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돌길 한 바퀴 돌아볼까?(독수정~용연마을)2편

2014. 2. 4. 07:05한국의 산 견문록/무등산

 

(1편에서 계속)

무등산 둘레길인 무돌길을 한바퀴도는 행사에서 각화중학교에서 출발하여 담양 남면의 독수정까지 이제 11.5km를 걸었다.

원래 점심은 독수정근처에서 하려고 했으나 아직 시간이 10시30분밖에 되지 않았고 독수정이 문화재로 취사금지구역이다보니

계속 전진하기로 했다.

다음 목표는 담양 정곡리로 독수정에서 함충이재를 넘어 경상마을 정자부근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독수정을 중심으로 주위 일대의 노거수 원림은 고려 시대 산수원림기법을 적용한 정원이라는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 사

1982년 전남기념물 제61호로 지정되었으나 정자는 1972년에 허물고 새로 건립하였기 때문에 지정을 받지 못하였다.하지만 정자와 원림을 모두 합해 독수정 원림이라 부른다.

독수정 이후에 세워진 남도의 정원이나 누정 등은 모두 독수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독수정 원림을 남도정원문화의 시조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독수정에서 함충이재를 넘어가는 곳곳에 묘소가 보인다.

이곳은 천안전씨 세거지로 전신민장군의 후손들이 대대손손 살아온 지역이다.

 

함충이재 중간쯤 오른쪽에 전신민 장군의 묘소가 있다.

묘비에 전신민 장군의 이름은 없지만 瑞隱 全先生之墓에서 보듯 장군의 호인 서은(瑞隱)으로 알아볼수 있다.

 

함충이재는 꾀꼬리가 벌레를 물고 있는 형국이어 함충재(含蟲峙)라 부른다.

재 너머는 정곡리로 안골 또는 솥골이라 불러 솥정(鼎)자를 쓴다.

 

정곡리의 정자는 두개다.

이것은 안쪽 마을에 있는 정자. 당산나무가 없는 것이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정자다.

 

정곡리에서 보이는 무등산

 

정곡리 안쪽 마을

그리고 긴 담장에 있는 기와집은 화가 윤애근 선생의 화실 정산원이다.

 

정곡마을의 진짜 정자^^

어느 시골에 가도 있는 정자와 노거수의 아름다운 조화.

 

그리곤 마을 입구 논두렁 위에 있는 입석.

마을 신앙과도 관계가 있는 일종의 조탑인듯. 

 

정곡마을을 지나면 보호수가 있고 그 너머에 정행원이라는 멋진 한옥이 있다.

무돌길은 정행원 한옥 돌담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휘돌아 간다.

 

정행원에서는 가을밤 음악회도 열린다고 하는데, 더 이상의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잔디가 파란 여름 정행원에서 바라본 무등산의 사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호남정맥길인 유둔재가 지척이다보니 무등산 앞 삼각형의 솟은 산은 금새 알아보겠다.

바로 무등산 신선대가 있는 북산이다.

 

경상마을입구 도로가에서 오늘 점심을 먹는다.

주최측에서 따뜻한 김치찌께와 막걸리를 준비해 도시락은 밥만 싸오면 되었다.

 

유둔재 올라가는도로의 구도로라 차량이 지나가지 않아 도로까지 나와 따뜻한 양지녂에서 점심을 즐긴다.

 

 

오늘 무돌길 일정은 담양 무동마을까지가 1차구간이고, 나머지는 차량으로 이동해 화순 중리마을까지 가서 나머지 구간을 간다.

경상리 느티나무를 보고 오면 좋겠지만, 일행과 너무 떨어질 것 같아 오늘은 패스한다.

하지만, 무돌길을 걷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녀오는 것이 좋다. 용트림하는 느티나무 뿌리의 향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느티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당산제를 지내고 있으며, 둘레 7.89m에 수관이 40m에 이른다.

당산나무는 마을 앞에 있는 것이 보통이나 특이하게도 이 당산나무는 마을 뒤에 있다.

사연인즉, 원래 경상마을은 환암마을로 불렸으며 당산나무 뒤쪽에 마을이 있었지만 6.25때 빨치산 토벌로 소개되어 마을이 지금의

느티나무 앞 경상마을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경상마을 정자를 지나고..

 

꽁꽁 얼어붙은 경상저수지를 지나..

 

 

경상저수지를 지나면 ‘무돌길’ 전 구간 중 가장 힘든 백남정재(432m)가 나온다.

