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모악산의 아름다운 능선길 이야기-1

2011. 4. 12. 12:00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전주시민들의 어머니 산 모악산..

호남정맥의 중봉 모악산은 해발 793m로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에 펄쳐진 금만평야의 동쪽에

우뚝 솟아 평야와 산지를 가르는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호남평야의 전망대라 불린다.

모악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젖줄이 되어서 호남평야를 기름지게 하고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

2011년 4월 10일 둘째주 일요일 김제 모악산을 오르기 위해 광상,여상 3018산악회의 친구들이

광주 비엔날레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오전 8시30분경..

한 달 만에 보는 반가운 친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회장 홍정, 오치종, 김성배, 임요환, 이상우, 정태균, 김장연, 김종실, 박판수, 이수행, 해남서

최철 과 나 이렇게 머스마 12명과 양미화, 안윤희, 임애순, 최장현, 조금미, 박선애, 손옥경 등

가스나 7명 모두19명이 단촐하게 미니버스를 타고 김제로 향했다.

지금 김제 금산사에서는  제4회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해서 산행후 덤으로 벚꽃구경도 할 수

있다니 꿩먹고 알머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다...

한마디로 일타 10피다..(고스톱 사상 최고의 피 수확은 아마도 똥 쌍피를 외피로 때리고

조우커 연속 2개에 국진 쌍피 까기가 아닌가? 한데 그러면 10피가 맞다..)

아무튼 벚꽃 축제 이야기는 덤 이였으니 맨 마지막에 이야기 하고자 한다.

 

         

모악산 등산 지도이다.

바로 김제관광 안내센터 뒤쪽 산으로 올라 능선을 따라 닭지붕-도통사-제1헬기장-매봉-북봉

(제2헬기장)-심원암-금산사-주차장으로 이어지는 12.7km의 산행을 시작했다.

이코스는 최근에 새로이 개발된 코스다.

 

 

주차장 한편에 이렇게 김제시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그 뒤로 닭지붕을 거쳐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모악산 자체의 소유주가 금산사인데 산 정상에 있는 송신탑의 설치를

허가해 준 금산사에게로 들어가는 입장료를 안내게 되어 천만 다행이다.

산이 아무리 자신들의 소유라 해도 산 정상에 쇠 말뚝을 박게끔 하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혹시 이글은 보는 수많은 등산애호가들은 금산사방향으로 등산시 꼭 이 코스를 선택해

입장료를 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관광안내소 뒷편으로 오르는 등산코스의 초입인데 출발 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뒤로는 벚꽃축제 행사장에서 스피커로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계속 뒤덜미를

후려치고 있다. 조용한 산행길에 이런 소음은 정말 지겹다.

산에 오면 바람 소리, 산새 소리, 바람에 사각거리는 잎사귀 소리..일상에서의 탈출...

수많은 번민과 고뇌, 슬픔과 아픔으로 부터 그 날 만큼은 벗어나고 싶다.

 

도통사로 내려가는 이정표다..여기까지 100m올라왔다.  닭지붕 방향이 정상 방향이므로 계속

그 방향으로 레츠고다..(이정표의 녹색 화살표를 잘 확인하고 가야한다..)

 

 닭지붕가는 길엔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 진다..

그런데 바닥은 온통 암석덩어리다. 광주에 있는 금당산도 이렇게 소나무숲과 암반길이었는데

딱 그생각이 났다..그러고 보면 소나무는 암석과 천생연분이다.

바위틈에 자리 잡고 몇백년 풍파를 이겨내는 소나무를 우린 산에서 아주 쉽게 만난다..

 

여기가 닭지붕이다. 왜 닭지붕으로 명명되었는지 자료가 없다..

봉우리가 닭의 벼슬을 닮았을까? 이름도 참 특이하다.

 

700미터 올라왔는데 정상 방향하고 오던길

방향의 표시가 같은 방향이다.

그래 후다닥 지나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녹색 화살표를 유심히 봐야 한다..

