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6. 06:30ㆍ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19.오해의 실타래를 풀다
그렇게 또 몇 분이 지났을까? 총소리는 완전히 그쳤고 아무런 소리도 안 났다. 우리는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기로 하고 핸드폰을 무전기 삼아 일단 정찰을 하자 하였다. 가위바위보로 정찰할 사람을 정하기로 했다.
가위바위보 결과는 나와 지호가 정찰조가 되었다. 우리는 총을 들고 일단 곳곳의 나무 사이로 숨어다니며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사방에는 물감에 맞은 나무들로 넘쳐났을 뿐 인기척은 없었으며 많은 탈락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더 깊숙이 들어가 봤는데 아무 데도 사람은 없었다. 정찰을 해보니 다른 팀은 탈락자가 많이 나온 모양이었다. 하기야 이렇게 많은 총격전이 있었는데 탈락자가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나는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있을 지도 모를 위험에 대해 관찰을 하였고 연락도 취해보며 탐구를 하였다. ‘음. 아무래도 전원탈락인가? 우리만 남았나?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멀리서 총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얼른 그곳으로 달려갔는데 놀랍게도 아까 3학년 선배들과 김채훈 팀과 1학년 3반 팀이 3자 대결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존한 팀은 우리와 지금 싸우고 있는 세 팀밖에 없는 모양이다. 사방으로 물감이 날아다녔다. 우리는 물감을 피하며 전투에 가담하기로 하고 총을 겨눴다. 열심히 물감을 피하며 총을 난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탈락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지호가 갑자기 날아오는 물감을 피하다 넘어지면서 소리를 냈는데 결국 우리의 정체가 발각되고 말았다. 우리 쪽으로도 물감들이 날아오기 시작했으며 우리는 최대한 물감을 피해 응사했으나 갈수록 증가하는 엄청난 숫자의 물감들로 인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계속 숨어있으면 불리할 것 같아 저 세 팀이 알아서 싸우라고 일단 여기서 도망치기로 했다. 그런데 도망치는 순간 옆에서 누군가가 지호에게 총을 겨눠 마구잡이로 쏘기 시작했고 결국 지호는 물감총 3방을 맞고 탈락하고 말았다. 지호를 쏜 사람은 다름 아닌 채훈이었다. 채훈이는 큰 목소리로 “왜 우리 싸움에 끼어들어? 일단 너부터 탈락을 시켜야겠네” 하며 물감총을 쐈고 나도 한 방을 맞고 말았다. 나는 바로 나무 뒤에 숨어 김채훈을 바라보니 그는 노란색 물감이 하나 묻어있었다. ‘그렇다면 2발만 성공하면 내가 이겨. 그리고 나는 한 방을 맞으면 바로 탈락이야. 우선 저쪽에는 총소리가 그치지 않는걸 보면 지원군이 올 가능성은 없다.’ 그때 “왜 안 나와? 우선 너부터 탈락시켜야지. 너 물감색이 2개 정도 묻은 것을 보니 내가 한발만 더 맞히면 이겨. 그러니 귀찮으니까 빨리 나와” 채훈이가 말했지만, 나는 황당한 생각이 들어 핸드폰으로 친구들에게 ‘help’라고 보낸 다음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 나는 원래 채훈이와 준영, 지호, 영진, 상훈 이렇게 6명이서 아주 친하게 놀던 사이였다. 그중 채훈이와 가장 친했다. 채훈이와는 하루도 빠짐없이 놀았던 나는 항상 둘을 바라보는 상훈이의 불편한 시선을 느꼈으나 그냥 그날 기분 탓이려니 생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어느 날부터 채훈이와 놀지 않게 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나를 멀리한 채훈이는 그 후로 항상 상훈이와만 놀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대충 짐작을 했다. ‘역시 나를 바라보던 그 불편한 시선은 상훈이가 나와 채훈이를 떼놓으려던 것이었어. 그런 오해가 생긴 지 5일 만에 알았는데 나는 그것에 대한 해명을 채훈이에게 하지 못하였지. 그래서 결국은 해명할 타이밍을 놓치고 채훈과도 영영 멀어지고 만 것이었다.
지금 나를 무시하며 총을 쏴대는 채훈이의 무자비한 행동을 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훈이의 이간질이라고밖에 볼 수 없어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나는 “채훈아! 너 왜 갑자기 나와 오해가 생겨 안 놀게 된 거냐?” 나는 나무 뒤에 숨어 외쳤다. “야! 그걸 몰라서 그러냐? 나랑 놀 때는 맨 날 친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먼저 뒷담화를 깐 게 누군데?” 채훈이도 갑자기 화가 치밀러 올랐다는 듯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아니 험담이라니? 나는 채훈이와 놀면서 항상 그를 베스트프렌드라 생각하며 지내 험담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나는 어이가 없어서 “내가 무슨 너의 험담을 했다고 그래? 누가 그랬는지 알려줘 봐!” 채훈이는 그 말을 듣고 나무 뒤로 달려와 총을 쏴댔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필명 심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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