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8. 22:38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하늘은 SK를 버리지 않았다.
경기 전부터 우천으로 인한 하루 휴무는 전력상승요인이 하나도 없는 삼성보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부침이 심했던 SK에게
훨씬 더 달콤한 휴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더군다나 원정도 아닌 홈에서의 하늘이 내려준 휴식, 그 휴식은 1회 기분좋은 SK의 선취득점으로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초반 선취득점에 성공한 SK가 2회 1사 1,2루 득점찬스에서 도망가는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삼성의 반격을
허용한 계기가 되어 3회 선발투수 부시와 바뀐 투수 채병용의 난조로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이승엽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와 최형우에게 2경기 연속 홈런을 얻어맞고 순식간에 6실점을 당하여 3차전도 아주 쉽게 내줄 것으로 보였다.
SK로서는 하루 휴식후 가진 홈에서의 3차전을 삼성에게 허망하게 내준다면 시리즈 전적 3패로 4차전 선발 예정인 김광현이
아무리 잘 던진다고 해도 동력을 상실한 타선의 무기력증으로 말미암아 4전 전패로 퍼펙트 패를 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았다.
SK승리는 끈질김과 송은범의 원천봉쇄가 출발점
그러나 위기의 SK를 살린 것은 6회 삼성 투수와 야수들의 실책과 난조로 인한 동점과 역전도 아니고 김강민의 3점 홈런도 아닌
3회 초 6실점을 당한 후 바로 3회 말과 4회 말 각각 2점씩 총 4점을 만회한 것과 삼성의 추격을 원천봉쇄한 송응범의
특급 구원이 오늘 경기를 뒤집은 결정적인 승인이 되었으며 6회 상대의 실책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김강민의 3점 홈런
등으로 대거 6득점에 성공한 것과 SK의 4번 타자 이호준의 기사회생포는 보너스가 되고 말았다.
1점을 먼저 선취하여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더 도망갈 추가점에 실패하였기에 SK는 더욱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3회 무사1루 첫 실점위기에서 김상수의 보내기번트 타구를 잡으려는 박정권의 과도한 대쉬에 이은 투수와의 충돌로 1루 송구
실책이 이어지며 1사2루가 될 것이 무사2,3루가 되고 결국 6실점으로 모든 SK선수들에게 한 순간 10년 공든탑이 무너져 버린
멘붕상태에 이르게 하였으나 다시 끈질긴 승부욕으로 집중력을 끌어내어 3회 2득점, 4회 2득점으로 한 점차까지 따라 붙은것이
오늘 뒷심을 발휘하게 한 근원이 되었다.
그리고 송은범은 5대6으로 한 점차까지 따라 붙어 역전가능성을 열어 둔 5회 박정배가 2사후 1실점으로 두 점차로 벌어진
상태에서 등판하여 8번부터 4번타자까지 삼성 6명의 타자를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삼성의 추격을 원천봉쇄한 것이 오늘
승리의 근원이 되었다.
오늘 승리로 원정에서 2연패 후 첫 승을 홈에서 기분 좋게 올리며 시리즈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SK는 내일 경기에서 김광현을
투입하여 삼성의 반격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고 오늘처럼 타자들이 상 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집중력있게 터져준다면 4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몰고 갈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제 다급한 것은 1승2패의 SK가 아니라 2승을 먼저 올렸다가 오늘 참패를 한 삼성이 더 다급하게 되었다.
5점차로 넉넉한 리드상태에서 삼성이 자랑하는 필승불펜인 차우찬 권혁 안지만을 상대로 SK가 2홈런 포함 7안타 8득점으로
아예 회생불가능하게 초토화시켜버린 것이다.
답답했던 득점루트가 상하위 타선 할 것 없이 고르고 시원하게 터져버려 자신감이 120% 충만된 것이 계기가 되어 우승DNA가
괜시리 SK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시켜주었다.