우리 일행은 매봉을 지나치면서 이런 이정표

를 혼돈해서 금산사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다

돌아왔고 또 한 친구는 혼자 떨어져 가다 역시

금산사 방향으로 상당히 내려갔다가 돌아왔다.

혹시 우리만 그런 착각을 했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닭지붕부터는 내리막과 오르막의 연속이다. 암반이 많이 돌출되어 있어 조심히 내려가야 한다.

암반이 많이 있는 곳은 소나무가 지천이다. 정말 궁합이 잘 맞다.

 

 도통사 못 와서 이렇게 등산 안내도가 있다.

안내도 앞에서 얼마나 왔는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설명해주고 있는 산악회장..

 

모악산에 진달래꽃이 이렇게 군데 군데 피어있어 바쁜 산행중에도 발목을 붙잡는다.

이걸 그냥 지나치면 진달래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또 찍사의 책무이기도 하다.

 

금산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전망좋은 곳에서 카메라를 들이 대는데 디지탈 카메라의 한계를 느껴본다.

 

도통사 삼거리 이정표인데 잔디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소나무에 걸려있는 이정표에 모악산 마실길이라고 적혀있다.

맞다..모악산 이 길은 마실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 영낙없이 마실길이다.

뒷짐지고 깐닥깐닥 걸어서 능선길을 오르 내리다 보면  매봉에 도착하고 또 깐닥깐닥 걸어가면

정상인 국사봉이 눈앞에 온다.

 

 

능선길은 이렇게 아름다운 산죽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길로 계속 이어진다.

바쁘게 갈 필요도 없다.. 해찰하면서 여기저기 간섭해 가면서 마실길을 계속 간다.

 

 

그렇게 깐닥깐닥 걸어가다 보니 일행들과 솔찬히 떨어졌다.

 그런 우리를 하염없이 기다려준 나의 친구들...(오잉? 근데 오자마자 출발이다.ㅋㅋ)

 

 

진달래꽃 활짝 핀 숲길을 고즈넉하게 오르면 도통사 내려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까지 2.5km왔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4.7km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바로 밑에 도통사가 있는데 예까지는 차량도 올라온다..

여기 사찰들은 금산사를 제외하고는 사찰분위기가 전혀 안난다.

 

모악산 마실길이라 쓰여있고

2코스라고 붙여진 이정표를 보니,

여기는 일명 둘레길 정도인 것같다.

 

금산사 주차장에서 닭지붕 거쳐

귀신사가 있는 원청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모악산 마실길 2코스인가 보는데

둘레길 또는 올레길의 다른 이름으로

마실길이라고 붙힌것 같다.

훨씬 정감있는 길이다..

둘레길, 올레길이라는 이름도 아름답지만

마실길이라는 이름도 정말 정겹다.

 

귀신사라 하니 좀 을씨년스럽지만

신라 문무왕16년(676년)화엄종의 종조인

의상대사가 세운 절로 한때 금산사를

말사로 거느린 큰 절이었다.

지금은 조계종으로 바뀌어 금산사의

말사가 되어있다.

 

여긴 백운동 뽕밭에 있는 쉼터다..

복분자를 마시니 딱 그자리에서 먹을 술이다..님도 보고 뽕도 따고..뽕도 보고 술도 먹고...

 

 

여기까지 3km왔다. 정상까지는 4.4km 남았고 금산사로 하산하는 길도 나온다.

 여기서 아무 생각없이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내려가면 금산사로 내려가 버린다..

 일행중 1진은 별탈 없이 제1헬기장까지 같는데 2진은 열심히 쫓아 가다보니 이정표 방향중

 편한 길로 들어서서 한참이나 금산사 방향으로 내려갔다.. 한 200m는 갔을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다람쥐랑 토끼가 놀래믄 안되는디..그래도 불러 세워야 한다..

