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명산)초여름 화순 용암산의 넉넉한 오솔길

2011. 6. 14. 13:00전라남도 견문록/화순 견문록

 

 

6월의 산에서의 부름은 싱그러운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화순 용암산이다.

용암산의 정상은 544m로 그리 높지는 않고 지명도도 떨어지는 무명산에 가깝다.

산 아래 용암사에서 출발하여 정상까지는 약2km정도로 등산로 주위의 야생화도 감상하며 짙푸른 초록빛 사이로 가끔 투영되는

맑은 햇살을 받아가며...또 보고 싶었던 친구들 사진도 옴팡지게 찍어주며 가도 1시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산은 낮으나 산이 주는 기(氣)는 정상으로 갈수록 그 세기가 더해지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어제 지리산 삼신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느낀 감정을 생생하게 다시 되살려 주는 멋진 산이었다.

오늘 이 용암산을 친구들과 오기 위해 어제 지리산 산행은 아주 짧은 코스인 청학동에서 삼신봉 - 내삼신봉 - 상불재 - 쇠통바위 -

불일폭포 - 쌍계사로 내려오는 산행을 즐기고 왔다.

원래는 거림에서 출발하여 세석평전을 거쳐 촛대봉에 올랐다가 다시 삼신봉으로 내려와 쌍계사로 내려오는 약25km의 산행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오늘 친구들과의 산행에 동참을 못할 것 같아서 가장 짧은 코스지만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낄수 있는 청학동 - 쌍계사 코스를 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화순군 한천면 한계리에 있는 용암산은 호남정맥의 무등산으로 부터 발조한 기가 장불재와 안양산을 지나 성산-천왕산-천운산-대악산이 남으로 남으로 달리다 화순 한천면에서 기립한 정기가 서려있는 산이다. 하물며 그 정기를 받고 있는 용암사는 어떠하겠는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기를 마음껏 받아본다.

 

 

 

종각에 새겨진 글귀를 보니 불기2536년에 범종이 세워졌다..불기 2536년이면 서기로 1992년이다.

지어진지 20여년 되는 절이지만 분위기로는 100년은 넘은 것 같다.

 

 

 

대웅사 뒤쪽에는 산신(山神)·칠성(七星)·독성(獨聖)을 함께 모신 삼성당이 있다.

목탁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경내에서 ....옥경이와 애순이가 포즈를 잡았다. 

 

 

 

머스마들도 세웠는데 카메라의 프로그램 모드를 안바꾸고 찍었더니 컴컴하게 나왔다.

 

 

 

(10:30)산행 들머리는 용암사 경내를 관통하여 약수터사이로 난 계단길을 오르며 시작한다.

숲은 그 잎새가 풍성하여 햇살을 충분히 막아주고 또 시나브로 바람도 불어와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고 산에 오를 수 있었다.

친구들을 먼저 보내놓고 이렇게 뒤에서 야생화도 찍어가며 산비탈길에서 썩어 거름이 되어가는 고목들도 바라보며 그렇게

한참이나 뒤떨어져 갔다.

 

 

용암산 등산코스는 이렇게 용암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2km를 걸어 용암산 정상에 오른 다음 불암사로 내려가면 된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모두 승용차로 이동한 관계로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용암사로 내려 와야 할 듯하는데 어쩔런지...

 

 

 

산에는 급경사도 없고 또 정상부근까지는 암릉구간도 없다. 숲사이로 가끔 빛깔좋은 햇살이 들어와 이마를 간지럽히지만

살랑거리는 바람소리에 후다닥 놀래 몸을 빼는 것이 영낙없이 수줍은 새악시같다.

 

 

 

(10:47)정상가는 길이라는 표지판도 아주 촌스럽다..그렇지만 이렇게 큰돈 안들여서도 얼마든지 산을 찾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합판을 자르고 흰색 페인트로 칠한 다음 검정색 매직으로 꾹꾹 눌러서 다정다감하게 써놓은 정상가는 길...

이 정상을 가는 길에 오른 친구들은 모두 26명이다. 남상22명과 여상4명이 참가하여 평상시의 산행에 비해 남학생들의 참여가

과히 폭발적이었다. 그만큼 용암산은 오르기에 부담이없고 또 넉넉한 시간과 짙은 초록색의 향연이 바쁘게 살아가는 친구들의

마음을 이렇게 움직였는지 모른다.

 

 

가끔 이렇게 산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쓰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이런 장애물은 산에서는 장애물이 아니다.

산은 산 그대로...자연상태 그대로 놔두는게 좋다...이렇게 허리를 잘라서 길을 터놓으니 좋은가? 물론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서

길을 가로막고 있는 쓰러진 나무를 치우기는 힘들고 해서 저렇게 전기톱으로 허리를 잘라 길을 터놓았다.

