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수학여행, 남해 금산에 오르다.

2017. 11. 13. 06:00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오십 중반을 넘어 친구들과 함께 떠난 중년의 수학여행.

2012년 6월 마산 저도로 떠난 수학여행에 이어 2년 후인 2014년 11월 강진과 해남으로 두번째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예정대로라면 작년에 갔어야 하는데 한해 건너뛰어 10월 29일 단풍 구경겸 경남 남해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 수학여행은 54명의 친구들이 함께했다.

맞추라고 해도 못 맞출 인원 남자 27명 여자 27명...ㅎㅎㅎ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차량 두대에 나눠 탔지만 28인승 우등차량에 여성들이 거의 다 타버려다는....ㅋ


한참 단풍 피크철이라 버스로 주차장에 진입하는데만도 1시간 정도 걸린듯,

역시 여행은 평일에 해야~~~



수학여행일정는 남해 금산보리암에 올랐다가 점심식사를 하고 독일마을을 둘러본 뒤 돌아오는 코스이다.

그동안 남해 금산으로 올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상스럽게 일이 생겨 가지 못했던 산이다.

보리암 주차장까지는 3.2km. 걸어가면 1시간도 넘게 걸리지만 셔틀버스로 가면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요금은 왕복 2,000원




99.9%의 관광객이 이용하는 보리암 셔틀버스.

길게 기다리지 않아도 금방금방 타고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걸어서 가는 사람도 더러 있더라는...




보리암 앞 2주차장에 친구들을 토해내고 셔틀버스는 또 부지런히 내려간다.

이곳의 주차료는 셔틀버스 출발하는 1주차장에서 받는다고...소형승용차는 성수기땐 하루 5,000원. 경차는 2,000원

하지만 1주차장에서 2주차장과 실시간 통화해 몇대 올라갈 수 있는지 서로 소통한다고..

그러니 1주차장에서 올라가라고 해야 갈 수 있다는 것.




여기서부터는 보리암땅.

문화재관람료 성인 1,000원 30인 이상 단체는 800원. 그리고 초.중.고등학생까지는 무료.

물론 군경, 장애우, 불교신도, 65세이상 경로우대,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는 무료.




여기서부터 보리암까지는 0.9km로 걸어서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운동화나 구두 신고도 갈 수 있는 편안한 길.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




친구들이 보리암 구경하고 있을 때 난 다른 친구 둘과 함께 금산 정상으로 잽싸게 올랐다.

비록 무릎 수술 후 아직 정상적인 보행은 어렵지만, 명색이 산악대장이 금산까지 와서 정상에 오르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는가. 명승 제39호로 지정된 금산의 정상까지는 200여 미터만  오르면 된다고 하니 천천히 빠르게 출발.



 

명산에 명찰이 있다보니 바위 여기저기엔 옛 사람들의 낙서가 수두룩하다.

김기성이란 분은 뭣을 했던 분일까?

이정도 낙서를 하려면 당시 방귀깨나 끼는 사람은 분명할 건데.




잘 닦여진 데크길도 걷고.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숲을 헤쳐나가며




대숲도 가로지른다.




군계일학처럼 붉은 자태를 뽐내는 단풍나무 한그루가 가을임을 알려준다.





아따매 누구셔요.





정상 바로 아래 바위에 새겨진 유홍문(由虹門) 상금산(上錦山)

상주골에서 도선바위와 쌍홍문으로 보리암에 올라 기도를 드리고 금산 정상에 오른다는 뜻이라고 한다.




더 자세히 보면 무술년에 전 한림학사 주세붕, 상주에 사는 권관 김구성, 진사 오계응, 승려 계하가 함께 올랐다는 내용도 있다고.

이렇듯 옛사람들이 남긴 글씨로 그사람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으니...

짐승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틀린말은 아닌 것이다.



봉수대.

망대라 불린다. 고려시대 이후 우리나라 최남단의 봉수대로 사용했다고...




옛날이야 이곳에서 불을 지피면 사방팔방에서 잘도 보였을 것을.

현대에 이르러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사방이 툭 터지게 보이는 날이 손을 꼽으니...

금산의 봉수는 연변봉수로 내지봉수와 서로 연락했다고 한다.




가을이지만, 한 여름 같이 박무가 끼어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느껴볼 수가 없다.




발아래 상주해수욕장 은모래에 눈이 부실법도 하지만, 오늘은 꽝이다.




어디가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인지...




어제까지만 해도 시야가 좋아 오늘을 기대했건만...아쉽기만 하다.




바다를 향한 봉수대.

그런데 봉수대가 좀 깊어야 하지 않나?

연기를 가득 담았다가 풀어 헤쳐야 제대로 보일 것을, 이정도면 바람에 흩날려 보이지도 않겠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저 글씨들을 좀 담아볼 것을...




바위란 바위는 죄다 옛 사람들의 흔적이 있다.




다시 보리암으로 빙돌아 내려가는 길.






화엄봉.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화엄경을 읽었다는데...

저기를 어떻게 올라 갔을까?




위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날 좋은 날 상주해수욕장을 보면 다이빙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바위틈에 움크리고 앉은 남해 금산 보리암은 강화도 석모도 낙가산 보문사, 양산의 낙산사 홍련암과 더불어 전국의 3대 기도도량이다.

금산은 원효대사가 보광사라는 사찰을 지은 뒤 보광산으로 불렸다.

하지만 태조 이성계가 금산에서 백일 기도를 드린 뒤 왕위에 오르자 그 영험에 보답한다는 뜻으로 영구불멸의 비단을 두른 산이란 뜻에서 금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데, 이성계가 기도드린 곳은 지금 한창 공사 중이라 출입금지다.




보리암이 있는 곳은 하나의 거대한 암봉이다.






금산의 바위군상들

그리고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숲.





범종각.




보광전(좌)와 예성당(우)






보리암 해수관음상에 삼배를 올리는 이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보리암을 나오는데 많은 인파가 모여 뭘 하고 있는 것일까?




동전이 붙는 바위.

신기한 체험이다.


보리암은 하동 쌍계사의 말사로 신라 신문왕 때인 683년 이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다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뒤 산 이름을 보광산, 초암을 보광사라 불렀는데, 이성계가 초암 보광사에서 백일기도를 드린 뒤 임금이 되자 조선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산 이름을 금산, 절 이름을 보리암이라고 바꿨다고 한다.

보리암이 있는 금산은 해발 681m로 명승 제39호로 지정되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주봉을 중심으로 문장봉, 대장봉, 형사암, 삼불암, 천구암 등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암봉이 하늘을 찌른다.

바다에서 봐도 멋진 산이지만,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 푸른 바다는 평생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겠지만, 오늘 처음 오른 금산에서의 한려수도는 박무에 온통 흐려 보지 못함이 애석하다.


옆지기님이 포스팅하는데 사진을 보더니 꼭 데려가 달라고 한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불현듯 다시 금산에 오를 날이 있을런지...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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