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가 산신제를 지낸 담양 삼인산에서 정유년 시산제를 지내다/갤럭시 노트5 촬영

2017. 1. 12. 06:00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한국에도 피라미드가 있다?

담양 삼인산을 두고 하는 말인데, 산이 피라미드처럼 뾰족하고 사람인(人)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인산은 주변의 담양 병풍산의 지명도에 비해 찾는 이가 매우 드물다.

고려 시대부터 삼인산이 갖는 역사적 위치를 보면 의외일 정도다. 

삼인산에 얽힌 이야기는 시산제를 마치고 산행을 하면서 이야기하기로 한다.

 

오늘 삼인산을 찾은 이유는 정유년 새해 첫 산행지로 일찌감치 내정되었기 때문이다.

동창회 산악회가 만 10년을 넘어 11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삼인산 시산제는 올해가 처음이다.

재작년 삼인산에서 시산제를 열려다 장소가 겹친 경상도 모 산악회에 장소를 양보했었는데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만 한다.

이번에도 특별하게 작품을 남기는 출사가 아니기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5만 가지고 출발한다.

 

 

 

 


유은 3018산악회의 시산제 제상이다.

몇 해 전부터 돼지머리를 이쁘고 잘생긴 돼지머리 그림으로 대체했으며 시장에서 산 머리고기를 올렸다.

환경오염에서 산을 보호하고 자연을 사랑하자는 친환경 시산제의 자그마한 출발이다.

 

 

 


삼인산 정상이 비좁아 산기슭과 평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시산제를 개최했다.

 

시산제 순서는

1. 국민의례

2. 먼저 간 산우와 친구들을 위한 묵념

3. 산악인의 선서

 하나,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하나, 목적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절망도 포기도 없다.

 하나,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하나,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에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4. 강신(降神)

  초혼관인 회장이 양초와 향을 피우고 잔을 받아 삼배 후 땅에 세 번 나누어 부으며 신을 부른다.

5. 참신(參神)

모두 재배로 신을 맞이한다.

6. 초헌 (初獻)

초혼관인 회장이 산신께 첫 잔을 올리고 재배한다.

7. 초헌문(招魂文) 낭독 

초혼관이 초혼문을 낭독한다.

 

 


8. 독축(讀祝) : 전임 회장이 축문을 낭독한다.

축문이 끝나고 삼배

 

 


9. 아헌(亞獻) : 부회장이 두 번째 잔을 올리고 재배

 

 


10. 종헌(終獻) : 산악대장인 내가 세 번째 잔을 올리고 재배

 

 


11. 헌작(獻酌) : 회원 각자 잔을 올리고 재배

12. 소지(燒紙) : 축문을 태워 하늘로 올려보낸다.

 

 


13. 음복(飮福) : 제물을 골고루 담아서 세상의 모든 잡신께 보시한 후 시산제에 참석한 회원들이 음식을 골고루 나눠 먹는다.


 


시산제를 마치고 이제 삼인산을 오른다.

삼인산의 유래에서 보듯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임금 등극을 위해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던 중 성몽으로 찾은 산이 삼인산이다.

임금의 꿈인 성몽에서 산신령이 무등산 인근 삼각뿔 모양의 산을 찾아 기도하면 임금이 될 것이다고 해서 찾은 산인 게다.

등산코스는 여러 개가 있지만 물레방아터에서 출발해 정상을 찍고 산 너머 임도로 내려가 만남재에서 국제 청소년교육재단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만남재에서 임도로 수북 대방주차장까지는 50분, 등산로는 40분이 걸린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주차장에서 물레방아터까지는 200m 이곳에서 삼인산까지는 1.6km

산은 야트막하지만 피라미드 형태에서 보듯 시작부터 50도 가까운 등산로가 발걸음을 지치게 한다. 

산행 공지에서 트레킹 코스라고 한 것이 괜스레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출발은 대숲 사이로 난 푹신한 길을 걸어 아늑하고 좋았다.

 

 


곧바로 묘가 나타나고 사정없이 경사가 가팔라진다.

 

 


10분 정도 올라오면 심방골과 물레방아터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인적이 드믈다 보니 멧돼지 분도 보이고...

대량으로 몰려다니며 등산로 주변을 파헤친 자국도 선명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등산로는 솔숲이다.

길만 가파르지 않다면 산책하기 딱 좋은 코스다. 

 

 


 


우여곡절 끝에 1시간 15분 만에 1.8km를 걸어 삼인산 정상에 도착.

 

삼인산은 옛날에는 몽선암(夢仙庵)으로 불렸다.

북쪽에 삼인동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1200여 년 전 고려 때 몽고군이 쳐들어오자

피난 온 여인들이 몽선암에서 몽골의 병졸들에게 붙잡히는 것을 피하여

몽선암 절벽 아래로 떨어져 몽골 군사들의 만행을 죽음으로 항쟁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태조 이성계가 국태민안과 자신의 등극을 위해 전국의 명산을 찾아 기도하던 중

이성계의 성몽에 신령이 사람인(人)형태의 산을 찾아 기도하면 꿈을 이룰 것이라고 하자

삼인산을 찾아 정상에 올라 산신제를 올리며 기도하여 조선 태조로 등극했는데,

임금의 꿈에 성몽했다고 해서 몽성산(夢聖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담양 10경중 삼인산은 담양 10경 중 하나이다.

