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살랑거리는 제주 송악산/올레10코스

2013. 2. 21. 08:05대한민국 견문록/제주도 견문록

 

산방산 용머리해안을 50여분 둘러보고 나니 시간이 어정쩡하다.

원래 올레10코스를 따라 송악산에 오른 다음 해송숲으로 나와 일제시대 때 지은 고사포진지와 제주 섯알오름 학살자터, 그리고 일제시대 때 지어진 비행장과 격납고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오후5시가 넘었기에 올레10코스 중 송악산만 올라보기로 변경했다.

그렇게 한 바퀴 빙 도는데도 1시간 30분은 걸리니 예정된 식사시간엔 도착할 수 있을지..ㅎ

하지만 식사장소가 근저 대정읍이라고 하니 식사시간에 늦을 걱정은 없겠다. 버스로 10분이면 가는데..ㅎ

 

 

송악산..지난해 3월에 들렀었다.

우린 지금 내일 한라산 등반을 위해 제주도에 왔지만, 첫날 일정을 너무나 멋진 곳만 다니는 것 같다.

생각같아서는 올레10코스 전체를 걸어보고 싶지만, 5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고 하니, 내일 한라산 등반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 하지 않겠는가..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 유명한 송악산 동굴진지는 좀 있다가 내려오면서 보기로 하고..

 

 

산방산 유람선은 화순항에서 출발하고, 마라도 유람선과 잠수함 타는 곳은 이곳에서 출발하나 보다.

 

 

송악산 전체 안내도

1. 송악산 분화구 2. 부남코지  3. 해송산림욕장 4. 유람선 선착장 5. 대장금촬영지 6.대공포진지 7.섯알오름 일제동굴진지 8.섯알오름학살터

9.배행기격납고 등이 있다. 다 둘러 보려면 3시간도 정도 잡아야 할 것이기에 1번, 2번, 4번, 5번만 둘러보기로..시간은 1시간 30분..

자~~~출발.

 

 

안내도 후면

 

 

산방산과 바다 가운데 형제섬, 그리고 멀리 한라산이 조망되고,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이 내일 한라산 등반이 죽이겠구나라는

생각만 든다.

 

 

무인도인 형제섬은 밀물때면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바위들이 있어 보는 방향에 따라 3~8개의 바위가 드러나며, 봄철에는 북상하는 난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에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감성돔과 벵에돔을 잡으려는 낚시꾼으로 붐빈다고 한다.

수심은 15m ~ 20m로 깨끗한 바닷물에 다양한 어류와 각양각색의 수중 생물이 살고 있어 스킨다이빙을 즐기려는 다이버들이 많이 찾으며 마라도 잠수함도 그 근처에서 잠수하지만 최근 환경보호 차원에서 낚시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니 손맛을 즐기려는 분들은 아쉽지만 참으시길...

 

 

우측 산방산, 좌측 단산..

그리고 유람선 선착장과 사계항에서 여기까지 오는 해안도로가 보인다.

 

 

송악산 전망대가 있는 부남코지로 가는 길에도 포진지가 있다.

일본은 조선 강점기말기에 제주도를 군사기지화하여 일본 본토도 방어하고 태평양 전쟁의 승리를 위한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고자 무려 7만명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시켰다.

 

일본군들은 제주도민들을 막무가내로 강제징용하여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한 각종 노역에 강제동원시켰으며, 송악사 주변의 해안동굴진지와 고사포 진지,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건설 등은 모두 그 당시 강제부역에 시달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들의 생명과 피땀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므로 이들 역사적 시설물을 볼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 당시 강제 징용에 시달렸던 분들의 애환을 기억하여 다시는 내 나라 내 땅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갈며 봐야 할 것이다.

 

 

 

 

 

제주도는 말 천국.

말 길러 아이들 대학 보내는 것은 육지의 소와 같지만, 훨씬 더 비쌀 듯 ...ㅎㅎ

 

 

올레 10코스 따라 부남코지로 가는 길이지만, 송악산은 10코스에서 잠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송악산에도 올레길 표시가 있으므로 헷갈릴 수도 있겠다.

 

 

그럼 우리는 올레10코스를 잠시 벗어나 송악산 분화구로 간다

 

 

아마 올레 10코스는 부남코지로 가는 길에 이렇게 송악산 분화구로 올라 빙돌아 내려가야 할 듯..

이곳 부남코지까지 오는 차량들과 연간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인하여 부남코지 밑에 있는 해안 동굴진지가 붕괴위험이 있다고 하여, 2010년 10월1일부터 송악산 입구부터 차량통제가 이루어 지고 있다.

