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덕유산 능선길 따라가는 아름다운 산행 길 1편 (설천봉-향적봉-중봉-동엽령)

2011. 5. 30. 15:50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덕유산 능선길을 따라 28일 토요일 빛고을 토요산악회 회원님들과 종주길에 나섰다.

   개인적으로 덕유산 그 중에서도 향적봉은 2번째다. 5년전쯤 무주구천동 계곡으로 여름휴가를

   왔을 때 베이스캠프를 계곡 오토캠핑장에 설치하고 당일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

   에 올라 향적봉까지 가본것이 첫번째다.

 

   여름 이었어도 설천봉 정상은 엄청 추웠다. 계곡에서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에 몸담그고 8월의

   한여름에 향적봉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제대로 보낸 여름휴가였기에 이번 덕유산 종주길은

   본격적인 능선길을 따라 종주한다는 것에 새로운 휴가기분이 들었다.

   오늘코스는 모두 5개 코스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가면 된다.

   A코스 :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동업령-무룡산-삿갓재-삿갓봉-월성재-남덕유산-영각사(8시간)

   B코스 :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동업령-무룡산-삿갓재-삿갓봉-월성재-황점(7시간30분)

   C코스 :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동업령-무룡산-삿갓재대피소-삿갓골-황점(7시간)

   D코스 : 황점통제소-삿갓골-삿갓재대피소-삿갓봉-월성재-남덕유산-서봉-할미봉-육십령(7시간)

   S코스 :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동업령-무룡산-삿갓재-삿갓봉-남덕유산-서봉-할미봉-육십령(8시간30분)

 

   출발전 부터 예전 지리산 종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나의 중전과 연애시절에 지리산 종주에 나섰는데 노고단에서 야영하고 세석평전까지 당일에 갔던 기억이 난다.

   약21km의 거리를 3박용 야영준비물과 텐트까지 둘러매어 40kg이 다되는 배낭을 매고 초죽음 상태로 세석평전에

   도착했던 기억이...그나마 나의 중전은 당시 등산이 처음인 연약한 여인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기억을 되살려 제일 긴 S코스에 도전하기로 하고 처음부터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맸다.

 

   △도착시간이 좀 늦었다. 예정시간보다 약 30분 정도를 초과하여 곤돌라에 도착하여 S코스가 어쩜 힘들지도 모르겠다.

   서둘러 곤돌라 타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지붕너머  보이는 덕유산 설천봉의 모습에 가슴이 뛴다.

 

   △(09:30)곤돌라타고 가는 곳까지 왔다.

 

   △(09:33)곤돌라 한 대에 8명이 탑승할 수 있다. 빛토 횐님들로 가득 찬 탑승장.

   올라가면서 곤돌라가 우측방향으로 많이 기운다. 내 우측으로 공주아빠, 공주엄마님이 계신데 ㅎㅎ 그분들과 나때문이란다..

   난 아직 67kg밖에 안되는데 그렇다면^^~~ㅋㅋ 아무튼 3시간 정도 걸려서 올라가야 하는 설천봉을 이렇게 힘 안들이고 약20분만에

   올라가는 것이 산을 타는 님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것인가 당일 종주길에 나섰는데...

 

   △설천봉 정상에 있는 팔각정 상제루다. 5년전 한 여름에 왔을 땐 상제루안으로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공포영화속에 나오는 신비로운 장면이 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난다..

 

   △오늘 코스는 모두 5개 코스다. 출발점이 4코스는 같고 1코스는 B,C코스가 하산하는 지점인 황점에서 출발하여 육십령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모든 코스가 15km를 넘는 코스다 보니 제대로 된 능선길 종주에 대한 기대가 출발전 부터 솟구친다.

 

   △(09:55)상제루 돌담길을 끼고 저 멀리 보이는 향적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잠깐 상제루의 추억을 되새기는 사이에 이미 후미로

   쳐졌다.

 

   △향적봉까지는 600m만 올라가면 된다. 산에 올라 임산물을 무단으로 채취하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샛길도 출입금지다.

 

   △향적봉으로 올라가다 문득 뒤돌아 보니 상제루쪽으로 구름 하나가 다가선다.

 

   △우측으로 내가 가야할 덕유산 능선이 보인다. 이 산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는 절대적인 산림강국임이 틀림이 없다.

   이 울창한 산림은 덕유산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을 이렇게 푸르게 덮고 있다.

 

   △향적봉오르는 길엔 이렇게 고사목이 지나가는 산님들을 불러세운다. 기괴한 형태의 고사목에는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만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으리라. 귀기울여 듣고 싶어진다.

 

   △향적봉이 이제 눈앞에 보인다. 토요일이라 향적봉을 오르는 산님들이 한적하게 오르고 있다.

   여기서부터 중봉까지는 낙뢰다발지역이다. 특히 비올때나 낙뢰에 대한 예보가 있는 날은 가급적 출입을 삼가하여야 한다.

 

   △(10:10)빛고을 토요산악회 횐님들하고 향적봉에서 기념촬영했다. 향적봉은 1614m로 남한에서 4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그리고 덕유산 향적봉이다.

 

   △향적봉에서 내가 가야할 다음 목적지 중봉이 보인다. 향적봉 대피소 사잇길로 우리 횐님들이 간다..

   향적봉에서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다 보니 뒤쳐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제는 단독으로 사진 한 장 남겼다. 아직은 생생할 때다. 무릎보호대도 안차고 힘이 넘칠때다.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는 14.8km다. 삼공리 공원탐방소에서 백련사를 거쳐 3시간정도면 올라오는 정통코스도 있다.

   아마 삼공리 공원탐방소에서 당일종주를 할려면 새벽4시경에는 출발해야 늦은 오후에 육십령으로 내려올 것 같다.

