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백마능선 새색시 볼처럼 아름다운 철쭉들.

2017. 6. 2. 06:00전라남도 견문록/화순 견문록

해마다 5월에서 6월까지 전국의 철쭉 명산은 진홍빛 철쭉을 보러 온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부 지방의 산들은 대게 5월 초순이 철쭉 절정이었는데 일림산과 제암산은 5월 첫 주가 절정이었으며 황매산은 5월 둘째 주,

지리산 바래봉은 5월 세째 주, 소백산은 5월 마지막 주가 절정이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도 철쭉은 탐방객의 시선을 붙잡는데, 덕유산이 6월 첫 주, 태백산과 한라산이 6월 둘째 주가 절정이다.


오늘은 화순 안양산과 광주 무등산 백마능선의 철쭉을 보러 가는데 남부 지방 철쭉 명소인 일림산과 제암산, 초암산의 철쭉이 다 저버리고 난 뒤인 5월 중순부터 피기 때문에 자칫 철쭉 절정 시기를 놓친 탐방객의 아쉬움을 탄성으로 바꿔주는 곳이다.





무등산 백마능선은 장불재에서 화순 안양산까지 이어진 능선을 말한다.

무등산에서 보면 마치 고개를 젖힌 말 등처럼 보이는 능선이 백마능선인데 가을이면 억새가 말의 갈기처럼 휘날린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이 지역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말을 타고 백마능선을 달리며 기개를 키웠다는 전설이 있는데, 안양산 초입의 재가 둔병재로 의병들이 주둔했던 곳이니 전설도 아마 사실이지 않을까?


오늘 안양산 철쭉과 무등산 백마능선 철쭉을 보기 위해 안양산 초입인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한다.

대중교통이 불편하지만 막상 도착하면 온통 편백숲과 삼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장관에 감탄사를 연발하고야 만다.

성인 1,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안양산 초입까지 산림욕을 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




약 600m의 산책로를 편안하게 걸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등산이다.

안양산까지는 약 1.2km로 꽤 경사가 심하지만 지그재그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산책로가 없었을 때는 거의 직선으로 난 된비알 등산로를 거친 숨을 몰아쉬고 올랐는데,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안양산 정상 8부 능선부터 철쭉이 시작된다.

산 아래 들국화마을에서는 안양산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를 맞춰 매년 안양산 키높이 철쭉제를 개최했는데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마을 주최 철쭉제가 없어지고 대신 화순군 지원으로 화순 큰재에서 철쭉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를 즐기면 산행하는 사람에게 좋겠지만 철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조용한 산행이 더 좋다.




안양산 정상(853m).

무등산 전체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산으로 곡창지대인 전남지방에서는 꽤 높은 산인데, 지리산 노고단(1507m), 광양 백운산(1218m), 광주 무등산(1187m), 화순 모후산(920m), 순천 조계산(887m)에 이어 6번째로 높은 산이다.

안양산은 편안할 안(安) 자와 기를 양(養) 자를 쓰는데, 멀리서 보면 동그란 모습이 영락 없이 스님의 밥그릇인 발우를 닮았다.

어떤 사람은 군인 철모를 닮았다고도 하는데, 안양산의 모습은 백마능선을 타면서 다시 보기로 한다.


 


철쭉이 활짝 핀 안양산에서 바라본 무등산.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무등산 삼봉을 볼 수 있고 장불재, 서석대, 입석대, 규봉암까지 한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좌측으로 피라미드처럼 생긴 봉우리가 낙타봉이며 그곳에서 통신탑이 있는 장불재까지 이어진 능선이 백마능선이다.




서석대, 입석대와 함께 무등산 3대 주상절리대인 규봉을 당겨본다.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 주상절리대는 전 세계적으로 무등산밖에 없다고 한다.

하늘로 치솟은 수십 미터에 이르는 돌기둥이 길게는 백여 미터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만 한다. 




낙타봉과 백마능선을 가까이 당겨보니 철쭉은 꼭꼭 숨어있고 낙타봉 근처만 보인다.

온 산을 뒤덮은 철쭉의 바다를 보는 것도 황홀하지만, 산행 중 듬성듬성 핀 철쭉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철쭉의 바다 안양산을 지나 이제 무등산 낙타봉에 오른다.

안양산에서 낙타봉까지는 약 1.7km로 약 50분이면 갈 수 있다.






뒤돌아보니 등산로 주변은 온통 철쭉과 억새뿐이다. 봄도 좋지만 가을에도 멋진 등산로이다.




일림산이나 제암산 철쭉은 키가 크고 온통 철쭉 밭이다 보니 마치 철쭉의 바다처럼 보이는데, 무등산 백마능선의 철쭉은 등산로 좌우로 울창한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등산로가 울창한 숲 길이라는 뜻인데, 사계절 내내 백마능선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낙타봉을 오르다 뒤돌아 본 안양산.

스님의 밥그릇인 발우와 철모, 둘 중 무엇을 더 닮았을까?.



마치 말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 형상이다.

백마능선의 가을은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가 볼만한데, 정말 말의 갈기처럼 휘날린다.




낙타봉(930m).

낙타봉 역시 주상절리대로 서석대, 입석대와 마찬가지로 후기 백악기에서 초기 신생대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되었다.

이러한 무등산의 주상절리대는 지질학적,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12월 10일 국내 6번째 국가지질공원이 되었으며 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낙타봉에서 장불재까지는 약 1.4km로 능선이 완만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화순 방향.

보이는 산은 화순 만연산으로 산기슭으로 난 길을 따라 안양산까지 왔는데, 만연산에서 출발해 장불재를 거쳐 무등산을 오를 수도 있다.




봄이면 철쭉 터널, 가을이면 억새 터널로 변신하는 백마능선.

이 길을 백마로 달린 임진왜란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생각해 본다.



통신탑이 있는 장불재가 이제 손에 잡힐 거리에 있다.







무등산 백마능선을 걷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좌우로 탁 트인 조망에 무등산 전체를 스캔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인데,

거기에 진홍빛 철쭉까지 더해져 환상적이다.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풍경.




낙타봉 다음 봉우리는 지도상에는 이름이 없지만 바위를 능선암이라고 한다.

역시 자그마한 주상절리인데, 무등산 지질공원에는 이런 지질명소가 무려 23개나 있다.




어느덧 장불재까지 왔다.

무등산 3대 명물인 입석대가 보이는데, 5~8각 형태의 돌기둥 30여 개가 동서로 약 40m 정도 반달 모양으로 늘어섰다.

돌기둥의 높이는 최대 18m에 이르는데, 마치 거대한 신전의 기둥처럼 보인다.




산행 내내 날이 좋았지만 1000m가 넘는 고산이다 보니 금세 안개가 몰려온다.

무등산 코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오늘 걸은 안양산에서 백마능선을 타는 등산객은 별로 많지 않다.

그것은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인데, 예전에는 광주역에서 출발하는 무등산 순환버스가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화순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산은 중머리재를 거쳐 증심사지구로 하산한다.

중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중머리재인데, 무등산 정상은 어느새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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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만 이상이 사는 대도시 반경 10km 이내의 1000급 산은 무등산이 세계 유일이라고 한다.

광주에서야 시내버스를 타면 언제 어느 곳에서 나 쉽게 무등산을 오를 수 있지만 담양과 화순에서 오르는 탐방로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어떤 연유로 무등산 순환버스가 운행되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무등산을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중교통 체계가 잘 구축돼

더 많은 사람들이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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