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5. 07:00ㆍ대한민국 견문록/제주도 견문록
첫날 일정이 원래는 사려니숲 길을 걷기로 되어 있었으나 내일 걸을 길도 사려니 숲길가 비슷한 길이기에 모두 함께 송악산으로 갔다.
송악산은 이번이 3번째 방문이지만 매번 가고 오르고 싶은 산이다.
산은 얕으막하지만 송악산은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이며 지질할적으로도 한번쯤 봐야할 화산이기때문이다.
송악산 아래 동굴진지는 지금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아마 동굴진지 위로 길이 나 있어 낙석이 진행되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무너질지 모른다는 것 때문인가 보다.
이곳에서 바라본 형제섬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는데...그게 조금 아쉽다.
그래서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두 컷 올려본다.
일본은 조선 강점기 말기에 제주도를 군사 기지화하여 일본 본토도 방어하고 태평양 전쟁의 승리를 위한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고자 무려
7만명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 시켰다.
일본군들은 제주도민들을 막무가내로 강제 징용하여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한 각종 노역에 강제 동원시켰으며 송악산 주변의 해안 동굴 진지와 고사포 진지,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건설 등은 모두 그 당시 강제 부역에 시달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들의 생명과 피땀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므로 이들 역사적 시설물을 볼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 당시 강제징용에 시달렸던 선조들의 애환을 기억하여 다시는 내 나라 내 땅에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곳은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13호로 지정되었으며 해양수산부 소유이며 서귀포시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1945년경 강제 징용된 제주도민들에 의해 인공적으로 구축한 동굴 형태의 군사진지로 송악산 해안절벽을 따라 15개의 인공 동굴이
뚫려 있는데 一자형, ㄷ자형 등의 형태를 이루며 너비는 3~4m, 길이는 20여m에 이른다.
이 굴들은 성산일출봉 주변의 인공 동굴처럼 어뢰정을 숨겨놓고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던 일본 해군의 특공대 시설이다.
이곳 동굴 군사기지 뿐만 아니라 제주도 곳곳에는 수 많은 동굴진지가 있다.
조천읍 북촌리에는 길이만도 백미터나 되는 동굴진지를 포함하여 무려 23기의 동굴진지를 만들었다 하고 송악산 주변만 해도 동굴진지, 고사포진지, 포진지, 알뜨르 비행장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부역을 시켰다고 하니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나라 잃은 설움을 톡톡히 겪어야 했던 강제노역의 참상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안해도 모두 잘 아는 내용이다.
아마 노역에 시달리던 제주도민들은 이어도에 가는 꿈을 꾸며 그 힘든 고초를 견뎌냈는지 모른다.
송악산앞 바다에 있다는 신비의 섬 이어도로 가서 이 고통을 끝내고 육신을 편히 쉬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오늘 제주도 산행에 나선 친구들..모두 24명인데 4명은 어디갔노?
이곳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형제섬, 한라산의 모습은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역시 카메라 보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더 멋있다.
땅을 빼 버리고 바다만 넣으니..꼭 배 위에서 찍은 것도 같고..ㅎ
우측으로 얕으막한 산은 송악산
송악산은 104m밖에 안되는 낮은 산으로 지질학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라고 한다.
세 면이 바닷가 쪽으로 불거져나와 10여미터 정도의 기암절벽이 서 있어 앞모습의 유순한 모습과는 다른다.
송악산은 '절울이'라 해서 제주 토속어로 물결(절)이 운다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산으로 서귀포 앞바다의 물결이
부남코지에 부딪히며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다고 한다.
마라도 잠수함 타는 곳..
부남코지로 가는 올레길...
부남코지에서 바라본 산방산
송악산은 부남코지에 갔다 오를 예정이다.
예전에는 부남코지까지 차량들과 연간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닿았다고 한다.
그래서 부남코지 밑에 있는 해안 동굴진지가 붕괴위험이 있다고 하여, 2010년 10월1일부터 송악산 입구부터 차량통제가 이루어 지고 있다. 농업과 군사 해안경비용 차량만 통행이 허락되고 있어 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이다고 생각된다.
조금 편하자고 하면 그만큼 자연에게는 몇 배 이상의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잠깐동안의 피해를 받으면 그 댓가로 후세대에게 충격적인 재앙으로 갚아준다.
