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시작된 북한산 백운대. 최단코스로 올라보자.

2016. 10. 19. 06:00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친구들과 1박2일 북한산과 서울여행 #1

단풍이 시작된 북한산 백운대, 최단코스로 올라보자




친구들과 함께 떠난 1박2일 북한산과 서울여행.

매월 둘째 주 일요일 만나 산행을 시작한지 127개월이 지났다.

10년 하고도 7개월이 지났으니 젊고 생기넘치던 얼굴엔 드믄드믄 검버섯이 피어나고 이마의 잔주름은 훨씬 더 깊어졌으며

검은머리가 흰머리가 된 친구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학창시절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고 멋지게 늙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어쩜 낙이라면 낙이다.

 

이번 1박2일 특별산행 일정은

10월 8일 북한산 백운대 산행, 저녁식사 후 한강불꽃축제 관람, 숙소로 이동.

10월 9일 창덕궁 관람, 창덕궁 후원 관람, 점심 식사 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관람, 광주 이동이다.

 

 


 

서울 첫 일정은 북한산 산행이다.

광주 무등산처럼 북한산도 등로가 수십개도 넘지만 오늘은 오로지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짧은 코스로 다녀오기로 한다.

광주에서 출발하다보니 북한산까지 차량이동시간만 4시간이 훨씬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백운탐방지원센터까지 산악회 버스가 올라와 우리 일행을 내려놓고 근처 버스 주차장에 대기시켰다.

한바퀴 빙돌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산악회 버스는 다시 이곳으로 올라올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보니 대부분 이곳까지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온 것으로 되어있어 직접 백운탐방지원센터에 전화해 이곳까지 산악회 버스가 올라올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주차는 되지 않지만... 

 


 

백운대 가는길 입구에서 오늘 산행에 참석한 친구들 모아놓고 한장.

모두 15명인데 찍사를 제외하고도 한 친구가 없다는...

 

 

 

오늘 산행 코스는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를 가장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코스로

백운 탐방지원센터에서 하루재~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백운대암문~백운대~백운대암문~용암문~도선사~백운 탐방지원센터로 원점회귀하는

행이다.

 

도상거리는 4.55km에 4시간 50분이 걸렸는데, 이동시간과 휴식시간이 뒤 바뀐듯하다.

점심시간 40여 분을 빼면 약 4시간이 걸렸는데, 이것은 보통 이하 체력의 성인이 걸린 시간으로 어떤 블로거는 2시간 30분만에 다녀왔다고도 한다. 이렇게 북한산 최고봉을 3 ~4시간 만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 이 코스의 매력이다.

 


 

설악산은 이미 단풍이 시작되었지만, 북한산은 산행일인 8일 단풍나무 크트머리만 살짝 물들어 있다.

15일 경 단풍이 시작돼 30일 경 절정에 이른다고 하니 지금 보는 색상과는 엄청나게 다를 것이다.

 


 

산길샘 앱에는 백운탐방지원센터가 해발 236m로 나와있다.

백운대가 840m이니 약 600m 만 고도를 올리면 된다.

초입부터 너덜겅이 시작돼 만만치 않은 걸음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인수봉이 보인다.

암벽 등반인의 성지.

아마 전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을 것이다.

 


 

인수봉 루트는 90여개 된다는데 밑에서 바라봐도 아찔하기만 하다.

특히 오른쪽 독수리 부리에 달려있는 한사람...후덜덜거려 보기만 해도 현기증 난다.

 


 

인수봉 아래엔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가 있다.

2년 전인가? KBS TV 다큐공감에서 소개된 적 있다.

약 8명의 대원들이 북한산에서 일어나는 조난사고를 담당하는데 일상이 훈련이고 체력단련이더라..

1년에 북한산에서 일어나는 인명사고는 약 150건이고 사망자는 약 10여 명이라는데 이틀에 한번꼴로 비상이 걸리는 셈이다.

모두가 안전하게 산행만 즐긴다해도 사고가 발생하는데 인수봉이나 노적봉 등 암벽등반이야 더더욱 조심해야...

 

 


 

인수암 뒤로 위용을 뽐내는 인수봉.

 

 


 

마치 잘 구워진 쿠키처럼 생긴 버섯.

색깔이 고우면 거의 독버섯이다.

 


 

어디를 찌르는겨?

오르다 보니 모두 하늘을 가르킨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

아침까지 이곳은 비가 내렸다는데 맑게 개어 하늘도 좋고 시야도 아주 좋다.

 


 

역시 계속되는 암벽코스

 


 

백운산장.

언젠가 신문을 보니 이 산장이 국가에 귀속된다고...

북한산의 다른 산장들은 모두 철거되고 없는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산장이란다.

먹을 것 잠잘 곳을 제공하는 백운산장은 이 자리에 무려 90여 년 전에 생겼다고...

몇차례 허물어지고 한 것을 산악인들이 건축자재를 이고지고 날라 세웠다고 하니...

북한산의 유산이며 산악인의 고향집같은 곳일게다.

 

 


 

1진은 이미 날라가 버렸나 보이지 않는다.

