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31. 06:30ㆍ전라남도 견문록/담양 견문록
전라남도와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담양문화원이 주관하는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이 담양 한국가사문학관과 식영정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담양군과 담양문화원은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2015 생생문화재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정됨에 따라 3월 21일부터 9월12일까지 매주 셋째 주 토요일에 광주·전남지역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을 무료로 운영하는데요, 매회 차마다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체험과 탐방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고, 8월에는 캠프가 있군요.
가. 생생가사체험교실 '가사야 놀자!'(초등학생 대상)
- 일시 : 3월 21일 / 5월 16일 / 7월 18일 (14시~18시)
- 장소 : 식영정, 가사문학관, 창평슬로시티
- 내용 : 송강정철의 자취 따라가기 ~ 가사문학관 견학 ~ 생생가사체험
나.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가사문학길탐방'(고등학생 대상)
- 일시 : 4월 18일 / 6월 20일 / 9월 12일 (14시~18시)
- 장소 : 송강정, 환벽당, 식영정, 한국가사문학관
- 내용 : 송강 가사문학유적지 탐방 ~ 가사노래경연 ~ 가사퀴즈골든벨
다. 송강 정철의 자취와 함께하는 '생생가사캠프'
- 일시 : 8월 15일(14시) ~ 16일 (12시)
- 장소 : 송강정, 환벽당, 식영정, 한국가사문학관, 창평 삼지천마을 옛담장
- 내용 : 송강정철 유적지탐방 ~ 선비체험: 다도, 예절교육 ~ 전통음식체험: 선비밥상, 한과체험 ~ 정자콘서트 ~ 가사문학교실
▲생생가사체험을 나선 담양군 대전면 한빛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입니다.
그럼 담양문화원의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을 학생들과 같이 체험하면서 송강 정철이 어떤 분이며 왜 출생지인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을 떠나 담양지역에서 더 유명한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분은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관동별곡' 등과 같은 가사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을 주로 배웠을 것인데요, 그 지은이가 바로 송강 정철(松江 鄭澈, 1536∼1593)입니다.
정철은 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성산별곡 등 4편의 가사 이외에도 1백여 수 이상의 시조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조선 최고의 문인이자 시성(詩聖)으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오우가(五友歌)로 유명한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1587-1671)와 더불어 한국 시조 문학의 양대 산맥이라 불립니다.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선비 복장을 하고 괴나리봇짐을 맨 모습이 어른스러웠습니다.
정철은 58세의 일생동안 18년을 담양에서 보냈으며 사춘기인 16세 때 을사사화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자 부친을 따라 조부의 묘가 있는 담양 창평으로 낙향해 27세에 과거에 급제할 때까지 머물며 인격수양과 학업에 전념하였는데요, 모함이나 탄핵 등으로 관직을 버리고 4년씩 2회에 걸쳐 다시 창평에 내려온 송강 정철에게는 태어난 고향이나 다름없는 지역입니다.
환벽당에 얽힌 정철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정철이 16세인 어느 날 순천에 살던 형을 만나러 가다 날 더워 창계천 용소에서 멱을 감고 있는데, 환벽당에서 낮잠을 즐기던 김윤제의 꿈에 용소에서 용 한 마리가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합니다. 김윤제는 꿈에서 깨어 하도 신기해 용소로 가 보니 어린 정철이 멱을 감고 있었다고 하네요.
김윤제는 어린 정철과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은 후 단번에 정철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순천으로 가는 것을 만류한 뒤 자신의 제자로 삼아 외손녀와 혼인까지 시켜 27세에 장원급제할 때까지 공부를 가르치며 데리고 있던 곳입니다.
▲괴나리봇짐 안에는 담양의 누정(樓亭)들을 그려놨군요. 어린이들이 체험을 통해 직접 그렸다고 합니다.
지도에는 십여 개의 누정이 그려져 있지만, 최초의 누정인 전시민의 독수정을 시작으로 현존하는 담양의 누정은 38개라고 합니다.