 정아~~ 홍정아~~ 불러도 메아리도 없다..이 이정표가 나타나면 반드시 녹색화살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안그러면 1진과 2진 사이에 혼자 달랑 가던 윤희 친구처럼 한참을 내려갔다

 울면서 1헬기장까지 올라와야 한다....ㅎㅎㅎ

 

 

 능선길은 사람 하나 포도시 댕길 정도로 비좁지만 마실 나가기엔 이 길도 넓어 보인다.

 소나무 숲 사이를 무슨 생각을 하고 걸어가고 있을까. 아마 길섶에 핀 진달래 꽃을 봤으리라.

 

 

 간혹 이렇게 나무 계단도 나온다. 암반이 없는 능선길에는 소나무가 안보인다.

 역시 소나무와 암반길은 궁합이 맞는가 보다.

 

 

 금산사 주차장에서 4.5km를 올라오면 제1헬기장이 나온다.

 여기까지 올라오니 배가 고프다..시계를 안봐도 배꼽 시계가 밥먹을 때를 갈켜준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모악산 정상인 국사봉의 모습..우측으로 송신탑이 보이는 쪽이 정상이다.

 다 올라와 보니 한 사람이 안보인다..

 아뿔사~~ 아까 백운동 뽕밭에서 1진과 2진 사이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윤희가 금산사 방향으로

 내려가 버린 모양이다..얼릉 전화로 불러도 통화불능 표시만 뜬다. 몇번의 통화시도 끝에 포도시

 연결된 윤희는 예상대로 금산사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다 불현듯 다가온 위기감이 발목을 붙잡고

 늘어져 뒤 돌아보니 아무도 안 오더란다..전화는 안되지, 사람은 없서 무섭지, 배는 고프지,

 힘알탱이는  없지....침이 마르니 목도 마르지...자기 자신의 안위보다 길잃은 가엾은 토끼를 찾아

 나설 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더 걱정 되었나 보다...가던길을 돌아 백운동 뽕밭까지 와서

 정상방향으로 다시 오면서 포도시 연결된 전화 목소리는 헐레벌떡이다...

 다행히 잘 찾아 온 윤희..아마도 죽자 살자 뛰어왔을 것인데..며칠 동안 다리가 지꺼시 아닐 것이다..

 

 

 이 푸짐한 진수성찬을 보라..풋고추에 된장 발라 먹고, 지까심에 밥 싸서 먹고 또 산머루주에

 입술을 축이니 예까지 올라오며 고생한 보람이 있다.

 고시레...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정(情)도 지까심에 싸서 모두들 입안 가득 넣고 오물오물 먹는다..

 

  

 세상사 힘들고 어려워도 산에서 만큼은 잊어버린다.

 친구들끼리 도란도란 앉아서 도시락 까먹고 흥에 겨운 이야기가 오고가니 따로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르고 물을 안마셔도 갈증이 안난다..

 바리바리 싸온 산머루주며 각종 과실주들이 쏟아진다..마침 햇볕도 좋아..딱 자리눕고 한 숨 자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다..

 

 

 뒤에 보이는 정상으로 가는 아름다운 능선길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한 장 찍자

 네팔에서 온 아름다운 청년이 찍으면서 환한 미소로 한 장 떠 찍어 드릴까요? 하고 물어본다.

 미남총각에 우리 여친들 뿅 같나 보다..ㅎㅎ 전번 안따느라고 다행이다..ㅋㅋ

 

 

 여기서 또 헤갈린다..좌측이냐 우측이냐..신발 벗어 하늘로 던져 볼 수도 없고..침을 손바닥에

 뱉어놓고 때려서 어디로 갈 것인가 하기도 그렇고..참으로 난감하다. 근다고 이정표도 없다.

 아마도 정상으로 갈려면 조금이라도 오르막길로 가야 하지 않겠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측길도 정상으로 가는 아주 편~한 길이다..

 우린 사서 고생하며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힘겹게 밧줄을 당기며 오르기 시작한다.

 

 

 우측으로 갔으면 생고생은 조금 덜 했을 것인데..ㅎㅎ

 이렇게 한참을 올라가면 매봉 정상이다. 정상옆으로 길이 하나 있었는데 그 길이 아까 우리가

 갈등하던 길이다...