백남정재를 넘어가면 ‘무동마을’이 나오는데 예로부터 이곳의 숲이 험하고 비탈이 심해 산적들이 들끓었기에 백 명의 남정네가 모여야

재를 넘을 수 있다고 해서 백남정재라 부른 구전이 있지만 이는 틀린 말로 백남정재 너머의 마을은 구한말 의병들이 활동했던 무동마을로

동학농민운동 때 수백 명의 의병과 애국지사들이 경상리와 무동리를 넘나들던 길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무등산국립공원 탐방객을 조사하는 무인측정기.

백남정재는 호남정맥이 지나는 길로 유둔재부터 백남정재-북산-장불재-백마능선-둔병재로 이어지는 구간이 무등산의 호남정맥 구간이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운행하는 무등산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무등산 호남정맥 구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무돌길 전구간 중 가장 힘들다는 코스다.

길이 가팔라 마치 안양산 휴양림에서 안양산 올라가는 것 만큼 빡세다.

참가자 모두 이구간에서 벌어진 입으로 열심히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유둔재에서 시작한다면 1.7km 경상리에서 시작한다면 0.7km로 짧지만, 가급적 유둔재부터 오리지널로 즐겨보시길...

 

백남정재를 넘어서면 좁다란 길이 땅의 모양이 아이가 춤을 추는 모양이라는 무동마을 정자까지 이어진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무동마을은 이끼 낀 돌담길이 정겨우며 마을 샘이 있어 ‘무돌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식수제공원이 된다.

현대식 전원주택과 오래된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은 도시와 달리 담장들이 낮아 이웃과 소통에 부족함이 없으며 여름철 돌담위에는

호박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능소화가 활짝 피어있어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어 나무에, 돌담에 몸 기대어 등을 내거는 꽃’이라 고 박남준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곳이다.

 

원래 계획은 무동마을 정자에서 버스로 화순 중지마을까지 이동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그대로 걸어 이서초등학교를 지나 안양산 휴양림으로 가는

도로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simpro는 독수정에서 부터 발에 물집이 잡혀 걷기가 힘들어 여기서 버스에 올라타 오늘 행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나를 따라 나선 호남여행문화원 친구들은 마지막 구간인 중지마을-용연마을까지 3.5km를 더 걸어 겨우 체면치레를 해 주었다.

 

무동마을 앞길은 지금 도로 공사중이다. 아마 이 길이 완공되면 무등산 순환버스는 이곳 무동마을앞을 지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길이 좁아 멀리 돌아가지만, 점점 실제 무돌길과 비슷한 코스로 무등산 순환버스가 다닐 예정이기에 무들길을 찾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무동마을 입구 정자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김태원 의병장 전적비가 있다.

김태원은 나주 출신 의병장으로 아우 김율과 함께 형제 의병장으로 유명했으며 1908년 설날을 앞둔 그믐날 병사들에게 설을 편히 쉬게 해주려고

담양 무동촌으로 들어갔다가 동이 틀 무렵 그를 추적해 온 요시다 광주수비대를 만나게 된다.

김태원은 마을의 돌담을 방패삼아 골목마다 저격수를 두고 말을 타고 전진해온 요시다 부대를 격파하여 호남 의병사의 빛나는 승전보를 올렸다.

또한 이곳은 1909년 의병장 양진여가 체포된 곳으로 무동리와 경상리를 잇는 백남정재는 구한말 의병들이 넘나들던 애국의 길이었던 것이다.

 

무동마을 정자

무동마을까지가 담양구간이다.

 

 

이후로는 화순구간으로 이렇게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비포장 도로도 아랑곳 하지 않고 걷는다.

화순구간은 ‘무돌길’ 구간 중 가장 긴 구간으로 5개 길로 나뉜다.

시멘트도로와 포장도로를 걸어야 하는 다소 위험한 구간이기도 하고 화순 만연산 자락의 큰재까지 멀리 돌아가야 한다.

무동마을에서 출발하여 송계, 서동, 용강, 영평, 장복, 안심, 수만, 중지마을까지 8개 마을을 지난다.

송계마을 입구에는 반구형 모양의 조탑(造塔)이 있다.

이 조탑은 마을의 지기(地氣)가 허한 곳에 세우며 풍수상 마을의 재물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마을의 수호신역할을 한다고 한다.

 

화순이서초등학교

이서초등학교 뒤쪽으로 용강마을은 산등성이 아래 골짜기란 뜻으로 용계라 부르다 발음이 어려워 1976년 용강이라 고쳐 불렀으며 따뜻한 물이

난다고 하여 온수골이라고도 한다.