농업과 군사 해안경비용 차량만 통행이 허락되고 있어 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이다고 생각된다.

조금 편하자고 하면 그만큼 자연에게는 몇 배 이상의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잠깐동안의 피해를 받으면 그 댓가로 후세대에게 충격적인 재앙으로 갚아준다.

특히 산의 개발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산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산의 허락을 받아 간지러움을 긁어 주는 정도의 개발만 이루어져야지 척추뼈를 통채로 드러내 버리는 화순 모후산의 강우레이더 기지 공사처럼 돼서는 안된다.

 

 

 

저 멀리 부남코지 전망대가 보이고..

 

 

송악산은 높이가 104m로 삼면이 바닷가쪽으로 불거져 나와 10여미터 정도의 기암절벽이 서 있어 앞의 유순한 모습과는 다르다.

송악산은 '절울이'라 해서 제주 토속어로 물결(절)이 운다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산으로 서귀포 앞바다의 물결이 부남코지에 부딪히며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다고 한다.

 

 

송악산 분화구에서 본 산방산과 한라산..

 

 

 송악산 분화구 모습

 

 

자..송악산 분화구도 보았으니 이제 내려가 볼까요?

 

 

송악산은 지질학적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라고 한다.

송악산 정상에는 둘레 600m 깊이 69m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것은 제2분화구 이고, 주봉 너머 북서쪽에는 이보다 넓으나 깊이가 얕은 분화구가 있는데 그것이 제1분화구이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송악산은 송이라는 검붉은 화산토가 콩알만하게 도처에 널려 있다.

말을 방목하는 관계로 곳곳에 말똥이 떨어져 있고 화산토인 송이와 색깔 구분이 잘 안되어 잘 못하면 밟아 버릴 수 가 있으니 차에 탈 때 냄새로 낭패를 입지 않으려면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지금 보는 곳은 제2분화구로 사람들 많은 곳이 분화구 전망대이다.

 

 

우리 몇몇은 우측으로는 위험구간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에 좌측 올레길 따라 말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출입구로 들어서 송악산 정상으로 올라가 본다.

 

 

             송이사이로 파릇파릇 새 순이 돋아나고

 

 

말 들이 풀을 뜯고 있는 사이를 지나 송악산 정상에 섰다.

지난해와 달리 새로운 표지석이 서 있다. 난 이렇게 거대한 표지석보다...

 

 

그 옆에 원래부터 있었던 자그마한 표지석이 더 좋다.

그런데 이 표지석도 지난해와 달리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매우 좋다.

                        제주 송악산 정상에도 꽃향기 가득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분화구와 산방산의 모습

 

 

그리고 왼쪽 모슬포방향

 

 

이제 목장을 가로질러 올레10코스와 합류해 본다.

 

 

완만한 경사로 오르기에 부담없는 모슬포쪽 송악산..

 

 

올레10코스와 합류하여 잠깐 이 모습까지만 보고가기로 한다.

멀리 기다란 직사각형의 목초지대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비행장...

 

 

여기서 계속 더 가면 해송산림욕장을 경유하여 송악산 주차장쪽으로 나올 수 있지만..

여기서 다시 뒤 부남코지방향으로 올레10코스를 걸어본다.

 

 

해송 산림욕장으로 가는 길

 

 

다시 뒤돌아가며 본 송악산

 

 

멀리 분화구로 오르는 사람들 모습도 보이고, 지난해 이곳에 왔을 때 이쪽의 모습은 보지 못했기에 궁금하기도 했다.

 

 

             가까이 가파도와 멀리 마라도가 보이고...

 

 

 

바닥에 올레10코스 표시가 되어 있건만 밧줄로 막아져 있다.

아마 송악산을 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가는 코스로 바뀐 듯...

 

 

 

 

한가로이 풀뜯는 말 들의 모습을 보니, 45도에 이르는 가파른 능선에 뭐 먹을 것이 있다고..ㅎㅎ

 

 

송이 덩어리가 지천에 널려있고

 

 

가다 다리쉼하며 태평양도 바라보고

 

 

 

 

 

 

 

 

 

 

올레10코스를 따라 부남코지까지 왔다.

 

 

 

해안절벽의동굴진지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지만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마라도 잠수함 타는 곳..

 

 

부남코지 기슭엔 유채꽃이 피어나 있지만 이곳은 공짜이니 마음데로 찍고 마음데로 봐도 된다.

완죤 자연산이야...

