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양현종 눈물의 완투패. 슈퍼에이스도 한화 전 5연패 못 끊어.

(완투패 양현종. 누가 9회까지 그를 마운드에 서게 했나. 사진:OSEN)

기아타이거즈가 충격의 한화 전 5연패를 당했다. 그것도 슈퍼 에이스 양현종을 투입하고도 타선 불발과 불펜 불안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양현종의 0 대1 완투패였다. 사실 점수 차가 3점 이상이었다면 양현종의 책임은 7회가 적당했으며 점수 차가 2~3점이었다면 8회까지가 그의 몫이었다.

오늘 양현종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한화에 패한 것은 양현종의 오기 어린 책임 있는 자세, 김기태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 타선 불발, 불펜 불안 등 무수히 많은 말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의 불펜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과 타선의 짜임새 부족으로 집중타가 없었다는 것이다.

무려 10안타를 쳤음에도 나지완의 밀어내기 사구에 의한 득점이 유일했으며 추가점을 낼 여러 찬스를 번번이 날린 것이 9회까지 양현종을 마운드에 서게 한 이유였다.

오늘 패전으로 기아는 잃은 것이 많다.

첫째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진 에이스 양현종의 126개에 이르는 투구 수가 걸린다. 물론 당장 다음 경기까지 연패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양현종의 다음 등판 또는 그다음 등판까지 오늘 투구 수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즉 내릴 시기를 놓친 감독의 미적거림이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렸으며 양현종의 다음 투구까지 걱정하게 만들었다.

동행야구를 외친 김기태 감독의 믿음은 최고의 자리에서 양현종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불펜이 잘 막았다면 성공한 것이고 혹여 못 막고 졌더라도 불펜 방화를 욕하지 김기태 감독을 욕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는 믿음을 상실한 불펜의 신뢰 회복은 언제가 될는지 알 수가 없다. 1점 차 승리를 지키기 위한 2이닝 이어던지기도 현재 필승조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면 끝나는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도 아니고 팀은 이제 25경기째를 치렀을 뿐이고 양현종은 30여 선발에서 이제 6번째였다. 에이스의 자존심은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 세워야 하고 오늘 같이 페넌트레이스의 한 경기는 불펜의 역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동행야구는 어디로 갔는가?

셋째는 최약체 중 한 팀으로 평가된 한화에게 충격의 5연패를 당했다는 팬들의 멘붕이다. 그것도 헥터와 양현종을 투입하고도 모두 졌다. 대전에서 처음 만난 것은 4선발 5선발 등판 경기로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어 등판한 헥터 양현종은 기아가 자랑하는 원투펀치 아니던가. 특히 헥터는 지난 3차전 난타 이후 이번 4차전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희망이 있었지만 결국 타선 불발로 패하지 않았는가? 이번 5차전도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상대 선발을 강판시킬 수 있던 여러찬스를 무산시킨 것은 타선책임이다. 또한 결정적 찬스에서 타선의 중량감을 뒷받침할 대타요원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김기태 감독이 잘 생각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넷째 작년과 달리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도 현재 성적이 보여주는 단면이다. 일찌감치 이범호, 안치홍이 부상으로 이탈했으며 4선발로 나선 한승혁도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5선발 임기영도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더구나 타선에서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최형우의 결정력 부족이 아쉽다. 너무 큰 것만 노리는 것은 아닌지 타석에서 중심을 잃은 헛스윙을 볼 때마다 느끼는 상실감이다.

이제 기아는 KT와 운명의 3연전을 갖는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연패가 이어질 것인가. 한승혁 대 금민철 선발 대결이지만 팀 분위기가 처져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또다시 패한다면 5할 승률 이하로 떨어진 팀성적보다 팀전체가 하향 사이클을 탈 수 있는 상황이다. 그것을 깨뜨릴 비기는 한승혁과 불펜의 호투보다 팀 타선이 터져주어야 한다는 것.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의가 있는 날 팬들의 두통거리를 제발 타선이 해결해 주길 기대해 본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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