제1경 가마골 용소, 제2경 추월산, 제3경 금성산성, 제4경 병풍산, 제5경 삼인산, 제6경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

제7경 죽녹원 제8경 용흥사계곡, 제9경 관방제림, 제10경 일동삼승지(환벽당, 식영정, 소쇄원)

 

 


무릎이 안 좋거나 복장이 안 되거나 한 친구들은 수북면 커피숍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 점심을 같이 하기로 하고

삼인산에 오른 친구들은 19명이다.

 

 


삼인산에서 바라본 무등산

가녀린 운무에 희미하게 보이지만 해마다 새해가 되면 삼인산 정상에서 수북면 청년회 주최로 해돋이 행사가 열리는 이유는

탁 트인 조망에 무등산 너머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삼인산 정상에서 본 장성 불태산과 담양 병풍산 전경 파노라마

 

삼인산의 명칭은 산의 형태가 사람人字 3자를 겹쳐 놓은 형국이라 하여 삼인산(三人山)이라 불렸다.

삼인산 북쪽 아래(삼인산 쉼터나 만남재로 추정)에 있는 삼인동 마을은 1750년경 영조 시대에 무안에 사는

함양인 유학자 박해언이 풍수지리설을 따라 명당을 찾아다니다가 정착한 곳이다 한다.

산세가 좋고 산 아래는 만물이 태생하는 터가 자리 잡고 있어 풍수지리설에 의한 최고의 명당자리라 한다.

(실제로 병풍산 정상에도 묘가 있다.)

 


삼인산에서 병풍산 만남재를 거쳐 국제청소년수련관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산행코스이다.

 

 



 

삼인산을 가파르게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길도 가파르다.

사람인 형태이니 오죽하겠는가.

정상에서 임도가 시작되는 장평재까지는 약 1km로 절반 정도만 가파르고 나머지는 걷기 좋은 숲길이다.

 

 


장평재 삼인산 쉼터에서 바라본 병풍산

이곳에서 만남재까지는 등산로는 2.5km, 임도는 1.2km이다.

 

 


삼인산 쉼터에서 20분 만에 도착했다.

만남재는 한재에서도 임도로 연결되어있으며 주막이 있어 오가는 길손이나 산행인에게 간단한 음식을 판다.

국제청소년수련관 방향은 임도와 등산로 2개의 하산길이 있다.

대방저수지 주차장까지 임도로 가면 50분, 등산로는 40분이니 각자 체력에 맞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모두 임도로...

 

 


통과해서 본 국제청소년 수련관.

 

국제청소년재단은 비영리 청소년교육재단으로 1981년 전국 시, 도 교육청에서 보낸 성금과 독지가의 지원으로 세워졌으며,

담양 병풍산 자락 아래 20여만 평 부지에 성암국제수련원(전남교육청), 전남자연환경연수원(전남도), 담양군 청소년수련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암국제수련원만 동시에 6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자연환경연수원 100명, 담양 청소년수련관 250명 등

많을 때는 하루에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천문대, 인공암벽장, 야외공연장, 캠핑장, 국제규격의 수영장 등이 완비된 이 지역 최대 시설로 설립 이후 20년 동안

무려 100만 명이 이곳에서 연수를 받았다고 하며, 해외교류를 통해 5,000 명의 외국 청소년들도 이곳에서 수련을 했다고 한다.

자세한 이용안내는 이곳을 참고 http://www.sacamp.co.kr/index.php?code=0401

 

 

 

 


 

국창 이날치 기념비.

이날치 선생은 성암 청소년수련원이 있는 담양군 수북면 대방리 출신이다.

본명은 경숙이고 날치는 예명인데,  칼날 같은 그의 성품 때문에 지었다고도 하고,

어름을 날렵하게 잘 타고, 줄을 잘 탄다고 해서 이런 예명이 붙었다고 하는데,

새타령만큼은 감히 따라올 자가 없었다고 한다.

 

이날치 선생이 새타령을 노래할 때 새의 지저귐 소리를 내면 그 소리를 듣고 새가 날아왔다니 말이다.

1892년 72세의 나이로 타계했으나 말년의 종적이나 활동 내역은 전해진 것이 없고

그의 무덤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하니 이날치 선생의 쓸쓸한 말년이 애석하기만 하다.

그래도 명창의 소리는 대를 이었으니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1984년 지정)인 이일주 명창이 이날치 선생의 손녀이다.

 

 

 



만남재에서 임도를 걸어 대방주차장까지 3.4km 1시간이 걸렸다.

등산로로 내려 온다면  2.4km.

오늘 총 산행거리는 7.1km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하지만 산길샘 앱으로는 9km가 나왔고 시간은 같으니 참고하시길...





 

대방저수지 주차장까지 가는 길엔 메타세쿼이아의 도시 담양답게 이곳에도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반겨준다.

앙상한 가지지만 풍요로움이 깃든 봄날도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