는 물고기가 가득 찼고 우리는 통을 하나 더 구하기로 했다. 우리의 낚시경험이 많은 친구 덕분에 페달을 밟고 있는 호진이와 하진이만 더 힘들게 되었다.
뭍에 도착한 우리는 통을 2개 더 챙겨서 다시 호수로 들어갔고 낚고 낚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2시간이 지나버렸다. 집행위원회에서는 이제 돌아오라는 호루라기가 울렸고 참가자들은 배를 몰아 뭍 쪽으로 움직이다 보니 배를 대는 곳이 갑작스럽게 붐비기 시작했다. 내리는 곳이 한곳밖에 되지 않아 끝 부분부터 차례로 배를 대야 했다. 하지만 보트끼리 부딪치면서 가끔 보트가 심하게 흔들렸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꾸준히 페달을 밟아 나갔다. 뭍에 거의 도착하자 뒤에서 계속 우리와 붙어 다니던 3학년 배가 갑자기 속력을 내면서 우리를 앞질러가려다 우리 보트와 부딪치고 말았다. 우물쭈물 서 있던 나와 민수는 동시에 보트에서 떨어져 물에 빠졌다. 평소 수영을 못하던 나와 민수는 서로 허우적댔으며 친구들은 그런 우리에게 손을 뻗었다. 나는 ‘어푸루루푸푸구푸루루루푸’ 라는 해괴한 소리를 내며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었지만 민수는 침착하게 팔과 다리로 물을 저어 배에 올라섰다. 나는 물에만 빠지면 이상해지는 습관이 있었던지라 곧 정신을 잃고 말았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발행인 :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페이스북☞http://facebook.com/inseob.shim.7
(공지사항) 1.본문 내용과 관련없는 복사댓글은 정중히 사양하며 방문하지 않습니다.(블로거 예절입니다) 2.광고성 댓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3.제 글에 동감과 댓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답글을 달 수 없지만, 꼭 방문하겠습니다. 4.추천과 즐겨찾기 없는 친구신청과 상업블로그의 친구신청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
'세상 견문록 > 세상 견문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 competition> #17. 서발이벌 첫 경기에서 승리하다./중학생이 쓴 중편소설 (0) | 2015.02.17 |
---|---|
<SC competition> #16. 폭풍전야같은 전운이 감돌다./중학생이 쓴 중편소설 (0) | 2015.02.16 |
<SC competition> #14. SC 회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되다./중학생이 쓴 중편소설 (0) | 2015.02.10 |
<SC competition> #13. 회장님과의 운명적인 첫 만남./중학생이 쓴 중편소설 (0) | 2015.02.09 |
<SC competition> #12. 처음 맛 보는 승리. 그리고 시험/중학생이 쓴 중편소설 (0) | 2015.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