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여행)200년 소치(小痴) 화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소치기념관

2014. 3. 25. 07:05전라남도 견문록/진도 견문록

 

진도에는 다른 군들이 부러워할 만한 작지만 옹골찬 미술관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 가 볼 소치기념관을 포함, 남도전통미술관, 장전미술관, 나절로미술관, 소전미술관 등이 진도가 예술의 고장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남도전통미술관은 소치 허련과 그 화맥을 이어 온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남도예술은행 미술품 토요경매장'이 열리는 전용경매장이

있습니다. 장전미술관은 장전(長田)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미술관을 건립했으며,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평생 모은 고서와, 조각, 자기,

분재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호렵도, 인물도, 제갈량의 출사표 등 국보급 미술품이 전시돼 있는 곳입니다.

나절로미술관은 한국화가 이상은씨가 폐교된 상만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미술관입니다.

'나절로'란 '스스로 흥에 겨워 즐거움'이란 뜻으로 쓰는 전라도 사투리로 미술관을 지은 이상은 화가의 호이자 자유분방한 내면적 예술세계를 표현

한 곳이라는 뜻을 함유하고 있답니다.

소전기념관은 추사 김정희 이래 서예 대가로 추앙받을 정도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서예가의 거묵 소전 손재형 선생의 작품과 소장품이 전시돼 있답니다. 그의 제자 양진이, 서희환 등의 작품과 의제 허백련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그럼 오늘은 그 중 운림산방에 있는 소치기념관으로 가서 소치(小痴)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보고 그 화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소치기념관은 남종화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유서 깊은 운림산방 내에 세워졌습니다.

소치라고 하니 최근 동계올림픽이 열린 러시아 소치의 무슨 기념관인줄 알겠지만, 그 소치와 틀리다는 것을 꼭 알아주세요.^^

러시아 소치는 발음할 때 쏘치~~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김연아 선수의 피겨 금메달 강탈사건이 떠오르니까요...ㅎ

 

진도 소치기념관은 남종화의 대가 허련, 허유, 허형, 허건, 허문 등 소치(小痴)이후 5대에 걸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곳의 입장료는 없으나 운림산방 전체 입장료는 있습니다.

이 입장료로 운림산방, 소치미술관, 진도역사관 등을 모두 볼 수 있답니다.

 

관람요금 :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 

입장시간 : 하절기 09:00 ~ 17:30 / 동절기 09:00 ~16:3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설날, 중추절입니다.

 

 

소치기념관은 1980년에 건립되었으며, 2003년 11월 진도군비 15억 원 등 총사업비 30억 원을 들여 완공해 재개관했습니다.

이곳에는 한국화 6점, 서예 9점, 사군자 8점, 민속유물 176점, 수석 95점, 고서 33점, 복사품 97점이 전시돼 있으며, 남종 문인화의 대가인

허련, 허유, 허형, 허건, 허문 등 소치가의 5대에 걸친 작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답니다.

 

 

소치기념관에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운림산방 화맥입니다.

소치(小痴) 허련의 가계도이기도 합니다. 삼대에 이르러 허림이 일찍 작고하자 허건이 소치 화맥을 이었군요.

하지만, 4대에서 허림의 자제인허문으로 이어졌고, 허건은 손자대에서 화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치기념관 내부입니다. 

건물 규모는 520.2㎡으로 영상실, 서화 전시실, 기타 부속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 영상실에서는 운림산방의 역사와 전경, 그리고 소치 허련의 작품과 화맥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으며,

서화 전시실에서는 소치 허련의 「송죽매국」, 「양선죽창」, 미산(米山) 허형(許瑩)의 「고사선유」, 「팔곡백납병」,

그리고 남농(南農) 허건(許健)의 「양유춘색」, 「계산유곡」 등 소치의 작품들과 5대에 걸쳐 화가로 활동했던 후손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소치(小癡) 허련(許鍊)[1808~1893]의 약력입니다.

그런데 소치의 생몰연대가 모두 일치하지 않아 어리둥절합니다.

기념관과 소치실록, 두산백과 등에는 1808년 2월 7일 태어나 1893년 9월 6일 85세에 사망한 것으로 나오나,

진도군의 디지털문화대전에서는 1892년 사망한 것으로 나오고, 한국민족대백과에는 1809~1892으로 아예 1년이 늦고 빠르고 합니다.

뉴스나 기사에서 소치를 소개할때도 한국민족대백과의 생몰연대를 쓰고 있어 기념관의 생몰연대에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소치의 산수화8곡병풍입니다.

기념관의 그림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소치의 매화도

백년 천년동안 이끼는 고목에 붙어있고, 한 두점 봄기운은 늙은 가지가 제공해 주는 구려... 

 

 

운림묵연은 소치의 글씨첩입니다.

 

 

묵매화 2점이 이웃해 있군요.

 

 

치옹만고는 소치의 자작시를 담은 시첩입니다.

79세때 노년의 심정을 담백하게 묘사한 시라고 합니다.

 

 

운림묵연첩은 소치가 젊어서부터 그림에 관한 실기와 이론 등을 모아놓은 책이네요.

 

 

매화도가 많이 보입니다.

봄내음이 가득하죠? 앞에서 봤던 묵매화가 중년대 작품이라면, 이 매화도는 노년대에 그린 작품입니다.

 

 

소치의 운림각도입니다.

