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눈꽃산행지 광주 일곡지구 한새봉

2016. 1. 27. 06:0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주말 광주는 그야말로 눈 폭탄이 수북하게 떨어졌다.

이틀간 무려 25cm 넘는 눈이 쏟아졌으며 기온도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5년래 가장 많은 눈과 가장 큰 추위가

한꺼번에 닥친 것이다.

이미 지난 19일과 20일에도 이틀간에 걸쳐 20cm가량 눈이 왔기에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당시보다 기온이 급강하하고

바람도 심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20도 급으로 남부지방치고는 정말 많이 온 것이다.

 

사실 눈이 주말에 집중돼 내심 무등산 설경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을까 싶어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이미 토요일인 23일

오후부터 무등산은 출입이 통제돼 수많은 사람이 입맛만 다시고 돌아왔다고 해 집 뒤 한새봉에 올라 아쉬움을 달래본다.

 

 

 

 

한새봉은 북구 오치동, 문흥동 뒷산인 삼각산과 매곡동 뒷산인 매곡산과 더불어 북구에 있는 주요산으로 일곡동, 양산동, 건국동을 아우르고 있다.

1996년 입주가 시작된 일곡지구에서 단독주택단지인 자연마을은 바로 한새봉에 빙 둘러 쌓여있어 최적의 생활주거여건을 갖추고 있는데 일동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해 롯데아파트 정문 앞으로 나오는 종주 코스를 오늘 타보기로 한다.

1997년부터 일곡지구에 살면서 20년 동안 200번 이상 한새봉에 올랐지만 오를 때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이 지역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껴본다.  

 

오늘 종주 코스는 집을 나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산행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만 측정했으며 사진을 100여 장 찍으면서 갔기에

시간은 큰 의미 없으며 약 3km에 1시간 정도 걸렸다고 보면 되겠다.

 

 

 

일요일 오전 내내 집에서 TV를 보면서 뒹굴다가 너무 무료한 것 같아 중무장하고 길을 나섰다.

집 뒷산에 올라가면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찬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는...ㅎㅎ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이제는 눈길도 부담스럽다. 젊었을 적에는 하산 시 미끄러지듯 뛰어 내려온 적도 부지기수지만, 

이제는 연식이 오래돼 조금이라도 미끄러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에 사전에 조심하기로 했다.

 

 

 

일동초등학교 정문 옆 일곡가압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책로는 넘어가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긋고 있지만, 넘어가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꼭 있다는 것.

 

 

 

누군가 이곳에서 눈썰매를 탄 흔적이 있다.

비료포대 대신 쌀포대가 눈에 띈다.

지금은 도회지에서 비료포대 구하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다.

휴대의 편리성으로 따지면 눈썰매는 비료포대가 최고라는 것을 요즘 아이들이 알기나 할까?  

 

 

 

한새봉에는 곳곳에 운동기구와 나무의자가 설치돼 주민 편의성을 높였다. 

 

 

 

의외로 소나무도 많다.

 

 

 

많은 곳에 대나무 숲이 잘 조성돼 있다.

 

 

 

곧 부러질 듯 힘겨운 소나무.

한새봉에는 봉분도 참 많다.

 

 

 

 

공동묘지는 없지만, 곳곳에 무게잡고 서 있는 봉분이 많아 명당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한새봉에서 잘산봉으로 가는 길에는 일곡동이 본향인 노무현 대통령의 광주노씨 선영도 있다.  

 

 

 

새삼스럽게 바라본다.

수백 번 지나다닌 길이지만 오늘은 더 아름답다.

 

 

 

몇 년 전에는 이 계단 길에서 미끄러진 적도 있다.

오늘은 아이젠을 착용했기에 그럴 염려는 없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일곡동에 공급되는 상수도의 균형을 맞춰주는 일곡 배수지가 능선에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곡동의 모습.

자연마을과 아파트단지가 확연하게 구분된다.

집에서 기르는 냥이와 함께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곳이 일곡배수지앞 공터이다.

 

 

 

 

일곡배수지까지는 임도가 잘 닦여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주변엔 운동기구와 벤치가 있고 일곡지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도 한다.

 

 

 

가끔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 이 자리에 선다.

한새봉은 숲이 우거져 일출을 시원스럽게 조망하는 곳이 부족하다.

이곳을 포함 몇 군데 포인트가 있는데 오늘 그 일출 포인트도 소개해 본다.

 

 

 

 

좌우로 빽빽하게 늘어선 대나무 사이로 난 길.

 

 

 

여기도 조망이 터진 곳이 있어 일출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는 곳.

 

 

 

그 죽의 터널을 지나 우측으로 산소가 있어 성묘객들이 만든 길이 나온다.

그 길로 들어서면 일출을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자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연히 친구를 보고...ㅎㅎ

누워서 무엇인가를 찍고 있는 흑곰친구.

사실 같은 동네 살면서 한새봉에서는 처음 만났다.

무등산이 입산통제돼 흑곰친구에게 한새봉은 꿩대신 닭이로구나....

 

 

 

 

같은 자리에 누워 바라보니 이 나무였다.

거꾸로 찍어도 사진을 돌리면 이렇게 바로 보인다.

 

 

 

 

한새봉까지 눈썰매를 타고 와 내리막을 즐기는 사람들.

언젠가 한라산 정상에서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할 때 경고현수막을 본 적 있다.

<이곳에서 눈썰매를 타지 마시오>

지금 딱 그 생각이 났다.

 

 

 

 

한새봉 육거리.

정상은 한새봉 부용산 방향으로...

 

 

 

부용산과 잘봉산 방향은 우치공원 패밀리랜드까지 갈 수 있으며 교통연수원 방향으로 빙 돌아올 수도 있다.

여기서 한새봉 방향으로 우턴.

 

 

 

한새봉 정상(178m)

정자 옆으로 우뚝 선 아름드리 노거수가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쓰러져 있다.

나무줄기에 밧줄로 그네를 만들어 놓고 신나게 타던 아이들 생각이 문득 난다.

 

 

 

이제 계속 진행방향으로 하산.

 

 

 

 

평소에는 한새봉 개구리논 방향으로 하산해 집으로 돌아갔지만, 오늘은 이정표가 없는 곳으로 계속 직진한다.

둘째 아이는 3년 동안 이 고개를 넘어 숭일중학교로 등하교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하체는 아주 튼튼하다.

하지만 그 아빠는 3년 동안 광주 산수동 오거리에서 조선대학교 병원이 있는 산을 넘어 학동 숭의중학교까지 걸어 다녔으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지 말도록...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르게 비좁은 길이 이어진다.

 

 

 

곧바로 롯데아파트 정문 방향으로 나오고..

같이 산행을 즐긴 친구는 이곳에서 하산하다 미끄러져 발목 인대가 나가버렸다.

월요일 입원했는데 MRI까지 찍어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동네 뒷산이라고 얕잡아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든다.

산행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이 아이젠을 안 차고 산에 오른 것을 봤다.

178M밖에 되지 않고 급경사도 없는 편한 오솔길이다 보니 미끄러질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잠깐이라도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 곧바로 인대가 손상되거나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번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은 꼭 아이젠을 차고 산행하기 바란다.

 

 

 

 

한새봉 산책로.

좌측 끝에서 시작해 능선을 따라 현 위치까지 내려왔다.

다음 산행은 한새봉 육거리에서 광신대학교 방향으로 빠져 살레지오고 능선을 따라 숭일중고. 일곡지구로 내려 오는 길을

가보도록 한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사진기자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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