이것은 이번 시리즈가 타력과 선발진이 엇비슷한 상태에서 불펜싸움으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삼성이 자랑하는
특급 필승 불펜 조 마저 SK 타자들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면, 한국시리즈 남은 경기 역시 삼성이 SK에게 확실한 비교
우위가 될 항목이 하나도 없게 되고, 그것이 결국 삼성의 우승 전망을 더욱더 어둡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에 오늘
참패는 삼성에게는 치욕스런 패배를 넘어 회복 불 가능한 상처를 가슴 깊은 내상으로 주었을 것이고, 2연패에 몰렸다가 3차전
5점차로 밀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선수들의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2점씩 차분히 따라붙어 기어코 역전에 성공한 SK에게는
시리즈 운명의 키를 SK로 돌려버린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자존심싸움에서 진 삼성
삼성으로서는 6회 7대8로 역전당한 2사2루에서 SK가 지난 1,2차전에서 이승엽을 회피한 것과 마찬가지로 박정권을 회피하고
김강민을 상대한 자그마한 실수가 결국 씻을 수 없는 3점홈런으로 되갚음을 당해 투아웃 2루 였음에도 루를 채운 벤치의 실책
또한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SK가 1,2차전을 실패한 것도 이승엽이라는 두려운 타자와 맞서지 못한 벤치의 실책으로 선수들 모두에게 자괴감을 심어 준 것이
패인이었다면 오늘 삼성도 비록 한점차로 역전당했지만 결코 두렵지 않은 박정권을 회피한 것 역시 삼성의 선수들에게 최강팀
으로서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주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홈런으로 이어져 시리즈전체가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SK역시 철벽마무리 정우람을 올리고도 9회 2사후 연속안타로 1실점 한 것은 충격적인 대 역전패로 자칫 멘탈이 붕괴될 뻔한
삼성 타자들의 기를 다시 세워준 꼴이 되었기에 5점차 리드임에도 1점차 리드인것 처럼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어야 한다.
9회 마지막 삼성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 것하고 1실점을 하고 막는 것하고는 내일경기의 결과까지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
이기에 그렇다.
양팀 모두 자긍심과 자존심이 강한 선수들이라 그러한 미세한 플레이 하나라도 벤치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제 3차전 승리로 시리즈 운명의 키를 넘겨받은 김광현의 어깨가 무겁게 되었다.
김광현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명암이 엇갈리는 투구로 팬들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맛보게 해 주었지만 6일이라는
충분한 휴식이 있었기에 롯데와의 1차전 등판처럼 컨디션 최상인 상태에서 등판할 것으로 보여 투수력에서는 SK가 삼성을
앞설 것으로 보이기에 오늘 경기처럼 어느 팀이 결정적인 실책을 먼저 하여 실점을 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SK가 3회 송구 실책하나로 6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삼성이 4회 실책으로 인한 1실점과 6회 무사1루에서 안지만의 실책성
수비와 김상수의 실책으로 4점을 헌납한 결과를 가져온 것에서 보았듯이 오늘 경기는 유난히 실책으로 인한 대량득점이 많았다.
내일 경기 역시 결정적인 실책을 어느팀이 먼저 하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 실책 데자뷰가 바이러스처럼 야수들 모두에게 급속
도로 퍼져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실책을 안 하는 팀이 결국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SK가 4찬전을 승리로 이끌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홈이나 마찬가지인 잠실에서 열리는 5차전 부터는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SK가 의외의 선승으로 기선을 제압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김광현을 투입하고도 4차전에서 SK가 진다면 베스트를
다한 결과 치 였을 것이기에 5차전에서 삼성의 우승 헹가레가 쳐 질 가능성도 높다고 할 것이다.
흥미진진한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2차전과 달리 3차전은 실책이 편승된 타격전으로 시리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4차전은 어느 팀이 승리를 거두어 시리즈 전체를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인지, 또한 4차전 승리팀이 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것
으로 보이기에 내일 경기는 사상 유례없는 양팀 모두 배수의 진을 치고 사력을 다한 멋진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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