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단풍의 끄트머리에서 가을을 보내다.

2012. 11. 8. 07:35전라북도 견문록/고창 견문록

 

도솔암과 선운산 천마봉으로의 아내와의 여행은 정말 즐거웠다.

선운사 도솔천 건너 도솔암까지 아직 단풍물이 들지 않은 고즈넉한 길을 따라 가다 만난 수 많은 시몬들.

그리고 도솔암으로 가는 자연탐방로에서 사색과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는 여유로움까지 만나 보았다.

도솔암까지 가는 길은 걸어 본 사람만이 느끼는 자연과의 공감대가 있다.

초가을에 만나는 꽃무릇 길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배어있는 도솔암 가는 길...

이제 그 길을 반대방향 차도로 내려서서 선운사앞 도솔천의 단풍을 만나러 간다.

 

 

도솔암 찻집에서 바라본 단풍나무 사이로 보이는 투구바위를 보며..

 

 

                천연기념물 제354호인 도솔암 장사송이다.

                키가 무려 23m에 가슴둘레는 3.07m에 연세는 600살이나 드셨다고 한다.

                나무기둥 하나에서 세갈래로 나뉜다음 또 다시 여섯갈래로 갈려서 부챗살처럼 퍼져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 온나라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 볼라벤과 덴버의 심술에서도 굳셈이 있는 장사송.

                이곳에서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다 숨진 여인의 넋이 극락장생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진흥굴은 숭불왕으로 유명한 신라 24대 진흥왕이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당시 백제땅인 이곳에 의운국사를 시켜

선운사와 창담사를 창건케하고 왕위을 퇴위한 후에는 선운사를 찾아 수도했다는 전설이 있는 굴이다.
또한 진흥왕은 그의 중애공주와 도솔왕비의 영생을 위해 이 굴 윗산에 중애암을 그리고 만월대 밑에 도솔암을 각각 세웠다고 한다.
선운사 본당에서 서쪽으로 2키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이굴은 길이 10미터 높이 4미터의 동굴이다.

 

 

 

내려갈 때 보니 자연탐방로로 내려가는 사람도 상당수이다.

걷기에 편한 차도를 버리고 애써 울퉁불퉁한 길을 찾아 걷는 것은

가끔 먼지 풀풀 날리며 지나가는 차 들로 인한 불편함이 있는 지도 모른다.

도솔암 신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무슨 특권인냥 도솔암까지 아주 편하게 차량으로 이동한다.

부처님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갖은 고생 다 하며 부처앞까지 와서 기도를 드려야 들어주신다는 것을

잊고 있음이다.

 

 

자연탐방로와 달리 차도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있다보니 단풍나무들의 빛깔이 아주 좋다.

절정의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선운사 도솔암으로 가는 차도.

 

 

어느쪽으로 가든 반드시 가던길과 오던길을 달리해서 도솔암을 다녀오시라.

사람다니는 길은 사람다니는 길 대로 사색이 있어 좋고 차 다니는 길은 차 다니는 길 대로 멋진 단풍을

볼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다니는 차량들로 인해 사색의 깊이가 아주 얇다는 것을 고려하기를...

 

 

이제 도솔천을 끼고 선운사가는 길로 들어선다.

우리가 갔던 10월 28일은 약60%의 단풍이 절정이었다.

아마도 이 글이 나갈 때 쯤이면 선운사앞길의 단풍은 절정을 넘어 단풍의 끄트머리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솔천 너머 도솔암가는 길은 단풍의 절정으로 가는 길목에 있을 것으로 보이기에 11월 둘째 주 정도에

선운사 단풍을 보러가려면 반드시 도솔암 가는 길로 가서 도솔제 찻집에서 도솔천을 너머 선운사로 오는 코스로

순회하면 단풍의 절정과 휘날레를 동시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설명이 필요없이 그저 조용히 선운사 단풍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삼각대가 있었더라면 훨씬 더 심도깊은 사진이 나왔을 것인데 그게 많이 아쉽다.

 

 

 

 

 

 

 

 

 

 

 

 

 

 

 

 

 

 

 

 

 

선운사 단풍을 보는 것은 올해 마지막이 되었다.

지난 10월 둘째 주 부터 단풍찾아 떠난 여행에서 번번이 단풍을 놓쳤다가 오늘에서야 선운사 도솔암을 오가는 길에

도솔천에서 결국 단풍의 끄트머리를 만나고야 말았다.

물론 내장사나 백양사처럼 단풍빛깔 좋은 곳을 찾아 나섰다면 진즉에 때깔 좋은 단풍을 만날 수 있었겠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단풍명소보다 이렇게 고즈넉하게 사색의 길을 걸으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단풍을 원하다 보니

단풍의 절정을 못 찾은 것이다.

 

이 글이 나갈 즈음 11월 첫 째주 일요일에 포토뉴스코리아 11월 출사지로 고창 문수사를 다시 다녀왔다.

10월28일에 다녀온 문수사 단풍은 일주일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출사로 다녀온 고창문수사 단풍은 아직도 멀었다. 11월 10일 넘어서 중순이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에

이제 낙엽이 되어버린 단풍으로 인해 속상한 마음이 든다면 이 늦은 가을에 고창 문수사로 휑하니 달려 가 보시라.

그곳에서 늦단풍의 황홀함과 낙엽의 스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내와의 단풍여행 시리즈

1편 : 고창문수사에서 별처럼 쏟다지는 애기단풍을 그리다.

2편 : 사색과 여유로움 가득한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

3편 : 만산홍엽을 이룬 선운사 벼경에 흠뻑 빠지다.

4편 : 선운사단풍의 끄트머리에서 가을을 보내다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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