58세때 그린 작품입니다. 

 

 

운림수록

 

 

소치의 괴석묵죽도입니다. 중년대에 그린 작품입니다.

 

 

소치의 괴석모란도입니다. 노년대에 그린 작품입니다.

 

 

소치의 송죽매국 병풍입니다.

그림위로 여백이 많지요? 이것은 이 그림을 받은 사람에게 나머지를 채워 넣으라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벌과 나비를 그려도 되고 해와 달을 그려도 되겠죠? 아니면 멀리 산수화를 그려도 될 것 같습니다.

그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미산 허형(1861~1938)입니다.

소치의 4남으로 태어났군요.

장형이 일찍 타계하자 장형의 호를 물려받아 20세때 뒤늦게 가문의 화맥을 이었습니다.

 

 

미산의 강촌풍경이라는 작품입니다.

 

 

미산의 포도도

 

 

미산의 일산청취도

 

 

미산의 비천

 

 

 

 

미산의 노매도는 미산의 필력이 최고조에 이른 중년기 작품중 걸작이라고 합니다.

 

 

미산의 매화팔곡병풍입니다.

미산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합니다. 

 

 

남농허건은 3대째 소치화맥을 이었습니다.

초기엔 부친의 그림을 익혀 기초를 닦았으며, 중년이후에는 '신 남화'라는 독창적인 화풍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일생을 부친을 따라 목포에서 살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키워냈군요.

목포 남농미술관은 예향 목포의 정신적인 터전이라고 합니다. 친아들처럼 키운 동생 임인의 아들 임전에게 소치 화맥을 이어주었군요. 

 

 

 

남농의 삼송도입니다.

 

 

남농의 삼송도입니다.

 

 

남농의 송림한거입니다.

 

 

남농의 강상추색입니다.

 

 

이평기 해설사의 구수한 해설에 우리 일행을 비롯 소치기념관을 찾은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군요.

그림을 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그림에 대한 해설을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임인 허림은 남농의 친동생입니다.

18세에 제14회 선전에 출전하여 5연속 입선으로 천재적인 재능을 드러냈지만, 일본 유학의 과로로 25세에 요절했습니다.

형인 남농이 임인의 아들 임전을 친아들처럼 키워 소치 화맥을 이었습니다.

 

 

임인 허림의 월죽이군요.

 

 

임인 허림의 독서.

영어싸인이 들어간 한국화입니다.

 

 

임인 허림의 미완성작인 닭장입니다.

 

 

임인 허림의 메추리.

 

 

 

이 그림은 명함에 그린 그림입니다.

남농 허건과 동생 임인 허림, 소전의 합작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3인 합작품이라네요.

세사람은 이 조그만 종이에 각자 그림을 그려넣고 싸인을 한 후 심부름꾼에게 주면서 소산이라는 화가에게 가져다 주라고 했답니다.

'지금 우리 세명이 놀고 있으니 같이와서 놀자고'...

소산은 안 갔다고 하네요..ㅋㅋ 나중에 이 명함을 가진 사람이 되돌려 주어 이렇게 살아났다고 합니다.

 

 

확대해 봤습니다. 그림이 하도 작아서요..ㅎ

좌로부터 소전이 화분을, 남농이 괴석을, 허림이 피라미를 그려넣었군요.

 

 

남농 허건의 명함에 그린 그림입니다.

 

 

임전 허문은 안개작가로 유명하며 4대째 소치화맥을 이은 사람입니다.

생후 11개월만에 부친인 임인 허림이 작고하자 백부인 남농 슬하에 들어가 17세때 본격적인 그림공부를 했군요.

'운무산수화'라는 독창적인 화풍으로 소치의 화맥을 이었습니다.

 

 

임전 허문의 그림은 아주 독특합니다.

허문비폭이라는 그림으로 먹이 간 곳도 그림이 되고 가지 않은 곳도 그림입니다.

즉, 여백은 모두 안개이거나 운무이거나 물이며 구름이죠..

바람의 세기까지 여백으로 보여줍니다.

 

 

 

 

임전 허문의 하산대무.

 

 

임전 허문의 월영.

 

 

임전 허문의 강상효무.

 

 

임전 허문의 포풀러가 있는 풍경.

 

 

임전 허문의 근봉연무(2009년)

 

 

5대째 소치 화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남농 허건이 동생 허림의 아들 임전 허문에게 4대 화맥을 이어주었다면 허문은 남농의 손자들인 진, 재, 준에게 화맥을 이어주었습니다.

 

 

 

 

 

 

 

 

소치미술관은 이렇게 소치부터 시작해 5대째인 진, 재, 준, 청규에 이르기까지 소치화맥의 면면을 공부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림과 설명서로도 대략 알 수 있으나 만약 기념관에 문화해설사가 있다면 꼭 초청하여 해설을 들어보길 권합니다.

미술관 여행은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귀로 듣는 즐거움이 더 크거든요.

소치기념관을 나와 진도역사관을 가 보고 싶었지만, 뒤로의 일정이 빡빡해 이번에는 진도역사관을 건너뜁니다.

하지만 운림산방을 가셨다면 운림산방과 소치기념관, 진도역사관까지 둘러보고 운림산방내에 있는 사찰 쌍계사도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아울러 남도전통미술관도 빼먹을 순 없겠죠?

 

 

(글, 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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