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지리산 바래봉의 슬픈 이야기 길 2편 (부운치~팔랑치~바래봉 삼거리-허브식물원)

2011. 5. 26. 15:35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원래 등정 계획이었던 지리산 서부능선길의 하나인 정령치-세걸산-부운치-파랑치-바래봉-용산주차장까지의 코스를 팔랑치의 철쭉꽃 이 잡아당기는 손을 따라 예정을 바꿔 용산주차장- 바래봉 - 팔랑치로 이어지는 코스로 바꾼것은 훗날을 기약하기 위함이다.

다음에 팔랑치의 철쭉을 보러 올때는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팔랑치로 오는 코스를 타기로 마음먹고 오던 방향을 거슬러 다시 내려간다.

 

△다시 바래봉을 마주보고 철쭉길을 따라 나선다. 점심을 먹고 출발한 시간이 오후12시 20분이다.

그사이 수 많은 등산객들이 여러방향에서 올라왔지만 그래도 해찰하며 가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다.

목적지를 밟고 내려가는 길은 여기저기 간섭도 하고 들여다 보기도 하고 또 해찰도 하면서 깐닥깐닥 걸어간다.

 

△팔랑치에서 바래봉 삼거리 가는 길에 있는 철쭉군락지다. 산이 주는 아름다움은 이렇게 꽃과 초목과 나무가 한데 엉켜있어야 제맛이다

 

△다시 철쭉터널로 되돌아 간다..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 같다..타임머신을 타고 들어온 천상의 나라에서 속세로 빠져나가는 터널이다.. 이제 나는 신선이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는 터널을 지나간다..내년에 다시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겠다고 약속을 한 아름다운 선녀를 만나러 와야 한다..그때까지 선녀여 안녕이다..

 

△철쭉의 선녀들에 사로잡혀 발길이 떨어지지를 않는다..나의 온몸을 휘감고 도는 선녀들..가기 싫다..예서 살고 싶은데..괜찮겠는가?

 

△저멀리 보이는 바래봉을 향해 팔랑치의 나무계단을 하나씩 밟고 내려간다..바람이 세차다..꽃망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꼭 일년 후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는 낭군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 흘리는 여인과 같다.

 

△다시 뒤를 돌아다 본다..저멀리 부운치의 철쭉이 나를 보고 손짓한다..내년에 꼭 다시 와야해요~~

 

△팔랑치의 전망대에서 아쉬움을 잔뜩 내려놓는다..

 

△그런 그녀들의 화려한 군무를 잠시 넋놓고 바라본다.

 

 △그래서 수많은 나의 여인들에게 이렇게 정을 나눠주고 있었다.

 

△내년에 이 자리에서 꼭 나를 기다리는 철쭉 선녀들을 다시 보리라...

 

△바래봉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산님들의 모습이 멀리서 보인다. 시간은 오후1시가 다 되어간다.

아름다운 전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서고 있어 바래봉을 온통 철쭉꽃으로 뒤 덮어 놓는다면 그 색감이 엄청나리라 생각해 본다.

 

△바래봉 삼거리엔 이렇게 아이스크림을 파는 총각이 있다. 이 곳까지 짊어지고 온 것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산님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 위한 아름다운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후1시가 되었는데도 용산주차장에서 바래봉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그만큼 용산주차장에서 바래봉까지는 짧은 거리다..손에 양산을 들고 오시는 할머님도 계신다. 다리가 안 불편하신가 모르겠다.

 

△하산길에 들른 운지사의 종각이다. 가축유전자원 시험장 옆으로 내려가면 아담한 규모의 운지사가 있다.

 

△운지사 대웅전이다..비닐로 덮어 놓은것은 비바람에 문풍지가 떨어지기 때문일까?

 

△내려가는 길에 아침에 올라오면서 봤던 허브식물원에 들르고자 목장탐방로를 통해 내려간다.

 

△목장 탐방로는 목장을 보면서 걸어야 하는데..목장을 들여다 볼라면 도랑을 넘어서 얕은 구릉을 올라서야 한다..목장이 보이지 않으니 이 길은 목장 탐방로가 아니라 목장 옆길이라 해야 겠다.

