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변호인'촬영지, 부산영도 흰여울길. 부산의 두 얼굴을 보다.

2014. 1. 30. 07:00대한민국 견문록/부산 견문록

 

영도에 오게되면 꼭 이곳을 찾고 싶었다.

바로 절영산책로에 있는 흰여울길이다.

이곳은 영화 '변호인'에서 변호사 송강호가 국밥집 주인 진우 엄마를 밤새도록 기다리는 신을 찍은 곳으로

부산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흰여울길은 절영해안 산책로 시작점을 출발하여 해녀탈의실까지 와 고개를 들면 왼쪽 언덕위로 보이는 오래된 골목길을 말한다.

차를 가져왔다면 공용주차장이 있는 부산보건고등학교 별관 뒤 영선반도보라아파트 해안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이송도곡각지까지 버스(7, 70, 71, 508번)를 타고와 오른쪽 길을 걷다가 골목길로 바다가 보이면

바로 따라 내려가면 된다.

 

우린 반도아파트 뒤 해안가에 차를 주차해 놓고 본격적으로 절영해안 산책로를 걸어본다.

 

영도8경중 하나인 절영해안 산책로(클릭하면 커짐)

 

부산은 해안가 도시답게 오래전부터 바닷가 산기슭에 다닥다닥 붙은 골목집이 많은 곳이다.

특히 영도로 들어와 태종대까지 가는 오른쪽편 해안가를 따라 60~70년대 지어진 집들이 많아 이곳에서 수많은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드라마 '영도다리를 건너다' 등을 촬영했고, 최근엔 2014년 맨 처음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변호인'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봉래산 둘레길도 있어 영도8경 봉래산을 한바퀴 빙 돌아오는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갈맷길안내소를 지나니 변호인을 만난다는 설레임에 발길을 재촉한다. 

 

남항대교

 

그리고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배들...

 

절영해안산책로가 영도8경중 하나라지만, 그 길은 나중에 다시 걸어보기로 한다.

바로 왼쪽 언덕위로 보이는 집들을 따라 난 길이 흰여울 길이 보고싶어 왔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올라가 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파란 바다와 수평선 그리고 닻을 내린 상선들.

이 길은 절영해안산책로와 일정구간 평행선으로 이어진다.

즉, 자연이 준 아름다운 절영해안산책로와 잠시 7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흰여울길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흰여울길은 바로 이렇게 골목길을 끝까지 간 다음 도로로 나와 차도를 따라난 길을 따라 원위치하는 것이 좋다.

바닷가로 난 골목길도 멋있지만, 도로를 따라 걸으며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바다를 보는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흰여울길은 폭이 좁고 바닷가쪽으로 약 80cm정도 되는 담장이 있어 해가 기우는 오후에는

골목길이 그늘에 들어가 묘한 음양의 대비를 이룬다.

저 아래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보면 이 담장으로 인해 건물 바닥이 안 보여 마치 성처럼 견고한 모습도 보여준다.

 

부산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흰여울 문화마을에서는 모든 문이 바다를 향해 열려있다.

창문이나 대문을 열면 바로 바다와 만나는 것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 똑 같은 일상이겠지만, 낯선 방문객들에게는 그저 숨막히게 아름다운 광경인 것이다.

 

아침에 부시시 눈 비비고 일어나 창문을 열면 담장이 보이는게 아니라 바다까지 아무것도 거치지 않은 풍경이 보인다.

폭풍우 몰아칠때면 밤새 창문이 달그닥거리는 소리에 잠 못 이루고 거센 빗방울 사이로 하얗게 빛나는 가로등이 보이는 곳.

 

방금 빨아 널은 수건도 꼬들꼬들 말라가고

비닐까지 탈탈 털어 말리는 알뜰한 곳.

 

 

 

마치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미로처럼 붙은 집들도 나름데로 규칙이 있다.

 

그것은 대개의 집들의 창과 문이 모두 바다를 향해있다는 것이다.

가끔 도로에서 들어오는 골목길의 집들의 문은 골목을 마주하고 있지만,

그 집들도 한결같이 바다를 향해 창을 냈다.

 

흰여울길은 약 1.3km정도 된다.

왕복 40분이면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가끔 새로운 골목이 이어지는 곳으로 보이는 바다도 보이고...

 

집앞 시멘트 텃밭에는 파릇파릇한 채소가 영글어 간다.

 

여기서부터는 담장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아마도 흰여울길 문화마을이라 밋밋한 담장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함일게다.

 

영화 '변호인'에서는 벽화가 없었다.

