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5. 00:30ㆍ전라남도 견문록/담양 견문록
포토뉴스코리아 4월 출사가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담양 창평 유천리 기순도 전통 간장 명인집과
조선 선조때의 문신 미암 유희춘의 미암일기(보물260호)가 보관되어 있는 담양 대덕면 장산리 장동마을 모현관,
그리고 봄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담양 대덕면 성곡리 삽재골 자생화 단지에서 진행되었다.
가을 하늘처럼 청명한 파란하늘이 유난히 살갑게 느껴지는 남도의 넓은 들녁엔 지금 새로운 생명이 파릇하게 움트고
겨우내 움추러 들었던 초목들도 일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4월이 되면 남도에서 부터 시작하는 꽃들의 축제가 서서히 북상하며 대한민국을 온통 울긋불긋한 꽃들로 치장한다.
지난 토요일 광주 봄꽃 박람회를 시작으로 꽃향기 흠뻑 풍기는 글이 계속될 예정이어 삭막했던 나의 블러그에도
모처럼 색채감이 진한 사진들이 올라와 혹시라도 들여다 볼 여러 블친들과 인터넷 유저 제위께 아름다운 꽃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것 같아 기쁘다.
오늘 출사에는 광주에서 모두 13명의 사진작가들이 참가하여 아침햇살을 받아 반지르한 옹기그릇들과
담양 들녁의 야생화와 모현관의 연못, 그리고 삽재골 자생화의 향기를 카메라에 담으며 겨우내 잃어버렸던 색채감각을
다시 찾고 회원들간의 우의도 돈독하게 만든 하루가 되었다.
글쓴이의 카메라는 똑딱이라 불리는 디지탈 카메라로 작가들의 카메라에 비하면 장난감에 불과하고 카메라 렌즈상태도 안좋지만,
열심히 그들의 뒤를 쫓아 다니며 흉내 내 보았다. 혹시 보시는 분 양에 차지 않아도 어여삐 봐 주시기 바란다.
추천에 감사 드립니다,
첫번째 촬영지는 국내 유일의 전통 간장 명인 기순도씨가
창평 고씨 14대 종부로 360년동안 씨간장을 지켜오고 있는
고려 전통 식품 그 현장을 방문하였다.
아침햇살을 머금은 옹기를 카메라에 담아야 하므로
조금 일찍 도착하였더니 명인의 일터에는 일하는 사람없이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기순도 장인은 모든 음식의 간을 간장으로 조절한다고 한다.
김치에도 젖갈 대신 간장을 넣어 만드나 전혀 짜지 않고
오히려 뒷맛이 깔끔하다고 하니 어떻게 그 맛좀 볼 수 없을까
흑심을 품어 보지만 아침 일찍 어렵게 촬영 허가를 받고 나니
흑심으로 품은 맛대신 고요한 산골마을의 아름다운 아침햇살에
청아한 빛을 머금은 옹기들의 멋만 보기로 한다.
맑은 아침 공기가 600여개의 장독를 골고루 쓰다듬을 무렵,
여명을 뚫고 일어선 따스한 햇살이 산을 살며시 넘어와 장독대 곳곳을 부드럽게 감싸 준다.
옹기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고 뚜꺼위엔 자그마한 돌 들이 몇 개씩 놓여 있어
간장이 품고 있는 세월의 무게만큼 그 무게를 더해 준다.
내 간장의 기억은 어디쯤에 있을까..
아주 어릴적 기억으로 나의 어머니께서도 기순도 장인처럼 직접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그셨다.
참으로 맛나고 맛갈스런 어머니의 음식맛은 모두 이런 메주로 만든 된장과 간장이었던 것이다.
꼭 종갓집이 아니어도 우리 어머니 시절엔 집집마다 간장과 된장을 직접 만들어 먹었으나
일찌감치 사업으로 발전시킨 명인의 길을 똑 같이 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니 아쉽기만 하다..
울 엄니의 손맛을 사장시켜 버려서..
고려전통식품을 세워 종갓집 종부에서 여성 CEO로 다시 태어난 기순도 장인은
슬로시티 창평 삼지천의 3대명인 중 한 사람이다.
전통간장 체험관
황토메주발효실.. 안채
장을 담글 때는 항상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문상이나 궂은 일을 피하고
말날(12간지 중 오(午)자로 끝나는)에 장을 담고 갈라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말씀을 새겨
음력 동짓달 말날로 날을 받아 해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어 잘 띄운 뒤, 음력 정월에 장을 담고
음력3월 중에 간장과 된장을 가르면 음력8월경에 장이 익어 햇장을 빼는 10달간 지극정성으로
장을 담그는 전통 간장의 명인 기순도 장인은 올해로 41년째 창평 고씨 문중 종부로 장을 담궈오고 있다.
위 사진은 2008년부터 실시한 '가족 장독대 만들어 주기'행사의 작품으로 고부간에 기순도 장인의 집에서
메주를 골라 된장, 간장을 만들면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전통 간장의 명인 기순도 장인의 기능 전수자인 장남 고훈국씨는
황토 메주 발효실을 만들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장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한옥 체험관도 지어 전통장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5년 부터는 대한주부클럽과 공동으로 메주 바자회를 열고 있으며...
2002년 부터는 신세계백화점과 손 잡고 각종 장 선물셋트를 개발 판매하여
2009년에는 무려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매년 1000여 가마니의 콩이 간장과 된장으로 만들어 지며 대나무의 고장답게
담양 죽염으로 만든 간장과 된장은 품질과 순도가 높아 전국 제일의 전통간장으로 여겨진다.
아직 꽃을 터트리기 전인 동백꽃 한 송이가 장독대 옆을 지키고 있고..
그 옆에 화려하게 피어난 노란 수선화가 낯선 방문객들의 마음을 송두리채 빼앗아 가고 있다.
다음 출사지인 삽재골로 우리들이 자생화를 보러갈 지 어찌 알고...
노란 수선화에게 몽땅 마음을 뺏긴 여작가님이 엎드려서 쪼그려서 열심히 그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명인의 세 자녀도 모두 대학에서 전통식품을 전공하고 어머니를 도와 사업을 돕고 있다고 한다.
옛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젊은 사고와 생각으로 어머니가 하던 전통 간장을 더욱 더 발전시켜 슬로시티 창평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마을의 수호신인냥 멋들어지게 생긴 낙락장송이 명인의 집 앞에 풍채좋게 서 있고
400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 초입에 있어 예사롭지 않은 마을임을 알게 해 준다.
마을은 온통 산수유꽃으로 뒤 덮여 있고..
얕으막한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봄기운이 온 들녘을 감싸안고 있다.
전통 간장의 명인 기순도 장독대를 나와 역사의 현장으로 가는 길의 들녁은 이렇게 푸르르다.
기순도 여사의 고려 전통 식품이 있는 유천리는 지금 완연한 봄의 깊이에 빠져 있다.
다음 촬영지는 보물 제260호인 미암일기가 보관되어 있는 모현관과 그 주변 풍광을 촬영하러 나섰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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