그중 19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것만도 25개나 됩니다. 참 대단하죠? 담양을 가사 문학의 산실로 불리는 것은 바로 이런 누정과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맨 처음으로 간 곳은 식영정(息影亭)입니다.
식영정(息影亭)은 석천 임억령(石川 林億齡)의 정자로 조선 명종 15년(1560)에 서하당 김성원(棲霞堂 金成遠)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식영정은 정철의 성산별곡 주무대인데요, 식영정 뒷산이 바로 성산으로 별뫼(星山)의 춘하추동 4계절의 변화와 서하당의 주인 김성원의 풍류가 부러워 읊은 노래가 바로 성산별곡입니다.
▲수령 500살은 되어 보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식영정의 상징인데요, 식영정이 지어진 1560년대에 심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원은 정철의 학문과 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요, 정철보다 11살이 많은 김성원은 정철의 처외재당숙(송강 장모의 6촌)으로 어린 송강과 함께 환벽당에서 같이 공부하며 정철이 면앙정 송순,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같은 당대의 석학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제봉 고경명, 옥봉 백광훈, 귀봉 송익필 등과 교우하며 가사문학의 최고봉 성산별곡을 창작해 내는데 음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식영정이 성산별곡의 산실이었다면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에 있는 송강정(松江亭)은 정철의 후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1770년에 세운 것으로, 죽록정으로 불리던 것을 송강정이라 고쳐 불렀다고 합니다. 정철은 50세 때 동인의 탄핵을 받아 두 번째 담양으로 낙향하여 이곳에 초막을 짓고 식영정과 서하당 등을 오가며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을 만들었는데요, <사미인곡>을 제작한 연대는 창평으로 돌아온 해인 1585년으로부터 2∼3년 뒤이며 제명 그대로 임금에 대한 충성을 읊은 노래입니다.
▲담양군 문화해설사가 식영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식영정 퀴즈 풀이 미션을 하고 있습니다.
임금을 사모하는 심경을 남편과 이별하고 사는 부인의 심사에 비겨 자신의 충정을 고백한 내용으로 아름다운 가사문학의 정취가 배어나는 글이지만 동인의 탄핵으로 본의 아니게 정계에서 쫓겨나 실의에 빠져 세상을 비관하고 음주와 한탄으로 세월을 보낸 정철이 <사미인곡>을 쓰면서 선조의 신임을 받아 중앙으로의 복귀를 노렸을 수도 있겠네요.
<사미인곡>이 임금에 대한 연정과 충성을 노래했다면 <속미인곡>은 두 여인의 대화로 임을 기다리는 속내를 표현했는데요, 똑같이 임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으로 보여 얼마나 송강이 중앙정부로 다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배우가 꿈이라는 방하영(오른쪽)어린이. 체험시간 내내 친구들을 즐겁게 해 주는 매력을 보여주었답니다.
▲성산별곡 시비가 식영정 뒤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체험 내내 각종 미션에 대한 즐거움과 송강 정철에 대한 이야기 꽃이 활짝피었는데요,
'송강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이 선정된 2015생생문화재사업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식영정 아래에 위치한 건물은 부용당(芙蓉堂)입니다.시비가 식영정 뒤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용당은 1973년 《송강집(松江集)》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을 건립하면서 지어진 부속건물입니다.
‘생생문화재사업’은 문화재청 주관으로 문화유산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의미들을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으로 역사적 자원인 문화재를 멀리서 바라보고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문화재에 내재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교육, 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사업목적은 ►‘문화재 활용이 문화재 보존의 근본 방도’라는 정책을 실현하고 ►수요자 중심의 특성화로 지속가능한 문화재 향유권을 신장시키며 ►문화녹색산업 대표자원으로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여 국부창출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사업전략은 문화재 문턱은 낮게, 프로그램 품격은 높게, 국민 행복은 크게인데요, 1지자체 1생생문화제 사업을 목표로 합니다.
사업 첫 해인 2008년에는 20건이 신청되어 4건이 선정되었으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99건이 신청되어 70건이 선정되었고 올해는 서울시 ‘성균관에서의 하루, 명륜골 반촌사람들 등 128건이 응모되어 105건이 선정될 정도로 해마다 질과 양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문화기획자나 프로그램 진행자, 자원봉사자 등 문화재형 일터 및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가사문학관입니다.
