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competition> #6. 이대로 지는 것인가?/중학생의 첫 창작 단편소설

2015. 1. 23. 06:30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SC competition〉

 

#6. 이대로 지는 것인가?

선공은 1학년이 시작했다. 우리 진영으로 공을 몰고 오는 1학년들의 움직임이 예상외로 빠르고 민첩했다. 아무래도 1학년 운동회 축구대표 선수가 있었나 보다. 둘이서 공을 주고받으며 수비수를 따돌리며 들어왔다. 미드필더 2명이 1학년 팀 공격수 1명에게 붙고 수비수 2명이 나머지 1명에게 붙었다. 1학년 팀은 1명당 수비수가 2명이 붙자 뚫기 어려웠는지 공을 뒤로 뺐다. 우리가 그쪽으로 움직이는 순간 뒤를 받치던 1학년 팀 공격수가 공을 가로채 우리를 제치고 골문을 향해 달렸다. 1학년이라고 얕잡아 본 우리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순간이었다. 예상외로 1학년 팀은 날다람쥐처럼 잘 달렸고 우리는 그저 열심히 따라다니기만 했다.

나는 순간 1학년을 이기기 위해서는 스피드보다 지구전으로 흐름을 바꿔서 체력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달리며 우리에게 승부를 걸 때 우리는 공격수 1명을 빼고 모두 수비로 들어가 상대 공격수를 지치게 하는 것이다. 1학년들이 운동회 때 경기하는 것을 보면 공격할 때는 모두 우르르 상대진영으로 넘어오는 것을 자주 봤기에 공격수 1명을 상대 진영에 배치한 것이다.

 

 

그들은 오직 공격밖에 없는 듯했다. 좀처럼 자신을 수비하지 않았다. 나는 이 허점을 이용하기로 하고 뛰며 친구들에게 말했다. 일단 공격수 1명을 놔두고 나머지 공격수와 미드필드가 모두 수비로 들어가 상대 공격수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1학년 선수들이 조금 지친듯했다. 움직임이 둔해졌으며, 우리 팀도 분전하다 보니 어느덧 10분이 흘렀다.

 

10분이 흘렀지만, 우리는 수비에 치중하느라고 아직 한 번도 공격을 못 했다. 우리 쪽 수비가 공을 걷어차면 상대 팀 진영에 있던 내가 가기도 전에 이미 공은 1학년 선수들이 잡았으며, 내가 달려가 공을 뺏으려 해도 뺏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시간을 흘러 전반전도 25분 정도가 지났다. 그때 1학년 팀이 “야! 작전 2 간다!”고 소리치며 순식간에 9명이 공을 중심으로 포진하더니 우르르 골문을 향해 달렸고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1명이 슛을 했고 그물망은 결국 출렁이고 말았다.

 

1학년 팀은 환호를 질렀다. 전반 시작 25분이 돼서야 첫 골이 터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질 게 뻔했기에 우리는 전략을 전반까지 1골로 버티기로 바꿨다. 이제는 적 진영에 있던 공격수 1명도 모두 수비수가 되어 막기 시작했다. 우리 진영에서 서로 몸을 부딪치면서 공을 이리 빼고 저리 빼는 난투전이 일어났지만, 전반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더욱 분발하였다. 그렇게 치열하게 몸싸움을 할 때 1학년 팀에서 부상자가 1명 나왔다. 공을 마음대로 컨트롤 하려다가 공을 밟고 넘어진 것이다.

 

우리는 1명이 빠진 1학년 팀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고 더욱 분발해 전반전을 1골 차로 지면서 끝냈다. 1골이든 2골이든 지는 것은 같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공격수를 더 늘려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누르자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2학년이니 한번 힘으로라도 밀어붙여 보자는 것이었다.

 

 

 

이윽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후반전은 우리가 선공이었다. 미드필더 3명을 공격에 넣어 모두 6명이 공격에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인 나는 공을 몰고 가다 패스를 하고 쏜살같이 1학년 팀 수비 깊숙한 곳으로 달려갔다. 패스를 받은 우리 팀은 바로 공을 롱패스로 지호에게 넘기고 그 공을 받은 지호가 드리블로 수비수 공략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벌때 공격이라 그런지 1학년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호야! 이쪽으로” 나는 지호가 패스한 공을 받아 좌측 수비수를 제치고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인 크로스를 날렸다. 공을 날리자 지호가 바로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드디어 1:1이 되었다. 1학년 팀은 분하다는 듯이 뛰어서 공을 중앙으로 가져왔다. 다시 시작된 1학년의 공격은 9명 전원이 맹렬하게 우리를 몰아붙였다. 패스가 전반전보다 더 현란하다 보니, 우리는 갈팡질팡하며 그들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 측에서는 공격수 1명, 수비수 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1학년 팀 공격수 1명이 부상으로 탈락하긴 했으나 우리는 2명이 빠지다 보니 더 불리한 상황이었다. 관객들은 흥미롭다는 듯이 그런 우리를 지켜봤고 우리는 더욱더 힘을 내며 수비했다. 적어도 무승부를 만들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야 했다. 더는 여기서 부상자가 나오면 불리해진다.

오늘 축구경기의 경기장은 모두 2개이다. 서일초교와 제1 근린공원인데, 서일초교에서는 3학년 4반과 1학년 4반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부상자가 2명 나온 상태에서 1명이라도 더 나온다면 너무나 불리한 상황이라 우리는 일단 수비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15분이 되자 두 팀 모두 서로 지치고 있었다. 집행위원은 그런 우리를 보며 잠시 3분간의 휴식 타임을 가지게 했다. 지금 부상당한 사람은 지호와 한성이로 우리는 갈수록 더해지는 위기 속에 남은 시간을 걱정했다.

다시 경기는 시작되었고, 1학년 팀은 그사이 무슨 전략을 세웠는지 갑자기 “전략 3이다!”를 외치며 골키퍼만 제외하고 모두가 공격수로 들어왔고 우리는 당황스럽게 수비하다가 상대 팀의 인해전술에 밀려 결국 1점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5분이 남은 상태에서 우리는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나와 세훈이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몰고 상대진영으로 들어갔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겠단 생각으로 나는 세훈에게 공을 왼쪽에서 크로스하라고 외치며 골문 앞으로 뛰어갔다. 이윽고 공은 크게 크로스로 넘어왔고, 나는 그 공을 무리하게 잡으려다 넘어지는 바람에 결국 다리를 심하게 다치고 말았다.

그렇게 허망하게 경기는 끝나버렸고, 우리는 1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윽고 시작된 2번째 경기에선 체력이 다한 우리 팀은 부상자가 속출했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부전승으로 올라간 2학년 4반과의 경기를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당한 나와 지호, 한성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2패를 당한 우리는 침울한 분위기 속에 남은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 날 본선에서 승리한 팀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리와 어제 붙었던 1학년 팀이었다. 3학년도 1학년 팀을 우습게 봤는지 허술한 플레이를 하다가 지고 만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 미션에서는 꼭 승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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