마을 뒤쪽으로는 무등산 3대 폭포 중 하나인 시무지기 폭포가 있으며 시무지기 폭포는 비오는 날만 형성되는 폭포로 비온 뒤에 가면 그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평마을쪽에서도 시무지기폭포 올라가는 길이 있다.

 

아주 절묘한 위치에 솟은 규봉. 꼬막재에서 장불재까지 무등산 7부능선길의 평등을 보여주는 길이다.

 

무등산화순 안양산에서 시작하여 무등산 규봉암까지의 하늘금은 이렇게 무돌길을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곳은 무등산 순환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하차하여 무등산 규봉암이나 시무지기 폭포로 오를 수 있다.

이서분교는 1927년 이서국민학교로 세워졌으며 지금은 학급 수가 적어 화순초등학교 이서분교가 되었지만 90년이 다 되가는

유서 깊은 학교로 지금까지 2,500여 명의 학생이 졸업했으며, 2012년 기준으로 초등학생 9명과 유치원생 7명이 재학 중이라고 한다.

 

차량에 타도 되나 계속해서 진군하는 참석자들..

이 길로 계속가면 영평마을이 나오는데, 영신마을과 유평마을이 합쳐지면서 새로 생긴 영평마을은 규봉암(4.3km)으로 가는 길이 있다.

고재유 전 광주시장이 후원한 돌탑과 목장승으로 유명한 설봉 향토문화전시관이 있으며, 안심마을 뒤편으로는 순천 송광사만한 큰 절인

안심사가 오래 전에 있었다지만 지금은 터만 남았다고 한다. 안심리라는 마을 이름도 안심사라는 절 이름에서 유래했다.

 

안심저수지에서도 안타고 계속 전진이다..ㅎ

 

하지만 안양산 휴양림도로에 있는 전주최씨 안양산 묘원부터는 모두 버스에 타서 이동한다.

화순 중지마을까지는 큰재 산책로를 제외하면 모두 도로구간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용연마을까지는 3.5km로 1시간이면 내려갈 수 있다.

버스에 탔던 사람들도 모두 내려 마지막 구간을 걷지만, 물집이 안 터진 발바닥은 계속 따끔거려 그냥 낙오했다.

무돌길을 한바퀴 돌아본 사람의 여유라고 할까?

 

 

무등산 장불재 올라가는 길

 

무등산 백마능선상의 장군봉이 멀리 보인다.

 

버스를 타고 참석자들이 내려온 용추계곡길 입구에 갔다.

1시간 정도면  모두 도착할 것이다.

 

 

용연마을과 용연계곡

 

용연마을 당산나무

 

선두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송판종 무등산해설단 단장이 역시 무등산해설단 답게 선두로 들어온다.

 

이어 나머지 참가자들도 들어오고...

 

 

 

장작패기도 요즘은 전기톱으로 자르고 망치와 정으로 쪼갠다.

용연마을의 겨울나기는 이렇게 집집마다 장작패기로 이어가고...

 

참가자들 중 맨 마지막 그룹이 내려오면서 오늘 겨울무돌길 한 바퀴 행사는 끝났다.

무돌길 51.8km는 1박2일간 꼬박 걸어야 되는 거리로 하루에 중요 구간 30km를 걷는 것 자체도 많은 고통이 따른다.

무돌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계절에 나누어 걷는 것이 좋다.

봄에는 광주북구구간, 여름에는 담양구간, 가을에는 화순구간, 겨울에는 화순과 동구구간 이렇게...

각 계절마다 무등산은 모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무돌길은 각 길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래서 무돌길 해설사와 같이 이 길을 걸으며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듣는 해설이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무돌길 탐방이 될 것이다.

 

교통

 

무돌길 탐방은 광주역 광장에서 출발하는 무등산 순환버스를 타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토, 일요일에만 운행하고 그 외 계절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평일엔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광주 등촌마을 정자 : 시내버스 석곡87번, 충효187번 (광주종합관광안내소 233-9370)

담양 경상마을 : 담양225번 (1시간 간격)

화순 수만리 : 화순교통 (062)373-5666 시간표 참고

화순 중지마을 : 화순교통 (062)373-5666 시간표 참고  

 

맛집

 

광주 신촌마을 : 청풍막걸리(266-5087)

광주 평촌마을 : 무돌길 쉼터(266-5287)

담양 명가은 : 전통찻집(061-382-3513)

담양 토생원 : 토끼요리(061-381-7400)

광주 선교마을 : 너릿재 옛날 국수(234-4536)

 

(글, 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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