특히 산의 개발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산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산의 허락을 받아 간지러움을 긁어 주는 정도의 개발만
이루어져야지 척추뼈를 통채로 드러내 버리는 화순 모후산의 강우레이더 기지 공사처럼 돼서는 안된다.
마라도와 가파도
가파도 좋고, 마라도 좋고.ㅋㅋ
부남코지까지 오른 친구들..
나머지는 여기까지 오지 않고 중간에 송악산으로 새 버렸나 보다.
산방산과 형제섬. 그리고 멀리 한라산이 보이고..
멀리 마라도와 오른쪽의 가파도
쑥부쟁이
부남코지 전망대에서 나가면서 올레기를 따라 송악산을 오른다.
검붉은 화산토가 콩알만하게 도처에 널려 있다.말을 방목하는 관계로 곳곳에 말똥이 떨어져 있고 화산토인 송이와 색깔 구분이 잘 안되어 잘 못하면 밟아 버릴 수 가 있으니
차에 탈 때 냄새로 낭패를 입지 않으려면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송악산 정상에는 둘레 600m 깊이 69m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것은 제2분화구 이고, 주봉 너머 북서쪽에는 이보다 넓으나 깊이가 얕은 분화구가 있는데 그것이 제1분화구이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송악산 분화구를 따라 한바퀴 빙 돌아 볼 수 있다.
부남코지에 가지 않고 중간에 새 버린 친구들이 송악산 정상에서 내려오려다 딱 걸렸다.
이쪽으로 내려오면 안되고 송악산너머 말 목장을 통과해 송림숲으로 가야한당게.
내려오다 걸린 친구들과 올라온 친구들이 섞여서...ㅋㅋ
다시 모두 뒤 돌아 빠꾸~~~
모두 24명이 왔는데, 한 친구는 전날 다른 일정으로 와서 저녁시간에 합류할 예정이고, 한 친구는 목포에서 다른 손님들 데리고
제주에 온 관계로 역시 저녁에 합류할 예정이고, 또 한 친구는 오늘 새벽까지 일 하다 오느라..버스에서 자고 있는 관계로 21명이 딱 맞다.
이제 저 숲속으로 난 길로 내려서서 올레길을 계속 걸어보드라고..
말똥 안 밟게 조심조심..ㅋ
친구들 다 내려 보내놓고..아무도 없을 때 송악산 정상 사진 한 장 남기고 출발..
이것은 옛 정상석
한참이나 뒤 떨어진 친구들 헷갈리니..오른쪽으로 가라고 손짓해 본다.
왼쪽으로 가면 다시 오던길로 가야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해송숲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바로 떨어지며
고사포 진지와 4.3 학살자 희생자 터인 섯알오름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슬포항과 알뜨르 비행장이 있는 곳..
제주도에 가면 시도때도 없이 보는 것..바로 말
다시 송악산을 바라보고...
해송숲 길을 따라 고사포 진지로 이동한다.
도로를 건너 올레길 따라 계속 고사포 진지로...
섯알오름 고사포 진지
이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알뜨르 비행장을 보호하기 위한 고사포 진지로 섯알오름 정상에 있으며 5기를 만들어 4기는 완성했고
1기는 미완성 상태로 있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있어야 할 고사포가 없는 것이 고사포를 들여다 놓기 전에 패전을 했기 때문인가 싶다.
섯알오름을 지나 계속 올레길을 따라 걸으면 알뜨르 비행장이 나온다.
군데군데 당시 비행기를 넣은 격납고가 보이고..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은 제주4.3학살자 희생자 터이다.
섯알오름 희생자 터로 예비검속에서 희생된 분들이 묻혔던 곳이다.
여기서 예비검속이란 豫(미리 예), 備(갖출 비), 檢(검사할 검), 束(묶을 속)이란 뜻으로 미리 검사하여 단속한다는 뜻이다.
즉, 범죄의 사전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단속하여 구금하는 것으로 역사적 출발점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라고 한다.
일제는 태평양전쟁으로 세계 2차 대전에 뛰어 들면서 본토를 포함한 식민지 전체를 전시체제로 구축하면서 1941년 식민지 조선에 "조선정치범 예비구금령"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 구금령은 해방 후 미군정이 실시되면서 바로 폐지됐으나 1950년 전쟁이 터지자 정부는 제주에서 대대적인 예비검속을 시행하였다. 주요 대상은 해방직후 인민위원회 간부, 3·1사건 또는 4·3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았거나 수형 사실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들인 것이다.
