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1. 06:30ㆍ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불심가득한 불자들과 함께 2박 3일 간 설악산 봉정암 성지순례 길에 나섰다.
산이 좋아 산에 자주 오름에도 서울, 경기, 강원지역 산을 가보지 못해 항상 이 지역 산에 대한 동경심이 가득했었는데,
광주 문흥동에서 문흥백두산악 매장을 운영하며 문흥백두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후배의 부탁으로 2박 3일 설악산 봉정암
산행가이드로 나서게 된 것이다.
성지순례는 이미 지난 2년간 똑같은 여정으로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문흥백두산악의 후배가 인솔했었는데, 올해는 자신이 운영하는 산악회의 산행일정과 겹쳐 가지 못하게 되자
평소 산을 자주 다니는 나를 적임자로 추천해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내고 갑작스럽게 가게 되었다.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사진이 너무 많아 모두 6편으로 세분화해 포스팅할 예정이며,
9월 말부터 설악산에 단풍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내가 다녀온 날이 9월 4일부터 6일이었던 관계로 단풍과는 전혀 무관한
포스팅임을 미리 자백하며 포스팅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설악산 수렴동 계곡. 2 설악산 구곡담 계곡. 3 설악산 봉정암. 4 설악산 대청봉. 5 설악산 오세암. 6 양양 낙산사
광주역에서 새벽 4시에 출발했다.
출발인원은 나 포함 30명으로 2박 3일 간 산행과 더불어 봉정암까지 무사히 모시고 다녀오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
6시 50분 경 충북 음성휴게소에 도착해 주최측이 준비한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사전에 전체 일정과 이동할 동선이 그려진 지도, 그리고 산행 중 유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3장짜리 안내장을 나눠주었다.
10시10분 경 인제군 북면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봉정식당에서 때이른 점심을 먹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이곳에서 2박을 하며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주최측에서 용대리~백담사 버스요금 왕복 분과 봉정암과 오세암에서 2박할 비용을 받아 출발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탐방코스를 보니 백담사코스가 있다.
백담사코스는 백담탐방지원센터에서 백담사까지 약 6.5km인데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이용할 경우 약 18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버스 배차 시간은 30분이지만, 만차(37명)가 되면 바로 출발한다. 편도요금은 성인 2,300원 18세 미만 걷는 유아까지 1,200원
인제 관내 주민과 일반병은 할인되며 경로 우대는 없다. 상행 첫 차는 오전 8시, 상행 막차는 오후 5시, 하행 막차는 오후 6시이다.
백담사매표소까지 18분만에 도착했다.
길이 비좁아 버스 한대 지나가면 딱 맞는 길로 이들은 서로 무전을 하며 안전하게 비켜가고 있었다.
도중에 보니 정말 백담사탐방지원센터에서 백담사까지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심교를 지나면 피안의 경계 너머 백담사로 백개의 담(潭)이 있다고 해서 사찰이름도 백담사이다.
백담사는 전두환 이순자가 퇴임 후 칩거하며 유명해졌는데, 백담사에 5명의 보살님이 2박 3일 동안 머문다고 해서
일단 백담사부터 들렀다.
백담사 수심교에서 바라본 설악산 정상 7분 능선쯤에 있는 봉정사까지가 오늘의 여정이다.
백담사는 조계종 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로 674년 (신라 진덕여왕 1) 자장이 창건했다고 한다.
한계령 부근 한계리에 세운 절이라고 해서 한계사라 불렸지만, 690년 (신문왕 10)에 불타버린 뒤 719년 (성덕왕 18)에
재건했는데 이후로 몇 번 불타고 재건되고를 반복하다 1455년 6번째 화재이후 중건하면서 백담사로 불렀다고 한다.
근대에 이르러 한용운이 머물면서 <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님의 침묵> 등을 집필했으며 6.25때 소실되었다가
1957년 재건하여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백담사의 중심 법당은 극락보전이다.
그외 산령각, 화엄실, 법화실, 요사채 등 이 있으며 극락보전 앞에 삼층석탑 1기가 있으며,
백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이 보물 제1182호로, 한계사지 북삼층석탑이 보물 제1276호로 지정되었고
봉정암 석가사리탑이 시도유형문화제 제31호로 지정되었다. 부속암자로는 첫날 갈 봉정암, 둘쨋날 갈 오세암, 원명암 등이 있다.
극락보전 앞 좌측 전각이 화엄실로 전두환 이순자가 칩거한 곳이다.
이곳에서 2년 간 머물 때 불교계에서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그가 집권했을 때 불교정화라는 미명하에 불교를 탄압하고
많은 스님들을 축첩이나 축재, 기타 혐의로 축출하고 고문하고 옥살이을 시켰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그를 껴안은 것은
바로 부처님의 사랑이었다고하니 '나무관세음보살'이다.
29명의 불자 중 5명이 백담사에 머무니 2박 3일 인솔한 불자는 보살님 20, 처사님 4명 등 24명이다.
인원파악 끝내고 출발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입상이 있지만, 인원 점검하느라 담지는 못했다.