 

 

 이제 왔던 길보다 갈길이 더 가깝다..

우리의 인생도 50리를 걸어왔으니 갈 날이 더 가깝다.

 

 

 오늘 처음 온 판수가 신고식을 제대로 하고 있다. 힘들어 하는 장현이의 배낭을 뺏어들고

 자기 배낭위에 얹혀 맨다..철이가 모셔온 친군데..ㅎㅎ 철이의 기사도 정신을 쏙 빼닮았다.

 그 친구에 그 친구다.. 아마 판수가 안 맸으면 철이가 맸을 것이다.

 

  

  염불암길로 갈라지는 곳이다. 이쪽은 전주방향에서 올라오는길이다.

 

 

 오늘 얕은 황사가 온다 했다. 희뿌엿게 보이는 것이 황사인지 아니면 안개인지 분별이 안된다.

 기어코 안개라고 우겨본다..

 산 능선길의 바람은 차갑다..안개와 더불어 부는 바람끝이 매서운 것이 아마 저녁무렵

비라도 올 모양이다. 

 

금선암길로 이정표는 표시되어 있는데

지도에 암만봐도 금선암길은 없다.

매봉에서 0.9km왔으니까

여기서 만나는 길은

지도상에는 염불암길로 되어있다.

 

 

 

 

 

 

 

 

 

옴서 감서 이렇게 명언 한마디를 들어보고 가자.

 강철왕 엔드류 카네기의 명언이다..우리에게는 수 많은 때가 온다.

 물러날 때, 공부할 때, 돈벌 때, 용서를 구할 때, 사랑을 고백할 때, 일할 때 등등 그 수 많은 때가

 알게 모르게 오는데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 모르게 오는 때를 직관하는 능력도 필요할 때이다.

 

 

엔드류 카네기의 명언 옆에서 그 때에 대해서 이야기중이었을까?

 지금은 뒤쳐졌으니까 올라갈 때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ㅎㅎ

 

 

 이젠 이 깔끄막만 넘으면 정상이 코앞에 다가온다.

 여기까지 능선길이 계속 이어져서 등산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인 것 같다.

 

 

 금곡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렇다면 아까치메 나온 이정표상의 금선암길은 지도상에 분명히

 염불암길로 표시되어 있다..(지도의 오류인가? 이정표의 오류인가.)

 

 

 저기가 모악산 정상인 국사봉이다..

 흉악스러운 송신탑이 정상을 점령해 버려 정상에 오를 수가 없다.

 저걸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쇠파이프를 정상에다 박아 넣었을까..

 호남정맥의 중봉인 모악산 정상에 쇠막대기를 박아 넣어 민족 영산의 정기를 끊어 버린 것 같아

 슬프기 그지 없다..이 사진을 찍은 위치나 바로 밑의 헬기장부근에 송신탑을 세워도 됐을 것인데

 굳이 저렇게 정상에다 송신탑을 세우고 싶었을까?

 

 

여기가 제2헬기장이 있는 북봉이다.

매봉에서 여기까지 1.9km를 왔고 정상까지는 0.6km만 가면 된다.

여기서 우리 일행은 대부분 심원암길을 통해 금산사로 하산하였고 힘 좋은 몇몇친구들은

정상을 찍고 모악정길로 내려갔다.

 

 

 제2헬기장에서 바라본 모악산 정상인 국사봉.

 물론 모악산 정상에 흙은 못 밟아도 철제계단이나 전망대등은 오를 수 있다.

 문명의 이기도 중요하지만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민족의 영산인

 모악산 정상에다 송신탑을 설치하여 산 전체를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 모습이 영 씁쓸하다.

 

 

 그래서 친구들을 정상을 배경으로 찍지 않고 금산사 방향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남겼다.

 모두 일곱명이었는데 옥경친구가 안 보인다..

 설마 정상 정복팀에 합류해서 가지 않았나 싶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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