그렇지만 내생각은 왼쪽 사진처럼 그냥 놔두면 그 장애물앞에서 잠깐 쉬고 숨도 고른다음...두손을 대고 발을 들어 넘어가면 된다는

것이다...인간사에서도 그런 장애물은 스스로 넘어야 한다..아무도 비켜주지 않는다..지리산 골짝,,덕유산 골짝에도 저렇게 쓰러진

나무를 보기좋게 허리를 잘라 놓은 것은 본적이 없다..그냥 자연상태 그대로 놔두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나를 기다려준 친구들..사실 어제의 피로로 들머리에서 잠깐 출발이 완만했지만 탄력을 받으면서 금새 피로가

풀렸다. 요즘은 20km가 넘는 산행을 10시간이 넘게 걷고 와도 다음날 활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만큼 체력이 좋아졌다는 뜻

일게다..친구들의 환한 웃음에 또 다른 산행의 즐거움이 옴팡지게 느껴진다.

 

 

(10:58)무슨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박장대소들 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절반이상이 안보인다..후미에 있는 친구들을 열심히 찍고 또 나도 덩달아 셀카놀음하고 부지런히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출발을 하였다.

 

 

(11:00)후미에 있던 친구들이 금새 뒤떨어진다..이 오르막을 넘어서면 무덤이 2개 나오는데 거기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좀 쉬워가면서 슬렁슬렁 걸어 30분이면 오르막끝까지 올 수 있다.

 

 

난 이런 능선길이 좋다..암릉길, 너덜길, 흙길 등등  산에 가면 수많은 길이 있다. 각자 나름대로 길마다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 틀리지만

이렇게 능선길을 호젓하게 걸어가면 더욱 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서 난 능선길이 좋다..

 

 

(11:06)이렇게 가다가 멋진 풍경이 나오면 친구들을 기다린다..나까지 모두 13명이 후미에 있다.

선두에는 또 다른 13명의 친구들이 나를 기다릴지 모른다..(왜? 사진 찍어줘야 하니깐...ㅋㅋ)

그래서 이렇게 후다닥 친구들 이삐게 사진 찍어주고 또 냅다 달린다..

 

 

(11:15)고려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축성했다는 금오산성의 흔적이 여기 저기에 형태만 가까스로 남아있다.

이제 800m올라왔는데 아직 선두는 꼬랑지도 안보인다..뒤의 친구들이 이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사진도 찍으며 즐기고 가고 있을때

부리나케 앞만 바라보고 올라만 갔을까?

 

 

숲속으로 난 길을 바람처럼 달려가면서도 또 이렇게 아름다운 녀석을 만나면 바로 스톱이다..

이 산의 이름이 왜 용암산이겠는가? 꼭 용암이 흐르다 굳은 모습처럼 이곳 저곳에는 용암형태의 바위덩어리가 지천에 널려있다.

사람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암벽같다..이와 비슷한 암벽을 자금성에서도 본 것 같은데..(석회덩어리 같다..)

 

 

가다보니 오른쪽으로 소나무 사이로 금산 저수지가

보인다..

아무리 바삐 스쳐 지나가도 이렇게 산이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다보면 직감적으로 느낀다..

꼭 이쁜것들은 티가 난다..ㅎㅎ

산에 가면 바삐 앞만 보고 가지 말란 뜻이다..

이렇게 두리번 거리며 여기저기 요모조모 들여다 보고

간섭도 해가며 해찰하며 가는 여유를 즐기자는 뜻이다..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달리다가도

이렇게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풍경은 전혀 낮설지가 않다.

 

 

 

 

(11:22)선두를 불러세웠다.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찍으니 얼마나 보기 좋고 예쁜가...

 

 

정상 바로 밑의 칠형제봉이다..칠형제봉에 대한 전설은 없다..다만 봉우리7개가 키 순으로 서 있는 것이 꼭 7명의 형제들이 서 있는

모습이어서 그리 이름이 붙혀지지 않았겠는가..

 

 

이렇게 칠형제봉 앞에서 여유있게 쉬어가며 친구들의 모습을 열심히 담는다..

그리여 남는것은 사진밖에 없어야...난..이렇게 기록이라도 남기는데 친구들은 사진이라도 남겨야제..

 

 

 

                         친구들아 모두들 사랑한다..

                        민자, 애순, 미화, 옥경, 성호, 성배, 장연, 제신, 종석, 종실, 판수, 남규, 한도, 민용, 의요, 계철, 상우,

                        태흔, 춘재, 영민, 요환, 철, 남성, 정선,

                        그리고 참석 예정이었다 못 온 병찬, 진, 윤희 모두 모두 사랑한다....

                       

 

(11:36)정상아래 칠형제봉위에서 이렇게 멋진 친구들을 열심히 내 눈에 내 카메라에 담는다..그래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안보여

또 얼릉 찾아 나선다.. 그새 다른 친구들은 정상을 오르고 왔는지 철제 계단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11:40)산에 왔으니 정상을 안보고 가면 서운하지~~~쇠막대기처럼 빳빳한 친구를 앞세워 정상정복길에 나선다.

철제 계단앞에 친구들이 있으니 몸뚱아리 하나만 카메라 들고 간다..흔히 말하는 단독군장이다..

