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함평 용천사, 만발한 꽃무릇에 부처님도 완전 반했어.

2012. 9. 27. 23:08전라남도 견문록/함평 견문록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인도에서 온 마라난타스님이 영광 불갑사와 함께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함평 용천사는 일본에서 발견된

사료에 의해 확인된 창건연대는 백제 22대 왕인 문주왕(475~477)때로 행은선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한 것은 고구려 17대 왕인 소수림왕 372년 6월로 진나라의 부견황제가 보낸 사신과 승려 순도가

불상과 경문을 가지고 소수림왕을 알현한 것이 최초라 한다.

그 후 374년에 승려 아도가 진나라로 부터 들어와 소수림왕과 함께 대대적인 불사를 진행하여 이듬해인 375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찰인 초문사(肖門寺)가 국내성에 창건되었으며, 같은 시기에 또 다른 사찰 이불란사(伊弗蘭寺)도 평양성에 건립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두곳의 절터는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사찰 중 어느 절이 최고로 오래되었을까? 작년 이맘때쯤 가 본 강화도 전등사는 전등사 본말사지에 따르면 381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절에 내려오는 사지에 의한 주장이고 삼국유사와 백제본기 등 공공문헌에 의한 기록

으로 본다면 385년에 건립된 영광불갑사가 공식적으로 현존 최고(最古)의 사찰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함평 용천사도 불갑사가 창건된 시기인 385년경 마라난타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하기에 그 연유를 알아보았다.

 

 

모악산을 한 바퀴 빙돌아 용천사쪽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사방팔방이 모두 꽃무릇군락지이다.

이곳 용천사의 꽃무릇은 약 60만평에 이르는 한국 최대의 자연상태 꽃무릇 군락지로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꽃무릇 3대 군락지로 유명하다.

광주에서 영광가는 길에서 해보면으로 내려서는 지방도에서 부터 함평 용천사까지 좌우 산 기슭은 물론이요 가로수 아래 꽃밭도

모두 꽃무릇이 심어져 있어 그야말로 함평용천사와 영광불갑사 근처는 온통 빨간 꽃무릇으로 뒤 덮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라난타 스님은 384년 9월 백제 침류왕 원년에 진나라를 거쳐 영광 법성포 해안에 첫 발을 내 딛으면서 백제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파하였다. 그 후 385년 2월에 영광 불갑사와 함평 용천사. 그리고 나주 불회사 등 세곳에 사찰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당시 절이란 것이 지금의 사찰처럼 몇 년간 불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5개월만에 지은 절이라면 지금처럼 번듯한 절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라난타 스님이 인도사람이다 보니 아마도 최초의 불갑사는 인도 간다라양식으로 지은 사찰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건축하는데 시간도 절약하고 부처님 모시는 공간도 그리 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후 조선시대에 들어 사찰을 중창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것으로 보이기에 5개월이란 짧은 시간내에 사찰을 3개나 짓는것에

대해서 의문은 들지 않는다. 최대한 빨리 사찰을 지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불법을 전파하기 위함이 먼저였을 것이니까.

 

 

용천사는 불갑사와 달리 규모가 상당히 적다.

마라난타에 의해 불갑사와 더불어 불회사가 지어지고  그 다음에 용천사가 건립되어 사찰로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통일신라시대인 원성왕 1년 (785년) 중국 선종의 중흥조인 육조 혜능대사의 제자인 행사존자에 의해 서남해의 대사찰로 발전하다가

조선 인조10년 (1632년)에 대웅전을 중창하였고 1638년에 쌍연선사와 개연선사가 그외 당우를 짓고 단청을 마쳤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 시기에 지금의 사찰모습을 형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유재란때 불타 없어지고 그나마 남아있던 건물들도 6.25를 거치면서 사찰의 모든 건물이 불타버리고 석조물 등만 남아

이곳이 용천사터였다라는 것을 증명하였다고 한다. 그 후 90년대 들어 대웅전, 지장전, 요사채, 사천왕문 등 천년고찰 용천사 복원

불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천불전.

 

 

아미타여래불과 비로자나불 그리고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으며 2007년에 삼존불 점안식이 열렸다.

 

 

일주문부터 시작해서 사찰을 탐방해 본 기억이 언제인지도 모를정도로 이제 사찰은 산행 중 하산 하며 만나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것을 역순으로 다시 만들자니 조작하는 것 같아 사찰 뒤로 들어와 사천왕문을 나서는 나의 오래된 사찰탐방을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 쓰고자 한다..

60여만평에 달하는 꽃무릇 군락지를 벗어나 용천사에 들어왔음에도 꽃무릇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사방을 몇바퀴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사찰의 당우가 먼저가 아니라 꽃무릇이 먼저이니...부처님이 노하시겠다.