 

 

그러나 산방산과 마찬가지로 편히 쉬면서 유채꽃을 담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ㅎㅎ

6시20분까지 모이라 했는데..시간이 벌써 다 되어간다..아이구~~~

 

 

그래도 이쁘니까 한 번 더 찍고, 이쁘면 모든게 용서가 될까?

 

 

 

저기를 가 봐야 하는데...

마침 일행 후미가 올레꿀빵집 근처에서 쐬주 한 잔 하며 부르기에 마침 잘 돼었다 하면서 못마신다는 핑계를 주고 냅다 동굴진지로 가 버렸다.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는 일제 강정기의 일본군 군사시설인 일오진지라 부르는 곳이다.

이곳은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13호로 지정되었으며 해양수산부 소유이고 서귀포시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1945년 강제 징용된 제주도민들에 의해 인공적으로 구축한 동굴형태의 군사진지로 송악산 해안절벽을 따라 15개의 인공동굴이 뚫려있는데

ㅡ 자형, ㄷ 자형 등의 형태를 이루며 너비는 3~4m, 길이는 20여 m에 이른다.

 

이 굴들은 성산일출봉 주변의 인공동굴처럼 어뢰정을 숨겨놓고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던 일본 해군의 특공대 시설이다.

이곳 동굴 군사기지뿐만 아니라 제주도 곳곳에는 수 많은 동굴진지가 있다.

조천읍 북촌리에슨 길이만도 백미터나 되는 동굴진지를 포함하여 무려 23기의 동굴진지를 만들었다 하고, 송악산 주변만 해도 동굴진지,고사포진지, 포진지, 알뜨르 비행장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부역을 시켰다고 하니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나라 잃은 설움을

톡톡히 겪어야 했던 강제노역의 참상에 대해서는 글로 설명 안해도 모두 잘 아는 내용일 것이다.

 

아마 노역에 시달리던 제주도민들은 이어도에 가는 꿈을 꾸며 그 힘든 고초를 견뎌냈는지 모른다.

송악산앞 먼 바다에 있다는 신비의 섬 이어도로 가서 이 고통을 끝내고 육신을 편히 쉬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동굴은 2개가 서로 연결된 곳도 있다.

 

 

 

화순 금모래해변과 달리 이곳은 흑모래 해변이다.

 

 

아무리 빨리 왔어도 지각했다..ㅎㅎ

후미가 쐬주 한 잔만 하고 온 관계로 내가 동굴진지를 구경하고 있을 때 차에 탑승하여 나를 기다린 것이다.

하지만 제주시까지 갈 것도 아니고, 근처 모슬포항에서 저녁식사를 한다고 하니,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시간을 줄 것을 그랬나?

고사포진지와 섯알오름 학살터, 알뜨르비행장 격납고 도 구경하게끔..

그러나 좀 뛰었더니 덥다 더워...송악산은 완연한 봄이야, 봄...

 

혹시 그쪽이 궁금하면  당시 들렀던 올레10코스, 송악산과 잊지말아야 할 역사이야기 편을 참고하시길..

 

 

저녁식사를 한 곳이다.

밖은 허름해도 실내는 호화스럽다. 이것을 두고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한다지?  겉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라는 것.

하지만 겉모습이 중요할 때도 있으니..ㅎㅎ

 

 

안에는 별도로 룸도 있고, 멋진 대리석이 깔린 고급스런 방도 있다.

 

 

장식품들도 다 멋지게 보이공..

 

 

우리가 저녁식사로 먹은 회정식...우와~~~멋져부러요

지금까지 제주도에 단체팀과 같이 다섯 번 정도 온 것 같은데 오늘 저녁식사가 제일 근사하다..ㅎㅎ

 

 

 

 

활어회 모둠정식인가?

쥔장에게 살짝 물었더니 이정도면 8~10만 원정도 된단다.

흥정은 항상 즐거운것..

주라는데로 주는 튀김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고, 마지막 매운탕은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이렇게 잘 먹어야 내일 한라산 산행을 하는데 체력을 비축할 수 있지 않겠는지...

살짝 귀뜸해 본다..그곳은?

 

동성수산횟집(펜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2133-4

☎(064)794-7034,7079

 

이제 모슬포에서의 환상적인 회정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제주시내로 들어와 내일 산행에 대비한다.

내일 한라산 산행은 영실코스로 윗세오름으로 올라 그곳에서 남벽분기점 거쳐 돈내코로 하산하는 영실~돈내코 코스이다.

그럼 4편에서 계속~~~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지도: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