이 말은 70년대 향수를 보여줄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의 자연 셋트장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집 앞이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밤새도록 진우엄마를 기다린 곳이다.

벽화가 그려진 담장을 배경으로 앞으로 70년대 영화를 찍기 어렵다는 것으로 하나를 얻고 두개를 잃은 것이다.

 

노란색과 초록색은 멀리서도 아주 잘 보인다.

아기 천사가 날아다니는 벽화를 보면 한편으로는 산뜻한 면도 있지만, 옛모습을 잃으면서 더 이상 영화촬영지로서 생명이 끊긴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한다.

마치 연극에서 분장으로 배우의 얼굴을 젊거나 나이들게 하는 것 같은 어색함이 있다.

 

하지만  영화 '변호인'의 생생한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런 모습은 아닌데...ㅎㅎ

인증샷 찍어보려고 했는데, 너무 오바했다.

 

 

현대와 오래된 것의 절묘한 만남.

 

저기에도 흰여울길 같은 골목길이 있을 것이다.

 

 

 

 

그래 맞아.

영화'변호인'에서는 송강호가 이렇게 앉아 졸며 밤이 하얗게되도록 국밥집 아줌마를 기다렸지...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지난 25일 하루 동안 365개 상영관에서 10만 6,789명을 동원해 개봉이래 누적관객수 1,056만 8,150명을 기록했다고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밝혔다.

 

이로서 영화 `변호인`은 개봉 33일 만에 1천만 명을 돌파하게 되었고 영화 '왕의 남자'의 1,051만(KOBIS 기준) 관객을 넘어섰다.

 

노무현대통령의 부림사건 변호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고졸판사 1년만에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나선 돈 없고, 백 없고, 가방끈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인생을 인권변화사로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우리도 온 가족이 심야프로를 보러갔다 매진돼 다음날 다시 영화관을 찾아 이틀에 걸쳐 보게 된 영화로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가 아직도 귓전에 울리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울부짓었던 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로 헌법 제 1조 2항이다. 

 

이곳에서 아들은 오른쪽 계단을 이용해 절영해안 산책로로 내려간 다음 처음 출발지로 돌아갔고,

난 조금더 길을 걸었다.

 

 

예전에 목포의 달동네 온금동을 가본적이 있는데

그곳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하지만, 온금동이 바닷가에서 조금 떨어졌다면 이곳은 바로 바닷가와 마주한 곳이라

손을 뻗치면 바로 바다와 닿는다는 느낌이 틀리다.

 

 

 

다시 흰여울길을 돌아가 본다.

오면서는 집만 봤다면, 이제는 바다도 보면서 가 본다.

 

도둑고양이도 이곳엔 없나보다.

꼬들꼬들 말려가고 있는 황태?

 

이제 도로로 올라가 본다.

 

도로에서 만난 바다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흰여울길의 바다가 거침없고 두려움없는 부산 사람들의 바다를 향한 도전이었다면,

도로를 거닐며 만난 바다는 그 부산 사람들의 삶의 질곡이 그대로 드리워져 있었다.

 

이송도 삼거리에서 태종대 방향으로 가는 길.

 

골목길 사이로 본 섬.

 

 

이송도 곡각지에서 다시 흰여울길로 내려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어떤 모습일까?

 

올라왔던 계단을 타고 다시 절영해안 산책로로 내려간다.

 

마치 난공불락의 성처럼 견고한 모습이다.

 

바로 절영해안 산책로와 이웃한 흰여울길이다.

 

광주에서 부산 영도로 유학온 큰아이와 함께 찾은 부산영도.

영도에 오면 꼭 찾고 싶었던 흰여울길과 영도대교 도개식. 그리고 중전과의 옛추억이 있던 태종대.

큰아이가 먹고 싶다던 남항시장 돼지국밥 등 한번의 여행으로 보고싶은 곳을 모두 보았다.

반평생을 살면서 찾은 부산은 단 세번. 그러나 한달사이에 부산을 세번 찾아야 하고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이 부산을 찾을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때마다 부산을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이 또다른 여행의 즐거움이지 싶다.

이 모든 것이 한국해양대학교에 진학한 큰아이의 덕이니 졸업할 때까지 아무쪼록 건강하게 자신의 소망을

꼭 이루기를 바래본다.

 

흰여울 문화마을 찾아가는방법

네비게이션 주소 : 부산광역시 영도구 영선동4가 186-101 흰여울문화마을

주차비 : 1,000원

 

 

(글, 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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