 


 

다리쉼하며 잠시 뒤돌아본 풍경.

오른쪽 바위는 족두리 바위라고 한다.

보이는 곳은 노원구 상계동 방향. 그 뒤로 수락산과 불암산

 


 

 

북한산 백운봉 암문 도착.

북한산성에는 6개의 대문과 7개의 암문, 1개의 수문이 있는데, 암문은 성곽의 깊고 후미진 곳에 적이 알지 못하게 만든 비상 출입문이라고...

백운봉 암문은 백운봉과 만경봉 사이에 있으며, 이곳에서 백운대까지는 300m로 거대한 바위산을 올라야 한다.

나중에 하산할 때는 이 암문을 통과해 용암문을 거쳐 도선사로 하산할 계획이다.

 


 

멀리 백운대 바위봉우리가 보이고...

 


 

이제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이렇게 조망이 확 터진 날이 몇일이나 될까?

 


 

북한산 3봉 중 만경대와 그 아래 노적봉

서울의 지붕 북한산은 동으로는 인수봉, 남으로는 만경대 그리고 최고봉 백운대 등 3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고려 시대 때는 수도 개성에서 보면 이 봉우리들이 마치 세 개의 뿔처럼 보인다고 해 삼각산이라고 불렀다고...

 

 


 

이곳에서도 인수봉은 잘 보인다.

저 길도 없는 곳을 왜 올라갈까? ㅎㅎ

아무튼 대단한 사람들이다.

 

 


 

친구들 잠시 휴식하는 사이 잠깐 들여다보니 바위가 영낙없는 사람얼굴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얼굴바위라고 하는데 일명 북한산 스핑크스 바위라고도 한다.

 

 


 

이쪽은 어디일까?

서울시하고는 확연히 다른 곳이다.


 

 

이 아름다운 봉우리는 노적봉.

인수봉과 더불어 암벽등반인의 성지라고 한다.

뒷면이 거대한 암장으로 이곳에서 보면 전혀 그런 모습이지 않다.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외길로. 오르내리는 사람으로 항상 북적거린다.

맨 위에 태극기 휘날리는 곳이 바로 백운대.

 


 

개인적으로 괜찮은 뷰.

 

 


 

이렇게 인수봉을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이다.

모두 헬맷을 써야하지만 맨 위의 사람은 벗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안전은 나를 위해 지켜야 하지만, 모두를 위해 더 지켜야 한다.

 


 

 

스릴 넘치는 암벽등반.

난, 억만금을 줘도 절대 못한다. 고소공포증!

 


 

 

이제 백운대 마지막 길을 오른다.

 

 

 


정상은 넓지 않다.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다.

 

 

 

 

정상에서 바라본 거대한 너럭바위.

이곳에서 인수봉을 등반하는 개미같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밥먹는 맛도 재미질 것이다.


 

정상에는 3.1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새긴 암각문이 있다.

"경천애인"이란 네 글자와 "독립선언문은 기미년 2월 10일 최남선이 작성하였으며 3월 1일 탑동공원에서 자신이 독립선언 만세를 도창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암각문을 새긴 정재용은 독립운동가로 1919년 2월 19일 해주에서 상경해 3.1운동의 불을 댕긴 분이라는데, 암각문을 보는 순간 숙연해졌다.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북한산 백운대에 독립운동 암각문을 새겨 만천하에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알리려 망치와 정으로 한땀 한땀 써 내려간 그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 위에 서면 무슨 생각이 들까?


 

 

염초봉 원효 능선.

원효봉~염초봉~백운대로 이어지는 릿지 코스도 유명하다고...

 


인수봉과 도봉산을 배경으로 한컷.

다음엔 도봉산을 가자 친구들아...

 

 

 

나도 한컷.


 


만경대에서 노적봉까지 파노라마(클릭하면 더 큰사이즈)

 

 


 

인수봉부터 만경대까지 너럭바위를 끼고 파노라마.

 

인수봉에서 만경대에서 파노라마(클릭하면 더 큰사이즈)

 


 


 

 

북한산 백운대 명물바위인 오리바위

저 위에서 진기명기를 뽐내는 사람도 있던데...


 

 

이제 백운봉 암문을 통과해 도선사로 하산한다.

 

 

뒤돌아 본 백운대.

웅장한 규모에 압도된다.

설마 이곳을 암벽등반하는 사람은 없겠지?


 

 

올라오는 길과 달리 내려가는 길은 그나마 낫다.


 

 

용암문을 통과해 도선사로...

 

하산길에 만난 이름모를 버섯.


 

 

삼각산 도선사.

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라는데, 신라 말기 승려 도선이 862년 창건했다고...


 

 

일주문을 지나며 한컷.

 


다시 되돌아온 백운탐방지원센터

보통 체력 이하의 성인 남녀가 4시간 50분 걸려 온 북한산 최단코스.

거리는 5km도 채 안되지만, 경치에 감탄하고 절경에 취하다보니 신선걸음으로 다녀온 코스였다.

이제 친구들과 산행도 마쳤으니 계획대로 저녁식사 후 한강 세계 불꽃축제를 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