철이 이 친군..모델기질이 다분하다..가다 부르면 바로 자동으로 미소를 날린다..ㅎㅎ

 

 

(11:45)용암산 정상이다..해발 544m로 개구쟁이처럼 표지석에서 하늘을 보고 노래하는 친구는..오늘 교회를 빼먹고 와서 더 저런지

모르겠다..ㅎㅎ

 

 

불암사로 내려가는 길쪽이다..540봉이어도 꼭 800봉정도 되는 뒷배경이 나왔다.

오늘따라 탈렌트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친구....

 

 

여기 정상에서 불암사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단다...그래서 심사숙고한 끝에 머스마만 있는 게 아니기에 다시 용암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가다가 전망좋고 시원한 바람불어 좋은 그늘진 곳에서 점심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12:36)다시 하산하여 정상가는 길이란 표지가 있는 곳까지 왔다. 내려오는 길엔 점심을 단체로 앉아서 먹을 만한 곳이 없다.

이왕 여기까지 내려왔으니 시원한 계곡이나 물가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주점주섬 가방을 둘러매고 다시 출발한다.

절옆에 핀 인동초가 내 마음을 뺏어간다..

 

 

(12:52)다시 용암사로 내려왔다.

용암사 입구를 지키는 이 돌탑에 나도 돌을 하나 올려놓고

소원을 빌어본다..나만의 소원...인동초처럼 나도 기다린다.

 

 

(13:23)선발대가 한천면 소재지 근처의 다리 밑에 이렇게 자리를 펴고 있었다.

오늘따라 바리바리 쌓아온 도시락이 풍성하다. 애순이가 술안주용을 준비해온 족발을 몇군데 나눠주니 금새 통뼈만 남는다.

철이의 단발마가 찌렁찌렁 다리밑에 울려퍼진다...(좀 더 가면 뼈밖에 안남아야~~~ㅎㅎㅋㅋ웃고 난리가 난다.)

야채도 넘치고 영민이가 쌓아온 주물럭도 힛트친다..먼 버섯을 넣어서 만들었다는데 버섯이름을 잊어부렀다..ㅋ

여기저기 총 4군데에 나눠 앉아 오후 2시가 다되도록 이야기를 지까심에 담아 풋마늘 넣고 풋고추 넣고 된장발라 입안

가득히 담아 넣고 오물조물 하면서 먹는다..

 

 

점심을 다먹고는 시원한 물에 발담그고 평평한 돌 찾아 엉덩이 깔고앉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썰을 좀 풀드라고잉..

난 그새 밭고랑에 올라 고추며 열무며..열심히 카메라 들고 다니며 나비와 나 잡아봐라~~하며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14:20)무당벌레와 친구맺고 열심히 놀아주다 보니 친구들이 점심을 다먹고 물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안 가볼 수가 없다.

 

 

휴일오후 다리밑에서의 만찬 후 즐기는 피서.....계곡물? 에 발담그고 앉아 즐기는 색다른 멋..그리고 친구들과의 잡담..

그리고 열심히 그런 친구들의 자연스러움을 담기위해 여기저기 들여다 보는 나....그러면서도 셀카놀음은 계속되고...

 

 

옥경이 친구가 핸폰에 저장해 놓은 유쾌, 상쾌, 통쾌한 녀(女)시리즈로 배꼽 붙들어 매고 .....

동영상도 있으나 여기다 공개하는 것은 좀 거시기 해서 동영상만큼은 카페에 직접올려주기로 마음먹고...ㅎ

 

 

몇몇 친구가 안보여 둘러보니 이렇게 시원하게 자리펴고 둔너...4명은 낮잠을 즐기고 7명은 지금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ㅋ 그려..잠과 술...멋있는 궁합이네..난 원래 술에 상당히 약해서 소주 반 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겋게 올라와 술 먹기가 겁이 난다.

최근 친구따라 다니다 술이 늘어 소주3~4잔까지는 가뿐했지만 산에 다니면서 술을 안하다 보니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버렸다.

그래서 어제 지리산 삼신봉에서 산머루주 2잔에 취해....2시간동안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니 이제 다시 술을 마시기가 겁난다.

 

 

(15:10)홍정 회장의 오늘 산행 마무리에 대한 말을 듣고 새로이 온 친구 정선이와 서울서 온 남성이를 소개하며 6월의 정기산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15:21) 비록 얕은 산에 무명산이었지만 26명이 참석하여 그래도 3018유은산악회의 명성은 유지하였고 오늘 산행에 차량을 협조한

회장 홍정과 민용, 영민, 계철, 남규, 한도 에게 옴서 감서 우리들 챙겨서 다니느라 애썼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며 오늘 여학생들의 참여가 애게게~~~달랑 4명이어서 여학생들은 앞으로 더욱 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올해 정기총회땐 여학생으로 회장을 뽑아야 된다는 말도 있기에...참석율이 제일 저조한 사람이 되불수도 있다.

긍께 열심히 참석하면 빼준다는 말이 있응께 열심히 나온나..잉..(ㅋㅋ 믿거나 말거나 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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