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9. 07:3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뜨겁다 못해 손을 댈 지경이다.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시즌 전 까지 FA계약과 보상선수 지명, 트레이드 등으로 팀간 선수들이 활발하게 이동하고 연봉 계약 등으로 선수들 재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을 통틀어 스토브 리그라고 하는데, 요 며칠간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스토브 리그가 아니라 아예 용광로 리그라고 불러야 할 정도이다.
그 용광로 리그의 주인공은 FA영입을 위해 화끈하게 돈 보따리를 푼 LG나 KIA, 저인망식 지명으로 베스트라인업을 거의 꾸린 NC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FA 2명을 타 팀으로 뺏기고 코가 석자나 빠져있던 롯데가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니, 100억 원의 LG, 55억 원의 KIA, 120억 원의 NC는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주연을 꽤 차지 못하는 비운을 맛 보게 되었다.
오늘 롯데는 FA 홍성흔을 영입한 두산에게서 야수를 뽑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깜짝 매물로 나온 선발투수 김승회를 지명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김승회가 누구인가. 2003년 2차 5지명(전체 40위)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승회는 입단 첫 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기량을 쌓다가 올 시즌 두산의 5선발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선수이다.
선발,불펜 가리지 않고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두산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김승회.
올 시즌 6승 7패에 방어율 4.04를 기록하고 QS를 12번이나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이닝 이터 능력도 보여준 김승회가 보호선수에 묶이지 않은 것은 롯데의 선택을 역 선택하려고 한 두산의 자충수가 아닐 수 없다.
마치 두산이 손자병법의 성동격서(聲東擊西)즉,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라.’며 장군을 불렀더니 롯데의 암도진창(暗渡陳倉)즉, ‘허위정보를 누설하여 역으로 이용하라.’는 외통수 멍군에 걸려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김승회 역대성적
연도 | 소속 | 경기 | 승 | 패 | 홀드 | 이닝 | 피안타 | 피홈런 | 삼진 | 볼넷 | 실점 | 자책 | 방어율 | WHIP |
2003 | 두산 | 34 | 1 | 3 | 6 | 51 1/3 | 47 | 3 | 40 | 20 | 27 | 25 | 4.38 | 1.31 |
2005 | 두산 | 7 | 0 | 1 | 0 | 9 | 8 | 2 | 7 | 3 | 4 | 4 | 4 | 1.22 |
2006 | 두산 | 61 | 6 | 5 | 10 | 79 2/3 | 82 | 4 | 68 | 36 | 41 | 35 | 3.95 | 1.48 |
2007 | 두산 | 42 | 2 | 6 | 8 | 83 1/3 | 93 | 12 | 36 | 32 | 45 | 42 | 4.54 | 1.5 |
2010 | 두산 | 25 | 0 | 1 | 2 | 40 1/3 | 38 | 6 | 26 | 10 | 20 | 19 | 4.24 | 1.19 |
2011 | 두산 | 24 | 3 | 3 | 0 | 65 1/3 | 61 | 7 | 53 | 33 | 39 | 34 | 4.68 | 1.44 |
2012 | 두산 | 24 | 6 | 7 | 0 | 120 1/3 | 109 | 9 | 62 | 38 | 62 | 54 | 4.04 | 1.22 |
총계 | 217 | 18 | 26 | 26 | 449 1/3 | 438 | 43 | 292 | 172 | 238 | 213 | 4.27 | 1.36 |
김승회는 2003년 입단하여 단 1승에 머물렀지만 박명환의 부상으로 2006년 부터 1군의 주축선수로 부상하여 2년간 알토란같은 성적을 내다 군에 입대하였고, 복귀한 뒤에는 불펜과 2군을 오가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믿음직한 성장을 보인 선수이다.
특히 KIA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 타이거즈 팬들에게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승회의 롯데 지명은 뜻밖의 대물을 낚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비록 두산에서는 5선발이었지만 3선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리즈 후반 김승회의 투구는 마당쇠같은 이미지로 뇌리에 박혀있어 롯데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이 가지 않는다.
이제, 홍성흔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아직 선수등록도 하지 않은 송창현을 한화에게 주고 장성호를 데리고 온 대박 1대1 맞트레이드로 포문을 연 롯데는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KIA에서 검증된 불펜투수 홍성민을 지명하고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시즌 후반 괴력을 보여준 선발투수 김승회를 지명하면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오히려 십수억 원의 가욋돈도 챙기면서 중심타선과 선발, 불펜까지 알토란같은 선수들을 수급하여 진정한 의미의 스토브 리그 최종 승자가 되었다고 할 것이며, 특히 김승회는 KIA의 홍성민처럼 롯데에도 매우 강해 천적을 없애버리는 효과도 가져와 선수지명 이상으로 덤도 얻게 된 소득도 있었다.
