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옹성산, 없던 길도 만들어 간 군대시절 추억의 산.

2014. 9. 2. 07:00전라남도 견문록/화순 견문록

 

화순 옹성산은 화순 이서면 · 북면 · 동복면에 걸친 산으로 해발 572m의 나지막한 산으로 정상에 올라서면 한반도 지형의 동복호가 아스라이 보이고 고려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았다는 철옹산성이 있습니다.

장성 입암산성, 담양 금성산성과 함께 전남의 3대 산성인 화순 철옹산성은 임진왜란 때 이 고을 현감을 지내고 진주성에서 순국한 황진장군이 군사를 훈련시킨 곳이며 동학농민운동이 활발한 때에는 오계련이 이곳을 증축하여 사용했다고 합니다. 『동국여지지』와 『여지도서』에도 옹성산성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며, 『해동지도』에는 삼한고성(三韓古城)이라고 기재되었다고 합니다.

산 이름의 유래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산에 세 바위가 있어 모양이 독[瓮]과 같이 우뚝하게 서있고 혈암사(穴菴寺)가 옹성산에 있다."고 하여 옹성산이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산세는 전체적으로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어 험할 것 같으나 옹암바위 오름길과 쌍두봉 오르는 계단길만 약간 험할 뿐 나머지 등산로는 아주 편안한 코스입니다. 또한 광주의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하기 전에는 하사관, 장교들의 유격장이 있던 곳으로 지금도 유격훈련이 한창인 곳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훈련장소로 사용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므로 일반인도 유격코스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철옹산성은 서울에 있는 몽촌토성보다 두 배가량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니 오늘 산행은 적당한 산행과 역사공부를 겸한 일석이조 산행이 되겠습니다.

 

 

옹성산입구에는 유격교육대가 있습니다.

산에도 유격장이 여러곳에 있지요. 멀리서 봐도 마치 독을 엎어 놓은 것 처럼 보이는데,

언듯보니 진안 마이산의 암 마이봉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1주차장입니다.

1주차장에서 옹암바위로 올라 옹암삼거리-쌍문바위-백련암-정상-철옹산성-옹암삼거리-옹암바위-1주차장으로 오는

1코스를 산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출발은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겠습니다. 훗날 가시는 분들이 길을 잘 모르는 경우는

2주차장으로 가서 쌍두봉-철옹산성-정상-백련암-쌍문바위-옹암삼거리-2주차장으로 오는 2코스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출발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옹성산을 와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한 친구가 초등학교 때 학교 뒷산이었던 정상에 올라본 것이 유일한 기억이었습니다.^^

산행안내도를 보면서 산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갑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주차장이 있는 쪽에서 이 길을 따라 1주차장쪽으로 걸어내려올 것입니다.

 

 

유격장 답게 여기저기에 코스이동 안내판이 있습니다.

막상 보니 군대있을 때 유격받던 생각이 나군요.

고참으로 제대를 앞두고 군대생활 중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유격을 자원해서 받으러 갔드랬죠.

본부중대 서무병으로 각종 훈련에서 열외된 simpro는 군대생활의 추억을 남기고자 100km행군과 유격을 자원해서

참석했습니다. 물론 새까만 일등병 조수는 훈련 열외로 병영을 지켰죠..^^

말년까지 훈련다운 훈련 한 번 받아보지 못했지만 짬밥으로 100km행군도 무난히 마치고 바로 이어서 유격을 받았습니다.

 

 

옹성산은 처음이지만 아직까지 헤매지는 않습니다.

산악회 리본이 오른쪽 방향으로 걸려있어 무작정 따라갑니다.

 

 

위험구간은 이렇게 밧줄로 잘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유격훈련장이군요.

슬랩등반코스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레펠하강도 하는가 봅니다.

 

 

여러 슬랩등반코스가 밀집되어 있군요.

제 유격받을 때가 다시 생각납니다.^^

simpro는 일등병 때부터 대대 태권도 사범이었습니다.

전 대대원을 운동장에 집합 시켜놓고 태권도 교육을 시켰죠.

당시 다른 소총중대 분대장을 비롯 simpro보다 계급이 높은 병사들도

태권도 사범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구마구 굴렸습니다..ㅎㅎ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총중대 분대장이나 고참들과 친해졌고,

또래보다 학업때문에 군대를 늦게 간 simpro는 말년에는 ROTC로 온 소대장들과도 같은 학번이었으며,

실제로 소대장으로 온 친구를 부대에서 만나기도 했지요.

당시 유격대 조교들은 모두 소총중대 분대장과 단기하사들이 했는데,

그 덕분에 유격장에서 코스이동할 때마다 맨 선두에서 시범올빼미로 선택되었고 보기좋게 코스를 통과한 후

나머지 조들이 코스를 모두 통과할 때 까지 그늘에서 쉬며 기다리곤 했답니다.

