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 정읍 송참봉 조선동네.

2012. 10. 8. 07:30전라북도 견문록/정읍 견문록

 

정읍 송창봉 조선동네는 제7회 정읍 구절초축제가 열리고 있는 테마공원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었다.

네비게이션상에는 약 37km 거리에 1시간정도 걸린다고 나와있지만 오후 늦은 시간이라 한 참 더디게 간 것 같다.

왜 일까? 마치 계곡을 따라 더디디 더딘 발걸음으로 물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여행같다.

그렇다. 우리가 느낀 더딘 시간은 지금 가는 길은 세월을 거슬러 조선시대 정읍의 어느 시골동네로 가고 있기 때문일게다.

 

 

송참봉 조선동네란 간판에 전화번호가 왜 있을까?

김동수고택이나 다를 바 없는 시골동네가는데 전화번호가 있어 영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이장님 전화번호인가? ㅎㅎ

주차장도 넓다랗게 만들어 놓은 것이 여기에 차를 대 놓고 여기서부터 걸어서 동네를 들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송참봉 조선동네 조부모생활 식숙동일지향...

이말인즉슨 송참봉 조부모시절때의 생활을 이곳에서 먹고 자고 하며 같이 느껴 보자는 뜻일터..

밖에서 바라본 마을은 모두 초가집 일색으로 무척 평온하게 보인다.

마치 양반없는 평민들의 세상만 있는 것 처럼...양반이 있으면 물론 엄청 시끄럽다.

 

 

송참봉 동네마을 입구에 있는 감나무 한 그루에 매달린 감이 무척 소소하다..

다 따먹고 까치밥만 남겨 놓았을까?

 

 

무척 자연친화적인 소소한 가로등이 이 밤을 밝히면 글쎄...얼마나 밝을까?

마치 호롱볼 하나 켜 놓은 것 처럼 적막만 흐를 것 같다..

 

 

쭉 읽어보니 7년전 첫 삽을 떠서 4년전 부분준공을 한 후 지금에 이르렀는데..

현대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생경스럽고 낯선 곳이니 조심하라는 말과

음식과 잠자리는 청결하고 안전하니 조선동네에서 편안히 머물다 안녕히 가시라는 인삿말이 적혀있다.

결국 조선동네에 와서 현대것을 찾지말고 이 안에 녹아들어 옛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라는 말이다.

그만큼 100여년 전의 모든 것은 다 현대인에게는 위험요소이었을 것이다.

 

 

싸리나무 울타리 너머 집들은 모두 초가집이다.

맞어 내 할머니집도 저렇게 싸리나무 울타리로 만들어져 있었지.