이것은 당시 미군정에 의해 일제의 예비검속이 폐지된 후의 일이라 합법성도 없으며 또한 단순히 불법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재판도 없이 검속하여 학살, 처형한 만행을 저 지른 것은 인권의 말살이며, 당시 좌익과 우익으로 갈린 이 나라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제일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다. 즉, 해방이후 나라의 기득권을 선점한 자들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좌익으로 추정되거나 낙인 찍혔던 자 들을 우익세력에 의해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무차별적으로 잡아 들여 천인공노할 학살만행을 저 질렀던 것이다.
그렇게 6.25동란이 터지고서도 계속 이어진 예비검속으로 제주도에서만 1000여명이 넘는 양민들이 자다가, 일하다, 지나가다가, 이렇게 붙잡혀 들어가 이곳 섯알오름에서 총살당하여 물구덩이에 처박히고 만 분노의 역사가 있는 유일한 현장이다.
섯알오름에서 대량학살이 있은 뒤 6년 8개월 만에 유족들이 수습한 시신들은 149명으로 부러진 팔ㆍ다리ㆍ등뼈 등이 뒤섞여 있어 도저히 누구의 시신인지 분간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유족들은 이 뼈들을 모아 개인 안장된 17명을 제외하고 132명의 봉분을 만들고, 유족들이 모든 희생자들의 한 자손으로 뭉쳐 132명의 희생자를 한 조상으로 함께 모시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백할아버지란 백명의 할아버지란 뜻이다) 발굴 당시 뼈와 실탄 등 당시 유물들이 임시로 보관되었던 철제함이 한 켠에 그대로 남아 있어 발굴당시 비통에 찬 유족들의 눈물과 손때로 얼룰진 상여같은 함을 그대로 볼 수가 있다.
여기에 보관되었던 유골은 백할아버지 한 무덤에 안장되고 유물들은 모두 2008년에 개관된 4.3평화공원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섯알오름에서의 학살은 1차 : 1950년 7월16일 20명, 2차 : 1950년 8월20일 190명 등 모두 210명이고 희생사 수습은 1956년 3월 30일 61위. 1956년 5월 18일 149위가 수습되어 210명을 모두 수습하였으나 뒤엉킨 유골들을 수습하다보니 정확한 숫자는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1962년 9월 이곳에서 철근을 채취하던 인부들이 유골2기를 수습하여 윗 동산에 안장하였다 하니 확인된 숫자만 212명이 된다고 한다.
조선 강점기 말기에 일본은 제주도를 군사 기지화하여 태평양 전쟁의 승리를 위한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였다.
일본군들에 의해 강제 징용된 제주도민들은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 등을 포함한 각종 군사시설 설치에 강제 노역을 하였으며 이곳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건설에도 동원되어 강제 부역에 시달렸으나 지금은 무우와 배추 등이 자라는 밭으로 변해 버렸고 비행기 격납고는 여름철엔 농부들의 피서지로 겨울철엔 바람막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2차 세계대전이 종말로 치닫던 1945년 전세가 불리해진 일제는 제주도를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한 최후의 방어기지로 이용하려고 무려 7만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시키고, 제주도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섬 전체를 요새화 하였다.
동원된 제주도민들에 의해 설치된 공사중 가장 큰 공사는 제주국제공항인 정뜨르비행장과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건설이었다 하니 이 넓은 들판을 손으로 밀고 갈았을 선조들의 땀방울과 피의 흔적을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당시 알뜨르비행장에는 20여 개의 격납고를 설치했으며, 모슬포항에서 알뜨르비행장으로 가는 도로를 확포장하고, 또 인근의 섯알오름에 고사포대와 포 진지 5개를 설치하였다. 모두 20기가 건설되어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1기는 잔재만 남아있다고 한다.
또한 주변 송악산과 해안가에 수없이 많은 굴을 파서 어뢰정을 포함한 기습공격무기와 포 등을 설치하였고 군인들을 훈련시킨 장소가 이곳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이었다고 하니 송악산을 찾는 여행자들은 한 번쯤 섯알오름 희생자터와 알뜨르 비행장을 다녀가길 바란다.
이제 송악산을 나서 진시황 이야기가 있는 용머리해안으로 가 본다.
동창들과 떠나 제주여행기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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