이호준을 NC로 뺏기고 보상 선수도 없는 SK와 정현욱을 LG로 뺏기고 신인급 투수를 데려 온 삼성, 포지션이 겹친다고 하여 검증되지도 않은 신인 투수와 역대 최고 교타자 중 한 명인 장성호를 롯데로 트레이드 해 버린 한화, 스토브 리그를 그저 강 거너 불구경 하듯 구경만 한 넥센 등 은 뚜렷한 전력보강 없이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되어 스토브리그의 방관자가 되어 버렸기에 거론하지 않겠지만,
2012년 FA전쟁에서 내부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눌러 앉히고 삼성에서 FA로 풀린 국민노예 정현욱을 붙잡은 LG가 가장 큰 수확을 올렸다고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밖에 되지를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주축 멤버였던 이진영과 정성훈을 뺏기지 않은 것에 불펜 정현욱만 보강했으니 공동 6위를 차지한 올 시즌 성적에서 확실하게 반전의 계기를 삼을만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졌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며, 투자대비 수익이 나타나야 할 2013시즌에는 4강권 정도는 들어야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좌완 선발로 공들이고 있던 이승우를 뺏겼으니 이래저래 만족할 만한 스토브리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부 FA김원섭과 유동훈을 잔류시키고 유휴전력이었던 FA 이현곤을 NC로 보낸 KIA는 롯데에서 FA로 풀린 김주찬을 4년간 50억 원에 계약하며 갑작스럽게 내년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대두되었지만 마찬가지로 속을 들여다보면 투자가 적재적소에 이루어 지지 않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투자였다고 할 것이다.
LCK포의 동반부진과 허약한 불펜 그리고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올 시즌 5위를 차지하여 나름대로 선방했다고는 하지만 다음 시즌 우승을 노리려면 LCK포의 이상 없는 재가동과 더불어 불펜과 확실한 마무리투수 보강만 이루어진다면 외부 FA영입 없이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 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불펜의 핵심투수였던 잠수함 홍성민을 뺏기면서 가뜩이나 불펜자원의 부족으로 힘들었던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면 내년 시즌 역시 특별하게 불펜보강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여 만족할 만한 스토브리그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 시즌 FA로 풀리는 이용규와 윤석민을 붙잡는데 과연 얼마의 금액을 부를지 의문스럽기도 하고...
두산 역시 김동주와 비슷한 위치의 홍성흔을 영입하며 4년 계약이 다소 불합리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보상선수로 선발투수 김승회를 롯데에게 뺏기면서 득보다 실이 더 많게 되어버려 전력보강은 커녕 오히려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하여 스토브리그의 최고의 피해자가 되어 버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 진정한 의미의 스토브리그 최종 승자가 된 롯데의 선택은 과연 옳았을까?
최종적으로 49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주찬, 4년은 무리다 며 3년에 25억 원을 제시한 홍성흔의 FA시장 진출을 끝내 막지 못한 롯데는 이 두 선수에게 제시한 금액이 원 소속 구단으로서는 파격적이고 최선을 다한 금액이었다고 생각한다.
FA과열을 막고 성적에 따른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했다는 롯데의 첫 제안부터가 다소 높아 보이기는 했지만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공격적인 FA보강을 천명한 KIA와 한화가 있었고, 신생팀 NC가 보장된 FA 3명을 모두 영입한다는 계획과 더불어 예년에 비해 원 소속 구단과 계약을 맺어버린 FA가 속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남은 선수들인 김주찬과 홍성흔의 몸값은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은 올라간다는 경제원리에 의해 가격 제한폭을 넘어 사이드카가 발효될 정도로 과열양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발을 뺀 롯데의 선택은 이 두선수가 부른 가격인 48억 원과 34억 원 등 모두 82억 원을 아끼고 그들 몸값의 2배인 13억 4천만 원의 가욋돈과 두 선수가 빠진 자리를 메꿀 정도의 보상선수를 받는 것과 여의치 않으면 트레이드를 통해 중심타선을 보강하는 것으로 작전을 바꿨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만 본다면 95억 4천만 원을 아낀데다 즉시전력감인 선발 김승회, 불펜 홍성민을 보상선수로 지명하고 장성호를 트레이드하여 중심타선을 보강한 롯데의 선택은 투수출신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조합으로 롯데의 취약점이었던 투수력을 보강하여 다음 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내년 FA로 풀리는 영원한 롯데맨 강민호를 잡기위한 준비자금을 미리 축적한 것으로 모든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이 아주 순조롭고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팀들이 활발한 트레이드로 뒷북을 칠 전망이지만 스토브리그를 미리 선점해 버린 롯데에 비해 그리 충격적인 선수 수급과 트레이드는 없을 것으로 보여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진정한 승자는 롯데가 되었기에 그 여세를 몰아 다음 시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여 KIA타이거즈와 결승에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면 너무 오바일까?
이제 마지막 한 장 남은 용병카드는 투수력을 알차게 보강한 덕에 뜻밖에 타자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있기에 롯데의 다음 수순이 기다려 진다.
아무튼 다른 팀들의 공격적인 FA배팅을 관망하기만 한 롯데는 스토브리그 최대 피해자에서 가장 큰 수혜자로 바뀌어 버린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하여 과열된 FA시장을 진정시킬 새로운 페러다임을 보여주었고, 그로 말미암아 롯데 팬들에게도 기쁨을 선사해 주고 있기에 과연 모두의 기대 대로 이 들 선수들이 내년 시즌 최고로 멋진 활약으로 보답해 준다면 프로야구 30년사에 길이 남을 이야기거리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롯데자이언츠,mydaily)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지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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