초등학교 시절 방학때면 모든 손주들 할머니가 계시는 구례읍 용방면 어느 산골마을로 뜀발직하며 달려가며 부르던 이름...

~~~

팥죽 좋아하는 손주들에게 솥단지 채 팥죽끓여 게걸스럽게 먹는 손주들 흐믓하게 바라보던 우리 할머니...

 

 

방엔 구들이 깔려 장작을 태우면 아랫목부터 윗목까지 금새 후끈거리고

밤새 등짝을 바닥에 제대로 붙히지도 못하고 이리 딩굴 저리 딩굴거리며 뜨거움을 참아야 했지..ㅋ

방엔 아무런 장식품 하나 없이 달랑 이불과 요..그리고 벼개와 선풍기가 있다..

 

 

벽과 천장은 모두 이렇게 황토로 직접 만들었으니

굳이 말 안해도 황토 좋은 것은 모두 잘 아니...이 방에서 자면 얼마나 잠이 잘 올지는 설명안해도 아실 것이다.

 

 

저 열린 방문을 넘어 할머니가 금새 버선발로 뛰어 나오실 것 같은 정겨운 할머니의 초가집..

 

 

모두들 옛날 생각이 나서인지 그리움으로 가득한 초가집 이곳저곳을 막 들여다 본다.

이 초가집들은 모두 현대식으로 이름붙힌다면 펜션개념이다.

황토구들방에서 조선시대로 돌아가 호롱불아래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문화와 등진 채 하룻밤을 묵어본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펜션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은 금새 화장실~~~~...텔레비젼~~...라면끓여줘~~ㅎㅎ

그러나 여기선 하룻밤만큼은 앙끗도 없다..~~화장실? 밥먹고 이 방으로 들어오기 전에 용무를 봐야 하고..

정 급하면 요강이라는 이동식? 있나 몰러..그거로 해결해야 할 듯..

 

 

 

각종 농기구가 있는 이곳은?

주막집이다.

 

 

저기 40,000짜리 메뉴는 한 식구가 모두 먹을 수 있는 양일 것이며, 참봉밥이라는 (보리밥이겠지?) 아주 착한 메뉴도 있다.

해물전도 6,000원..이렇게 싸게 받아도 되나몰러~~

숙박비는 성인,중고생은 1인 10,000원이고 초등학생은 5,000원으로 4인가족 하루 숙박비는 30,000원이다..

그것도 초등학생이하는 무료이다.

허걱...머시 이렇게 싸당가...장작불로 난방한 황토방에서 하룻밤 자는데 4인 가족 30,000원 이라고라..

 

 

주막 내부도 잡다한 물건 하나 없이 아주 시원시원하다..

 

 

송참봉 조부모님의 사진들인 듯..

결혼식 사진도 있고, 소달구지도 보인다. 윷눌이도 하고 절구질도 한다.

마을앞 장승에서 소원도 빌어보고...

 

 

 

마을은 생긴지 4년밖에 안되었지만 생긴 모양은 100년도 넘었다.

아직 마무리가 덜 된 곳도 있고, 다소 어수선한 면도 있지만 그게 모두 현대적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들 눈이 잘 못된 것이지,

송참봉 조선동네가 잘 못된 것은 아니다.

 

 

연못이라고 부르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옛날 평민들 사는 동네의 모습을 분명 이러했을 것이다.

 

 

화장실도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고 따로 건물을 쓴다.

동네가 송참봉 조선동네라고 화장실도 구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화장실 만큼은 깨끗, 청결하고 샤워장도 같이 있기에 건물을 따로 사용하는 것 같다.

 

 

송참봉이 아이들을 가리키는 서당.

 

 

서당안에도 그 흔한 교육기자재 하나 없이 말끔하고 시원하다.

면벽하고 앉아 황토내음 맡으며 수양하면 딱일듯..

 

 

그네줄이 짧아 시원하게 그네타는 모습은 기대하지 않는다네..

 

 

모든 것이 나무와 황토로 만들어진 초가집..

 

 

내부는 비교적 환기가 잘되게 모기장이 쳐진 넓다란 창문이 있으며 이불과 요, 벼개와 선풍기외에는

정말 앙끗도 없다.

구들에 장작을 넣고 때우면 온 방이 뜨끈뜨끈...여기 끝에서 저기 끝까지 딩굴거리며 굴러다녀도 거침이 없다.

 

 

동네와 자연은 한 몸뚱아리.

지천에 널린 야생화와 코스모스가 조선시대로 왔음을 마치 환영해 주는 것 같고..

 

 

여기서 나는 채소로 김치를 만들고,

 

 

마을회관같은 넓다란 초정에 누워 한 잠 청하면 금새 조선시대로 돌아갈 듯.

 

 

씨암탉도 토실토실..

 

 

감나무집

 

 

정읍은 구절초의 고장..

구절초 테마공원에서 실컷 구절초 향에 취해 흐느적거리며 예까지 왔더니

송참봉 조선동네에서도 구절초 구경은 실컷 한다. 아~~구절초 이젠 그 향이 내 몸에 배어버렸다.

 

 

 

정겨운 장독대.

할머니 초가집에도 저렇게 커다란 장독대가 있어, 사촌들과 술래잡기 하다 간장독을 깨 버렸던 추억도 있다.

검은 간장이 빨간 고추와 숯덩이가 함께 쏟아져 나와 간장으로 샤워한 아찔한 추억..

그 덕분에 아버지에게 맴매 맞고..ㅎㅎ 할머니는 웃으시고...

 

 

사실 조선동네는 문화시설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앙끗도 없기에

이렇게 투호놀이나 코뚜레 던지기 놀이가 유일하다.

머..어른들이야 바둑에 장기두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겐 무료함이란 지옥과도 같은것..\

엄마, 아빠가 아이들하고 투호놀이와 코뚜레던지기 게임으로 무료함을 달래주는 것도 교육이겠지?

 

 

            보기엔 쉬워도 10번에 2번 들어가면 잘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던져보았지만 10번에 3번 들어가기도 하니 숙달되면 말 안해도 아시져?

 

 

닭장과 돼지막 소막이 따로 있지만 가끔 탈출한 씨암탉이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한다.

 

 

 

마을입구에 동자꽃을 보고 송참봉 조선동네를 나오지만

자꾸 뒤돌아 보는 것은 다시 할머니가 부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지금 7080세대들의 향수와 추억,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시설과 축제가 한창이다.

광주에서도 10월 9일부터 7080세대들의 광주충장축제가 열리고, 제주에 가도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60~70년대 시절의

각종 소품과 거리를 재현해 놓고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조선시대로 돌아가 황토방에서 먹고 자고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삶을 직접 체험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극히 필요한 가로등외에 방에서도 호롱불만 켜고 오지체험을 같이 병행한다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즉, 옛것을 잊지않고 소중하게 생각하면 새로운 것도 소중하게 알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는 정말 색다른 체험을 통해 현재의 우리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해 주는 체험의 공간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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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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