그런데 오늘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가사(歌辭)란 무엇일까요?
글자 그대로 하면 노랫말로 가사(歌詞)이지만 시(詩)에 대응하는 시가(詩歌)의 의미로 가사(歌辭)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詩)를 한시(漢詩)라 지칭한다면 시가(詩歌)는 순 우리말로 된 노랫말로 조선시대 성행한 단가(短歌)와 장가(長歌)를 아우르는
용어라고 합니다.
▲한국가사문학관과 담양의 가사문학이란 무엇인지 영상실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갤러리 체험장은 가사를 탁본하는 체험장입니다.
▲갤러리 체험장은 가사를 탁본하는 체험장입니다.
▲가사문학관에 전시된 각종 유물에서 송강 정철의 은잔 찾기 미션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철의 은잔입니다.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고 산 놓아 무진 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어지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매어 지고 가나,
화려한 꽃상여에 만 사람이 울며 가나.”라는 권주가 ‘장진주사’를 쓴 두주불사(斗酒不辭) 송강 정철.
술을 즐겨 먹어 젊어서부터 죽을 때까지 술을 끊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율곡 이이가 ‘술을 줄이고 말을 삼가라’고 했을까요?
대낮에 근무하면서도 술에 취해 사모가 삐뚤어지자 선조임금은 정철의 건강을 염려하여 은잔을 하사하며 “석 잔 이상 마시지 말라”고 명했다고 합니다.
이에 정철은 딱 석 잔씩만 마셨는데, 은잔을 두들겨 크게 펴서 마셨다고 하네요.
▲나만의 선비 부채 꾸미기 미션입니다.
▲위로부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건민(4학년), 가수가 꿈인 이수민(6학년), 배우가 꿈인 방하영 어린이(4학년)입니다.
모두들 그림솜씨가 대단하죠?
▲사랑의 화살쏘기 미션입니다.
표적의 그림에 명중하면 점수가 더 올라가겠죠?
▲신궁을 보는 듯합니다.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 제일임을 어린이들의 자세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생가사체험교실 ‘가사야 놀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선조 시성(詩聖)으로 꼽히는 송강 정철의 삶과 작품세계와 담양가사문학에 대한 탐구와 전통문화자원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산업화․정보화 시대의 인문정신의 길을 모색하는 체험으로 1.조선의 선비가 되라, 2. 한국가사문학관 앞에서 단체 사진 찍기, 3. 그림자놀이, 4. 식영정 퀴즈 풀기, 5. 지실마을 돌담길 걷기, 6. 지실마을 퀴즈 풀기, 7.가사문학관 애니메이션 보기, 8. 송강 정철의 은잔 찾기, 9. 가사 탁본하기, 10. 나만의 선비 부채 꾸미기, 11. 사랑의 화살 쏘기, 12. 간식 먹기 등 미션을 통해 담양의 누정과 가사문학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사문학길 탐방’은 송강 정철의 생활근거지이자 창작공간이었던 환벽당, 식영정, 송강정, 면앙정들을 중심으로 마을길 투어와 생태환경 체험, 정자콘서트, 문화재 퀴즈 골든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송강이 담양에서 걸었던 길을 되짚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담양은 송강 정철의 주요 가사들이 탄생한 곳으로 학생들이 국어시간에 절대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체험을 통해 이해를 높이는 ‘송강 정철의 자취를 따라가는 생생가사체험’은 국어공부뿐만 아니라 남도 가사를 폭넓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친구, 가족 등이 모두 함께 참여하여 체험과 탐방, 캠프 등을 통해 청춘 ․ 우정 ․ 사랑 ․ 스승의 노래를 생생하게 직접 체험하고 남도 가사문학의 멋과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 : 담양문화원 061-383-6066
(dy6066@hanmail.net)
담당자 010-4622-2780
참가비 : 무료
(글. 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블로그 기자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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