30여 년 전 이야기를 하려니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군대있을 때 기억만큼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당시 대대장은 육사출신이었는데 이름도 안 잊어 버립니다.

그런데 암만 검색해봐도 그 분 이름이 검색되지 않군요.

30여 년 전 중령이었으니 지금쯤 70은 훌쩍 넘으셨을 것인데...

 

 

아무튼 옹성산 유격장 이동코스대로 계속 산에 오릅니다.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정도인데 배 나온 친구들도 잘 만 올라갑니다.

 

 

당시 대대장은 simpro를 본부중대 야간중대장이라 항상 불렀죠.

밤시간에 대대장실로 불러 차 한 잔 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자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괴롭힘도 많이 받았답니다.

가끔 한 번씩 방송으로 본부중대 심병장 연병장으로 집합시켜 위병소까지 달음박질 시키고,

100km 행군때는 야간에 지프차로 왔다 갔다 하면서 본부중대 심병장 어디있나? 라고 체크하고,

철책 사계청소작업으로 투입되었을 때는 지뢰투성인 철책안으로 데리고 다니고,

당번병 놔두고 야간에 심병장 불러 순찰 데리고 다니고...ㅋㅋ

다행히 행정관의 도움으로 사단체육대회 대대 태권도 선수로 뽑혀 철책사계청소에서 빠져

연대에서 훈련 중 대대장이 바뀌었는데 인사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simpro는 본부중대 서무병으로 항상 상황대기다 보니 점호도 예외였죠.

불침번도 1번으로 한 뒤 기상 때까지 푹 자곤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 군대 최고 보직이 바로 본부중대 서무병이라는 말도 했지요.

그만큼 군대생활을 참으로 편하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이 바로 사수를 잘 만났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수가 바로 제 고등학교 3년 선배였거든요..ㅎㅎ

 

말년이었던 사수는 연대본부에서 대기중이던 simpro가 대대 작전과로 발령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조수로 삼은다고 뽑아가 버렸답니다. 아~~후배 사랑 지극한 선배님..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시는 지....

전역 후 전남 구례에서 교보생명에 다니던 선배를 잠깐 뵈었는데 이후론 통 어디 계신지 알 수가 없군요.

 

 

멀리 또 다른 유격코스가 보입니다.

그 너머가 옹성산 정상인가 봅니다.

지금도 코스이동할 때 오리걸음으로 뒤지게 걷고, 좌로 굴러 우로 굴러 하면서 이동할까요?

참으로 편하게 받은 단 한 번의 유격훈련..

나중에 전역해서는 정말 유격 제대로 디지게 받았다고 한 동안 입에 달고 살았죠.ㅋ 

 

 

옹성산 유격장 이후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유격장 슬랩등반코스 위쪽이 바로 옹암바위인데 그 위로 올라가야 하지만

우린 그저 옆으로 기어가고 말았네요..ㅋㅋ

 

결국 없는 길을 만들며 전진에 전진을 계속합니다.

와..이 엄청난 덩굴식물은 뭐 일까요?

나무에 달라 붙어 하늘끝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길도 없는 것을 등산스틱으로 헤치면서 나갑니다.

뒤 돌아 가자니 처음부터 다시 올라가야 할 것 같아 무조건 능선쪽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딱 군인정신으로 말이죠.

 

 

다행히 능선을 찾았지만 이 능선길도 희미하기만 합니다.

홍정 친구가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던 덩굴을 잘라냈군요.

마치 이무기를 닮은 것도 같습니다.

 

 

역시 능선끝무렵에서 또 길이 끊겨 계속 사면으로 다른 능선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20여 명의 친구들이 지나가니 없던 길도 생겨나버리군요.

덕분에 맨 뒤에 따라가던 사람들은 아주 편하게 올라왔습니다.

 

 

겨우 길을 찾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차량이 한 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까지 차가 어떻게 올라온겨?

좋은 길 놔두고 우린 머한겨? ㅋㅋ 이럼시롱요.

 

 

오매 이 집은 또 머당가요???

옹성산에는 옛날 화전민의 터가 있다는데 이곳인가?

상당히 넓은 부지가 있지만 지금은 이 통나무집 한 채만 남았습니다.

여기를 전원주택으로 삼고 사는 사람은 어떤 분일까요?

주변에 농작물도 심고있는 것으로 봐서 오랜기간 기거한 듯 합니다.

 

 

아마도 2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올라오는 임도가 있는듯한데 4륜구동 아니면 절대로 못 올라올 것 같은 느낌.

 

 

이제 길도 찾았으니 옹성산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뒤 돌아보니 통나무집 지을 것이 두 군데 정도 되군요.

왼쪽은 석축까지 있는 것으로 봐 오래전 집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씨 성을 가진 할머니가 사셨다는데 지금은 물론 허물어지고 없군요...

 

 

통나무집에서 옹성산성까지는 600m밖에 되지 않구요, 백년암터나 쌍문바위까지는 그 절반밖에 되지 않군요.