하지만 천불전에서 대웅전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빨간 꽃무릇들로 인해 잠시나마 부처님도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시며 미소를 지었을 지도..ㅎ

불심깊은 불자들 역시 부처님 공양 후 꽃무릇에 취해 잠시 부처님 죄송~~..ㅎㅎ 이럴 지도..

 

 

정심당

 

 

정심당

 

대웅전 뒷뜰도 꽃무릇 세상.

 

 

1685년 조선 숙종11년에 만들어진 석등(전남 유형문화재 84호)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 있는 곳도 꽃무릇 세상..

 

 

 

꽃무릇 만발한 천불전.

 

 

 

 

지장전과 지장전 앞의 괘불석주

 

 

지장전에는 지장보살과 지장탱화가 모셔져 있다.

 

 

선방으로 쓰이는 듯.

 

 

대웅전앞의 샘에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하여 용천사라 이름지었다고 하는데..

감로수가 대웅전 바로 앞에 있는 것은 특이한 모습이다.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여래좌상은 17세기~18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종무소로 쓰이는 정묵당.

 

 

아주 소소한 범종각

 

 

강당으로 쓰이는 상사루

 

 

대웅전앞의 감로수외 별도의 감로수가 있으며..

 

 

상사루 아래에서 대웅전을 바라보고,

 

 

상사루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사천왕문으로 내려선다.

 

 

사천왕문으로 올라서는 계단길 좌우로도 온통 꽃무릇세상이다...세상에~~~ ㅎㅎ

덕분에 부처님 뵈러 온 불자뿐만 아니라 산을 찾은 산우님들 꽃무릇 보러온 여행객들 모두들 신이 났다..

잠시나마 질펀한 속세를 벗어나 이렇게 용천사 뜨락을 거닐면서 꽃무릇에 잠시 취해보는 것을 부처님도 바라실꺼다.

 

 

악인에게 고통을 주어 구도심을 일으키게 하는 서방광목천왕과 만물을 소생시켜 덕을 베푸는 남방증장천왕

 

 

선한 이에게 복을 악한 이에게 벌을 주는 동방지국천왕과 어둠속에서 방황하는 중생을 제도하는 북방다문천왕

 

 

사찰 경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6기의 부도를 모아 놓았다.

 

 

21회 함평 해보면 면민의 날 행사와 2012 함평용천사 꽃무릇축제는 오전에는 상무대 군악대까지 와서 축제의 흥을 돋구었고

지금은 노래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축제는 항상 이렇게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여야 제 멋이고.

 

 

이제 함평모악산을 거쳐 불갑산으로 올라 모악산 반대편 불갑사 상사화축제로 내려간 친구들을 데리러 불갑사로 간다.

 

 

불갑사는 용천사와 달리 입구부터 차량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곳 불갑지구 농촌테마공원 주차장에 모든 차를 세워놓고 불갑사까지는 셔틀버스가 왕복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기위해 기나긴 줄에 서 있을 친구들을 위해 통제선을 뚫고 몸소 픽업하러간 친구의 희생과 수고가 있었기에

불갑사로 하산한 친구 5명은 긴 시간 기다리지 않고 이곳까지 올 수가 있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철제 자전거 조형물위에 있는 못통도 하나의 작품으로 여겨질 정도다.

 

 

아마 몇년후면 불갑지구 농촌테마공원도 시민들이 즐겨찾는 연꽃공원이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멀리 바라보이는 불갑산 정상에 오른 것이 태풍볼라벤과 덴빈이 일주일 동안 남도땅을 할퀴고 지나간 바로 다음날인

9월1일 이었으니 오늘(22일)사진 오른편 맨끝의 함평 모악산에서 올라 불갑산을 다시 찾은 것이 꼭 3주가 지났다.

불갑산 곳곳이 폭격을 받은 듯 넘어지고 꺾어지고 부러진 나무들이 지천에 널려있고 떨어지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꽃무릇 군락지가

온통 뒤덮혀 축제에 맞추어 제대로 꽃잎이 필까 우려스러웠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였다.

자연의 위대함은 인간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심오함이 있다. 태풍과 폭우가 쓸고 지나간 꽃무릇 군락지는 언제 태풍이 불어오고,

폭우가 쏟아졌는지도 모르게 만발한 꽃무릇으로 뒤덮혀있어 3주만에 다시 찾은 우리일행을 기쁘게 해 주었다.

 

이 꽃무릇은 10월까지도 피어있다고 하니 아직 용천사와 불갑사 꽃무릇을 보지 못한 분들은 한가위 명절휴유증의 피로를 이 두곳의

꽃무릇군락지를 보면서 거닐어 보는 가벼운 산행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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