 

   △중봉을 향해서 출발이다..선두에 한참이나 뒤 떨어졌다. 이러다가 오늘내로 육십령까지 가는 S코스를 탈수 있을련지....

 

   △(10:16)향적봉대피소에서 바라본 향적봉 정상..

 

△주목이다. 살아서 천년가고 죽어서 천년간다는 덕유산 주목나무  

  

   △중봉가는 길은 이렇게 고사목, 주목, 철쭉, 소나무 등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호젓하게 걸어가면 된다.

 

                            △바위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나무. 수백년을 이리도 바위와 평생친구하면서 살고 있다.

                            나에게도 수십년을 같이 할 중전이 있지만 또 수십년을 같이 할 친구들도 있어 행복하다

 

   △중봉이 손에 잡힌다. 이 능선길을 따라 남덕유 육십령까지 약 20km가 넘는 등산로에 철쭉군락이 펼쳐진다.

 

   △철쭉들이 이제 꽃봉우리를 곧 터트릴 참이다. 1500고지가 넘다보니 5월말에서 6월초가 개화시기인 것 같다.

 

   △중봉올라가는 양지녘엔 이렇게 벌써 진분홍색 얼굴을 내민 산철쭉도 있다.

 

   △중봉에서 바라본 안성면 방향이다. 저 멀리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가 보인다.

 

   △중봉에서 뒤 돌아 바라본 향적봉의 모습이다. 여기저기 모두가 철쭉꽃세상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좀 빨리 왔다.

   철쭉꽃이 한창인 6월초순경에 왔으면 더 환상적인 능선길 따라 가는 종주가 되었겠지만 아쉬운 맘 여기다 내려놓고 간다.

 

   △현재 서있는 위치가 중봉이다. 약9.5km정도 가야 삿갓봉이다. 현재 후미정도에 쳐져있지만 육십령까지 가는데 시간은 그리 촉박하지는

   않는것 같다. 점심시간 포함해서 5시간안에 삿갓봉에 올라서면 육십령까지 갈 수 있으니 부지럼을 떨어보자.

 

   △(10:30)중봉 넘어서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덕유산 능선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능선길을 따라 가다보면 비움의 미학을 발견하고

   또 새로운 채움의 미학도 발견한다.

   산에 오면 이렇게 아름다운 능선길을 따라 거닐면서 지나온 삶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기도 하는 여유가 좋다.

   저 가운데 우뚝솟은 봉우리가 삿갓봉이다. 거기까지 오후3시까지 도착하여야 한다.

   그 시간내에 도착을 못하면 육십령까지 가는 종주를 포기하고 황점이나 영각사로 내려가야 한다.

   혹시라도 덕유산 향적봉을 오르는 일반인들은 향적봉만 보고 가지 말고 이렇게 중봉까지 가서 덕유산 능선을 한 번 볼 것을 추천한다.

   막혔던 가슴이 탁 터지는 느낌과 광활하게 펼쳐진 능선길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 나올 것이다.

 

   △오수지굴 방향의 계곡이다.

 

   △동엽령쪽으로 내려가면서 중봉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이 길을 언제 또 다시 올 것인가..그때까지 잘 있거라..중봉아!

 

   △500여미터정도 내려와서 다시 중봉을 뒤돌아 본다. 중봉에서 바라본 능선길과 여기서 바라본 중봉가는 능선길 주위론 온통 철쭉꽃

   군락지다. 6월초순경 이 불타오르는 철쭉능선길을 다시 한 번 걸어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이렇게 벌써 꽃을 피운 철쭉도 간혹 있다. 넘 빨리 나와도 탈이지만 이 곳에서 만큼은 예외다..

 

   △저 멀리 보이는 삿갓봉..정말 영낙없는 삿갓모양이다. 여기서 약9km정도 더 가야한다.

 

   △산죽터널길을 따라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가다보면 동엽령도 나오고 나의 최종목적지인 육십령도 나온다.

 

                                              △동엽령까지 2.2km남았다. 삿갓봉 지나 남덕유산까지도 12.7km남았다.

 

   △구름이 발밑에 있는 것이 높긴 높다...우리가 산 아래서 저 구름을 보면 까마득히 높아 보이는데 지금은 내가 그 구름보다 위에 있다.

 

   △동엽령가는길목에 이렇게 화사하게 핀 철쭉..철쭉 군락지에서 유일하게 핀 이 철쭉은 십리밖에서도 환하게 빛나 그 정체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정말 잘 생긴 여인이다. 그 먼곳에서 부터 나의 시선을 몽땅 뺏은 여인..

 

   △숲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후미에 쳐진 횐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앞으로 나가는 길도 이렇게 산죽터널이다...길이 사람 한 명 포도시 지나갈 정도의 길이다..혹시라도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었다면

   주의해야 한다. 날카로운 대잎에 살을 베일 수도 있다. 이 능선길을 지날 때는 반드시 소매 긴 옷과 긴 바지를 입기 바란다.

 

(11:17)여기까지 향적봉에서 3.3km를 왔는데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었다.

중봉을 10시30분에 출발했으니 3.2km를 47분에 왔다는

이야기다..

나름대로 상당히 빠른 스피드로 왔다.

이렇게 해찰하면서 이 정도 왔으면 난..분명 산을 잘타는

특별한 재주를 타고난게 분명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육십령까지의 종주는 충분한 시간대였다.

 

비록 잠시 후에 알 일이지만..

그런 나의 생각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알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난..산을 잘타는 특이 체질이 아니라

덕유산의 능선길에 홀딱 반해서 나도 모르게 초반 오버페이스

해 버린 것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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