 

△허브식물원이다..아침에 출발할 때 부터 어디선가 강한 허브냄새가 풍겨왔는데 그 근원지가 여기다.

 

△식물원 옆에서 왠 아름다운 꽃이 날 유혹한다...가짜 양귀비꽃이다. 바람에 산들거리며

지나는 길손을 유혹하는 것이 정말 양귀비다..하늘하늘 거리는 자태에 잠시 넋을 놓는다.

 

△가짜 양귀비꽃의 살랑거리는 자태를 보자.

 

△허브식물원의 내부모습이다..이 안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운 향이 진하게 풍겨온다..들어 오는 이들은 모두 그 향에 취해 온 것이다. 그래서 하나 하나 그 속내를 들여다 본다.

 

꿀풀과의 "살비아 미크로필라 핫립" 이다. 체리세이지인데 그 가운데서도 핫립으로 불리는 녀석이다.
핫립 = 뜨거운 입술... 빨간루즈를 바른 입술처럼 매력적이다. 그래서 그냥 "핫립세이지" 라고 부른다.

 

꿀풀과의 체리세이지

 

△나스타륨은 우리나라에서는 원예식물로 정착해 있는 꽃이 아름다운 1년초로서 연잎을 닮았으나 뭍에서 핀다하여 한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황금빛 꽃이 피는 연잎을 닮은 꽃이라 하여 금련화라고도 불린다 한다.

 

△잉글리쉬 라벤더..이름이 참 멋진 꽃이다..한 번 살면 20년정도 산다하니 그 질긴 생명력이 부럽다.

 

△잉글리쉬 라벤더

 

△장미꽃과의 해당화다. 바닷가의 모래땅이나 산기슭에 자라며 관상용으로 좋다.

 

△해당화.

 

△넝쿨식물인 시계꽃인데 꽃시계 덩굴이라고도 하며 열매는 식용으로 쓴다. 위에서 보면 영낙없이 시계를 닮았다.

 

△발렌타인 이리 써놓으니 무슨 술이름 같다.7월경에 보라색 꽃을 피우며 많은 가지를 내어 늘어뜨리며 자라는 마편초과의 꽃이다.

 

 

 

 

 

 

△헬리오 트로프 . 페루가 원산지이며 5월에 진보라색 꽃이 핀다. 약용,관상용,미용으로 사용된다.

 

△타임. 지중해 서부가 원산지이며 6~7월에 연보라색 꽃이 핀다.

 

△허브벨리를 알리는 조형물.. 광장은 정말 조성이 잘되어 있다..

 

△케모마일과 개양귀비꽃밭.. 노란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피로가 다 날라간다. 산행의 마지막 길에 이렇게 피로를 확실히 풀어주는 꽃밭에서 잠시 마음을 정리한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개양귀비꽃이 카메라를 유혹한다..섣불리 다가 갈 수가 없다..그녀의 살랑거림에 숨쉬기가 곤란하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는 케모마일과 개양귀비꽃..그리고 파란색 풍차

 

△그래서 다시 한 번 꼼꼼히 들여다 봤다.

 

△오후3시가 넘었는데도 행사장은 이렇게 썰렁하다. 축제의 뒤끝인데 너무 썰렁해서 어제까지 축제가 열렸던 장소인가라는 궁금증을 자아낸다..주차장을 가득매웠던 차량도 이렇게 썰렁하다..

늦은 오후였지만 돌아오는 길엔 바래봉과 팔랑치에서의 감흥이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귓전을 울리는 바래봉에서의 바람소리와 팔랑치에서의 철쭉꽃의 살랑거림이 온통 머리속에 박혀 지워지지를 않는다.

꿈속에서도 부르는 철쭉꽃의 부름에..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름다운 꿈을 꾼다.

철쭉 선녀가 내미는 손을 잡고 다가가 보면 ..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달아나는 팔랑치의 철쭉꽃들..

내년엔 기필코 최고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때 꼭 그녀를 안아보기로 마음먹으니 진정이 된다.

이젠...초암산 철쭉부터 팔랑치의 철쭉까지 5월에 다 봤다. 아쉬운 마음 한가득이지만 이쯤에서 철쭉과의 일년 이별을 준비한다.

또 다른 산에서의 부름에 나를 준비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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