 

 

5분 정도 올라오면 대숲에서 길이 갈립니다.

정상은 왼쪽으로, 쌍두봉과 옹성산성은 우측으로..

여기서 또 길을 잃습니다..ㅋㅋ

쌍두봉쪽 옹선산성으로 가야하나....

 

 

옹성산 쌍문바위에 놀라 이곳으로 오르고 맙니다..ㅎㅎ

 

 

마치 코키리 코같기도 하고 걸리버의 콧구멍같기도 하고..ㅋㅋ

옹성산에 왔는데 옹성산 최대 명물 쌍문바위를 보지 않으면 안 온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철옹산성도 그에 못지 않은데 보지를 못했으니 simpro는 옹성산에 오지 않은 것이 되나요?

 

 

그런데 옹성산 지질이 고창 선운산 용문굴과 비슷한 지질인가 봅니다.

선운산은 중생대 백악기 때 한반도에서 일어난 활발한 화산활동과 퇴적활동 등으로 생긴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변산 국립공원의 능가산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화순 옹성산도 그와 비슷한 모습이니 이곳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생성물이 분명합니다.

 

 

잘 포개진 시루떡 모양..ㅋ

 

 

용암이 지나갔을까요?

 

 

모처럼 조망이 터진 곳에서 본 유격교육대 모습.

 

 

능선삼거리에서 옹선산성 쪽보다 정상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이래저래 알바 하느라 지친 몸들 정상을 보고 그냥 하산하자고 의견이 모아져

옹성산성은 훗날을 기약해 봅니다.

 

 

옹성산 정상은 조망이 막혀 보이지 않구요, 정상 바로 아래에 동복호를 볼 수 있는 조망처가 있습니다.

한반도 지형이라고 하는데 딱히 그러지는 않은 것 같아 살짝 실망해 봅니다..ㅎ

 

 

무언가 보여 당겨봤더니 실향민들을 위한 망향정이 있군요.

동복호는 40여 년 전에 1차 댐이 건설되고 2차로 20여 년 전에 본 댐이 완공되면서

약 100여 개의 마을이 수몰되었습니다.  그 실향민들을 위한 정자입니다.

저곳에서 옹성산을 바라보면 노루목적벽이 보이는데 지금은 수몰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몰되기 전 노루목적벽은 조선10경이었다고 하니 광주시민들의 식수난 해결로 조선 10경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과연 그 절경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은 볼래야 볼 수가 없어 더욱더 그 모습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옹성산 정상 표지석입니다.

시야가 좋은 날은 이 표지석 뒤로 무등산이 보이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꽉 막혀 앙끗도 안 보입니다.

정상은 상당히 넓어 헬기장도 있군요.

 

 

옹성산 정상에서 백련암터로 하산합니다.

지금 보는 것은 백련암터인데 자그마한 암자라도 있더라면 옹성산이 더 빛날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바위들도 참으로 신기하지만 암반아래 약수가 있지만, 물은 흐르지 않아 마실 정도는 아닙니다.

 

 

다시 삼거리까지 왔습니다.

이제 다시 화전민터로 내려갑니다.

 

 

사방에 달린 이 먹을 거리는 무엇일까요?^^

마구마구 따 먹습니다.

 

 

화전민 터에서 점심을 도란도란 먹는데 정말 꿀맛입니다.

두 번의 알바에 없는 길도 만들어 온 전사들입니다.

 

 

통나무집 주인장이 가르쳐 준 길로 하산하니 차량이 다니는 임도와 만나군요.

이제 주차장까지 임도를 따라 편하게 걸어나오면 됩니다.

 

 

아마도 우리가 길을 잘 못 잡은 것은 왼쪽 옹암바위에서 이쪽으로 길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엉뚱하게 사면을 타고 올라간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훗날 다시 가면 절대로 잃어버릴 일 없겠어요.

 

 

옹성산 2주차장에 있는 산행안내도입니다.

맨 처음 산행안내도는 조금 헷갈리지만 이 산행안내도는 비교적 명쾌하게 보입니다.

연두색 선이 우리가 진행한 코스로 엄청 헤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옹암바위 위로 올라가 옹암삼거리로 가야하지만, 엉뚱하게 길을 잡았으니...^^

 

 

2주차장에서 옹성산 정상까지 1.7km, 옹성산성도 1.7km군요.

그리 멀지 않은 코스로 1주자장에서 올라 2주차장을 거쳐 1주차장까지 원점회귀는 약 3시간 정도 걸리며

2주차장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고 오른쪽으로 하산한다면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화순 옹성산은 두 가지 명물이 있습니다. 하나는 바로 쌍문굴이요, 또 하나는 철옹산성입니다.

이 두가지를 다 봐야만 옹성산을 진정 올랐다고 한다기에 조만간 철옹산성을 보러 다시 가 볼 참입니다.

그 때는 알바했던 코스로 다시 가서 이제는 정확하게 등로를 찾아 가볼 참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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