<설악산국립공원 탐방안내도 : 출처 설악산 국립공원>
첫날 : 백담사~수렴동계곡~영시암~구곡담계곡~봉정암(10.6km)
둘쨋날 : 봉정암~소청~중청~대청봉~중청~소청~봉정암~오세암(8.6km)
세쨋날 : 오세암~영시암~백담사(6km)~차량이동 약천온천~양양 낙산사 등이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 제공한 3D지도는 백담사에서 수렴동대피소까지 4.7km구간을 보통 또는 쉬움으로 표시하고 있다.
11:44분 백담사를 출발해 영시암에서 20여 분 쉰 다음 13:44분에 도착했으니 2시간이 걸렸다.
모든 시간은 후미기준이기에 보통수준보다 조금 지체된 시간이다.
(11:52)백담탐방안내소
한용운 선생은 백담사에서 오세암까지 이 길을 3년 간 오가며 사색했다고 한다.
지금도 원시림으로 가득한 숲이지만, 1920년 대 초반 이 길은 스님들이나 수양하며 다녔던 길일 것이다.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러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 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11:56)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탑
암반으로 된 길도 지나고...
잘 닦여진 데크 길도 지난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용아장성인데, 오른쪽 계곡으로 올라 하산할 때는 용아장성 너머 왼쪽 계곡으로 내려온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고2 때 수학여행 차 들른 설악산 흔들바위가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설악산의 전부이다.
2박 3일 여정이다보니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겠기에 광주서 출발할 때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출발 하루 전까지만해도 그냥 스마트폰으로 여정을 남기려 했지만, 새벽에 집을 나서면서 항상 그랬던 것 처럼
카메라를 들처매고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불자들의 배낭을 보고 잠시나마 스마트폰만 가지고 오려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이 분들은 배낭에 2박 3일 머물 소지품 외에도 공양품까지 가득 담아 갔던 것이다.
봉정암으로 가는 사람들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전국에서 보인 불자들이 모두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젊은 보살님부터 여든 중반에 이르는 보살님까지....
(12:30)백담사로부터 1.8km 11:44분 출발했으니 46분 소요.
수렴동은 부드러운 물(水)의 발(簾)인 아름다운 폭포를 이르는 말이다.
백담사부터 수렴동대피소까지 계곡을 말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물길을 따라 편안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로 왕복 9.4km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으며, 설악 단풍의 절정기에
많은 단풍객이 찾는 단풍명소라고 한다.
금강산에도 수렴동 계곡이 있다는데, 설악산 수렴동 계곡도 금강산 못지 않다고 한다.
수렴동 계곡에서 구곡담 계곡(수렴동 대피소~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길은 내설악 최고의 단풍 명소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한다면 올 가을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졌을 정도다.
(13:00)영시암
영시암은 오세암과 봉정암이 갈리는 곳에 있다.
백담사로부터 3.5km 떨어져 있으며 이곳까지 1시간 16분이 소요되었다.
숙종 때 영의정 김수항이 사화에 숙청돼 사사되자 그 아들 김창흡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이곳에 암자를 짓고
이름을 영시암(永矢庵)이라 했다. 시(矢)는 '화살 시'로 한번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영원히 속세와 인연을 끊겠다는 굳은 각오가 담긴 이름이다.
점심 공양시간이지만 우리 일행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준비한 찰밥을 먹기로 해서 물 공양과 해우소 공양만 받고 떠났다.
하지만 후미 인원파악이 안돼 20여분을 기다려 후미 2사람을 챙겨 출발했다.
결국 이 두 보살님이 낙오하는 바람에 일행보다 1시간 뒤져 봉정암에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릴 무렵 도착하게 되었다.
(13:22)봉정암과 오세암 갈림길.
오늘은 우측 봉정암으로 올라가지만, 하산할 때는 좌측 오세암에서 내려온다.
이곳에서 봉정암까지는 7.1km로 낙오한 보살 두 사람을 데리고 오후 6시 20분에 도착했으니 무려 5시간이 걸렸다
나머지 일행은 오후 5시 경 봉정암에 도착했다고 하니 후미조 저녁 공양은 어떻게 되었을까?
수렴동 대피소가 가까워 진다.
영시암에서 수렴동 대피소까지는 1.2km로 30분이 걸렸다.
이유는 물놀이 하고 있는 이분들을 우리 일행으로 착각해 끝날 때까지 기다렸던 것이다..ㅋㅋ
하지만 영시암에서 챙겼다고 생각한 후미 두 사람외에 또 한 명의 후미가 있어 나를 알아본 턱에
이 분들이 우리 일행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가이드 철칙 위반 : 무조건 00불자냐고 물어 봤어야 한다는 것이다.
(13:46)수렴동 대피소
이곳에서 준비한 찰밥으로 허기를 때웠다.
용대리에서 때 이른 점심을 먹고 찰밥 하나와 오이, 사과 등을 나눠주고 수렴동 대피소에서 중간 집합하기로 했던 것이다.
수렴동 대피소는 수용인원 18명의 미니 대피소이다. 중청이 115명, 소청이 76명인 것에 비하면 많이 적다.
하지만, 단풍철에 이곳을 미리 예약만 한다면 최고로 멋진 설악산 단풍을 1박 2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편, 설악산 구곡담 계곡에서 계속)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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